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슨 얘기요? 지금 얘기하면 안 돼요?" 그녀는 말을 그렇게 하고 있었지만 마음속으론 잘 알고 있었다.두 사람 사이의 오해가 풀렸으니 그가 하고 싶은 말은 분명 그녀에게 기회를 한 번만 더 달라는 것이다.그녀는 지난번에 돌려서 거절했는데 이번에도 허락할 생각이 없었다.그녀는 그를 미워한다기보다 자신이 냉정하지 못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게다가 두 사람은 지금 서로 존중하며 너무 친하지도, 너무 낯설지도 않으니 이거면 된다고 생각했다."지금 말해봤자 뚜렷한 결론을 못 내겠지." 그는 그녀의 표정을 살피며 그녀가 무슨 생각을 하고 있는지 짐작했다."출장에서 돌아오면 결과가 있는 거예요?" 진아연이 의아하게 물었다. "출장을 며칠 갔다 와요?""일주일.""그럼 일주일 뒤에 다시 얘기해요." 그녀는 눈을 내리깔고 자신의 팔을 잡은 그의 커다란 손을 바라보았다. "아까 카드놀이를 하고 손 씻었어요?"그녀는 그의 손이 더럽다고 생각했다.그는 어리둥절해 있다가 그녀의 손을 잡고 화장실로 향했다. "같이 손 씻으러 가자."두 사람은 사람들이 지켜보는 가운데 연회장을 가로질렀다."오늘 두 사람의 관계가 빠르게 발전하는 것 같은데요?" 마이크가 김세연에게 물었다.김세연은 잘생긴 얼굴에 시큰둥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모르겠어요. 딱 봐도 아연이가 싫어하는 것 같은데요."마이크가 코웃음 치며 말했다. "싫다면서 따라갈 사람이 아니에요. 다른 남자였다면 실패했을 거예요."김세연은 턱을 살짝 쳐들고 말했다. "별로 좋게 안 보여요. 박시준이 지금 보기엔 괜찮은 것 같아도 몇 년만 더 지나면 그쪽으론 안 될 거예요."마이크가 혀를 끌끌 차며 말했다. "왜요? 나이 든 남자는 다 쓸모없어 지나요? 지금 보기엔 괜찮다니, 몇 년 뒤에 여자로 성전환 수술이라도 한대요? 김세연 씨가 말을 이렇게 독하게 한다는 걸 아연이는 모르죠?"김세연은 부드럽게 그를 바라보며 설명했다. "나이든 남자를 무시한다는 말이 아니에요. 저도 언젠간 늙을 테니까요. 하지만 박시준
진아연은 박시준과 김세연의 사이가 그다지 좋지 않다는 걸 알고 있었기에 그들이 함께 서 있는 걸 보고 이상하다고 생각했다."아무것도 아니야." 박시준은 차갑게 김세연을 바라보며 진아연에게 대답했다. "세연 씨가 네 성생활을 걱정하네. 나한테 운동 좀 하래.""다들 정말 할 일이 없나 보네요." 진아연은 얼굴이 빨갛게 달아올라 화를 내며 자리를 떴다.김세연은 진아연이 화를 내자 담담하던 표정이 사라졌다. "박시준 씨, 참 뻔뻔하군요."박시준은 천천히 대답했다. "당신보다 더 뻔뻔하겠어요? 남자구실을 할 수 있을지 말지는 입으로 결정하는 게 아니에요. 내 남자구실을 걱정할 시간에 본인부터 여자를 찾아 증명해야 할 것 같은데요."김세연은 그의 말에 화가 나서 자리를 떴다."큰일 났네요." 마이크가 박시준에게 말했다. "좀 있다가 당신이 김세연을 화나게 했다는 걸 라엘이가 알게 되면 화를 낼 거예요."박시준은 관자놀이가 지끈거렸다.그는 김세연을 다시 불러올 수도 없는 노릇이었지만라엘이를 화나게 하고 싶지도 않았다."저한테 방법이 있어요." 마이크가 아이디어를 냈다. "당신도 가요. 그럼 라엘이가 적어도 당신에게 화내지 않을 거예요."박시준은 미간을 찌푸렸다.그는 가고 싶지 않았다!그는 곧 출장을 가야 하니 일주일 동안 아이들을 볼 수 없게 된다. 그는 아이들과 좀 더 있고 싶었다.조지운은 마이크의 제안을 심사숙고한 후 말했다. "대표님, 지금 가는 게 좋을 것 같아요. 좀 있다 라엘이가 화를 내면 한참을 달래야 해요. 그리고 진아연 씨도 지금 화가 난 상태고요."박시준의 두 눈에 한기가 스쳤다.김세연 이 패배자가 감히 그를 도발하다니!김세연이 주동적으로 그를 건드리지만 않았다면 그도 반격하지 않았을 것이다.그가 떠난 후 마이크는 진아연을 달랬다. "둘 다 갔어. 화내지 마. 손님들이 보고 있잖아."진아연은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다들 너무해.""맹세하는데 이 일은 나랑 상관없는 일이야. 박시준과도 상관이 없고. 김세연이 먼저 시
그는 사진 속의 중년 남자를 한참 동안 바라보았지만 아무런 실마리도 찾을 수 없었다.그는 이 남자를 본 적이 없었다.이 사람은 정말 정신적 질환이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어젯밤 그의 집 부근에서 그를 향해 바보처럼 웃었는지도 모른다.그는 종이를 구겨서 쓰레기통에 버리고 욕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주방에서 홍 아줌마가 박시준이 2층으로 올라간 걸 보고 이모님에게 전화를 걸었다."대표님께서 김세연 씨와 한바탕 싸웠대요." 이모님이 말했다. "하지만 대표님이 먼저 싸움을 건 건 아니라는데 싸우고 나서 두 사람 다 돌아갔대요."홍 아줌마: "아, 어쩐지 너무 일찍 돌아오셨다 했어요.""대표님 기분이 어떠세요?" 이모님이 걱정스럽게 물었다."기분이 별로 안 좋아 보여요. 괜찮은 것 같기도 하고." 홍 아줌마가 계속 물었다. "대표님이 오늘 아이들과는 잘 지냈어요?"전화기 너머로 이모님이 웃기 시작했다. "대표님께서 오늘 애들이랑 못 어울렸어요. 종일 손님을 맞이했거든요. 진아연 씨가 그렇게 하라고 했어요."홍 아줌마의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 "두 사람 꽤 가까워졌나 보네요.""그럼요, 예전보다 많이 좋아진 것 같아요. 앞으로는 싸우지 말았으면 좋겠어요." 이모님이 가슴 아파하며 말했다. "안 그럼 세 아이가 너무 가엽잖아요.""그렇죠, 전 이제 대표님 드실 음식을 준비하러 가봐야겠어요."...샤워를 마친 박시준은 편한 옷을 입고 위층에서 내려왔다.홍 아줌마는 미리 준비한 음식을 식탁에 올렸다."대표님, 저녁 준비되었습니다."박시준은 식당으로 걸어가 의자에 앉았다. "저 내일 출장 가요. 일주일 정도 있을 예정이니 고향에 돌아가 좀 쉬다 오세요."홍 아줌마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대표님, 저는 부모님이 돌아가신 뒤로 고향이 없는 거나 마찬가지거든요."박시준은 약간 멍해졌다. "그럼 여행 다녀오실래요?"홍 아줌마는 고개를 저었다. "대표님, 제 걱정은 하지 말아요. 저 혼자 집에서 잘 지내요."박시준은 더는 고집을 부리지 않았다.
동료는 정보를 받은 뒤 곧바로 대답했다. "알았다. 당장 움직이겠다."약 5분 후, 별장 밖에서 싸우는 소리와 남자의 거친 비명이 들려왔다.홍 아줌마는 소리를 듣고 재빨리 나와 무슨 상황인지 살펴봤다.경호원 두 명이 남자 한 명을 때리는 것을 본 그녀가 물었다. "왜 그래요? 이 사람은 누군데요?""홍 아줌마, 이 사람이 바로 어제저녁 그 남자예요. 수상하게 담장 주변을 어슬렁거렸어요. 나쁜 짓을 저지를 의도가 아니라고 해도 두들겨 맞아야 해요." 경호원 한 명이 손을 거두며 홍 아줌마에게 설명했다. "안 그럼 매일 이렇게 찾아올 거예요. 그럼 대표님이 화내실 거고요.""아..." 홍 아줌마는 땅에 웅크리고 있는 중년 남자를 유심히 바라보았다."홍 아줌마, 절 아직도 기억하세요?" 중년 남자가 고개를 들며 이마에 흘러내린 머리카락을 정리하고 벌건 두 눈을 반짝이며 홍 아줌마를 바라보았다.경호원은 중년 남성이 홍 아줌마에게 한 말을 듣고 곧 동작을 멈추었다.이 사람이 홍 아줌마와 아는 사이라고?홍 아줌마와 아는 사이면 왜 일찍 말하지 않은 걸까?"당신은..." 날이 어두워 홍 아줌마는 그의 얼굴을 보고도 한순간 누군지 알아보지 못했다."절 기억하지 못할 수도 있어요. 예전에 당신이랑 같이 저택에서 일한 적이 있어요." 최경규가 일어서며 말했다.최경규는 살이 많이 쪘다. 그래서 그가 이름과 직무를 말하기 전까지 홍 아줌마는 그를 알아보지 못했다."예전에 저택에서 같이 일하던 분이라니 들어와서 얘기해요." 홍 아줌마가 들어가자고 했다. "참, 이름이 뭐라고 했죠? 여기엔 왜 왔어요?"최경규는 입가에 웃는 둥 마는 둥 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최경규라고 해요. 예전에 저택에서 운전기사 일을 했었어요."홍 아줌마는 이 이름에 대해 조금 인상이 있었다.그녀는 멍하니 바라보며 열심히 생각해 봤다.잠시 후 그녀가 나지막이 소리쳤다. "기억났어요! 저택에 경규라고 하는 운전기사가 있긴 했어요. 당신이 바로 그분이군요.""네! 제가 바로 경규예
최경규는 평생 나쁜 짓을 일삼으며 누굴 두려워한 적이 없었다.하지만 지금 그는 박시준의 차갑고 음침한 얼굴을 보며 처음으로 두렵다는 생각이 들었다.그는 자신이 박시준을 계속 건드린다면 여기서 맞아 죽을 수 있다는 생각이 들어입가까지 나온 말을 도로 꿀꺽 삼켜버렸다.그는 실수했다! 박시준의 성격을 잘못 짚었다. 그는 이렇게 함부로 여기에 나타나면 안 되는 것이었다.그는 지금 오로지 살아서 여기를 떠나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다."홍 아줌마, 나 갈비뼈가 부러진 것 같아요. 구급차 불러줘요!" 그는 감히 박시준에게 말을 하지 못하고 홍 아줌마에게 소리를 질러댔다.홍 아줌마는 그가 얼굴이 피범벅이 된 채 온몸을 떨고 있자 놀라서 다급히 휴대폰을 꺼내 구급차를 부르려 했다."홍 아줌마. 저런 자식에게 마음 약해질 필요 없어요!" 박시준이 소리치며 말렸다.홍 아줌마는 곧 정신을 차렸다. "대표님, 경호원을 시켜 내쫓아요. 앞으로 다시는 저 인간을 집안에 들이지 않을 거예요!"박시준은 경호원에게 신호를 보냈다.경호원은 곧바로 최경규의 팔을 잡고 밖으로 끌어냈다.박시준은 최경규의 비참한 모습을 바라보며 차갑게 경호원에게 분부했다. "좀 멀리 내다 버려!"한순간, 거실이 다시 조용해졌다.홍 아줌마는 화장실에 가서 따뜻한 물을 받아 수건으로 바닥에 묻은 혈흔을 닦았다.그녀는 바닥을 닦으며 박시준에게 사과했다. "대표님, 이건 제 잘못이에요. 예전에 저택에서 함께 일했던 사람이라고 해서 들어오라고 했거든요. 제가 그 사람을 너무 늦게 알아봤어요..."박시준은 여전히 마음을 진정시킬 수 없었다. "무슨 일로 왔는지는 얘기했어요?"홍 아줌마: "아뇨. 하지만 짐작은 할 수 있어요. 돈을 달라고 온 게 틀림없어요. 저한테 돈을 요구하든가 대표님에게 돈을 요구하든가 할 거예요. 어쨌거나 저 사람은 양아치예요. 낯짝도 없고 부끄러운 것도 모르는 그런 파렴치한 인간이에요."박시준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죽는 게 안 두렵나 보군요."홍 아줌마: "저런 양아치는
"아연 씨, 오늘 많이 힘들었죠?" 이모님이 그녀에게 말했다. "한이와 라엘의 선물을 모두 1층 창고에 가져다 놨다고 알려주러 왔어요.""알았어요. 제가 내일 처리할게요." 진아연은 지성이의 동그란 머리를 만지며 부드럽게 말했다. "아가야, 오늘 좋았어? 네가 한 돌이 되면 엄마가 너에게도 생일파티해줄게."이모님은 웃으면서 말했다. "시간이 참 빨리 가네요. 눈 깜짝할 새에 우리 지성이가 어느덧 6개월이 됐어요.""그러네요.""아연 씨, 어서 돌아가서 샤워하고 쉬세요. 내일 또 출근해야잖아요!" 이모님이 말했다.진아연은 고개를 끄덕이며 방으로 걸어갔다.그녀는 샤워하고 자려 했다. 하지만 방에 돌아온 후 눈앞에 펼쳐진 커다란 침대는 마치 마력이나 있는 듯 그녀에게 손짓하는 것 같았다.그녀는 저도 몰래 걸어가서 누웠다. 조금만 쉬면서 기력이 조금 회복되면 다시 샤워하려고 했는데 결국 누운 지 얼마 안 돼 그녀는 깊은 잠에 빠져버렸다.그녀는 평소 악몽을 꾸는 버릇이 있는데 아무리 조절하려고 해도 잘 안됐다.그녀가 늘 여러 장면을 반복해서 꾸곤 했다.첫 번째는 그녀의 아빠가 돌아갈 때였다. 방에서 그녀의 손을 잡고 미안하다고 용서해달라고 말하고 있었다. 그녀가 입을 열기도 전에 아빠는 이미 숨이 넘어갔고 이건 그녀의 이번 생에서 유감으로 남았다.두 번째는 어머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시는 꿈이었다. 차에 부딪혀 피범벅이 되었는데 그녀는 엄마와 작별할 기회조차 없었다. 이런 비통함 속에서 그녀는 영원히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세 번째는 박시준과 헤어지고 이혼하는 장면이었다.네 번째는 지성이가 미숙아로 태어난 후 하마터면 죽을 뻔한 장면이었다.이러한 후회와 고통이 밤마다 차례로 찾아와 그녀를 괴롭혔다.하지만 오늘 밤 그녀는 아주 푹 잤다.꿈을 꾸지 않을 뿐만 아니라 여러 번 깨는 일도 없었다.다음 날 아침, 다급한 휴대폰 벨 소리에 진아연은 깜짝 놀라 잠에서 깼다.잠에서 깬 그녀는 습관대로 베개 옆을 더듬으며 휴대폰을 찾았다. 하지만 베개
진아연은 오래간만에 잠을 잘 자고 기분이 산뜻했는데 결국 이 전화 때문에 마음이 또다시 조급해졌다.통화를 마친 후 그녀는 부대표가 보내온 청산 대학의 주소를 받았다.그녀는 곧 티켓을 끊고 그곳으로 가야 했다.그녀가 항공권 예약 앱을 열자 휴대폰 화면에 알람 시계가 떴고 깜짝 놀라 휴대폰을 던져버릴 뻔했다.그녀는 놀란 가슴을 달래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뭐가 그렇게 급한 거지?수업일 뿐인데 늦어도 별 상관이 없다.학창 시절에 지각해도 별 상관없는 일이었고 지금은 학생도 아닌데 말이다.그리고 이 수업도 그녀가 등록한 것이 아닌 부대표를 위해 참석하는 건데 가주는 것만으로 이미 도리를 다한 것이라 생각했다. 그러니 이렇게 긴장할 필요가 없었다.그렇게 생각한 그녀는 다시 침대에 누워 잠시 쉬려했다.그녀는 휴대폰을 켜고 여소정에게 문자를 보냈다: 소정아, 나 오늘 멀리 떠나야 할 것 같아. 일주일 후에나 올 거야. 네 심리 의사를 만나면 나한테 얘기해 줘.아직 이른 시간이라 그녀는 여소정이 아직 자고 있을 거라 판단했다. 그래서 문자를 보낸 후 휴대폰을 내려놓고 쪽잠을 좀 더 잔 후 일어나서 짐을 정리하려 했다.일주일은 그녀에게 조금 길었다.아기를 낳은 뒤로 그녀는 이렇게 오랫동안 출장을 간 적이 없었다.그녀가 눈을 감고 기분을 조절하려 할 대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려왔다.그녀는 눈을 뜨고 휴대폰을 가져왔다. 여소정한테서 걸려온 전화였다. 그녀는 다급히 전화를 받았다."아연아, 왜 이렇게 갑자기 먼 길을 떠나는 거야? 어제 어디 간다는 말이 없었잖아? 무슨 급한 일이라도 생겼어?" 문자를 본 여소정은 걱정되어 전화를 걸어온 것이다."부대표 부탁으로 가는 거야. 예전에 학원을 등록한 적이 있어서 내가 대신 가는 거야. 부대표 아들이 아파서 수술해야 하거든, 그래서 어쩔 수 없어." 진아연은 하품을 하고 나서 말을 이었다. "내가 세상에서 가장 싫어하는 일이 두 가지야. 하나는 회의하는 거고, 다른 하나는 공부하는 거."여소정은 웃어야 할지
"그래? 이런 우연이 다 있네?" 여소정은 장난삼아 말을 이었다. "두 사람 혹시 같은 곳으로 가는 거 아니야?"진아연은 사실 아무것도 몰랐다.그녀는 전날 박시준에게 어디로 출장 가는지 묻지 않았다.물론 궁금하지만 선뜻 그한테 물어볼 수 없었다.아무리 같은 곳이라고 해도 그게 뭐가 어떻다는 거지?진아연은 화장실로 들어가 세수를 마치고 옷을 갈아입은 후 방에서 나왔다. 아이들은 학교에 갔고지성이는 거실 아기침대에서 낮잠을 자고 이모님은 주방에서 바쁘게 움직이고 있었다."이모님, 저 오늘 멀리 떠나야 하는데 아마 일주일 후에 돌아올 겁니다." 진아연은 주방으로 향해 이모님에게 알렸다.이모님은 그녀의 갑작스러운 말에 깜짝 놀랐다. "갑자기 어디로 가시려는 겁니까? 저녁에 아이들이 돌아와 아연 씨가 떠난 걸 알게 되면 무척 보고 싶어 할 텐데요."진아연: "다른 사람의 약속 때문에 외지로 가서 교육받아야 합니다.""그러세요. 일 때문이니 아이들도 이해할 겁니다. 그럼 혼자 가세요? 아니면 다른 사람과 함께 가는 겁니까?" 이모님은 아무래도 마음이 놓이지 않는 듯했다."혼자 가요." 진아연은 주방으로 들어가 식탁 의자에 앉았다.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폐쇄식 관리로 안전은 걱정하지 않으셔도 돼요.""그래요. 그럼 언제 떠날 생각이세요?" 이모님은 아침을 식탁에 차리면서 물었다."아침 먹고 비행기 표를 예매할 생각인데, 늦어도 오후에 출발할 거예요. 마이크는요?" 진아연은 잔을 들고 우유를 한 모금 마셨다."아직 일어나지 않았어요." 이모님이 말을 마치자 마이크가 곁으로 다가왔다."제가 왜요? 무슨 얘기 하고 있었어요?" 마이크는 헝클어진 금발 머리로 진아연의 곁에 앉았다."마침 너한테도 얘기할 생각이었어. 오늘 외출할 건데 아마 일주일 뒤 돌아올 거야. 집안일은 너한테 맡길게." 진아연은 말을 이었다.마이크도 갑작스러운 소리에 깜짝 놀라 잠이 확 깼다. "어디 가? 내가 같이 가줘?""청산 대학이라고 들어봤어?" 진아연은 죽 한 숟가락