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급 레스토랑을 지나가다 여소정의 시선은 레스토랑 밖에 주차된 고급 세단에 눈길이 갔다.여소정은 결정했다는 듯이 말했다. "아연아, 여기서 먹자!"진아연은 휴대폰을 보며 말했다. "알겠어! 오늘 밥은 내가 살게."여소정은 고급 레스토랑 입구까지 차를 몰고 갔고, 차 키를 직원에게 건넸다.진아연은 그제야 휴대폰을 내려놓고 식당을 흘끗 쳐다보았다. "오, 여기야? 예전에 먹어 봤는데 맛있더라.""여기 언제 와봤어? 난 자주는 못 와봤어! 여기 엄청 비싸고, 미리 예약 잡지 않으면 오지도 못하잖아. 더군다나 시그니처 메뉴는 먹기 엄청 힘들다고 알고 있는데."진아연은 잠시 생각하더니 묘한 표정으로 말했다. "전에... 박시준 씨랑 와본 적 있어.""아, 그럼 그렇지! 박시준 씨라면 뭐 이 정도는 아무것도 아니지. 아주 연애할 때, 고급 레스토랑은 다 가봤나 보네.""그런 거 아니야. 그가 좋아하는 곳 몇 군데만 가봤을 뿐이야."여소정은 그리고 갑자기 번뜩하고 무언가가 생각났다.설마 박시준도 지금 여기에서 밥을 먹고 있는 것은 아닐까?! 왜냐하면 이곳도 그가 좋아하는 곳 중 하나라고 했다.방금 주차장에서 박시준이 타고 다니던 고급 세단이 보이길래 이곳에서 먹자고 결정했다.그와 우연히 만나고 싶다는 생각보다 그가 맞다면 누구와 식사를 하는지 알고 싶었다.식당에 들어간 후, 여소정은 홀을 힐끗 쳐다보았지만 박시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그리고 생각했다. 아마도 이곳 식당의 VVIP인 그라면 분명 개인 룸을 잡았을 수도 있다고 생각했다.두 사람은 창가 쪽에 앉았고 직원에 메뉴판을 바로 가지고 왔다."여기 시그니처 메뉴 주문할 수 있나요?""죄송합니다. 시그니처 메뉴는 미리 예약을 해주셔야 합니다." 직원이 미소를 지으며 친절하게 설명했다.여소정은 진짜 너무나도 이곳의 시그니처 메뉴가 먹고 싶었다."제가 알기로는 바로 와서 주문할 수 있는 걸로 알고 있는데요?"직원은 어색하게 웃으며 말했다. "아, 그건 저도 잘 모르겠습니다! 여기 일반 홀
진아연은 머리가 아픈지 관자놀이를 누르며 말했다. "가게에 없으면 저한테 말하면 되잖아요. 왜 그걸 저 사람한테 말한 거죠?"지배인: "죄송합니다! 박 대표님이랑 예전에 같이 오셔서 그랬습니다... 특별한 관계이시라고 생각했습니다. 게다가 대표님 친구분께서 기분이 좋지 않으신 거 같아서요. 그래서..."진아연은 그의 말을 막고는 말했다. "그래서 얼마죠?""아, 돈이라면... 이미 박 대표님께서 내셨습니다." 매니저는 웃으며 말했다. "정말 죄송하시다면 박 대표님께 직접 보내시면 되겠습니다. 음, 다 해서 천만 원 정도입니다."진아연: "???"그녀는 이 가게에서 사용하는 재료들이 값비싼 것들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지만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다.놀란 그녀의 표정을 본 지배인은 말했다. "사실 저희가 사용하는 재료들이 정말 구하기 힘든 것들이라. 더군다나 이번에 사용한 조기는 아주 최상급이라."진아연은 크게 심호흡을 한 뒤, 손을 절레절레 흔들었다. "알겠습니다."지배인이 돌아간 뒤, 여소정은 사과를 했다. "이건 내가 낼게! 하필... 저 조기가 이렇게 비쌀 줄은 몰랐어. 저번에 하준기랑 왔었는데도 깜빡했네."진아연: "내가 낸다고 했잖아. 그렇게 이게 먹고 싶었어? 설마... 하준기 씨 때문에?"여소정은 어색한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아냐. 그냥 그때 분위기가 그리워서 그런 거야!""괜찮아. 그냥 솔직하게 말해도." 진아연은 맛있게 조리된 조기 요리를 그녀 앞에 가져다줬다. "어서 먹어! 받아줄 남자가 없으면 내가 다 받아줄게."여소정은 젓가락으로 생선 한 점을 그릇에 담았다. "박시준 씨한테 돈 보낼 거야?""우선 밥 먹고 다시 이야기하자!" 그도 지금 이 식당에 있다는 것을 생각하니 더 이상의 폐를 끼치고 싶지 않았다. "앞으로 어디 가서 밥 먹을 때 이 식당은 피하자. 여기 있는 줄 알았다면 여기 선택하지도 않았을 거야."여소정은 진아연의 우울한 표정을 보고는 사실대로 말할 수밖에 없었다. "사실... 차가 여기 있는 거 보고
"제가 말하는 최고의 환경은 맹목적으로 그에게 잘 해주는 것이 아닌, 그가 더 많이 배울 수 있는 환경을 제공해 주는 것을 원하는 겁니다... 제 아들답게. 어려움 앞에서도 두려워하지 않는 아이가 되어야 합니다.""알겠습니다. 한이 도련님 교육에 대해서는 보고드리도록 하겠습니다.""네. 아, 그리고 제가 특별히 초대한 외국인 선생님은 오늘 밤에 도착할 겁니다. 곧 연락처를 드리죠. 그리고 그 선생님께서 아이를 데리고 국제 해킹 프로그래밍 대회에 참가할 겁니다." 박시준이 말했다.이 모든 것이 오직 그의 아들 한이만을 위한 것이었다.그는 한이가 세계 최고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한이 역시 그저 돈이 인생이 목적이 아닐 것이라 생각했다.그의 아버지로서 한이의 꿈을 위해 뒤에서 노력할 것이라고 맹세했다."박 대표님, 정말 대단하십니다. 한이 도련님께서 아직 많이 어려서 다 헤아릴 수 없다는 게 안타깝네요." 감동을 받은 것처럼 말했다. "그가 크고 난 뒤에 확실히 고마움을 느낄 겁니다.""뭐, 그랬으면 좋겠군요!" 박시준은 한이에게 이해를 바라지 않았다. 그저 자신에 대한 증오를 조금이나마 풀기를 기대했다."박 대표님, 그럼 저는 학회 회의가 있어 이만 가보겠습니다. 하실 말 있으시면 언제든지 연락 주십시오." 손목시계를 보더니 자리에서 일어나며 말했다."네, 제가 바래다 드리겠습니다."그리고 두 사람은 방에서 나왔다.복도를 지날 때, 박시준은 어쩔 수 없이 메인 홀을 쳐다보았고 그는 바로 진아연을 찾을 수 있었다.그리고 그가 그녀를 발견한 순간, 그녀 역시 눈치를 챈 듯 고개를 돌렸다.하지만 그녀는 그를 바라보는 것이 아닌 그의 곁에 있는 사람들부터 보았다."엥? 웬 어르신?" 여소정은 박시준 곁에 있는 사람을 보며 말했다."저 사람... 낯이 익은데." 진아연은 살짝 쳐다보고는 바로 시선을 거뒀다.그녀는 박시준의 시선이 닿은 곳이 뜨거워지는 듯했다."박시준 씨 옆에 있는 저 어르신을 안다고?" 여소정은 몇 번을 힐끗힐끗 쳐다
여소정은 방금 박시준이 카드를 꺼내들고 계산하는 것을 보고 비웃었다. 하지만 누가 알았겠는가. 그가 계산한 것은 그녀들 비용이었다.그는 인사를 하러 오지 않았지만 비용을 지불하고 돌아갔다.진아연은 재빨리 여소정에게 갔다. "잠시 여기서 기다려."여소정이 대답도 하기 전에 진아연은 자리를 벅차고 나갔다.예상대로 박시준이 밖에서 기다리고 있었다.그는 그녀가 나올 것이라는 것을 확신하는 표정이었다. 그런 그의 모습에 인상이 저절로 찌푸려졌다.두 사람의 눈빛이 마주쳤고 그는 그녀의 눈빛을 피하지 않았다.그녀의 기분은 마치 롤러코스터를 타는 것처럼 긴장이 됐다.설마 딸의 사진과 이 돈으로 예전 일을 다 없었던 일로 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건가?그녀는 그에게 다가가지 않은 채, 그대로 휴대폰을 켜서 바로 돈을 송금했다.돈을 송금한 뒤,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식당으로 들어갔다.박시준은 멍해졌다.최소한 그녀가 나와서 자신과 몇 마디라도 나눌 것이라고 생각했다.이렇게 그를 무시하는 것보다 차라리 욕을 해주기를 기대했다.진아연은 다시 자리로 돌아와 앉았고, 여소정은 궁금한 표정으로 물었다. "뭐야? 박시준 씨 밖에 있었어?""응." 진아연은 마음을 다시 가라앉히고 아무렇지 않게 웃으며 말했다. "음식값 보내주고 왔어.""뭐?! 설마 방금 계산한 게 우리 거였어?!" 여소정은 당황해하며 물었다. "어쩐지 VVIP 박시준이 왜 카드로 결제하나 했네! 하하하! 인사하러 올 자신감은 없으면서 몰래 돈이나 결제하다니. 웃기지도 않아."진아연의 뺨은 붉어졌고 혼란스러웠다.그녀에게 그는 말을 걸지는 않았지만, 그의 눈빛이 무슨 말을 하는지 그녀의 마음에 각인된 거 같았다.방금 전 그의 눈빛은 마치 그녀를 집어삼킬 듯 노골적이고 매우 강렬했다."아니, 근데 왜 바로 돌아온 거야? 얘기도 안 했어?" 여소정이 물었다."무슨 말을 해야할 지 몰라서.""돈을 받았어?" 여소정은 끊임없이 물었다.진아연은 휴대폰을 켜서 화면을 흘끗 쳐다보았다.그는
그녀의 대답이 들리자 그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는 그녀가 아무것도 하지 않아도 좋으니 자신의 말에 한 번이라도 대답해 주기를 원했다."메시지를 보냈는데 답장이 없길래." 그는 그녀 앞에서 바보처럼 변명하기 시작했다."메시지 보내지 마세요." 그녀는 차갑게 그를 바라보더니 차에 올랐다.그리고 빨간색 BMW는 시동을 걸더니 재빨리 방향을 틀어 재빠르게 떠났다.차가 도로에 들어간 뒤, 여소정이 물었다. "아연아, 박시준 씨를 보더니 또 떨려? 불면증에 시달린 내 표정을 보는 거 같네."진아연은 지금 말할 기분이 아니라 고개를 숙였다."박시준 씨는 어쩜 아직도 저렇게 잘 생겼데?! 역시 관리를 하니깐 처음 봤을 때랑 별반 다른 게 없네..."진아연은 참지 못하고 말했다. "여소정, 넌 그 사람이 몇 살이라고 생각하는 건데?""사십?""그렇게 늙지 않았어." 진아연은 눈살을 찌푸리며 말했다. "사십은 무슨 사십. 사십이었으면 내가 알았겠지.""응? 설마 사십에 생일 파티를 연 것도 아닐 텐데?""그냥. 그 정도로 늙지는 않았다고 생각해.""알아. 그래서 관리를 잘 한다고 한 거잖아. 잘 생겼을 뿐만 아니라 몸도 좋고. 왜 네가 스물넷에 결혼 생활을 시작했는지 알 것도 같다니깐. 뭐 연애 상대로 두는 것도 나쁘진 않지!"진아연은 충격을 받은 얼굴로 말했다. "넌 내가 그의 감정을 가지고 놀았다고 생각하는 거야?""아니. 가지고 놀았다니. 그런 말이 아니야!" 여소정은 그녀를 쳐다보며 말했다. "여자는 30살부터 늙은 호랑이 같다고 하던데? 정말 남자가 필요하지 않다고?"진아연: "..."그녀의 낯간지러운 말에 부끄러워 대답을 하지 않았다.저녁. 김세연은 한이와 라엘이를 데려와 같이 저녁 식사를 했다."엄마, 오빠랑 오늘 세연 삼촌이 일하는 곳에 갔다 왔어요. 오빠가 다른 사람들 드론 조종하는 것도 도와줬어요! 그러더니 갑자기 저희한테 용돈을 줬어요!" 라엘이는 봉투를 꺼내며 말했다."그래? 그럼 우리 라엘이는 뭐 했어?" 진아연이
그녀의 속눈썹은 파르르 떨렸으며 그가 이렇게 그녀의 말을 들을 줄은 예상도 못 했다.예전에 두 사람이 연애를 할 때는 그렇게 그녀의 말을 안 들었던 그였다.왜냐하면 그는 매우 원칙적인 사람이었다. 절대로 그녀에게 돈을 쓰지도, 그녀의 돈을 받지도 않았다.그래서 그녀는 그가 자신의 원칙을 지키지 않으며 돈을 받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결국 그는 그녀의 돈을 받았다.그 말은 그가 이제 그녀를 위해 자신의 모든 원칙을 포기한다는 의미였다.그가 이렇게 순종적이게 변했다니, 더 이상 그에게서 벗어날 수 없을 것 같았다...."시준아, 핸드폰 좀 그만 봐라! 진아연 씨가 또 널 무시한 거지?"그의 방에서 성빈은 불쌍하다는 듯이 박시준의 어깨를 두드리며 와인 한 잔을 건네주었다."아니거든." 박시준은 휴대폰을 내려놓았다."대답했다고? 그럼 불러내서 놀아. 네가 그녀를 불러낸다면 그 말 믿어줄게." 성빈은 박시준의 휴대폰을 바라보며 말했다.박시준은 휴대폰을 주머니에 넣고 천천히 와인 한 모금을 마셨다."내일 출근해야 해.""우리도 내일 출근하는데?" 성빈은 그의 말을 비꼬면서 말했다. "진아연이 너한테 답을 했다면 네가 지금 여기에 우리랑 앉아 있겠어? 당장이고 달려갔을 놈이? 하하하!"다른 사람은 박시준의 굳은 표정을 보고 침묵했다.그리고 성빈 역시 웃음을 갑자기 멈췄다.박시준은 차가운 눈빛으로 성빈을 바라보며 말했다. "계속해보던가."성빈은 멋쩍은 웃음을 지으며 박시준의 와인 잔에 건배했다. "시준아, 농담이야. 설령 진아연 씨가 필요 없다고 해도 걱정 마. 언젠가는 네가 최고의 남자라는 걸 알고 돌아올 거잖아?"박시준은 그가 자신을 위로하는지 아니면 놀리는지 감이 오지 않았다."빈이 형, 시준이 형은 지금 충분히 힘드니까 그만 놀려요." 하준기는 화제를 바꿨다. "우리 재밌는 게임 좀 할까요?"모두가 바라던 바였다.박시준은 와인 잔을 내려놓고는 재빨리 일어났다. "너희들끼리 놀아. 난 가볼게.""시준아, 흥 좀 그만
진아연은 모두의 칭찬에 기분이 좋아졌다.그리고 사무실에 도착한 뒤, 책상 위에 놓여 있는 붉은 장미 꽃다발은 그녀를 미소 짓게 만들었다.이 장미 꽃다발은 일반적인 꽃다발과 달랐다. 육안으로 살펴만 봐도 적어도 99송이 장미꽃이었다.일반적으로 남자가 여자에게 구애를 할 때, 이런 꽃다발을 보내는 것으로 알고 있었다!그녀는 가방을 테이블 위에 놓고, 손가락으로 꽃다발을 살포시 만졌다.그리고 그 안에는 짧은 문구가 적힌 카드가 들어 있었다.그 카드에는 이렇게 써져있었다. "당신은 나의 영원한 여신ㅡ"그리고 그 카드를 본 뒤, 그녀는 박시준이 보낸 것이 아닐까라는 기대감이 생겼다.솔직히 박시준 외에 그녀에게 누가 이렇게 큰 장미 꽃다발에 이런... 내용이 적힌 카드를 보낼 것인가?그의 이런 행동에 그녀는 내심 기분이 좋았지만 이런 기분으로 하루 종일 일에 영향을 미칠 것이 분명했다!ST그룹.월요일. 오늘은 정기 임원 회의가 있는 날이었다.박시준이 회사에 도착한 뒤, 임원들은 차례대로 회의실로 모였다.박시준은 어젯밤에 진탕 와인을 마시는 바람에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다.회의실에 들어가기 전, 그는 비서에게 커피 한 잔을 가져다 달라고 부탁했다.회의가 시작된 뒤, 박시준은 계열사 관련 업무 내용 보고를 받았다.잠시 뒤, 비서가 원두커피를 가지고 들어왔다.비서가 커피를 들고 그에게 가져다줬을 때, 휴대폰 화면에 불이 들어왔다.화면에는 '진아연' 이라는 글자가 떴다!진아연의 이름을 보고 심장이 격렬하게 뛰었고, 휴대폰을 바로 들기 위해 손을 뻗다가 실수로 비서가 건네준 커피를 건드렸다.'퍽' 하는 소리와 함께 커피잔이 넘어지면서 그의 손과 테이블, 옷에 커피가 튀었다!비서는 겁에 질려 거듭 사과했다.박시준은 커피에 얼룩진 옷을 전혀 신경 쓰지 않는다는 듯이 바로 휴지로 휴대폰 화면을 닦았다.하지만 그러다 실수로 그만 스피커폰으로 전화를 받았다.조용한 회의실에 진아연의 목소리가 울려 퍼졌다."박시준 씨! 꽃을 보낸 거예요? 아니,
박시준은 바로 끊긴 휴대폰을 바라보았고 그의 기분은 순식간에 지옥으로 떨어졌다.진아연에게 혼난 것이 기분이 나쁜 것이 아니라, 누군가가 진아연에게 꽃다발을 건넨 사실이 화가 났다.진아연에게 꽃을 보낼 수 있는 사람이 마이크 아니면 김세연인데, 그들이라면 분명 자신의 이름을 적었을 것이다.대체 누구지? 대체 누가 몰래 진아연에게 큰 관심이 있다는 거지?"잠시 일이 있어. 계속하세요!" 박시준은 그렇게 말한 뒤, 회의실을 성큼성큼 걸어 나갔다.임원진들은 그가 떠나는 모습을 보며 회의를 다시 시작하려고 했다.하지만 매주 월요일 아침 보고는 그에게 업무 보고를 하는 자리였다.대표가 없는 회의에 업무 보고를 누구에게 한다는 말인가?박시준은 회의실에서 나와 곧장 자신의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쾅 하고 닫았다.비서는 사무실 문밖에서 자신의 대표를 보며 공포에 떨고 있었다.그녀는 이곳에서 오랫동안 일을 했으며, 오늘 처음으로 이런 실수를 저질렀다. 그것도 아주 큰 실수를 말이다!커피가 많이 뜨겁지는 않았지만 그래도 대표님의 휴대폰과 손, 옷이 엉망이 되었다.지금 대표님께서 그녀를 탓하지는 않았지만 언젠가 대표님께서는 염두에 두었다가 처리할 것이다."무슨 일이죠?" 지나가던 조지운은 비서가 곧 울음을 터트릴 거 같은 표정을 보고 물었다.비서는 조지운에게 회의실에서 있었던 일을 솔직하게 말했다."아, 대표님께서는 진아연 씨한테 혼나셔서 저를 혼내지 않으셨지만... 큰 실수였기 때문에. 나중에라도... 저를 벌하시지 않을까 싶어서요." 비서는 씁쓸한 표정을 지으며 말했다. "정말이지... 진 아가씨가 부럽습니다. 분명 이런 실수에도 당당하게 갑자기 손을 뻗는 바람에 그렇게 된 거라고 말씀하셨겠지요."조지운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하하, 제가 보기에는 전혀 무서워하지 않으시는 것 같은데요.""진 아가씨의 대담함에 다들 충격받으셨을 걸요? 저라면 진 아가씨처럼 꿈도 못 꿀 거예요. 대표님께서 이렇게 순종적이실 줄이야." 비서는 고개를 떨구었다.조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