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금 훈이와 이번 일을 논의했네! 난 자네가 나 없이 혼자 재미를 보려는 줄 알았어. 이제 보니 내 속이 좁았어! 이따가 벌주로 석 잔 마시겠네!"…강훈은 아버지가 최 씨 성의 사내와 화기애애하게 술상에 앉는 것을 보고는, 빠르게 머리를 굴렸다.지금 아버지는 정말로 기분이 좋은 것처럼 보인다.방금 그가 도대체 뭘 한 걸까?무슨 일이 있었던 걸까? 그가 수중에 또 다른 패를 쥐게 되기라도 한 걸까?강훈이 재빨리 걸어가 아버지의 곁에 앉았다.저녁 식사 자리에는 듣는 귀가 많아, 그들은 사업 이야기는 일절 꺼내지 않았다.술자리가 끝난 후, 두 사람은 룸으로 들어가 이야기를 나누었다. 강훈은 함께 들어갈 수 없어, 아버지 곁을 지키는 경호원을 찔러보는 수밖에 없었다."방금 아버지와 어디를 다녀왔나? 누구를 만났지?"아버지가 최 씨와 룸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그는 아버지에게 직접 물었을 것이다.이번 일을 강훈에게 말해도 상관없다고 생각한 경호원이 솔직하게 대답했다: "조명주 씨는 이미 돌아가셨지만, 조명주 씨의 연구팀에 나머지 사람들이 있지 않습니까. 대표님께서 오늘 그 연구팀의 나머지 사람들을 찾아내셨습니다."강훈은 순간 머리를 한대 얻어맞은 듯했다.그는 전혀 생각하지 못했던 부분을, 아버지는 이미 헤아리고 있었다.그뿐만 아니라 아버지는 조명주 연구팀의 나머지 사람들까지 순조롭게 찾아내기까지 했다.조명주의 팀원은 지금까지 비밀에 부쳐져, 외부인은 그 팀의 핵심 인물이 누구인지조차 알 수 없었다. 그래서 모든 사람의 초점은 항상 조명주를 향할 수밖에 없었다.강훈은 아버지가 이렇게 절망적이고 어려운 상황에서도 방법을 찾아 낼 줄은 전혀 생각지 못했다.이건 아마 진아연과 박시준 또한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강훈은 순간 희망을 보았다.강씨 가문이 살아날 가능성이 보였다.하지만 아버지의 성격에, 아버지는 이 기술을 이용해 돈을 벌어들이더라도 분명 박시준에게 복수하고 말 것이다.강훈은 또다시 진아연에게 연락해 주절대고 싶은 마음이 굴뚝같았
진아연은 표정이 굳어지고, 가슴이 옥죄여 왔다: "무슨 방법?""알아서 추측해." 강훈이 뜸을 들였다. "진아연, 내가 너에게 강씨 가문에 대해 말해주는 일은 두 번 다시 없을 거야. 입술이 없으면 이가 시리다는 말, 너도 들어 봤겠지.""그래, 너도 결국은 강씨 가문의 차남일 수밖에 없지. 네가 네 아버지 편을 드는 거, 나도 이해해.""어쩐지 그 말은 날 놀리는 것 같은데.""넘겨짚지 마, 강훈아. 난 그럴 생각 없어. 네가 말로는 너희 아버지에게 아무런 감정도 없다고 하지만, 어쨌든 피는 물보다 진하고, 넌 너희 집의 유일한 후계자잖아. 대부분 사람이 너와 같은 선택을 할 거야." 진아연은 차분한 말투로 말하면서도, 속으로는 강도평이 또 어떤 패를 손에 넣은 건지 생각하고 있었다."나도 너와 박시준 씨처럼 내 힘으로 살고 싶어. 하지만 이상만 그득할 뿐, 현실은 영 볼품이 없지. 강씨 가문을 떠나면, 앞으로 어떻게 살아야 할지 모르겠어.""그래. 강훈아, 하지만 넌 너희 아버지와 달라. 나중에 네가 강씨 가문을 물려받으면, 난 네가 너희 아버지처럼 행동하진 않을 거라고 믿어...""우리 아버진 아직 돌아가실 수 없어." 강훈은 그녀의 말이 무슨 뜻인지 알고 있었다.그녀는 강씨 가문이 가진 패가 그녀와 박시준을 해치지 않기를 바라는 것이다.강씨 가문을 통제하는 사람이 그라면, 그는 당연히 그들을 해치지 않겠지만, 지금 강씨 가문의 주인은 강도평이었다."너희 아버지는 조명주의 연구 결과를 어떻게 찾은 거야? 조명주는 너희 아버지를 사랑하지도 않았으니, 그에게 남긴 것도 없었을 텐데." 진아연이 추측하며 말했다."조명주가 남긴 것이 아니야. 네가 놓치고 있는 게 하나 있어. 그 기술은 조명주 혼자 개발한 것이 아니야. 당시 조명주에게는 연구팀이 있었어. 지금 우리 아버지는 그 연구팀의 사람을 찾아내신 거야." 강훈은 그녀에게 털어놓을 생각이 없었지만, 이야기하다 보니 그의 마음이 자연스레 열려버렸다."그랬구나." 진아연은 정말로 그 부분을
강훈의 전화를 끊은 다음, 그녀가 김세연의 전화를 받았다."아연 씨, 지금 B국이에요? 식사는 했어요? 제가 밥 살게요." 이 시각, 김세연은 맨발로 부드러운 양모 카펫을 밟은 채, 커다란 통유리창 앞에 서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막 B국의 집에 도착해, 여유가 생기자마자 그녀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전 벌써 식사했어요. 이번엔 일 때문에 온 거예요, 아니면 쉬러 온 거예요?" 진아연이 물었다."쉬러 왔어요. 게다가 이번엔 2년 동안이나 휴가를 아껴뒀죠. 그래서 적어도 두 달은 쉴 수 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김세연이 즐겁게 웃었다. "사실 전 여기에 오고 싶지 않았어요. 아연 씨가 여기에 있어서 여기로 온 거예요.""그런데 전 요즘 엄청 바빠요." 진아연이 솔직하게 말했다. "시준 씨 소식, 들으셨죠?""네. 저도 들었어요. 제가 잘 아는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그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박시준 씨의 일은 너무 터무니없다고요. 시나리오 작가한테 영화 한 편 만들라고 해도 될 정도래요."진아연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좀 터무니없긴 하죠. 하지만 시준 씨의 머릿속에 특수 장치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그것 때문에 시준 씨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고요.""꺼낼 수는 없는 거예요?" 김세연이 물었다. "저였다면, 이렇게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걸 절대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세연 씨, 시준 씨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사실 시준 씨 생각도 세연 씨와 같아요. 제가 버텨달라고 부탁한 거죠.""그럴 일 없어요. 이제 앞으로 박시준 씨를 싫어할 수도 없게 되었네요. 박시준 씨가 저한테 화를 내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아연 씨가 저를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요.""저도 저지만, 라엘이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나저나 두 사람도 만날 기회가 없겠네요. 시준 씨는 지금 귀국했어요." 진아연이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강훈이 한 말을 떠올리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렸다.
"그렇지만 전 그 사람이 남자일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어요." 김세연이 자신의 느낌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던 그는, 이번 일을 줄곧 혼자서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왜요?" 진아연은 그의 부모님이 그를 속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대화를 나눠보니 느낌이 그래요.""두 사람이 아직 대화 중이면, 다음번에 직접 물어봐요. 중요한 문제인 만큼 확실히 하는 게 좋잖아요." 진아연이 그에게 방법을 제안하는 동시에 물었다. "그 사람은 세연 씨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어요?"김세연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아마 모를 거예요. 부모님께서 주선자에게 저를 그냥 방송인이라고 소개하셨대요.""역시 세연 씨 부모님께선 정말 신중하시네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세연 씨 부모님께 아들은 세연 씨 한 사람뿐이니, 절대 두 분께서 세연 씨에게 남자를 소개해 주실 리 없어요.""저희 부모님은 어쩔 땐 아주 이성적이시지만, 어쩔 땐 굉장히 황당한 구석이 있으세요. 부모님께서 제게 그 사람을 어떻게 소개하셨는지 알아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진세연이 몸을 돌려 그의 옆에 있던 작은 카운터 테이블에서 물컵을 집어 들어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저희 부모님께선 제가 아연 씨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연 씨가 의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지금 소개해 주시려는 분도 의대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무려 의사 집안이래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의대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선 저와 그 여자분이 천생연분이라 생각하신 거죠."진아연: "...""지금 두 분은 발 등에 불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무조건 이번 휴가 동안 그 사람과 만나보라고 하시고 계세요.""그 여자분은 몇 살이래요?""21살인 것 같아요. 대학교 3학년이래요.""세연 씨, 세연 씨 부모님께서 이렇게까지 그 여자분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그 여자분이 세연 씨와 만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면, 한 번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 여자는 햇살 아래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반듯한 이목구비와 서글서글한 미소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었다.사진을 보자, 진아연도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뒤이어, 김세연이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내왔다.그녀의 프로필 사진은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가 체육관에서 찍은 사진이었다.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두자, 시각적인 임팩트가 굉장했다.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김세연이 회의감이 든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였어도 회의감이 들 것 같았다.…오후 3시 30분. 대화를 마친 강도평과 최수철이 룸에서 나왔다.강훈이 곧바로 그들에게 다가가 아버지의 팔을 잡고 부축했다."훈아, 내가 그때 네게 한 말은 마음에 두지 말거라! 난 그저 네가 어디에도 마음 두지 못해, 너희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까 걱정되었을 뿐이야." 최수철은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그래서 강훈에게 아주 따뜻하고 친절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수철 삼촌, 마음에 담지 않았어요." 강훈이 대답했다. "카드 치러 가세요? 아니면 가서 쉬실 거예요? 제가 모셔다드릴까요?""괜찮다. 난 신경 쓰지 말고, 너희 아버지를 모셔다드리렴. 난 알아서 함께 놀아줄 사람을 찾으마." 최수철이 웃으며 대답하고는, 강도평에게 신호를 보낸 다음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강훈이 아버지를 쉴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여기는 너무 시끄럽구나. 집으로 가자." 강도평이 강훈에게 말했다. "수철이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할 테지. 돌아가면서 얘기해 주마.""네."호텔에서 나온 두 부자는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도평이 아들에게 자신의 돈벌이 계획을 말해주었다."앞으로 난 2조 6천억은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거야." 강도평은 이미 최수철을 판에 끌어들였다.최수철은 가진 돈이 많았다.우선 최수철의 돈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다음, ‘기사회생술’이라는 개념을 이용하면 많은 돈
"훈아, 때론 한 가지 개념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단다. 난 그 사람들이 조명주의 기술을 똑같이 개발해 내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들은 비슷한 껍데기 정도만 개발해 낼 수 있으면 된다. 그 정도만 되어도 우리가 돈을 긁어모으기 충분해." 강도평이 또다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 팀의 사람과 이야기 나눠보니 어떠셨어요? 그들이 아버지께 뭐라고 하던가요?" 강훈은 심장이 꽉 조여왔다.그 팀의 사람들이 조명주의 기술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면, 강도평은 분명 그것을 빌미로 진아연과 박시준을 협박할 것이다.그 팀의 사람들이 그 기술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강도평도 그들을 협박할 방법이 없어진다."오늘은 한 명밖에 오지 않았어. 그 사람과 간단한 이야기 정도밖에 나눌 수 없었지." 강도평이 의자에 등을 기대고 살짝 눈을 감았다. "그 사람 말로는, 당시 조명주가 한 사람마다 한 부분만 담당하게 했다는구나. 그래서 다른 팀원들도 찾아내야 희망이 있을 거라고 했어.""역시 조명주 씨는 핵심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을 줄 알았어요." 강훈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적어도 지금은 아버지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강훈은 강씨 가문이 망하는 것도, 아버지가 박시준, 진아연과 적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어느 쪽이 우세하건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강훈아, 너 설마 이 일을 진아연에게 말하는 건 아니겠지?" 강도평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방금 한 말 중에 하나라도 흘리는 게 있다면 내가 바로 널 죽여버릴 거야. 알겠어?!"강훈이 놀라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져서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전 이미 진아연과 갈라섰어요. 그들이 우리 집에서 2조 6천억을 가로챈 순간, 전 바로 알아차렸어요. 저와 진아연은 가는 길이 다르다는 걸요.""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강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자격을
만약 그가 강민이였다면, 절망적인 기분에 사라져 버리고 싶을 것 같았다."그 아이가 잘 지내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난 기필코 그 아이를 붙잡아 올 거야!" 강도평의 눈빛에 살기가 비쳤다. "난 바보 취급당하는 게 제일 싫다! 그런데 강민이는 박시준이 두려워, 박시준이 날 처리하도록 도왔지. 내가 자기의 친아버지라는 이유로, 나는 자기를 헤치지 않을 줄 알았을 거야! 하하!"아버지의 말을 듣자, 강훈은 알아차렸다. 강민은 아버지의 손에 붙잡히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는 걸.저녁.이씨 가문.이종용이 휴대폰을 들고 거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조명주 연구팀의 일원이다.조명주의 연구가 끝난 후, 연구팀의 모든 팀원은 높은 보수를 받았고, 그 뒤로 팀은 해산되었다.팀의 합류하던 당시 특수한 계약서를 작성한 탓에, 팀이 해산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팀원 중 누구도 그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오늘 조명주의 장례식에 참석한 팀원은 무설희였다.그리고 지금 이종용에게 전화를 한 사람도 바로 무설희였다.무설희가 오늘 강도평이 그에게 약속한 사항을 이종용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이종용을 강도평의 팀에 끌어들이고 싶었다.통화를 마친 후, 이종용이 옆에서 몰래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 설희가 강도평을 만나고 왔대. 우리가 조명주의 연구 성과를 재현해 내는 걸 조건으로, 강도평이 우리에게 이전의 10배가 넘는 보수를 제시했다고 해. 게다가 우리에게 회사 지분까지 넘기겠다고 했다는군." "강도평이 원래 이렇게 통이 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많은 보수를 제시했는데, 뭘 망설이고 있어요? 하겠다고 해요!" 이종용의 아내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를 부추겼다.이종용이 고개를 저었다: "강도평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의 돈을 받고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분명 그 돈을 우리에게 순순히 내어줄 리 없어.""당신 혼자 나서는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에요?""당신은 몰라... 조명주의 그 기술은, 우리 팀원들의 힘을 모
김세연의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왔다.미형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였다.막 샤워를 끝낸 김세연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닦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는 한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미형'라는 두 글자를 보자마자 그가 입술을 삐죽였다.소개팅 상대로 형을 만나는 사람이 그 말고도 또 있을까?그가 화면 위의 손가락을 움직여 대답했다: 아닙니다.미형: 뭐가 아니라는 거죠? B국에 오지 않으셨다는 말씀인가요?세연: 제가 B국에 온 건 맞지만, 당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닙니다.미형: 아, 그러면 왜 오신 거예요? 일 때문에? 아니면 여행? 보통 어디서 방송하세요? 계정 이름이 뭐예요? 보러 갈래요. [하트]세연은 그녀가 보낸 [하트] 이모티콘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느끼한 변태남의 모습이 떠올랐다.김세연은 깊게 심호흡한 다음, 뒤돌아 물컵을 찾아 물 한 모금과 함께 충격을 삼켰다. 그는 낮에 진아연이 한 격려의 말이 떠올라,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은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저희 부모님께선 당신이 여자라고 말씀하셨지만, 어쩐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그에게서 온 메시지를 본 이미는,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다.이모할머니께서 소개해 주신 상대는 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이모할머니께서 이 세연이라는 남자의 어머니가 굉장한 미인인데, 남자의 사진을 보니 역시 엄청난 미남이었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이렇게 멋진 남자는 반드시 그녀에게 소개해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직업이 변변치 않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미가 일을 시작하면 이미는 바깥 생활을 하고, 남자는 집안 살림을 하면 될 일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셨다.이모할머니의 말씀에 이미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아직 이 세연이라는 남자를 본 적도 없는데, 이모할머니께선 이미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까지 생각하고 계셨다.아니다, 그녀는 세연의 사진을 보았다.이모할머니께서 세연의 어머니에게 부탁한 사진이었다.포토샵을 많이 한 세연의 사진을 보자, 그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