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약 그가 강민이였다면, 절망적인 기분에 사라져 버리고 싶을 것 같았다."그 아이가 잘 지내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난 기필코 그 아이를 붙잡아 올 거야!" 강도평의 눈빛에 살기가 비쳤다. "난 바보 취급당하는 게 제일 싫다! 그런데 강민이는 박시준이 두려워, 박시준이 날 처리하도록 도왔지. 내가 자기의 친아버지라는 이유로, 나는 자기를 헤치지 않을 줄 알았을 거야! 하하!"아버지의 말을 듣자, 강훈은 알아차렸다. 강민은 아버지의 손에 붙잡히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는 걸.저녁.이씨 가문.이종용이 휴대폰을 들고 거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조명주 연구팀의 일원이다.조명주의 연구가 끝난 후, 연구팀의 모든 팀원은 높은 보수를 받았고, 그 뒤로 팀은 해산되었다.팀의 합류하던 당시 특수한 계약서를 작성한 탓에, 팀이 해산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팀원 중 누구도 그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오늘 조명주의 장례식에 참석한 팀원은 무설희였다.그리고 지금 이종용에게 전화를 한 사람도 바로 무설희였다.무설희가 오늘 강도평이 그에게 약속한 사항을 이종용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이종용을 강도평의 팀에 끌어들이고 싶었다.통화를 마친 후, 이종용이 옆에서 몰래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 설희가 강도평을 만나고 왔대. 우리가 조명주의 연구 성과를 재현해 내는 걸 조건으로, 강도평이 우리에게 이전의 10배가 넘는 보수를 제시했다고 해. 게다가 우리에게 회사 지분까지 넘기겠다고 했다는군." "강도평이 원래 이렇게 통이 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많은 보수를 제시했는데, 뭘 망설이고 있어요? 하겠다고 해요!" 이종용의 아내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를 부추겼다.이종용이 고개를 저었다: "강도평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의 돈을 받고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분명 그 돈을 우리에게 순순히 내어줄 리 없어.""당신 혼자 나서는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에요?""당신은 몰라... 조명주의 그 기술은, 우리 팀원들의 힘을 모
김세연의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왔다.미형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였다.막 샤워를 끝낸 김세연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닦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는 한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미형'라는 두 글자를 보자마자 그가 입술을 삐죽였다.소개팅 상대로 형을 만나는 사람이 그 말고도 또 있을까?그가 화면 위의 손가락을 움직여 대답했다: 아닙니다.미형: 뭐가 아니라는 거죠? B국에 오지 않으셨다는 말씀인가요?세연: 제가 B국에 온 건 맞지만, 당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닙니다.미형: 아, 그러면 왜 오신 거예요? 일 때문에? 아니면 여행? 보통 어디서 방송하세요? 계정 이름이 뭐예요? 보러 갈래요. [하트]세연은 그녀가 보낸 [하트] 이모티콘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느끼한 변태남의 모습이 떠올랐다.김세연은 깊게 심호흡한 다음, 뒤돌아 물컵을 찾아 물 한 모금과 함께 충격을 삼켰다. 그는 낮에 진아연이 한 격려의 말이 떠올라,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은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저희 부모님께선 당신이 여자라고 말씀하셨지만, 어쩐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그에게서 온 메시지를 본 이미는,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다.이모할머니께서 소개해 주신 상대는 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이모할머니께서 이 세연이라는 남자의 어머니가 굉장한 미인인데, 남자의 사진을 보니 역시 엄청난 미남이었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이렇게 멋진 남자는 반드시 그녀에게 소개해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직업이 변변치 않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미가 일을 시작하면 이미는 바깥 생활을 하고, 남자는 집안 살림을 하면 될 일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셨다.이모할머니의 말씀에 이미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아직 이 세연이라는 남자를 본 적도 없는데, 이모할머니께선 이미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까지 생각하고 계셨다.아니다, 그녀는 세연의 사진을 보았다.이모할머니께서 세연의 어머니에게 부탁한 사진이었다.포토샵을 많이 한 세연의 사진을 보자, 그녀
김세연은 ‘대근육’이라는 세 글자를 보자마자, 그녀를 여자로 상상하기 어려웠다.그는 이번 대화 내용을 스크린샷해 진아연에게 보내어, 진아연에게 두 사람의 대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그가 보낸 스크린샷을 보자, 진아연은 김세연이 왜 그렇게까지 곤혹스러워했는지 이제야 이해되었다.진아연: 어쩌면 여자가 맞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몰라요.김세연: 여자도 대근육이 있어요?진아연: 그럼요! 인터넷에 검색해 봐요. 1년 내내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근육이 있어요.김세연: 알았어요! 저더러 만나자고 하는데, 아연 씨 생각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진아연: 세연 씨한테 달렸죠. 하지만 만나지 않으면,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곤란하긴 하겠죠?김세연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아무래도 이 미형이라는 사람과 한 번은 만나야 할 것 같았다.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그의 일상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세연: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이미가 자기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잠시 후 그에게 대답했다: "내일모레 오후 어때요?" [초롱초롱]김세연: 좋아요. 위치는 이미 씨가 정한 다음에 저한테 알려주세요.미형: [OK]다음날.강도평이 자기 집의 거실에서 조명주 연구팀의 팀원들과 만났다.연구팀 중 모두 6명이 자리했는데, 이 6명은 조명주를 제외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었다.무설희가 강도평에게 자기 동료들을 한 사람씩 소개하고는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부르지 않았어요. 그럼, 강도평 씨도 돈을 절약할 수 있으실 테고요.""하하하! 설희 씨, 이제 보니 머리만 똑똑하신 게 아니라, 일도 잘하시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주시다니,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여기 계신 분들께 모두 절대 섭섭지 않게 보상하겠습니다. 그땐 여러분이 제 공신일 테니까요!" 강도평이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려는 듯,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본 다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약 여러분들이 조명주의 연구를
A국.하룻밤 휴식을 취한 박시준은, 다음 날 아침 일찍 먼저 지성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다음, 라엘이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주었다.초등학교에 도착하자, 박시준은 이하늘과 마주쳤다.이하늘이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준이 귀국했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박시준은 몸이 약하니, 집에서 쉬고만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의외로 그의 모습은 보통 사람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박 대표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안색을 보니 많이 좋아지신 것 같네요." 이하늘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박시준이 말머리를 돌렸다. "듣자 하니,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사촌 언니가 Y국에서 꾸민 일을 기성 씨에게 알렸다죠. 지금까지 직접 감사 인사도 드리지 못했네요.""박 대표님, 그러지 마세요. 박 대표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피해자였어도 말했을 거예요.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라, 제 양심에 의해 선택한 일이에요. 그러니 박 대표님과 진 아가씨는 제게 감사 인사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진 아가씨가 이미 카카오톡으로 제게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셨어요." 이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지금 강민이 귀국했으니, 평소에 외출할 때 조심하세요. 만약 강민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면, 언제든 기성 씨에게 알리시고요. 절대 혼자서 강민을 만나면 안 됩니다." 박시준이 주의를 주었다.이하늘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박 대표님, 전 언니의 연락처를 지운 지 오랜걸요. 언니가 제게 전화한다해도, 전 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릴 거예요. 다시는 언니와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을 거예요.""그래요. 그럼, 가서 일 보세요! 아연이가 돌아오면 저희가 식사 한 번 대접할게요."박시준의 말이 끝나자, 이하늘이 라엘이를 데리고 교실로 갔다.박시준은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본 다음에야 기성과 학교를 떠났다."기성아, 이하늘 씨와의 관계는 어디까지 발전했어?" 차에 오른 다음, 박시준이 물었다.그의
"하지만 전 당신이 진아연 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혼했지만 한 번도 두 사람이 정말 이혼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최기성은 연애 경험이 별로 없지만 박시준과 진아연이 함께 있을 때 두 사람의 마음속에 서로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나랑 진아연 같은 정황은 드물어. 대부분 사람은 이혼 후에 연락하지 않지.” 박시준이 그에게 귀띔했다. “이번에 여행을 가면서 그녀가 아내로서 적합한지 잘 살펴봐.”"알았어요, 대표님, 잘 살펴볼게요.”"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느낌에 맡기면 돼.” 박시준이 계속 말했다."알았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ST그룹에 도착했다.차가 건물 앞에 멈춘 후 박시준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겨우 몇 달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몇 년이 흐른 느낌이었다.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에 그는 편안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워졌다.회사에 들어서자 임원들이 그의 사무실로 찾아왔다."대표님, 돌아오셨군요. 대표님이 안 계시는 동안 너무 그리웠어요.”"대표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우린 안 믿었어요. 대표님은 꼭 돌아오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말 돌아오셨네요.”"대표님, 건강은 괜찮으세요? 안색이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요.”그들은 모두 박시준이랑 친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지금은건강 상태가 괜찮아요. 지난 몇 달 동안 다들 수고했어요. 오늘부터 정상적인 업무를 재개할 거예요. 회사에 없더라도 온라인으로 일할 거예요.” 박시준이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제가 연락이 안 되면 진아연 씨와 연락하면 돼요. 다들 진아연 씨 연락처가 있죠?”성빈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저었다."성빈에게 물어봐도 돼요.”"그럼 조금 있다가 진아연 씨를 추가하죠.” 임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전 진아연 씨 번호를 갖고 있지만 감히 연락해 본 적이 없어요.”"저도 진아연 씨 번호를 갖고 있지만 연락해 본 적이 없어요.”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카카오톡을 켜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의논했던 문제가 이거예요. 조명주의 기사회생 술이 진짜 존재하느냐 하는 거죠.” 피트연은 흥분했다. ”조명주가 마치 의학상을 받고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았지만 사실 이 기술이 임상 시험에 성공한 예가 딱 한 번이에요. 그 예가 바로 박시준이죠.”진아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진아연 씨,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마치 의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연구·개발한 약물이나 기술은 많은 임상시험을 거쳐야 했고 성공률 또한 아주 높아야만 이 사회에 공헌이 크다고 인정받을 수 있고 마치 의학상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조명주는 성공 사례가 딱 한 번인데 그 상을 받았으니 이 모든 것이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진아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린스 교수를 통해 조명주의 이 상이 미리 정해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마치 의학상은 의학계에서 가장 큰 상인데 너무 성급하게 조명주에게 수여했어요. 모든 사람을 바보로 안 거예요? 조명주의 의술이 뛰어난 거라면 계속 증명하면 되는데 왜 성공 사례가 딱 한 번일까요? 박시준 씨가 기사회생한 후로 조명주는 팀을 해산했으니 더 이상하지 않아요?”피트연이 던진 질문에 진아연도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이 모든 건 조명주가 박시준을 부활시키고 나서 마치 의학상 심사위원회에 연락했다는 걸 말해줘요. 자신이 상을 받을 거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앞으로의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자신이 이해한 대로 말했다. “그녀의 행동이 이상하긴 해요.”기사회생 술 따위가 없을 거니깐요. 박시준이 지금 살아있는 건 그녀가 박시준의 머릿속에 장치를 넣었기 때문이 아니에요. 진아연 씨, 내기할래요? 진아연 씨가 원하는 걸 모두 걸 게요. 박시준은 그 장치가 전혀 필요 없어요. 우리 그 사람 머릿속에서 그 장치를 꺼내요. 꺼내고 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예요...”"피트연, 당신의 의심에 대해 저도 생각했었어요. 저도 박시준이 죽은 적이
진아연: 그래요? 오늘 회사에 나갔어요?임원: 네! [미소 이모티콘]진아연은 임원이 문자를 보낼 때마다 뒤에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을 보고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진아연: 알았어요. [미소 이모티콘]임원: 그럼 쉬세요 [미소 이모티콘]진아연: 네네 [미소 이모티콘]이 임원과 대화를 나누고 나니 또 여러 임원이 문안 문자를 보내왔다.진아연은 심호흡하고 나서 박시준의 이름을 클릭했다: 왜 그렇게 급하게 출근한 거예요? [미소 이모티콘]박시준은 그녀가 보낸 미소 이모티콘을 보고 등 뒤에서 찬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그는 곧 답장을 보냈다: 그냥 회사에 와봤어.진아연: 그래요, 출근하지 말라는 말은 아닌데 너무 무리하진 말아요. B국에 가는 티켓은 샀어요?박시준: 아니, 애랑 며칠 더 있다가 주말 지나면 그때 가려고.진아연: 그래요, 그럼.박시준: 아직 안 잤어? 매일 늦게까지 안 자면 건강에 안 좋아.진아연: 지금 자려고요.진아연: 참, 세연 씨가 B국에 있어요. 휴가가 좀 길다고 B국에 한동안 있을 거래요.문자를 발송한 그녀는 박시준의 반응을 기다렸다.예전의 박시준이라면 이런 문자를 확인하고 곧바로 그녀의 옆에 돌아왔다.그녀는 한참을 기다렸지만 그의 답장을 받지 못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계속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보러 오는 거래요. 시준 씨는 적어도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돌아오세요.박시준: 알았어.그의 대답을 듣고 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일부러 그를 세게 밀어붙일 생각은 없었다.그가 자신의 건강에 문제없다고 생각해서 조금 늦게 출발한다는 그 말도 이해할 수 있었다.강도평이 조명주의 팀을 다시 끌어모으지만 않았어도 진아연은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강도평은 지금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데 이것은 팀이 아직 조명주의 연구 성과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하지만 팀의 원년 멤버들은 언제든 다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강도평이 박시준에게 손을 쓸까 걱정된 그녀는 박시준이 빨리 자신의
다음날 아침.이 씨 저택.이미는 식탁 위의 푸짐한 아침밥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오늘 무슨 날이에요? 설에도 아침밥이 이 정도로 푸짐하진 않았잖아요.”이미의 어머니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가 강도평을 위해 일해주기로 했어. 어제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는걸. 오늘 아침 강도평 쪽에서 아빠의 월급을 보내왔어.”이미는 놀란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이렇게 큰일을 부모님은 미리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았다."이미야, 아빠가 얼마를 받았는지 알아?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예전에 조명주한테서 받았던 것보다 열 배는 더 많아.” 어머니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좀 있다 집 보러 가려고 부동산에 연락했어. 우리 곧 큰 집으로 이사 할 수 있을 거야.”"아빠, 왜 강도평을 위해 일해요? 강도평은 변태예요. 지난번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빠도 강도평 욕을 했잖아요. 잊었어요? 이미는 아빠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려 위험해질까 강도평을 위해 일하는 걸 반대했다."이미야, 내가 아빠한테 하라고 했어. 누구 돈을 벌든 마찬가지 아니야? 아빠 혼자만 강도평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야. 아빠 예전의 동료들이 모두 강도평이랑 계약했어...” 이미의 어머니는 목소리를 살짝 높여 딸의 질문에 대답했다."엄마, 남들이 뭘 하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에요? 아빠가 강도평이 원하는 걸 해내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생각해 보셨어요? 만약 아빠랑 팀원들이 기사회생 술을 연구·개발해 내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생각해 봤어요? 아빠와 동료들이 기사회생 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다면 강도평을 위해 일할 필요 있어요? 세계 최고 부자를 찾아가 투자를 받는 게 낫지 않겠어요?”이미의 말에 이종용은 식은땀이 흘렀다."이미야,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아빤 이미 강도평과 계약을 했고 돈도 받았으니 되돌릴 수 없어. 그의 요구를 만족할 수 없으면 돈을 돌려주면 된다고 했어.” "그렇다면 카드를 저한테 줘요. 돈을 일 원 한 푼도 쓰면
3년 후.A국, 공항.현이는 둘째 오빠와 함께 공항에서 초조하게 기다리고 있었다."3년이야 3년! 남자친구라는 사람 드디어 너 찾으러 오는 거야!" 박지성은 현이를 놀리며 얘기했다. "설마 너랑 헤어지러 오는 건 아니겠지? 어쨌든 3년 동안 못 만났는데 사람 일은 모르는 거야."현이는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둘째 오빠, 저 지금 저주하시는 거예요? 비록 3년 동안 못 만났지만 매일매일 영상통화 하면서 서로 얼굴 봤거든요!"박지성은 툴툴거리며 말했다. "사이버 연애하는 거랑 뭐가 다르냐?"현이: "어쨌든 이번에 A국에 와서 정착하기로 약속했으니까 이제부터 다시는 떨어져 지내는 일 없을 거예요."박지성: "네 남자친구도 자존심이 너무 강해. 이따 아버지 만나고 얘기 얼마 나누지도 않고 다시 티켓 사고 도망치는 거 아니야?"현이는 어이없는 표정을 지으며 뭐라 반박하고 싶었지만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때 멀지 않은 곳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현아!"현이는 곧바로 소리가 들려오는 방향을 향해 바라보았다——서은준이 캐리어를 끌며 출구에서 나오고 있었다.현이는 환한 미소를 지으며 서은준을 향해 달려가 서은준의 품에 안겼다.이때 박지성은 어머니로부터 걸려온 전화를 받았다.진아연이 물었다. "아직 못 만났어? 설마 안 오는 건 아니지?"박지성: "엄마, 제가 상상하는 것 이상이에요. 금방 나왔어요, 지금 현이랑 껴안고 있어요! 우리 이제 곧 집에 갈 거니까 엄마랑 아빠도 마음의 준비 잘 하고 계세요."박 씨 저택.진아연은 통화를 마친 후 박시준에게 전달했다.박시준은 곧바로 화장실로 달려가 자신의 용모를 검사했다.진아연은 화장실 문 앞에서 지켜보며 소리내어 웃었다. "거울 그만 비춰요, 충분히 멋있어요!"박시준: "여보, 좀이따 은준이한테 좀 엄격해야 할까?"진아연: "현이가 그렇게 좋다는데, 은준이도 현이 위해서 A국에 있겠다고 한데다 엄격하게 해서 뭐하려구요? 굳이 두 아이의 기분을 망쳐야겠어요? 은준이도 지금 어엿한
서 어르신은 진지한이 이렇게 직접적으로 얘기를 꺼낼 줄 예상치 못했기에 차마 어찌할 바를 몰랐다.왜냐하면 진지한에게 돈을 달라고 할 계획이긴 했지만 얼마나 달라고 해야 할지 몰랐기 때문이었다.어쨌든 진지한은 엄청난 부자였고, 적게 달라고 하니 왠지 손해를 보는 기분이였고 많이 달라고 하자니 거절 당할까 봐 걱정되었다.서 어르신은 한동안 망설인 후 진지한에게 말했다. "진 대표님 집이 A국에서 엄청난 부자라는 거 잘 알고 있습니다, 얼마가 적당한지는 대표님께서 정하시죠! 저와 우리 아들에게 푸대접하지 않을 것이라 믿습니다."진지한은 눈살을 찌푸렸다.배유정은 그것을 보고 바로 입을 열었다. "아버님께서 금액을 정하는 게 좋을 것 같네요! 저희도 이런 경우는 처음이라 얼마가 적당할지 가늠이 안 가네요. 굳이 저희더러 정하라면 돌아가서 저희 시아버님과 상의해 봐야 할 것 같네요."서 어르신: "혹시 박시준 씨 말하는 겁니까?"배유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다만 저희 시아버님 저희 남편보다 더 까다로울 겁니다. 입장 바꿔서 아버님이라도 따님을 평범한 남자한테 시집 보내진 않을 거잖아요?"서 어르신은 연신 고개를 끄덕이며 말했다. "그렇긴 해요. 그럼 그냥 우리끼리 얘기하죠!"배유정: "지금부터 고민해 보셔도 괜찮아요. 저희 요 이틀 동안은 여기 있을 거거든요."서 어르신: "알겠어요! 그럼 우선 연락처 먼저 교환하죠! 나중에 일이 있을 때도 서로 연락하기 편하잖아요."배유정은 진지한을 흘끗 보았고 그제서야 진지한은 휴대폰을 꺼내들고 서 어르신과 연락처를 교환했다.병원.현이는 서은준의 곁에서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했다.서은준은 장례식장에 전화를 걸어 어머니의 시신을 옮겨달라고 했다.현이가 서은준에게 물었다. "장례식 간단하게 치를 생각이에요?"서은준: "엄마 켠에도 친척들이 별로 없어."현이: "네. 그럼 어머니 계실 묘지부터 골라야죠?"서은준: "엄마가 전에 유골을 엄마 고향 연못에 뿌려달라고 했어."현이: "..."서은준: "엄마는 내
진지한: "그래요 그럼! 근처에 가까운 카페라도 갈까요."서 어르신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좋아요! 사실 우리 집이 바로 병원 근처에 있는데 한 번 가보실래요? 현이도 우리 집에서 꽤 오랫동안 지냈었고 우리 집에서 일하는 사람들이랑 사이가 아주 좋았거든요."진지한은 배유정을 보며 말했다. "그럼 한 번 가볼래?"배유정: "좋아요!"서 어르신은 즉시 진지한과 배유정을 자신의 차로 안내하며 자신의 집으로 데려갔다.서 어르신의 집에 도착한 후 서 어르신은 즉시 하인들을 분부하여 과일과 디저트를 올리라고 했다.서 어르신은 집사를 가리키며 진지한에게 말했다. "이 사람이 바로 우리 집 집사입니다. 예전에 현이 할머니도 집사가 뽑고 집에 들였죠."진지한은 고개를 끄덕였다.서 어르신은 집사에게 말했다. "이 분은 수수 친 오빠야, 유명한 대기업의 대표 진지한 씨."집사: "진 대표님, 안녕하세요! 수수 정말 괜찮은 아이였어요, 그때 우리 모두 수수를 많이 좋아했답니다. 전에 수수가 세상을 떠났다는 소리를 듣고 많이 속상했는데 사실이 아니라니 참 다행이에요! 수수는 정말 철도 들고 씩씩한 아이였어요, 제가 봤던 아이들 중 가장 씩씩한 아이에요. 수수가 잘 지내고 있다니 정말 기쁘네요."진지한: "전에 우리 동생 잘 챙겨줘서 고마웠어요."집사는 손을 흔들며 말했다. "아닙니다, 대표님, 별 말씀을요! 수수는 정말 자존심이 강한 아이였어요. 매번 적극적으로 맡아서 일도 잘하고 정말 괜찮은 아이에요. 우리는 그때부터 수수가 나중에 대학 졸업하고나면 꼭 잘 될 거라는 것을 알고 있었어요."진지한은 집사의 말을 듣고 깊은 감동을 받았다.서 어르신이 집사에게 말했다. "귀한 손님과 할 얘기가 있으니 먼저 내려가."집사는 즉시 물러났다.서 어르신은 진지한을 바라보며 말했다. "사실 현이가 우리 은준이랑 사이가 좋았다는 거 오래 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제가 현이를 은준이 곁에 안배했거든요, 그때 두 아이 나이가 비슷했기도 했고 서로 얘기도 잘 통할 거
현이는 눈시울을 붉히며 말했다. "오빠, 은준 씨 어머니께서 돌아가셨어요. 저 요 며칠 동안 언니 오빠랑 놀러다닐 수 없을 것 같아요."진지한: "괜찮아. 은준이 집에 이런 일이 생겼는데 우리도 놀 기분 아니야. 은준이 어머님 장례식 참석하고 돌아갈게."현이는 고개를 끄덕였다."여긴 장례식을 어떻게 치르지?" 진지한을 물었다.서은준은 현이의 남자친구자 현이 또래기도 하니 현이의 오빠로서 왠지 모르게 서은준을 도와 어머니의 뒷일을 처리해야 할 의무가 있다고 생각했다.현이: "국내랑 비슷해요. 돈 많은 사람들은 거창하게 치르고 보통 사람들은 그냥 간단하게 치르곤 해요. 형편이 어려운 사람들은 장례식은 따로 안 치르고 직접 무덤에 묻기도 하구요."진지한: "좀 거하게 치르려면 어떻게 해야 해?"현이: "오빠, 은준 씨 어머님 장례식 치르는 거 도와줄려고요? 은준 씨 친척들도 별로 없으니까 그렇게 거하게 안 치러도 돼요."진지한: "그래. 그럼 은준이랑 어떻게 할 건지 상의해 봐. 도와줄 수 있으면 도와줄게."현이: "고마워요, 오빠. 근데 안 도와줘도 괜찮을 것 같아요. 장례식 치르는데 돈 많이 들진 않을 거예요. 은준 씨도 저희가 자기 어머님 장례식 도와주겠다고 하면 받지 않을 거예요."진지한: "그래 그럼! 가서 은준이 옆에 있어줘!"현이: "오빠, 그럼 오빠랑 새언니는...""우리 걱정은 안해도 되. 나 너희 새언니랑 밖에 나가서 좀 걸을게, 무슨 일 있으면 나한테 전화하고.""알았어요, 오빠."현이는 다시 병실로 돌아왔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병동을 나섰다.서 어르신은 병원 건물 아래서 기다리고 있었다, 진지한과 배유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바로 미소를 지으며 다가갔다."진 대표님, 저희 아들이 저한테 깊은 오해가 있어 현이까지 절 싫어하나 보네요. 사실 저 예전에 현이한테 정말 잘해줬어요." 서 어르신은 솔직하게 얘기했다. "사실 현이가 아주 오래 전부터 저희 집에서 일했었거든요. 그때는 현이를 키우던 할머니와 같이 우리 집 주방에
전화를 끊은 후 서은준의 눈가에는 눈물이 그렁그렁 맺혀 있었다.현이는 서은준의 곁에 서서 물었다. "은준 씨, 왜 그래요?"서은준: "우리 엄마가 돌아가셨대. 미안하지만 당신 혼자 형님이랑 시간 보내야 될 것 같아! 난 병원으로 가야 될 것 같아."현이: "같이 가요! 어머님 방금까지 멀쩡하셨는데 대체 어떻게 된 거예요?"두 사람은 진지한과 배유정의 존재를 까맣게 잊고 차를 잡으러 길가로 향했다.진지한과 배유정은 두 사람이 급하게 차에 올라타는 모습을 바라보며 조금 당황스러웠다.배유정: "여보, 우리도 병원에 가봐요! 은준 씨 어머님이 돌아가셨나봐요."진지한: "그래."두 사람은 택시 한 대를 세우고 서은준이 탄 차를 쫓았다.병원.빠른 속도로 병원에 도착한 서은준은 함께 서있는 의사 선생님과 서 어르신을 보았다.서 어르신은 아첨하는 말투로 말했다. "은준아, 원래는 너희 엄마 보러 병원에 온 건데 내가 왔을 때 이미 세상을 떠난 뒤였어. 너무 안타깝구나!"서은준: "당신이 오기 전에 사망한 거 확실해요? 저도 오늘 왔었어요, 제가 왔을 땐 분명 아주 멀쩡했다고요!"서 어르신: "물론 다 사실이지! 못 믿겠으면 의사한테 물어봐!""의사한테 물어볼 필요 없어요!" 서은준은 구석에 쪼그리고 앉아 있는 간호인을 바라보며 물었다. "아주머니, 우리 엄마 도대체 어떻게 돌아가신 거예요? 저 사람 오기 전에 돌아가신 거예요, 아니면 오고 나서 돌아가신 거예요?"겁에 질려 있는 간호인들 부들부들 떨며 뭐라고 말해야 할지 몰랐다.서 어르신은 분노에 가득 찬 어조로 간호인을 노려보며 말했다. "우리 아들이 묻고 있잖아요. 말해 보세요! 제가 여기 왔을 때 당신 어디 있는지 그림자도 못 봤는데 혹시 밖에서 놀고 있던 거 아니에요?"간호인은 곧바로 대답했다. "아버님께서 오셨을 때 물 받으러 잠깐 병실에 없었어요. 아버님께서 언제 오셨는지 어머님께서 어떻게 돌아가셨는지 저도 잘 모르겠어요. 정말 미안해요! 이번 달 비용은 받지 않을게요!"간호인은 말
서 어르신은 아무렇지도 않다는 듯 말했다. "그게 지금 무슨 소리야? 당신 나 지금 무시하는 거야? 우리 서씨 집안이 지금 좀 상황이 안 좋긴 해도 T국에서 여전히 명망있는 가족 기업이라고! 은준이가 철이 없다고 당신까지 이렇게 무식해서 어떡하려고 그래? 은준이 뒤에 내가 없었다면 박씨 집안에서 우리 은준이 거들떠 보기나 할 것 같아?"서은준의 어머니: "그 입 다무세요! 박씨 집안에는 당신처럼 속좁은 사람 없어요! 현이 가족들은 우리 은준이를 무시하지 않는다고요! 그니까 괜히 쓸데없이 그분들 귀찮게 하지 마세요! 당신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은 아무도 없으니까 괜한 짓 하지 말라고요!"서 어르신: "정말이야? 박씨 집안에서 정말 은준이를 반대 안 해? 어떻게 반대 안 할 수가 있지? 설마 은준이더러 A국에 가서 데릴사위라도 하라는 건가?"서은준의 어머니: "그러든 말든 당신이랑 아무 상관 없어요! 당신 여태껏 은준이 돌본 적 없잖아요. 이젠 은준이도 독립했으니 당신 도움 더 필요 없어요! 만약에 은준이 여자친구가 현이가 아니었다면, 현이가 박씨 집안 딸이 아니었다면 당신 이렇게 부지런히 저 찾아오지 않았을 거잖아요... 당신이 어떤 마음 품고 있는지 제가 모를 것 같아서 그래요?"서 어르신: "무슨 말도 안되는 소릴 지껄이고 있는 거야? 은준이 18살 때 당신이 내 곁으로 보냈잖아? 당신은 못 키우겠다고 나더러 키우라고 했잖아? 내 도움이 없었다면 은준이 저렇게 유학 다녀올 수 있었을 것 같아? 만약에 유학 떠나지 않았다면 지금처럼 능력있을 것 같아? 지금 저렇게 사업할 수 있는 것도 다 내 덕분이라고!"서은준의 어머니는 화가 치밀어올라 안색이 붉으락푸르락하게 변했다. "은준이더러 대학 등록금 다 갚아주라고 할게요!"서 어르신: "이건 대학 등록금으로 해결될 수 있는 문제가 아니야! 은준이 내 아들이야, 엄연한 내 피가 흐르고 있는 내 아들이라고! 이건 변할 수 없는 사실이야! 은준이가 나중에 잘 지내던 못 지내던, 이 애비 떨쳐낼 생각은 꿈도 꾸지
현이는 일말의 망설임도 없이 고개를 저었다. "저 지금은 안 가요. 저 신경쓰지 말고 당신 할 거 하면 되요."서은준: "여기 있어봤자 너한테 시간낭비일 뿐이야."현이: "저 그동안 진짜 열심히 공부하고 회사생활도 열심히 했다고요, 잠깐 쉬겠다는데 뭐가 어때서요."잠시 후 진지한과 배유정은 호텔로 돌아왔고 네 사람은 곧바로 병원으로 향했다.서은준의 어머니는 현이의 오빠와 새언니가 오는 것을 몰랐기에 그들이 온 것을 보고 어찌해야 할 바를 몰랐다.서은준의 어머니는 몸을 일으켜 앉으려 했으나 더 이상 힘을 줄 수 없었다.현이는 전동으로 서은준 어머니의 병실 침대머리를 올려 주었다. "어머님, 저희 오빠랑 새언니 신혼여행 겸 여기 놀러 왔다 어머님이랑 은준 씨 보러 여기 들른 거예요."서은준의 어머니: "아이고, 여기까지 오시느라 정말 수고 많으셨어요! 현이를 알게 된 건 정말 우리 아들의 행운이에요..."배유정: "어머님, 그렇게 말하지 마세요. 은준 씨도 얼마나 훌륭한데요. 그렇지 않으면 현이도 은준이를 좋아할 리가 없잖아요."서은준의 어머니: "듣기론 현이 집이 엄청난 부자라던데... 혹시 우리 은준이 반대하는 건 아니죠?"배유정: "어머님, 저희도 사람 됨됨이와 인성을 가장 중요하게 생각해요. 은준이랑 현이 일은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 두 아이가 진심으로 사랑하는 거라면 그 누구도 갈라놓을 수 없을 거예요."서은준은 어머니: "네... 정말 고마워요! 유일하게 걱정되고 마음이 놓이지 않는 게 바로 제 아들이에요. 현이네 집에서 우리 아들 너무 얕보지 않았으면 좋겠네요, 우리 아들이 자존심이 강하거든요..."진지한은 뼈가 드러날 정도로 마른 서은준의 어머니를 바라보며 입을 열었다. "어머님, 걱정하지 마세요. 저를 포함한 우리 가족 그 누구도 어머님 아들 무시하는 일 없을 겁니다."현이는 오빠가 이런 말을 할 줄은 생각도 못했다.깊은 감동을 받은 그녀는 자기도 모르게 서은준의 손을 꼭 잡았다.진지한은 병실에서 잠시 머물다 나갔다.현
현이는 긴장감에 밥이 입으로 들어갔는지 코로 들어갔는지 모를 정도로 아무 맛도 느끼지 못했다.서은준과 큰 오빠의 대화는 기본적으로 중요한 얘기들을 다 꺼냈고 생각보다 훨씬 순조로웠다.큰 오빠도 화를 내지 않았고 서은준 역시 화나지 않은 것 같아 보였다.사실상 이미 그녀의 걱정과 기대를 뛰어넘는 결과였다.하지만 현이는 여전히 마음이 무거웠다."은준 씨, 좀이따 저희 남편이랑 병원에 가서 어머님 한 번 찾아뵙고 싶은데 괜찮을까요?" 식사를 마친 후 배유정이 서은준에게 물었다.서은준: "좋아요."현이: "어머님께 미리 말씀 드릴까요?"서은준: "괜찮아. 이따 가서 직접 소개해 드리면 돼."서은준 어머니의 상태는 나날이 악화되고 있었고 휴대폰을 안쓴지 이미 오래 되었다.보통 간호인이 매일매일 서은준에게 어머니의 상태에 대해 보고하곤 하였다.배유정: "사업도 하느라 어머님도 챙기느라 정말 대단한 거 같아요. 보통 사람이었으면 진작에 무너졌을 텐데."서은준: "현이의 예전 생활은 저보다 더 어렵고 힘들었어요. 현이도 무너지지 않고 씩씩하게 잘 버텼는데 저도 잘 이겨낼 겁니다."배유정: "하하! 둘 다 씩씩한 사람이라 좋네요. 지금이든 나중이든 어떠한 곤난도 두 사람을 무너뜨리지 못할 거예요."현이: "언니 정말 너무 좋아요! 언니는 정말 제가 봤던 사람들 중 저희 엄마 제외한 가장 부드러운 사람이에요."배유정은 현이의 칭찬에 얼굴이 빨개졌다.진지한: "너희 언니가 이 말 들으면 서운했을 거야."현이: "언니는 당연히 다르죠! 제 마음속 언니는 부드러운 성격이 아닌 용감하고 씩씩한 슈퍼 히어로같은 존재니까요."배유정: "라엘이 성격에 슈퍼 히어로가 되는 걸 더 좋아할 거예요."현이: "아무튼 언니는 절대 저와 이런 걸로 다투지 않을 거예요."배유정: "당연하지. 다들 배 부르게 먹었어? 다 먹었으면 오빠한테 계산하라고 할게."이 말을 들은 진지한은 자리에서 일어났다.그때 서은준도 일어나며 말했다. "제가 계산할게요."현이는 애원하듯
현이가 말을 마친 후 서은준도 입을 열었다. "우선 열심히 일하고 제가 어느 정도 능력이 될 때 다시 책임지고 싶습니다."진지한은 차갑게 비웃으며 말했다. "사업이 그렇게 쉬울 것 같아? 그럼 사업이 실패하면 어떡하려고? 혹은 계속 미지근하게 아무런 진전도 없으면?"서은준: "형님이 말하신 것처럼 사업에 실패하거나 아무런 성과도 이뤄내지 못한다면 현이 고생시킬 생각은 없습니다."진지한: "자기 분수는 잘 알고있네."현이의 얼굴이 새빨갛게 달아올랐다. "큰 오빠, 은준 씨 사업이 실패하거나 아무 성과를 이뤄내지 못한다고 해도 전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적어도 돈 때문에 은준 씨를 포기하는 일은 없을 거예요."배유정은 다시 한 번 진지한의 손을 잡으며 진지한의 말이 심했다고 일깨워 주었다.다른 사람에게 차갑고 날카롭게 공격적일 순 있어도 현이에게 이렇게 공격적이진 못했다.현이 역시 자신의 말이 다소 부적절하다고 느꼈는지 말투를 누그러뜨리며 말했다. "큰 오빠, 전 그냥 돈이 한 사람을 판단하는 전부가 아니라고 생각하는 것 뿐이에요. 그리고 저희 집 이미 충분히 돈 많잖아요. 아무리 돈 많은 상대를 찾는다고 해도 저희 집보다 돈이 많은 사람은 찾기 어려울 거예요. 어차피 우리 집보다 돈이 많은 게 아니라면 돈이 많은 사람을 찾든 좀 적은 사람을 찾든 다 똑같잖아요."배유정: "현이 말이 맞아요. 가장 중요한 건 사람 됨됨이고 두 사람의 감정이에요. 만약에 상대방이 서은준 씨보다 돈이 더 많지만 현이한테 잘하지 않는다면 그런 남자에게 현이를 억지로 시집 보내는 건 아무 의미 없잖아요."진지한: "우리 집 조건만 봐도 현이한테 잘해주지 않을 남자는 없어."배유정은 할 말을 잃었다.진지한이 말한 것 역시 사실이였기 때문이다.현이가 누구에게 시집을 가든 함부로 현이를 건들지 못 할 것이다.이것이 바로 친정이 재력가인 힘이었다.현이는 자신의 생각을 솔직하게 얘기했다. "다른 사람들이 제게 잘해주는 이유가 저희 집안 때문이라면 서은준 씨는 달라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