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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82장

박시준이 왔다.

모두의 생각 밖이었다.

진아연은 지금 박시준을 무척 싫어하고 만나는 건 더 질색이다. 이에 대해 박시준도 잘 알고 있었다.

그럼에도 자존심이 강한 박시준이 왜 집에까지 찾아왔을까?

박시준은 차 문을 열고 내렸다.

그는 별장 입구에서 걸어 나오는 조지운을 만났다.

"대표님, 돌아가는 게 좋을 것 같은데요!" 조지운은 대문을 열고 나가 어색하게 말했다. "만나고 싶지 않다고 합니다. 저도 쫓겨났어요."

사실 상황은 조지운이 말한 것만큼 나쁘지 않았다.

진아연이 잘못을 조금이라도 만회할 수 있는 기회를 준다고 했다. 바로 박시준을 데리고 떠나면 오늘 라엘이를 데리고 드림시티에 간 일은 없던 일로 해주겠다고 했다.

조지운이 쫓겨났다고 한 것은 어떻게든 박시준을 데리고 가기 위해서였다.

"라엘이한테 뭐라고 안 했지?" 박시준은 물었다.

"네, 아무리 잘못을 했다고 해도 아직은 아이잖아요, 진아연이 라엘이한테 뭐라고는 하지 않았어요. 그건 걱정하지 않으셔도 됩니다." 조지운은 이어서 말했다. "이제 진아연이 돌아왔으니 기회는 많을 겁니다. 굳이 조급할 필요가 없는 것 같습니다."

박시준의 잘생긴 얼굴에는 차가운 기운이 떠올랐다. "너 지금 내가 진아연한테 뭔 짓이라도 하려고 하는 것처럼 말한다?"

조지운: "대표님도 진아연이 라엘이한테 뭐라고 안 할 줄 아시잖아요."

조지운의 말에 숨은 뜻은 '대표님, 제가 바보라서 대표님을 폭로하지 않는 것이 아닙니다. 지금 여기까지 온 거 진아연 때문이잖습니까.' 였다.

박시준은 조지운에게 살벌한 눈빛을 쏘고 나서 빠르게 차로 이동했다.

그가 차에 탄 뒤, '쾅' 하고 차 문을 닫아 버렸다.

그리고 검은색 롤스로이스는 어두운 밤 속으로 사라졌다.

별장 안에서는 모두가 식탁에 마주 앉아 따뜻한 저녁 식사를 즐기기 시작했다.

"엄마, 우리 원래는 몰래 가서 놀다 오려고 했는데, 우연히 아빠를 만났어요." 라엘이는 진아연에게 설명을 하려고 노력했다. "그리고 저 아빠라고도 부르지 않았어요. 저 엄마랑 오빠 말 듣는다고 했잖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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