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세연은 ‘대근육’이라는 세 글자를 보자마자, 그녀를 여자로 상상하기 어려웠다.그는 이번 대화 내용을 스크린샷해 진아연에게 보내어, 진아연에게 두 사람의 대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그가 보낸 스크린샷을 보자, 진아연은 김세연이 왜 그렇게까지 곤혹스러워했는지 이제야 이해되었다.진아연: 어쩌면 여자가 맞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몰라요.김세연: 여자도 대근육이 있어요?진아연: 그럼요! 인터넷에 검색해 봐요. 1년 내내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근육이 있어요.김세연: 알았어요! 저더러 만나자고 하는데, 아연 씨 생각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진아연: 세연 씨한테 달렸죠. 하지만 만나지 않으면,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곤란하긴 하겠죠?김세연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아무래도 이 미형이라는 사람과 한 번은 만나야 할 것 같았다.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그의 일상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세연: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이미가 자기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잠시 후 그에게 대답했다: "내일모레 오후 어때요?" [초롱초롱]김세연: 좋아요. 위치는 이미 씨가 정한 다음에 저한테 알려주세요.미형: [OK]다음날.강도평이 자기 집의 거실에서 조명주 연구팀의 팀원들과 만났다.연구팀 중 모두 6명이 자리했는데, 이 6명은 조명주를 제외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었다.무설희가 강도평에게 자기 동료들을 한 사람씩 소개하고는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부르지 않았어요. 그럼, 강도평 씨도 돈을 절약할 수 있으실 테고요.""하하하! 설희 씨, 이제 보니 머리만 똑똑하신 게 아니라, 일도 잘하시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주시다니,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여기 계신 분들께 모두 절대 섭섭지 않게 보상하겠습니다. 그땐 여러분이 제 공신일 테니까요!" 강도평이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려는 듯,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본 다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약 여러분들이 조명주의 연구를
A국.하룻밤 휴식을 취한 박시준은, 다음 날 아침 일찍 먼저 지성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다음, 라엘이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주었다.초등학교에 도착하자, 박시준은 이하늘과 마주쳤다.이하늘이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준이 귀국했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박시준은 몸이 약하니, 집에서 쉬고만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의외로 그의 모습은 보통 사람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박 대표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안색을 보니 많이 좋아지신 것 같네요." 이하늘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박시준이 말머리를 돌렸다. "듣자 하니,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사촌 언니가 Y국에서 꾸민 일을 기성 씨에게 알렸다죠. 지금까지 직접 감사 인사도 드리지 못했네요.""박 대표님, 그러지 마세요. 박 대표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피해자였어도 말했을 거예요.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라, 제 양심에 의해 선택한 일이에요. 그러니 박 대표님과 진 아가씨는 제게 감사 인사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진 아가씨가 이미 카카오톡으로 제게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셨어요." 이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지금 강민이 귀국했으니, 평소에 외출할 때 조심하세요. 만약 강민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면, 언제든 기성 씨에게 알리시고요. 절대 혼자서 강민을 만나면 안 됩니다." 박시준이 주의를 주었다.이하늘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박 대표님, 전 언니의 연락처를 지운 지 오랜걸요. 언니가 제게 전화한다해도, 전 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릴 거예요. 다시는 언니와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을 거예요.""그래요. 그럼, 가서 일 보세요! 아연이가 돌아오면 저희가 식사 한 번 대접할게요."박시준의 말이 끝나자, 이하늘이 라엘이를 데리고 교실로 갔다.박시준은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본 다음에야 기성과 학교를 떠났다."기성아, 이하늘 씨와의 관계는 어디까지 발전했어?" 차에 오른 다음, 박시준이 물었다.그의
"하지만 전 당신이 진아연 씨와 잘 어울린다고 생각해요. 이혼했지만 한 번도 두 사람이 정말 이혼했다는 생각이 들지 않아요.” 최기성은 연애 경험이 별로 없지만 박시준과 진아연이 함께 있을 때 두 사람의 마음속에 서로가 있음을 알 수 있었다.두 사람이 서로에 대한 감정은 쉽게 알아볼 수 있었다."나랑 진아연 같은 정황은 드물어. 대부분 사람은 이혼 후에 연락하지 않지.” 박시준이 그에게 귀띔했다. “이번에 여행을 가면서 그녀가 아내로서 적합한지 잘 살펴봐.”"알았어요, 대표님, 잘 살펴볼게요.”"너무 긴장할 필요 없어. 느낌에 맡기면 돼.” 박시준이 계속 말했다."알았어요."얼마 지나지 않아 차가 ST그룹에 도착했다.차가 건물 앞에 멈춘 후 박시준은 문을 열고 차에서 내렸다.겨우 몇 달 동안 돌아오지 않았는데 몇 년이 흐른 느낌이었다.익숙하면서도 낯선 느낌에 그는 편안하면서도 마음이 무거워졌다.회사에 들어서자 임원들이 그의 사무실로 찾아왔다."대표님, 돌아오셨군요. 대표님이 안 계시는 동안 너무 그리웠어요.”"대표님이 돌아가셨다는 소문이 있었지만 우린 안 믿었어요. 대표님은 꼭 돌아오리라 생각했는데 이렇게 정말 돌아오셨네요.”"대표님, 건강은 괜찮으세요? 안색이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훨씬 좋아 보이네요.”그들은 모두 박시준이랑 친했기에 솔직하게 말했다."지금은건강 상태가 괜찮아요. 지난 몇 달 동안 다들 수고했어요. 오늘부터 정상적인 업무를 재개할 거예요. 회사에 없더라도 온라인으로 일할 거예요.” 박시준이 사람들을 향해 말했다. “앞으로 제가 연락이 안 되면 진아연 씨와 연락하면 돼요. 다들 진아연 씨 연락처가 있죠?”성빈을 제외한 다른 사람들이 고개를 저었다."성빈에게 물어봐도 돼요.”"그럼 조금 있다가 진아연 씨를 추가하죠.” 임원 한 명이 입을 열었다. “전 진아연 씨 번호를 갖고 있지만 감히 연락해 본 적이 없어요.”"저도 진아연 씨 번호를 갖고 있지만 연락해 본 적이 없어요.”사람들은 거의 동시에 카카오톡을 켜고
"우리가 처음 만났을 때 의논했던 문제가 이거예요. 조명주의 기사회생 술이 진짜 존재하느냐 하는 거죠.” 피트연은 흥분했다. ”조명주가 마치 의학상을 받고 아주 대단한 일을 해낸 것 같았지만 사실 이 기술이 임상 시험에 성공한 예가 딱 한 번이에요. 그 예가 바로 박시준이죠.”진아연은 그가 무슨 말을 하는지 이해했다."진아연 씨, 정말 우연이라고 생각해요? 예전에 마치 의학상을 받은 사람들은 연구·개발한 약물이나 기술은 많은 임상시험을 거쳐야 했고 성공률 또한 아주 높아야만 이 사회에 공헌이 크다고 인정받을 수 있고 마치 의학상을 받을 수 있어요. 하지만 조명주는 성공 사례가 딱 한 번인데 그 상을 받았으니 이 모든 것이 장난이라는 생각이 들지 않겠어요?”진아연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그녀는 말문이 막혔다. 그녀는 그린스 교수를 통해 조명주의 이 상이 미리 정해진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마치 의학상은 의학계에서 가장 큰 상인데 너무 성급하게 조명주에게 수여했어요. 모든 사람을 바보로 안 거예요? 조명주의 의술이 뛰어난 거라면 계속 증명하면 되는데 왜 성공 사례가 딱 한 번일까요? 박시준 씨가 기사회생한 후로 조명주는 팀을 해산했으니 더 이상하지 않아요?”피트연이 던진 질문에 진아연도 의심이 들기 시작했다."이 모든 건 조명주가 박시준을 부활시키고 나서 마치 의학상 심사위원회에 연락했다는 걸 말해줘요. 자신이 상을 받을 거라는 사실을 확인하고 나서 앞으로의 계획을 따로 세우지 않았어요.” 진아연은 자신이 이해한 대로 말했다. “그녀의 행동이 이상하긴 해요.”기사회생 술 따위가 없을 거니깐요. 박시준이 지금 살아있는 건 그녀가 박시준의 머릿속에 장치를 넣었기 때문이 아니에요. 진아연 씨, 내기할래요? 진아연 씨가 원하는 걸 모두 걸 게요. 박시준은 그 장치가 전혀 필요 없어요. 우리 그 사람 머릿속에서 그 장치를 꺼내요. 꺼내고 나도 아무런 문제가 없을 거예요...”"피트연, 당신의 의심에 대해 저도 생각했었어요. 저도 박시준이 죽은 적이
진아연: 그래요? 오늘 회사에 나갔어요?임원: 네! [미소 이모티콘]진아연은 임원이 문자를 보낼 때마다 뒤에 이모티콘을 보내는 것을 보고 얼굴이 빨갛게 변했다.진아연: 알았어요. [미소 이모티콘]임원: 그럼 쉬세요 [미소 이모티콘]진아연: 네네 [미소 이모티콘]이 임원과 대화를 나누고 나니 또 여러 임원이 문안 문자를 보내왔다.진아연은 심호흡하고 나서 박시준의 이름을 클릭했다: 왜 그렇게 급하게 출근한 거예요? [미소 이모티콘]박시준은 그녀가 보낸 미소 이모티콘을 보고 등 뒤에서 찬 바람이 부는 것 같았다.그는 곧 답장을 보냈다: 그냥 회사에 와봤어.진아연: 그래요, 출근하지 말라는 말은 아닌데 너무 무리하진 말아요. B국에 가는 티켓은 샀어요?박시준: 아니, 애랑 며칠 더 있다가 주말 지나면 그때 가려고.진아연: 그래요, 그럼.박시준: 아직 안 잤어? 매일 늦게까지 안 자면 건강에 안 좋아.진아연: 지금 자려고요.진아연: 참, 세연 씨가 B국에 있어요. 휴가가 좀 길다고 B국에 한동안 있을 거래요.문자를 발송한 그녀는 박시준의 반응을 기다렸다.예전의 박시준이라면 이런 문자를 확인하고 곧바로 그녀의 옆에 돌아왔다.그녀는 한참을 기다렸지만 그의 답장을 받지 못했다.그녀는 한숨을 내쉬고 나서 계속 그에게 문자를 보냈다: 선보러 오는 거래요. 시준 씨는 적어도 다음 주 화요일까지는 돌아오세요.박시준: 알았어.그의 대답을 듣고 난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그녀는 일부러 그를 세게 밀어붙일 생각은 없었다.그가 자신의 건강에 문제없다고 생각해서 조금 늦게 출발한다는 그 말도 이해할 수 있었다.강도평이 조명주의 팀을 다시 끌어모으지만 않았어도 진아연은 이렇게 불안하지 않았을 것이다.강도평은 지금 그들을 귀찮게 하지 않는데 이것은 팀이 아직 조명주의 연구 성과를 다 알지 못한다는 것을 말해준다.하지만 팀의 원년 멤버들은 언제든 다시 연구를 시작할 수 있다.강도평이 박시준에게 손을 쓸까 걱정된 그녀는 박시준이 빨리 자신의
다음날 아침.이 씨 저택.이미는 식탁 위의 푸짐한 아침밥을 바라보며 궁금한 듯 엄마에게 물었다. “엄마, 오늘 무슨 날이에요? 설에도 아침밥이 이 정도로 푸짐하진 않았잖아요.”이미의 어머니가 웃으며 대답했다. “아빠가 강도평을 위해 일해주기로 했어. 어제 계약서에 사인까지 했는걸. 오늘 아침 강도평 쪽에서 아빠의 월급을 보내왔어.”이미는 놀란 표정으로 아버지를 바라보았다.이렇게 큰일을 부모님은 미리 자신에게 말해주지 않았다."이미야, 아빠가 얼마를 받았는지 알아? 넌 상상도 못 할 거야. 예전에 조명주한테서 받았던 것보다 열 배는 더 많아.” 어머니가 만족스러운 표정으로 웃으며 말했다. “좀 있다 집 보러 가려고 부동산에 연락했어. 우리 곧 큰 집으로 이사 할 수 있을 거야.”"아빠, 왜 강도평을 위해 일해요? 강도평은 변태예요. 지난번 스캔들이 터졌을 때 아빠도 강도평 욕을 했잖아요. 잊었어요? 이미는 아빠가 건드려서는 안 되는 사람을 건드려 위험해질까 강도평을 위해 일하는 걸 반대했다."이미야, 내가 아빠한테 하라고 했어. 누구 돈을 벌든 마찬가지 아니야? 아빠 혼자만 강도평을 위해 일하는 게 아니야. 아빠 예전의 동료들이 모두 강도평이랑 계약했어...” 이미의 어머니는 목소리를 살짝 높여 딸의 질문에 대답했다."엄마, 남들이 뭘 하든 그게 우리랑 무슨 상관이에요? 아빠가 강도평이 원하는 걸 해내지 못하면 어떤 결과가 있을지 생각해 보셨어요? 만약 아빠랑 팀원들이 기사회생 술을 연구·개발해 내지 못한다면 어떤 결과를 맞이할지 생각해 봤어요? 아빠와 동료들이 기사회생 술을 연구·개발할 수 있다면 강도평을 위해 일할 필요 있어요? 세계 최고 부자를 찾아가 투자를 받는 게 낫지 않겠어요?”이미의 말에 이종용은 식은땀이 흘렀다."이미야, 네 말이 맞아. 하지만 아빤 이미 강도평과 계약을 했고 돈도 받았으니 되돌릴 수 없어. 그의 요구를 만족할 수 없으면 돈을 돌려주면 된다고 했어.” "그렇다면 카드를 저한테 줘요. 돈을 일 원 한 푼도 쓰면
"아빠, 걱정하지 마세요! 저 아무 일 없을 거예요.” 말을 마친 이미가 집을 나섰다.이미의 어머니는 닫힌 문을 바라보며 중얼거렸다. “딸이 크면 집에 가둘 수 없다더니, 상대방은 그저 인터넷 비제이라면서요? 이미는 의과 대학의 인재인데 저렇게 자신의 가치를 모르니. 여보, 당신 창피하다는 생각이 안 들어요?”"여보, 지금은 비제이도 공식적인 일이야. 비제이가 되려면 얼마나 힘든지 모르지? 잘생겨야 할 뿐만 아니라 말도 잘해야 해...”"됐어요. 나한테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어차피 난 반대예요.”"지지하지 않아도 좋지만 반대하지는 마. 적어도 지금은 반대하지 마. 당신이 반대할수록 더 막 나가려 하면 어떻게 해?”이미의 어머니가 눈살을 찌푸리고 말했다. “그럴 수도 있겠네요. 그럼 내 의견은 잠시 보류해야겠어요.”…오늘은 김세연과 이미가 만나기로 약속한 날이다.김세연은 비서에게 ‘미형’ 이라는 사람이 남자인지 여자인지 확인하도록 했다.한편 이미는 친동생 이순에게 약속 장소로 오라고 했다.이미가 동생을 부른 이유는 그녀의 프로필 사진이 동생의 피트니스 사진이었기 때문이다.커피숍에서 만난 아비와 이순은 동시에 눈이 휘둥그레졌고 입을 떡 벌린 채 멍해졌다.두 사람은 약속이나 한 듯 휴대폰을 열고 누나와 대표님이 확인하라고 보내온 사진을 각자 확인했다."젠장, 사진이 너무 한 거 아니에요?” 이순이 김세연의 사진을 높이 들고 아비의 얼굴에 갖다 대고 유심히 바라보았다.아무리 뜯어봐도 아비의 얼굴과 사진 속 훈남이 같은 사람으로 보이진 않았다."내 사진이 너무 한 거면 당신은 아예 사기예요. 당신 여자라면서요? 왜 울대가 있어요? 뭐 하자는 거예요?” 아비는 휴대폰 속 이미의 사진을 힐끗 보았다. 앞에 있는 이 남자가 사진 속 여자와 비슷하게 생기긴 했지만 체격이나 성별이 너무 달랐다."당신이야말로 사기 친 거죠. 이모할머니가 아주 잘생겼다고 하던데 겨우 이 정도에요? 잘생긴 것과 거리가 먼 건 둘째 치고 화나게 생겼어요.”"말투가 왜
세 시간 후.아비가 대표님 김세연 옆으로 돌아갔다."대표님, 참 안타깝네요. 그 사람은 남자예요, 울대까지 있는 남자라고요." 아비가 안타까운 표정으로 말했다."남자인데 왜 그렇게 오래 있었어?" 김세연이 시간을 확인하며 말했다. "두 사람 설마 식사하고 온천까지 갔다 온 거 아니야?"아비가 고개를 저었다. "아니요. 하지만 가까이에서 근육이 있는 걸 확인하긴 했어요. 식사를 다 하고 나니 땀이 너무 많이 흘러 겉옷을 벗었는데 그때 분명히 봤어요...""그래서? 두 사람이 밖에서 뭘 했는데?" 김세연은 이해할 수 없었다.한편.이순은 자신의 휴대폰 화면을 누나에게 건넸다."같이 게임을 했는데 다 이겼어. 생긴 건 별로였고 몸매도 조금 뚱뚱하긴 했지만 성격이 좋아. 게임을 하면서 상대방이 잘하지 못해도 욕을 별로 하지 않더라고. 그러니 인품은 괜찮다는 생각이 들어." 이순이 아비에 대한 평가가 괜찮은 것 같았다.이미는 그의 팔을 거두고 말했다. "그래서 두 사람 헤어질 때 설마 다음번에 또 같이 게임을 하자고 약속한 거 아니겠지?""맞아! 내 레벨을 높여준다고 했어." 이순은 강아지 눈망울로 누나를 바라보았다. "누나, 일단 너무 단호하게 거절하지 마. 누나랑 애인 사이가 못돼도 친구처럼 지낼 수 있잖아. 그 사람을 친구라 생각하면 생긴 건 무시할 수 있어. 오늘 점심도 그 사람이 산 거야. 한 상 가득 주문했는데 나 배부르게 잘 먹었어."이미는 어이없었다.동생이 이렇게 쉽게 유혹에 넘어갈 줄 몰랐다."몸매 유지한다고 하지 않았어? 그렇게 많이 먹으면 몸이 망가질 걸 걱정 안해?""가끔 한번은 괜찮아." 이순이 팔을 누나의 어깨에 올려놓고 말을 이었다. "누나. 난 그 남자가 정말 친구답다고 생각하는데, 다음번에 만날 때 나도 데리고 가면 안돼?""사진으로 사기 쳤다면서? 그리고 뚱뚱하다면서, 난 뚱뚱한 건 못 참아..." 이미는 이 맞선 상대를 다시 만날 생각이 없었다."친구로 지내면 돼.""나랑 게임을 할 것도 아닌데 뭘, 이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