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하하! 순하거든요. 이목구비도 부리부리하고. 세연 형이라고 부르는데 내가 다 기쁘더라니깐요. 나도 남동생이 있지만 그 사람에 비하면 아무것도 아니에요." 아비가 어색하게 설명했다. "대표님, 그 사람을 맞선 상대로 생각하지 않으면 마음에 너무 걸리지는 않을 거예요.""내가 마음에 걸리는 사람은 그 사람이 아니라 소개하신 분이야." 김세연은 물컵을 손에 들고 찬물을 받았다. "엄마 아빠가 내 성 취향이 정상이라고 했을 텐데 소개하신 분은 왜 나한테 남자를 소개한 거지? 더 한심한 건 여자 사진으로 우릴 속였다는 거야."말을 하던 김세연은 갑자기 멈칫하다가 눈빛을 반짝이며 아비를 바라보았다. "오늘 본 그 사람이 사진 속 여자랑 닮았어?""똑같다고는 할 수 없지만 남자랑 여자랑 이목구비가 비슷하긴 했어요." 아비가 웃으면서 말했다. "그 사람도 절 보고 나서 대표님 사진이랑 대조하더니 놀라서 소리 지르더라고요. 하하하!"김세연은 맞선 상대에 대한 호기심이 깨끗이 사라졌다.상대방의 진짜 성별을 알아냈으니 말이다."대표님, 이것도 인연인데, 우리 B국에서 한동안 머무르지 않아요? 또 기회가 되면 직접 보세요.""다음번? 너 또 만나고 싶은 거구나." 김세연이 그의 속셈을 알아차렸다."그건 아닌데... 우리가 이렇게 기만하는 게 아닌 것 같아요." 비서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세연 형이라고 부를 때마다 미처 반응하지 못했어요. 다음번엔 아비 형이라고 불러줬으면 좋겠어요."…강도평이 투자한 새 연구소는 정식으로 가동되었다.강도평은 투자자들을 안심시키기 위해 최수철을 불러 함께 연구소를 방문했다.최수철은 강 씨 부자와 함께 연구소에 도착했다."이 여섯 명은 조명주 팀의 원년 멤버들입니다. 예전 팀원 중 메인 멤버들이었죠. 다른 사람들은 제가 새로 고른 의학 천재들인데 이 사람들의 손을 거들 거예요." 강도평이 최수철에게 소개했다. "수철 씨, 내가 하는 일에 대해선 걱정하지 말아요. 앞으로의 마케팅이나 홍보와 관련해 이미 구체적인 계획이 다
"박시준은 지금 A국에 있어서 컨트롤에 성공한다고 해도 우리가 확인할 수 없어요" 계속 침묵하고 있던 강훈이 입을 열었다."하하, 정말 성공한다면 박시준은 우리 손에서 죽기보다 못한 정황이 될텐데 박시준 옆에 있는 진아연이 아무 말 없이 있을 것 같아? 박시준에게 문제가 생겼다는걸 진아연이 알게 되면 그녀가 알아서 방법을 생각할거야. 하하하!" 강도평은 이런 생각에 기분이 좋아지기 시작했다.최수철은 조금 의아했다. "강 회장님, 우린 돈만 벌면 되는데 박시준과 원수로 지낼 필요는 없지 않아요?"최수철은 강도평이 박시준에게 속아 2조8000억을 날렸다는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강도평이 이런 부끄러운 일을 다른 사람에게 알려줬을리 없다.그래서 아무렇게나 이유를 만들었다."전 박시준과 원수지간이에요. 예전에 진아연과 박시준이 내 스캔들을 터뜨렸거든요." 강도평이 표정이 어두워진 채 말했다. "수철 씨, 설마 간이 콩알만한 건 아니죠? 우리가 박시준을 컨트롤할 수 있다면 박시준과 진아연이 우리 손에 놀아날 건데 그들이 가지고 있는 자금과 인맥을 우리가 다 이용할 수 있어요. 우리 재부가 그 사람들을 초월하면 그 사람들 눈치를 볼 필요가 있겠어요?"최수철은 난감한 기색을 띠고 말했다. "전 박시준과 아무런 원한이 없는데 저한테까지 흙탕물이 튀게 하고 싶지 않아요.""걱정말아요, 전 승산이 없는 싸움은 안해요. 그리고 지금은 그냥 박시준을 컨트롤할 수 있는지 확인만 하고 싶을 뿐이에요. 컨트롤할 수없다면 스스로 도발하지 않을 거예요. 저도 지금은 힘이 딸리는 데 돈 버는 일에만 집중하고 싶어요." 강도평이 말했다. "컨트롤할 수 있다고 해도 너무 과하게 하진 않을 거예요. 어쨌거나 우리에겐 돈을 벌수 있는 방법이 생긴 거니깐요.""아신다니 됐어요. 박시준을 너무 얒잡아 보지 마세요. 박시준의 성공은 그 사람 혼자만의 힘이 아니에요. 그의 뒤에는 많은 사람이 그를 돕고 있어요. ST 그룹도 박시준 한 사람 것이 아니죠. 정말 ST 그룹을 갖고 싶은거라면 포기
그는 비명을 지르지 않으려고 이를 악물었다.두 아이가 이미 잠들었기에 별장 안은 바늘 떨어지는 소리마저 들릴 정도로 조용했다.그의 이런 정황은 당장 의사를 찾아가도 소용없을 것이다.고통이 스스로 멈추기를 기다리는 수밖에 없었다.자신이 조금만 참고 있으면 곧 고통이 사라질 것이라 생각했지만... 30분이 흐르도록 진통은 좀처럼 사라질 줄 몰랐다.그는 한쪽 무릎을 꿇고 몸을 벽에 기댔다.의식이 점점 흐릿해졌고 몸이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떨려왔다... 그는 여전히 이를 악물고 아무 소리도 내지 않았다.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그렇게 되면 적어도 진아연이 자유를 얻게 될 테니 말이었다."강 대표님, 박시준의 대뇌에 지속적인 전류 자극을 가하면 생명에 위험이 있을 수 있어요." 무설희가 시간을 지켜보다가 30분이 흐르자 강도평에게 귀띔했다.강도평은 휴대폰을 보았다.진아연이 전화를 걸어오지 않았다."아빠, 제가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볼게요." 강훈은 정말 사고 나면 상황을 수습하기 어려울 것 같아 강도평의 귓가에 대고 의논했다. "박시준이 진아연과 함께 있지 않을 거예요. 지금 고통에 죽어간다고 해도 꾹 참고 진아연에게 알리려 하지 않을 거예요. 제가 당장 진아연에게 전화를 걸어 가보라고..."강도평은 박시준이 정말 죽으면 사기당한 돈을 찾아올 수 없을까 걱정됐다."전화해 봐." 강도평이 말을 마치자 강훈이 곧 휴대폰을 손에 들고 실험실에서 나왔다.그는 구석진 곳을 찾아가 진아연의 번호를 눌렀다."진아연, 어서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어. 박시준 집에 있는 다른 사람을 찾아도 되고. 박시준이 지금 별일 없는지 확인해 봐." 강훈은 조금 조급한 어투로 말했다. "조명주의 팀에 있던 사람이 박시준을 컨트롤 할수 있는 방법을 찾았대. 방금 30분 정도 실험했는데 효과가 있는지 모르겠어."이 말을 들은 진아연의 표정이 일그러졌다.그녀는 전화를 끊고 박시준의 번호를 눌렀다.박시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지만 박시준은 받을 수 없었다.
이모님은 박시준의 옆에 달려가 일으키려 했지만 박시준이 너무 무거웠던 탓에 이모님 혼자의 힘으로 일으킬 수 없었다.이모님은 황급히 아래층에 내려가 경호원을 불렀다."대표님이 왜 기절한 거예요? 설마 병이 도진 거예요? 구급차는 불렀어요?" 경호원이 황급히 위층으로 올라갔다.이모님은 그제야 손에 휴대폰을 들고 있고 진아연과 통화 중이라는 것이 떠올랐다."아연 씨, 대표님이 기절했어요. 일단 구급차를 불러야 하니 좀 있다 다시 전화할게요." 이모님이 말하고 나서 전화를 끊고 응급 센터에 전화를 걸었다.얼마 안 돼 박시준이 병원에 실려 갔다.진아연은 마음이 조급했지만 국내에 있지 않았기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위정에게 전화를 걸어 병원에 가보라고 했다.그런 후 강훈에게 다시 전화를 걸었다."너무한 거 아니야?" 그녀는 너무 화가 나 몸이 부들부들 떨렸다. "강훈, 박시준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절대 가만두지 않을 거야. 난 뱉은 말에 책임져.""그에게 무슨 일이라도 있어?" 강훈은 그녀의 말투에서 박시준에게 문제가 생겼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그 사람이 기절해서 지금 병원으로 옮겨졌어.""아... 아버지는 박시준을 죽이려던 게 아니야. 진아연, 넌 앞으로 박시준이 계속 괴롭게 살기를 원하지 않을 거잖아, 그렇지? 아버지도 그럴 마음은 없어. 예전에 아버지한테서 사기 친 돈을 돌려주면 내가 더는 박시준을 괴롭히지 말라고 아버지한테 얘기해줄게." 강훈이 진아연에게 말했다. "너만 괜찮다면 나 지금 당장 아버지한테 말할게."진아연은 선택의 여지가 없었다.짧은 고민 후에 그녀는 강훈의 요구를 들어주기로 했다.돈을 강도평에게 돌려주고 이런 끊임없는 괴롭힘을 끝내는 것도 좋겠다고 생각했다.적어도 앞으로 마음을 졸이며 살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었다.통화를 마친 강훈은 실험실로 돌아가 아빠의 옆에 다가갔다."어때? 효과 있어?" 강도평이 물었다.강훈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 "박시준이 쓰러져서 병원으로 옮겨졌대요.""대단해. 정말
강훈은 아버지를 집까지 바래다준 후, 바로 진아연을 찾으러 갔고진아연은 위정의 연락으로 박시준이 구조로 의식을 되찾았다는 걸 알게 되었다.두 번 다시 똑같은 상황이 발생하지 않기를 바라던 그녀는강훈과 만나자마자 바로 가방에서 카드 한 장을 꺼내 그에게 건넸다."2조 8000억이에요. 은행 가서 확인해 보세요." 진아연은 진지한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며 눈살을 찌푸렸다.강훈은 그녀가 건넨 카드를 받자 고민하는 모습을 보였고이에 이상함을 느낀 진아연은 바로 입을 열었다. "왜요? 당신 아버지께서 다른 요구라도 말했어요?""아버님에 대해 너무 잘 알고 계시네요." 강훈은 씁쓸한 미소를 보이며 말을 이었다. "확실히 다른 요구도 말했죠."진아연은 강도평이 절대 이대로 끝낼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다!"혹시 회사를 원하시는 거예요?...""돈을 원합니다." 강훈은 고개를 들어 진아연의 얼굴을 바라봤다. "1조 2000억을 추가로 요구했어요."진아연은 그의 말에 순간 얼굴이 하얘졌다. "저한테 그런 돈이 어디 있어요? 설마 박시준 씨가 그의 무례한 요구에 동의할 거라 생각해요?! 진짜 헛된 꿈을 꾸고 있네요!""박시준 씨가 알게 되면 참을 수 없을 거라 생각해요. 그런데 저 또한 아버님을 설득할 자신이 없어요. 만약 제가 사정하면 제가 당신한테 다른 마음을 품고 있을 거라 의심할 거예요...""짧은 시간 내에 그리 많은 돈은 어려워요. 강훈 씨, 일단 이 돈을 당신 아버지한테 드리고 박시준 씨를 더는 건드리지 말라고 하세요. 그리고 그가 말한 돈은 제가 알아서 천천히 생각해 볼게요." 이는 진아연이 현재 상황을 대처할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이었다."알았어요." 강훈은 바로 그녀의 말에 동의했고 호기심을 참지 못해 바로 그녀한테 물었다. "그런데 지금 팀으로 진행하고 있는 연구는 어때요?""아직 제자리걸음이에요." 진아연은 그의 말에 머리가 아팠다. "아무래도 원래 연구팀의 참가 인원이 없어서 말이죠.""그럼...... 커피나 한 잔 사줘요!
"누군지 알아요. 전에 오주 중앙병원에서 일했었는데 나중에 병원의 운영 문제 때문에 사임했었죠." 진아연의 친구 중 한 명이 소식을 접하자 바로 진아연에게 알렸다."혹시 연락처 있어요?" 진아연은 바로 그한테 물었다."아니요. 사실 저도 친한 사이는 아니고 그냥 같이 알고 지내던 친구가 있어서 알게 된 거예요. 그럼 제가 연락처를 알아봐 드릴게요. 근데 무슨 일로 찾는 거예요?""부탁할 일이 있어서 말이죠. 그럼 친구분한테 부탁해 줘요.""알겠어요. 답장 오면 바로 알려줄게요."…A국.의식이 돌아온 박시준은 멍하니 병실 천장만 바라봤고눈을 뜨자마자 머릿속은 옛날의 추억들이 새록새록 떠올랐다.며칠 전, 평화로웠던 삶으로 돌아간 듯한 느낌에 그는 아름다운 상상을 했지만전날 겪은 두통이 그의 꿈을 산산조각 냈다.이는 분명 강도평이 한 짓이 틀림없어.강도평은 자기 돈을 뺏어간 박시준에게 복수하기 위해 그를 통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으려 애썼고전날 두통 때문에 힘들어할 때 진아연이 위협받았을 거라 예상했다."오빠." 이때 부드러운 목소리가 혼란스러운 박시준을 현실로 끌어들였다.그는 옆에 앉아 있는 시은이를 보자 마음이 더욱 답답해졌다. "시은아, 왜 여기에 있어?"그는 말하면서 시은이 뒤의 창문을 통해 바깥 날씨를 확인했다.아직 새벽인데 왜 이리 일찍 찾아온 거지?아니면 어제 병원에 온 건가?"위정 씨와 함께 왔어요." 시은이는 그의 손을 꽉 잡고 걱정 가득한 표정으로 바라봤다. "위정 씨한테 잠깐 눈 붙이라고 했어요. 저는 도저히 잠이 오지 않아 여기에서 오빠를 지키고 있었죠."박시준은 그녀의 말에 순간 코끝이 찡했고 옛날 일들이 떠올랐다.당시 시은이는 아직 어린애여서 항상 그한테 의지했지만눈 깜짝할 사이에 그는 이제 시은이의 보살핌이 필요한 사람이 되었다."시은아, 위정 씨가 네 말 잘 들어?" 박시준은 이제 괜찮다고 얘기하고 싶었지만, 입을 열자 자기도 모르게 말이 바뀌었다.이에 시은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시은이가 눈물을 보이자 박시준은 바로 손을 들어 동생 얼굴의 눈물을 닦아줬다."하지만 꺼내지 않으면 오빠가 너무 힘들어. 시은아, 너도 오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잖아?"시은이는 그의 말에 고개를 끄덕였다."만약 다른 방법이 있으면 무조건 시도해 봤을 거야. 하지만 지금 다른 방법이 없어. 아연이도 이제 너무 힘들어. 나 때문에 밤낮 가리지 않고 쉴 시간도 없어. 오빠는 그녀가 더는 힘들어하지 않았으면 해. 시은아, 네가 오빠라면 너도 힘들지 않을까?"시은이는 오빠의 말에 다시 고개를 끄덕였다."지성이가 태어날 때 특별한 혈액병을 앓고 태어나 네가 모든 사람을 속이고 지성이에게 수혈했잖아. 너도 죽음을 두려워하지 않는데 오빠가 죽음을 두려워할 것 같아?"시은이는 박시준의 말에 아무 말 못 하고 그저 눈물만 흘렸다.약 한 시간 후, 아침 사러 간 위정은 병실로 돌아왔고시은이는 위정을 보자 바로 그를 끌고 밖으로 나갔다."시은 씨, 눈이 빨간데 혹시 울었어요? 왜 울었어요? 오빠 깨어났잖아요!" 위정은 그녀가 속상한 모습에 머리를 어루만지며 위로했다."오빠 머릿속에 있는 걸 꺼내줘요." 시은이는 고개를 숙여 위정에게 명령했고방금까지 부드러운 모습을 보이던 위정은 그녀의 말에 낯빛이 어두워졌다."혹시 박시준 씨가 부탁한 거예요?""오빠가 너무 힘들다고 말했어요. 저는 오빠가 아프지 않았으면 해요." 시은이는 위정의 어깨에 기대 울먹거리면서 말을 이었다. "오빠가 힘들어하는 모습을 지켜볼 수밖에 없어서 너무 힘들어요. 오빠는 지금까지 저한테 부탁한 적이 한 번도 없었어요. 오늘 처음으로 저한테 부탁한 거예요. 위정 씨, 오빠의 요구를 어떻게 거절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만약 제가 거절하면 분명 슬퍼할 거예요."위정은 그녀의 말에 눈물을 머금었다.만약 시은이의 말대로 박시준 머릿속의 장치를 꺼내 박시준이 죽게 된다면 진아연 또한 절대 그를 용서하지 않을 테지만시은이가 원하는 대로 하지 않으면 그녀의 성격상 절대 가만있을 사람이 아니
박시준은 그녀의 목소리에 힘들게 내린 결심이 흔들릴까 봐 두려웠다."최대한 빨리 해결해 주세요!" 그는 위정을 바라보며 계속해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번 일은 절대 아이들한테 알려주지 마세요."위정은 그의 말에 답하지 않고 잿빛이 된 얼굴로 병실을 떠났다.그는 지금 머리가 터질 것 같았다!박시준과 시은이, 그리고 진아연의 중간에서 누구를 도와주든 결국 다른 이들한테 상처뿐이기 때문이었다.왜 그한테 악당의 역할을 강요하는 걸까?"위정 씨, 오빠가 뭐라고 했어요?" 시은이는 그를 보자 바로 다가가 물었다."생각이 바뀌지 않았어요." 위정은 눈살을 찌푸리고 말을 이었다. "시은 씨, 당신도 알다시피 만약 그의 의견에 따른 걸 아연이가 알게 되면 분명 저희와 연락을 끊게 될 거예요."시은이는 그의 말에 얼굴이 하얘졌다. "그럼 제가 어떻게 해야 하나요? 제가 오빠 대신 아팠으면 좋겠어요.""시은 씨, 그런 말도 안 되는 소리 하지 마요!" 위정은 괴로워하는 시은이의 모습에 마음이 더욱 아팠다. "시준 씨가 돌아가셔도 당신은 무조건 잘 살아야 합니다. 당신한테는 소소와 제가 있어요. 그리고 당신도 알다시피 시준 씨도 죽고 싶은 마음 었어요. 다만 너무 힘들고 괴롭지만 방법이 없어서 그런 겁니다.""위정 씨, 저도 알고 있어요. 오빠가 저한테 말했어요." 시은이는 말을 마치고 위정의 팔을 밀쳐냈다. "잠깐이라도 곁에 있고 싶어요."시은이는 얼굴의 눈물을 닦고 병실로 돌어갔고위정은 병실 문이 닫히자 마음이 더욱 복잡해졌다.그는 며칠 후 사실을 알게 된 진아연의 고통스러운 모습이 상상되었다."위 선생님." 이때 옆에 누군가가 그를 불렀고고개를 들어 보니 바로 박시준의 경호원이었다."담배 있어요?" 위정은 답답한 마음에 경호원에게 물었다."네. 그런데 담배 태울 사람일 거라 생각 못 했네요." 경호원은 담배 한 개비를 꺼냈지만, 그한테 건네지 않았다. "그런데 병원에서는 흡연하면 안 되잖아요.""나가서 피죠." 위정은 그가 들고 있는 담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