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훈의 전화를 끊은 다음, 그녀가 김세연의 전화를 받았다."아연 씨, 지금 B국이에요? 식사는 했어요? 제가 밥 살게요." 이 시각, 김세연은 맨발로 부드러운 양모 카펫을 밟은 채, 커다란 통유리창 앞에 서서 그녀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막 B국의 집에 도착해, 여유가 생기자마자 그녀가 생각나 전화를 걸었다."전 벌써 식사했어요. 이번엔 일 때문에 온 거예요, 아니면 쉬러 온 거예요?" 진아연이 물었다."쉬러 왔어요. 게다가 이번엔 2년 동안이나 휴가를 아껴뒀죠. 그래서 적어도 두 달은 쉴 수 있어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김세연이 즐겁게 웃었다. "사실 전 여기에 오고 싶지 않았어요. 아연 씨가 여기에 있어서 여기로 온 거예요.""그런데 전 요즘 엄청 바빠요." 진아연이 솔직하게 말했다. "시준 씨 소식, 들으셨죠?""네. 저도 들었어요. 제가 잘 아는 의사에게 물어봤는데, 그분이 저한테 그러더군요. 박시준 씨의 일은 너무 터무니없다고요. 시나리오 작가한테 영화 한 편 만들라고 해도 될 정도래요."진아연은 터져 나오는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좀 터무니없긴 하죠. 하지만 시준 씨의 머릿속에 특수 장치가 있는 건 사실이에요. 게다가 그것 때문에 시준 씨가 굉장히 힘들어하고 있고요.""꺼낼 수는 없는 거예요?" 김세연이 물었다. "저였다면, 이렇게 누군가에게 조종당하는 걸 절대 견디지 못할 것 같아요.""세연 씨, 시준 씨 앞에서 그런 말 하지 말아요. 사실 시준 씨 생각도 세연 씨와 같아요. 제가 버텨달라고 부탁한 거죠.""그럴 일 없어요. 이제 앞으로 박시준 씨를 싫어할 수도 없게 되었네요. 박시준 씨가 저한테 화를 내다가 문제라도 생기면, 아연 씨가 저를 용서하지 않을 테니까요.""저도 저지만, 라엘이도 용서하지 않을 거예요. 그나저나 두 사람도 만날 기회가 없겠네요. 시준 씨는 지금 귀국했어요." 진아연이 창밖의 햇살을 바라보았다. 햇살이 눈부시게 빛나고 있었다. 하지만 강훈이 한 말을 떠올리자, 그녀는 무의식적으로 눈썹을 찌푸렸다.
"그렇지만 전 그 사람이 남자일 것 같다는 강한 예감이 들어요." 김세연이 자신의 느낌을 그녀에게 털어놓았다.마음을 터놓을 친구가 없던 그는, 이번 일을 줄곧 혼자서 마음속에 담아두고 있었다."왜요?" 진아연은 그의 부모님이 그를 속일 리 없다고 생각했다."대화를 나눠보니 느낌이 그래요.""두 사람이 아직 대화 중이면, 다음번에 직접 물어봐요. 중요한 문제인 만큼 확실히 하는 게 좋잖아요." 진아연이 그에게 방법을 제안하는 동시에 물었다. "그 사람은 세연 씨의 진짜 정체를 알고 있어요?"김세연이 잠시 머뭇거리더니 대답했다: "아마 모를 거예요. 부모님께서 주선자에게 저를 그냥 방송인이라고 소개하셨대요.""역시 세연 씨 부모님께선 정말 신중하시네요!" 진아연이 웃으며 말했다. "세연 씨 부모님께 아들은 세연 씨 한 사람뿐이니, 절대 두 분께서 세연 씨에게 남자를 소개해 주실 리 없어요.""저희 부모님은 어쩔 땐 아주 이성적이시지만, 어쩔 땐 굉장히 황당한 구석이 있으세요. 부모님께서 제게 그 사람을 어떻게 소개하셨는지 알아요?" 여기까지 말하고는, 진세연이 몸을 돌려 그의 옆에 있던 작은 카운터 테이블에서 물컵을 집어 들어 물 한 모금을 마셨다. "저희 부모님께선 제가 아연 씨를 좋아하는 이유가, 아연 씨가 의사이기 때문이라고 생각하세요. 그래서 지금 소개해 주시려는 분도 의대생이라고 하시더라고요. 무려 의사 집안이래요. 할아버지, 할머니, 아버지, 그리고 어머니까지 모두 의대 출신이라고 들었어요. 그래서 부모님께선 저와 그 여자분이 천생연분이라 생각하신 거죠."진아연: "...""지금 두 분은 발 등에 불이라도 떨어진 것처럼, 무조건 이번 휴가 동안 그 사람과 만나보라고 하시고 계세요.""그 여자분은 몇 살이래요?""21살인 것 같아요. 대학교 3학년이래요.""세연 씨, 세연 씨 부모님께서 이렇게까지 그 여자분을 마음에 들어 하시는데, 그 여자분이 세연 씨와 만나는 걸 꺼리지 않는다면, 한 번 만나서 대화를 나눠보는 것도 괜찮지 않겠어요
그 여자는 햇살 아래에 서서 환한 미소를 짓고 있었다. 그녀는 선글라스를 쓰고 있었는데, 반듯한 이목구비와 서글서글한 미소가 사람들에게 호감을 주는 인상이었다.사진을 보자, 진아연도 그녀가 마음에 들었다.뒤이어, 김세연이 그녀의 카카오톡 프로필 사진을 보내왔다.그녀의 프로필 사진은 근육질의 건장한 남자가 체육관에서 찍은 사진이었다.두 장의 사진을 나란히 두자, 시각적인 임팩트가 굉장했다.진아연은 웃음을 참을 수 없었다. 김세연이 회의감이 든다고 한 이유가 있었다. 그녀였어도 회의감이 들 것 같았다.…오후 3시 30분. 대화를 마친 강도평과 최수철이 룸에서 나왔다.강훈이 곧바로 그들에게 다가가 아버지의 팔을 잡고 부축했다."훈아, 내가 그때 네게 한 말은 마음에 두지 말거라! 난 그저 네가 어디에도 마음 두지 못해, 너희 아버지에게 도움이 되지 못할까 걱정되었을 뿐이야." 최수철은 기분이 아주 좋아 보였다. 그래서 강훈에게 아주 따뜻하고 친절하게 말했다."괜찮아요, 수철 삼촌, 마음에 담지 않았어요." 강훈이 대답했다. "카드 치러 가세요? 아니면 가서 쉬실 거예요? 제가 모셔다드릴까요?""괜찮다. 난 신경 쓰지 말고, 너희 아버지를 모셔다드리렴. 난 알아서 함께 놀아줄 사람을 찾으마." 최수철이 웃으며 대답하고는, 강도평에게 신호를 보낸 다음 성큼성큼 걸어 자리를 떠났다.강훈이 아버지를 쉴 수 있는 곳으로 안내했다."여기는 너무 시끄럽구나. 집으로 가자." 강도평이 강훈에게 말했다. "수철이와 무슨 얘기를 나눴는지 궁금할 테지. 돌아가면서 얘기해 주마.""네."호텔에서 나온 두 부자는 차를 타고 자리를 떠났다.집으로 돌아가는 길, 강도평이 아들에게 자신의 돈벌이 계획을 말해주었다."앞으로 난 2조 6천억은 말할 것도 없고, 그보다 훨씬 많은 돈을 벌어들일 수 있을 거야." 강도평은 이미 최수철을 판에 끌어들였다.최수철은 가진 돈이 많았다.우선 최수철의 돈으로 프로젝트를 시작한 다음, ‘기사회생술’이라는 개념을 이용하면 많은 돈
"훈아, 때론 한 가지 개념만으로도 많은 돈을 벌 수 있단다. 난 그 사람들이 조명주의 기술을 똑같이 개발해 내길 바라는 게 아니야. 그들은 비슷한 껍데기 정도만 개발해 낼 수 있으면 된다. 그 정도만 되어도 우리가 돈을 긁어모으기 충분해." 강도평이 또다시 의기양양한 미소를 지었다."그 팀의 사람과 이야기 나눠보니 어떠셨어요? 그들이 아버지께 뭐라고 하던가요?" 강훈은 심장이 꽉 조여왔다.그 팀의 사람들이 조명주의 기술을 완전히 파악하고 있다면, 강도평은 분명 그것을 빌미로 진아연과 박시준을 협박할 것이다.그 팀의 사람들이 그 기술을 완전히 파악하지 못하고 있다면, 강도평도 그들을 협박할 방법이 없어진다."오늘은 한 명밖에 오지 않았어. 그 사람과 간단한 이야기 정도밖에 나눌 수 없었지." 강도평이 의자에 등을 기대고 살짝 눈을 감았다. "그 사람 말로는, 당시 조명주가 한 사람마다 한 부분만 담당하게 했다는구나. 그래서 다른 팀원들도 찾아내야 희망이 있을 거라고 했어.""역시 조명주 씨는 핵심 내용을 다른 사람에게 알리지 않을 줄 알았어요." 강훈이 속으로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적어도 지금은 아버지가 박시준과 진아연을 귀찮게 하는 일은 없을 것이다.강훈은 강씨 가문이 망하는 것도, 아버지가 박시준, 진아연과 적이 되는 것도 원하지 않았다.어느 쪽이 우세하건 그런 건 상관없었다. 그들이 서로 싸우고 죽이는 모습을 보고 싶지 않았다."강훈아, 너 설마 이 일을 진아연에게 말하는 건 아니겠지?" 강도평이 갑자기 눈을 번쩍 뜨더니, 두려움 가득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며 물었다. "내가 방금 한 말 중에 하나라도 흘리는 게 있다면 내가 바로 널 죽여버릴 거야. 알겠어?!"강훈이 놀라 얼굴이 귀밑까지 빨개져서는 격렬하게 고개를 저었다: "아버지, 전 이미 진아연과 갈라섰어요. 그들이 우리 집에서 2조 6천억을 가로챈 순간, 전 바로 알아차렸어요. 저와 진아연은 가는 길이 다르다는 걸요.""똑바로 행동하지 않으면, 강씨 가문의 후계자가 될 자격을
만약 그가 강민이였다면, 절망적인 기분에 사라져 버리고 싶을 것 같았다."그 아이가 잘 지내든 말든 내 알 바 아니다, 난 기필코 그 아이를 붙잡아 올 거야!" 강도평의 눈빛에 살기가 비쳤다. "난 바보 취급당하는 게 제일 싫다! 그런데 강민이는 박시준이 두려워, 박시준이 날 처리하도록 도왔지. 내가 자기의 친아버지라는 이유로, 나는 자기를 헤치지 않을 줄 알았을 거야! 하하!"아버지의 말을 듣자, 강훈은 알아차렸다. 강민은 아버지의 손에 붙잡히는 순간 죽은 목숨이라는 걸.저녁.이씨 가문.이종용이 휴대폰을 들고 거실에서 통화를 하고 있었다. 그는 조명주 연구팀의 일원이다.조명주의 연구가 끝난 후, 연구팀의 모든 팀원은 높은 보수를 받았고, 그 뒤로 팀은 해산되었다.팀의 합류하던 당시 특수한 계약서를 작성한 탓에, 팀이 해산한 지 3년이 지난 지금까지 팀원 중 누구도 그와 관련된 일자리를 찾을 수 없었다.오늘 조명주의 장례식에 참석한 팀원은 무설희였다.그리고 지금 이종용에게 전화를 한 사람도 바로 무설희였다.무설희가 오늘 강도평이 그에게 약속한 사항을 이종용에게 알려주었다. 그는 이종용을 강도평의 팀에 끌어들이고 싶었다.통화를 마친 후, 이종용이 옆에서 몰래 통화 내용을 듣고 있던 아내에게 말했다: "오늘 설희가 강도평을 만나고 왔대. 우리가 조명주의 연구 성과를 재현해 내는 걸 조건으로, 강도평이 우리에게 이전의 10배가 넘는 보수를 제시했다고 해. 게다가 우리에게 회사 지분까지 넘기겠다고 했다는군." "강도평이 원래 이렇게 통이 큰 사람이었어요? 그렇게 많은 보수를 제시했는데, 뭘 망설이고 있어요? 하겠다고 해요!" 이종용의 아내는 고민도 하지 않고 그를 부추겼다.이종용이 고개를 저었다: "강도평은 좋은 사람이 아니야. 그의 돈을 받고서 그가 원하는 결과를 내지 못하면, 분명 그 돈을 우리에게 순순히 내어줄 리 없어.""당신 혼자 나서는 것도 아닌데, 뭐가 걱정이에요?""당신은 몰라... 조명주의 그 기술은, 우리 팀원들의 힘을 모
김세연의 휴대폰에 메시지 하나가 왔다.미형에게서 온 새로운 메시지였다.막 샤워를 끝낸 김세연은 마른 수건으로 머리를 닦다가, 알람 소리를 듣고는 한 손을 뻗어 휴대폰을 집어 들었다.'미형'라는 두 글자를 보자마자 그가 입술을 삐죽였다.소개팅 상대로 형을 만나는 사람이 그 말고도 또 있을까?그가 화면 위의 손가락을 움직여 대답했다: 아닙니다.미형: 뭐가 아니라는 거죠? B국에 오지 않으셨다는 말씀인가요?세연: 제가 B국에 온 건 맞지만, 당신을 만나러 온 건 아닙니다.미형: 아, 그러면 왜 오신 거예요? 일 때문에? 아니면 여행? 보통 어디서 방송하세요? 계정 이름이 뭐예요? 보러 갈래요. [하트]세연은 그녀가 보낸 [하트] 이모티콘을 보자마자 머릿속에 느끼한 변태남의 모습이 떠올랐다.김세연은 깊게 심호흡한 다음, 뒤돌아 물컵을 찾아 물 한 모금과 함께 충격을 삼켰다. 그는 낮에 진아연이 한 격려의 말이 떠올라, 용기를 내어 메시지를 보냈다: 당신은 남자입니까, 여자입니까? 저희 부모님께선 당신이 여자라고 말씀하셨지만, 어쩐지 아닌 것 같다는 느낌이 들어서요.그에게서 온 메시지를 본 이미는, 참지 못하고 박장대소를 터뜨렸다.이모할머니께서 소개해 주신 상대는 꽤 재미있는 사람이었다.이모할머니께서 이 세연이라는 남자의 어머니가 굉장한 미인인데, 남자의 사진을 보니 역시 엄청난 미남이었다고 하셨다. 그러고는 이렇게 멋진 남자는 반드시 그녀에게 소개해 줘야 한다고 말씀하셨다. 직업이 변변치 않기는 하지만, 앞으로 이미가 일을 시작하면 이미는 바깥 생활을 하고, 남자는 집안 살림을 하면 될 일이니, 걱정할 것 없다고 하셨다.이모할머니의 말씀에 이미는 깜짝 놀랐다.그녀는 아직 이 세연이라는 남자를 본 적도 없는데, 이모할머니께선 이미 두 사람이 결혼하고 나서 역할 분담을 어떻게 하면 좋을지까지 생각하고 계셨다.아니다, 그녀는 세연의 사진을 보았다.이모할머니께서 세연의 어머니에게 부탁한 사진이었다.포토샵을 많이 한 세연의 사진을 보자, 그녀
김세연은 ‘대근육’이라는 세 글자를 보자마자, 그녀를 여자로 상상하기 어려웠다.그는 이번 대화 내용을 스크린샷해 진아연에게 보내어, 진아연에게 두 사람의 대화 스타일을 보여주었다.그가 보낸 스크린샷을 보자, 진아연은 김세연이 왜 그렇게까지 곤혹스러워했는지 이제야 이해되었다.진아연: 어쩌면 여자가 맞지만, 무의식적으로 자기가 남자라고 생각하는 사람일지도 몰라요.김세연: 여자도 대근육이 있어요?진아연: 그럼요! 인터넷에 검색해 봐요. 1년 내내 운동하는 사람들은 대근육이 있어요.김세연: 알았어요! 저더러 만나자고 하는데, 아연 씨 생각에는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아요?진아연: 세연 씨한테 달렸죠. 하지만 만나지 않으면, 부모님께 말씀드리기 곤란하긴 하겠죠?김세연은 깊은 고민에 빠졌다.아무래도 이 미형이라는 사람과 한 번은 만나야 할 것 같았다.이 문제를 짚고 넘어가지 않으면, 그의 일상이 원래대로 돌아오기 어려울 것 같았다.세연: 언제 시간 괜찮으세요?이미가 자기의 시간을 확인하고는, 잠시 후 그에게 대답했다: "내일모레 오후 어때요?" [초롱초롱]김세연: 좋아요. 위치는 이미 씨가 정한 다음에 저한테 알려주세요.미형: [OK]다음날.강도평이 자기 집의 거실에서 조명주 연구팀의 팀원들과 만났다.연구팀 중 모두 6명이 자리했는데, 이 6명은 조명주를 제외한 팀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들이었다.무설희가 강도평에게 자기 동료들을 한 사람씩 소개하고는 말했다: "나머지 사람들은 별로 중요하지 않아서 부르지 않았어요. 그럼, 강도평 씨도 돈을 절약할 수 있으실 테고요.""하하하! 설희 씨, 이제 보니 머리만 똑똑하신 게 아니라, 일도 잘하시네요. 이렇게 많은 사람을 모아주시다니, 절대 잊지 않겠습니다. 이번 일이 끝나면, 여기 계신 분들께 모두 절대 섭섭지 않게 보상하겠습니다. 그땐 여러분이 제 공신일 테니까요!" 강도평이 그들의 모습을 기억하려는 듯, 한 사람 한 사람을 바라본 다음, 계속해서 말을 이었다. "만약 여러분들이 조명주의 연구를
A국.하룻밤 휴식을 취한 박시준은, 다음 날 아침 일찍 먼저 지성이를 유치원에 데려다준 다음, 라엘이를 초등학교에 데려다주었다.초등학교에 도착하자, 박시준은 이하늘과 마주쳤다.이하늘이 놀란 얼굴로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준이 귀국했다는 건 그녀도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는 지금 박시준은 몸이 약하니, 집에서 쉬고만 있을 줄 알았다.하지만 의외로 그의 모습은 보통 사람과 별 차이가 없어 보였다."박 대표님, 몸은 좀 괜찮으세요? 안색을 보니 많이 좋아지신 것 같네요." 이하늘이 그에게 인사를 건넸다."네, 지금은 많이 좋아졌습니다." 박시준이 말머리를 돌렸다. "듣자 하니, 선생님께서 선생님의 사촌 언니가 Y국에서 꾸민 일을 기성 씨에게 알렸다죠. 지금까지 직접 감사 인사도 드리지 못했네요.""박 대표님, 그러지 마세요. 박 대표님이 아니라 다른 사람이 피해자였어도 말했을 거예요. 감사 인사를 받으려고 한 일이 아니라, 제 양심에 의해 선택한 일이에요. 그러니 박 대표님과 진 아가씨는 제게 감사 인사 하지 않으셔도 괜찮아요. 진 아가씨가 이미 카카오톡으로 제게 몇 번이나 감사 인사를 하셨어요." 이하늘이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지금 강민이 귀국했으니, 평소에 외출할 때 조심하세요. 만약 강민이 개인적으로 연락을 하면, 언제든 기성 씨에게 알리시고요. 절대 혼자서 강민을 만나면 안 됩니다." 박시준이 주의를 주었다.이하늘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 "박 대표님, 전 언니의 연락처를 지운 지 오랜걸요. 언니가 제게 전화한다해도, 전 언니의 목소리를 듣자마자 전화를 끊어버릴 거예요. 다시는 언니와 어떤 연락도 주고받지 않을 거예요.""그래요. 그럼, 가서 일 보세요! 아연이가 돌아오면 저희가 식사 한 번 대접할게요."박시준의 말이 끝나자, 이하늘이 라엘이를 데리고 교실로 갔다.박시준은 딸의 모습이 보이지 않을 때까지 지켜본 다음에야 기성과 학교를 떠났다."기성아, 이하늘 씨와의 관계는 어디까지 발전했어?" 차에 오른 다음, 박시준이 물었다.그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