장인덕은 아들에게 빨리 가정을 이루라고 부모로서 입이 닳도록 말하지만, 아들은 조금도 귀기울여 듣는 것 같지가 않았고, 아버지의 말투가 조금만 엄해져도 아들은 집에 들어오지 않았다.부득이하게 장인덕은 친조카 문소남에게 도움을 청하며 이 일을 말했다.문소남은 자신도 가정을 이루지 못했기에 다른 사람에게 가정을 이루라고 권할 때 무슨 설득력이 있을까 생각했었다. 그러나, 지금 장정안은 자신의 입으로 ‘나도 마음을 다잡고 가정을 꾸려 아이를 낳을 때가 된 것 같아’라고 말했다. 문소남은 외삼촌과 외숙모의 이 5년간의 고생을 생각하며
원아는 고개를 들어 장정안을 쳐다보았다. 그녀는 남자가 누구인지 알아보았다.그날 할아버지가 문 씨 가문 저택에서 갑자기 피를 토하는 바람에 병을 치료하고 휴식하고 있을 때, 문소남의 서재에 이 남자와 또 함께 왔던 곽영진이 앉아 있었다.원아는 곽영진에 대한 인상이 좋지 않았기 때문에 이 남자에 대한 인상 역시 별로 좋지 않았다. 이때 어떤 사람이 지나가자, 원아는 장정안을 비켜서 행인에게 전단지를 건네주며, 하던 말을 반복했다. “안녕하세요, 한번 읽어보세요. 감사합니다.”장정안은 몸을 돌려 그녀를 보았다.원아는 오늘
지나가던 두 여학생이 이 장면을 보고, 입을 가리며 부러운 눈길을 보내더니, 걸으면서 말했다. "저 여자 남자친구 좀 봐. 네 그 재벌 2세 남자친구보다 만 배 낫다. 네 남자친구는 귀하신 몸이 너를 위해 전단지를 나눠줄 수 있을 것 같아?"원아는 귀머거리가 아니다. 당연히 그녀가 하는 말을 들었다.장정안은 이미 곧장 10여 미터 밖으로 걸어가 지나가는 사람들을 향해 전단지를 배부했다. 장정안의 전단지 배포 효과는 원아에 비하면 하늘과 땅 차이라 할 수 있었다."한 장 주세요."어떤 여학생은 심지어 수줍어하면서, 먼저 장정
"아주머니? 무슨 아주머니?" 문훈아는 옆에 선 할아버지를 쳐다보며 작은 입을 불룩 내밀고 물었다.훈아의 말을 들은 할아버지와 할머니의 표정이 순식간에 환해졌다.꿈쩍도 않던 아들이 드디어 생각을 고쳐먹었나? 마음에 드는 여자애가 있어서 집에 데려다가 친지들에게 보여주려는 것인가?노부부는 뜨거운 눈물을 글썽이며 서로 마주 보았다. 몇 년 동안의 쓰라림이 모두 사라지고 해소되는 것 같았다. 그들의 아들이 마침내 철이 들었나 보다. 몇 년 동안 감옥살이를 한 것이 헛수고가 아니었나 보다.이 전화는 원래 할아버지가 훈아에게 완성하라
"이번에 이 여자는 틀림없이 언니 며느리가 될 거예요." 여자들이 할머니의 손을 토닥이며 말했다. "아예 결혼식 준비하시면 되겠네. 그 여자 뱃속에 이미 정안이 아이를 임신했을지도 몰라요. 그럼, 내년에 언니는 손자를 볼지도 모르겠네!"여자가 임신을 했을지도 모른다는 친척의 말에 할머니의 얼굴에 웃음꽃이 활짝 피었다.……저택 정원에 있는 많은 사람들이 이십여 분을 기다렸다.매분 매초가 노부부에게는 힘겨운 기다림이었다. 그들은 가능한 한 빨리 미래의 며느리를 만나고 싶었다.모든 사람들이 한마음으로 기다리고 있는데, 저택 정
문훈아는 아버지와 더 이상 말하기가 싫어, 수건을 들고 한쪽에서 즐겁게 물놀이를 하고 있는 원원이의 손가락을 닦아주러 갔다."머리도 젖었네. 넌 여자야." 문훈아는 한숨을 쉬었다. 원원이에게는 엄숙한 아버지와 나이 어린 오빠밖에 없었다.수영장 앞에 쪼그리고 앉은 훈아는 여동생의 머리와 얼굴의 물기를 닦아주면서, 답답한 마음으로 엄마가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전에 그는 줄곧 친어머니가 돌아와 그와 여동생을 찾아주기를 묵묵히 기대해왔다. 설사 어머니가 영원히 아버지와 함께 생활할 수 없다 하더라도, 가끔 주말에 한번 와서 그와
"그래, 그 곽영진이라는 사람이 어린 나이만 가지고 문 씨 집안에 시집갈 수 있단 말이지? 그녀가 정말 그런 능력이 있는지 없는지 한 번 봐야겠네."그리고, 저쪽 멀리서 가십의 여주인공 곽영진은 애써 문훈아와 문원원의 비위를 맞추고 있었다.동준은 10분 전에 차를 몰고 달려왔다. 대표가 피할 수 없는 인사치레와 접대를 위해 두어 잔 마시게 될 것이기 때문에 두 아이는 돌볼 사람이 필요했다.대표는 다른 사람이 아이들을 돌보는 것을 불안하게 생각했고, 동준도 안심이 되지 않았다. 대표에게 접근하는 사람은 당연히 비즈니스와 관련해
"화장실 좀 다녀올게요." 문소남은 와인 한 잔을 마시고, 술잔을 내려놓은 다음, 식탁에 둘러 앉은 나이 많은 몇몇 거물들에게 고개를 숙인 후, 우아하게 몸을 돌려 자리를 떠났다.만찬은 에어컨을 켜놓은 거실과 저녁 날씨가 시원한 바깥 양쪽에 마련되어 있었고, 양쪽 모두 사람들의 웃음 소리와 대화 소리로 떠들썩했다.동준은 사장이 위층으로 올라가는 것을 보고, 두 아이를 데리고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동준 아저씨, 우리 위층으로 올라가서 뭐해요?" 문훈아는 작은 손가락으로 여전히 게임기를 누르면서 큰 눈을 깜박이며 물었다."대표
소남의 앞에서 원아는 아무 일도 없는 듯 자연스럽게 행동할 수 없었다.“출근하기 싫은 거예요?”소남은 그녀의 말을 겉으로는 믿는 척하며 물었다. 하지만 그는 속으로 원아가 그런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 전날부터 출근 준비를 했던 그녀가, 단순히 출근에 대한 부담감 때문에 그런 표정을 지을 리 없었다.‘무언가 좋지 않은 일이 생긴 것 같아. 하지만 아침부터 무슨 일이 생긴 거지?’소남은 속으로 궁금해하면서도 원아를 더 이상 추궁하지 않았다. ‘원아는 내 앞에서 거짓말을 할 수 있는 사람이 아니야. 굳이 진실을 캐
“이건 장기적인 투자예요. 누구도 반대하지 않을 거고, 게다가 당신이 진행 중인 연구도 이제 상용화될 때가 됐어요.” 소남은 원아의 귀에 대고 속삭이며, 살짝 감정이 실린 목소리로 말했다.원아가 진행한 연구는 몇 차례의 임상 실험을 통해 매우 긍정적인 반응을 얻고 있었다. 그 후 회사의 마케팅팀이 시장 조사를 했고, 적절한 가격 조건만 맞으면 대부분의 의료 기관이 그 약품을 대량으로 구입하여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의사를 밝혔다. 시장에 대한 걱정은 없었다.원아는 소남의 가까운 존재감에 살짝 혼란스러워하며 나지막이
소남은 설계 도면을 디스크에 저장한 후, 모든 자료를 서류 봉투에 넣었다. 모든 작업을 마친 그는 원아도 샤워를 끝냈을 것이라고 짐작하며 그녀의 방으로 향했다.그는 문을 열고 들어갔고, 원아는 이미 샤워를 마치고 화장대 앞에서 꼼꼼하게 스킨케어를 하고 있었다.원아가 고개를 돌려 소남을 보며 말했다. “다 출력했어요?”“다 출력했어요.” 소남이 대답하며 다가 갔고 원아가 일어서자 그녀를 안으며 말했다. “아까 에런한테서 전화가 왔어요.”“무슨 일이죠...” 원아는 갑작스러운 불안감을 느꼈다. 이런 시간에 에런이 전화를
원아는 설계도를 꼼꼼히 살펴보았다.ML그룹의 입찰 이후, 소남이 이렇게 공들여 건축 설계도를 완성한 적이 없었다. 그녀는 설계도의 세부 사항 하나하나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었다.“대표님, 이 설계도 정말 멋져요!” 원아는 감탄하며 말했다. 그런데 이 말을 하고 나서야 그녀는 자신이 무슨 말을 했는지 깨달았다.원아는 생물제약 분야에서 일하고 있지만, 지금은 소남의 건축 설계도에 감탄하고 있는 자신이 이상하게 느껴졌다.‘소남 씨가 방금 내가 한 말을 듣고, 내가 그냥 기분 좋으라고 한 말이라고 생각하면 좋을 텐데. 안 그러면
눈이 녹으면서 날씨는 평소보다 더 쌀쌀해졌지만, 이연의 마음은 따뜻했다.예전에는 이연이 감히 송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할 용기도 없었고, 이런 일들을 처리할 결심도 없었다. 하지만 지금은 현욱의 사랑이 이연의 결심을 굳건하게 해주었다. 즉, 이제 자신이 사랑하는 남자와 함께하기로 마음먹었다.“현욱 씨...” 이연이 나지막이 말했다.“난 항상 여기 있어.” 현욱은 그녀를 따뜻하게 안아주었다.“혹시 내가 도울 일이 생기면 꼭 말해줘요. 나는 다른 사람들처럼 똑똑하지 않지만, 최선을 다해 당신을 도울 거예요.” 이연은 결심하
현욱이 그런 표정을 짓는 일은 드물었다. 그래서 원아는 그가 무언가 중요한 일에 직면해 있음을 직감했다.“그렇겠죠.” 비비안도 원아의 말에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2층.현욱은 소남을 찾아가 상황을 간단하게 설명했다. 소남은 현욱의 계획을 듣고 나서 얼굴이 굳어졌다.“알겠어. 앞으로 내가 도울 일이 있으면 언제든 말해.”“이번에는 형님의 도움이 정말 필요해요. 저도 이번만큼은 절대로 사양하지 않을 거예요. 형님은 제 편에 단단히 서주기만 하면 돼요.” 현욱은 말했다.소남의 지지가 있다면, SJ그룹은 쉽게 무너지지 않
막 앉았을 때, 그의 핸드폰이 울렸다. 전화는 윤수정에게서 온 것이었다. 재훈은 전화를 받지 않고, 대신 윤수정에게 톡으로 메시지를 보냈다.[형이 확실히 모든 개인 서류들을 전부 다시 발급한 것 같아요. 그 시기가 꽤 이른 편이었는데, 그때는 우리가 이연을 경계하지 않았을 때였죠.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할아버지가 이 문제를 잘 처리하실 거예요.]메시지를 보내고 나서 재훈은 핸드폰을 아무렇게나 내려놓고 소파에 몸을 던졌다.‘송현욱과 이연... 너희 둘이 결혼을 했다고 해도, 내가 너희들을 행복하게 내버려 둘 것 같아!’‘
“할아버지, 지금 금고에 있는 형의 모든 개인 서류를 가지고 한 번 확인해 보세요. 아마 지금은 사용할 수 없는 서류들뿐일 거예요. 할아버지께서 형한테 정략결혼을 추진하실 때, 형은 이미 그때 모든 개인 서류를 다시 재발급 신청을 해서 새롭게 발급을 받았던 것 같습니다.” 재훈은 마음속의 분노를 억누르며, 최대한 차분하게 송상철에게 이 사실을 전했다.송상철의 얼굴은 화가 난 나머지 핏발이 부풀어 올랐고, 유 집사를 바라보며 말했다. “현욱이 이 녀석 당장 데려와.”“예, 어르신.” 유 집사는 이번 일이 심상치 않음을 느꼈다
재훈이 지난번 T그룹의 입찰사업계획서를 훔치려다 실패한 일이 있었고, 그는 그 책임을 부하에게 돌렸지만, 송상철은 여전히 그 일을 부끄럽게 여기고 있었다. 그래서 재훈은 지금 자신이 직접 모든 것을 다시 확인할 필요가 있을 거라고 생각했다.“그럼 네 엄마는 깨어나긴 한 거야?” 송상철이 다시 물었다.“예, 깨어나셨어요.” 재훈은 거실에서 최대한 인내심을 갖고 서 있었다. 송상철이 모든 질문을 끝내야만 재훈이 서재로 가서 금고를 열 수 있기 때문이었다.송재훈은 송상철의 모든 질문이 끝날 때까지 인내심을 가지고 기다리며 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