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시준이 침실로 돌아가 방문을 닫았다.침실 안이 그녀에게서 나는 술 냄새로 가득 찼다.그가 침대로 걸어가 그녀의 신발을 벗겼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것 같았다.그녀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것은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안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이렇게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신 모습은 처음 보았다.그녀는 얼마나 상심이 컸기에 이렇게까지 많은 술을 마신 걸까.그가 침대 머리맡에 앉아,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가 점점 촉촉해졌다.그는 무엇보다도 그녀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옥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이렇게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자, 그의 마음은 더욱 아프고 괴로웠다.만약 그가 조명주의 손에 되살아나지 않고 진작 죽어버렸더라면, 아마 그녀는 지금쯤 이미 모든 것을 털어냈을 것이고, 이렇게 고통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머니가 해장국을 끓여 와 문을 두드렸다.박시준이 방문을 열었다."박 대표님, 아연 씨를 깨워서 해장국을 좀 드시게 하는 게 어떨까요? 이러다 술병이라도 나실까 걱정이에요."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녁 식사는 이미 다 차려두었어요. 아니면 대표님께선 먼저 식사하세요! 아연 씨는 제가 깨울게요."박시준은 차마 그녀를 깨울 수 없어 방을 나섰다.그가 식탁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열자, 여러 개의 알림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오늘 있었던 마치 의학상 시상식과 관련된 뉴스 기사들이었다.그가 아무렇게나 메시지 중 하나를 클릭하자,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트로피를 든 채, 눈부신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서 있는 조명주가 보였다.그녀의 미소와 눈빛이 승자의 빛으로 반짝였다.조명주가 유명해지자, 각종 언론은 그녀의 약혼자인 강도평에게도 인터뷰를 진행했다.강도평은 며칠 전, 드림 메이커 그룹 사옥의 LED 전광판에 등장했던 스캔들에 대해 처음으로 반응을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이 환영을 보는 것 으로 생각했다.그녀가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일어났어?" 그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의 목소리를 듣자, 그녀가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나... 나 머리가 너무 아파요... 시준 씨, 나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그녀가 두통을 완화하려, 손으로 머리를 두드렸다.그녀가 머리를 계속 두드리지 못하도록, 박시준이 곧바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시준 씨... 시준 씨는 머리 아플 때 이렇게 안 해요?" 그녀가 얼굴을 찌푸린 채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그가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에는 또 이렇게 마시지 마.""...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마시고 싶어지는걸요..." 그녀가 관자놀이를 문지르더니 잠시 말을 멈췄다. "시준 씨한테 하려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잠시만 기다려봐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요..."박시준은 술에 취했음에도 여전히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천천히 생각해, 서두를 것 없어." 그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차분하게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시준 씨...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요..." 그녀가 숨을 크게 헐떡였다. 기억해 내려고 할수록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히 아주 중요한 말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이에요, 정말로 시준 씨한테 할 말이 있었다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나요..."그녀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말을 할수록 더욱 조바심이 난 그녀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게다가 울면 울수록 마음이 아파져 왔고, 울면 울수록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에게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다면, 그녀가 지금처럼 박시준 앞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어차피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견뎌온 이상,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견뎌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술이 그녀의
한이는 그의 대담하면서도 직설적인 눈빛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느꼈다.그의 평상시 눈빛은 훨씬 더 많은 뜻을 담고 있었다."엄마는 파티에 가는 걸 허락하지 않을 텐데요." 한이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한이는 그의 외출을 막고 싶었다.엄마가 깼을 때, 그가 집에 없는 걸 보면 걱정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너희 엄만 내가 일하는 걸 지지해." 아들이 먼저 말을 걸 줄 몰랐던 박시준은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한이야, 요즘 엄마는 동생들과 영상 통화를 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 너라도 자주 동생들과 영상 통화를 해야 해.""박시준 씨,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한이에게 영상 통화를 하라고 시킬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하면 되지 않습니까? 핸드폰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마이크는 그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연이와 다퉜습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아연이가 왜 술에 취해요? 아연이는 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마이크, 내일 강씨 가문의 결혼식에 아연이와 함께 참석해!" 박시준이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동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을수록 더 안전하겠지."마이크: "...""난 이미 저녁 식사를 마쳤어. 두 사람도 가서 식사해!" 할 말을 마친 박시준은 떠날 준비를 했다.떠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웠다.그가 조지운을 흘끗 바라보자, 조지운은 곧바로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했다."우린 이만 가볼게요." 조지운은 마이크에게 이 말을 건넨 후, 박시준과 함께 떠났다.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마이크가 고개를 돌려 한이를 바라보았다: "너희 아빠,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 좀 이상해 보였어... 온통 이상한 점 투성이였던 것 같아."한이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박시준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한이도 마찬가지였다.특히 박시준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내 생각엔 너희 엄마랑 싸운
박시준은 와인 두 병을 주문해서조지운과 함께 한 병씩 마시려 했다.박시준이 혼자 와인 한 병을 다 마실 수 없다는 걸 조지운은 잘 알고 있었다.이 한 병을 다 마시고 나면 그도 진아연처럼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할 것이다.술 한잔을 마신 조지운은 알코올의 힘을 빌려 용기를 냈다."대표님, 오늘 밤 진아연 씨 집에서 나올 때 한이를 한참 바라보던데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조지운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했다. “당장 한이를 집어 삼킬 것 같은 눈빛으로 보고 있으니 한이가 주동적으로 대표님이랑 대화하기 싫어하는 거예요.”"평소에는 그렇게 그 애 얼굴을 바라본 적 없어. 난 그렇게 자세히 그 애 얼굴을 살펴본 적이 없어.” 박시준이 눈빛을 내려 잔에 담긴 빨간 액체를 바라보았다. “오늘 자세히 보니 한이가 점점 나를 닮아간다는 느낌이 들어.”"맞아요. 한이는 대표님이랑 판박이예요. 생긴 것만 대표님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닮았어요. 한이가 차가워 보여도 마음속엔 불덩이를 안고 사는 사람이에요. 누가 자신에게 잘해주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조지운이 와인잔을 들고 박시준과 잔을 부딪쳤다. “대표님, 포기하지 말아요, 네?”박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조지운은 박시준이 생명을 포기하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지운, 넌 날 잘 알 거라 생각했어.”"대표님이 지금 고통스럽다는 건 알아요. 그래도 이렇게 부탁할게요. 애들을 봐서라도 조금만 더 참아요.” 조지운은 와인잔을 꽉 잡았다. 심장도 따라서 조여오는 것 같았다.그는 조명주를 어떻게든 잡아 오겠다고, 그러면 조명주에게 더는 협박받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아직 해내지 못한 일이라 입 밖으로 뱉을 수 없었다."술이나 마셔!" 박시준이 힘겹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대표님, 성빈 형이 아직 은서 씨랑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적어도 그때까지는 기다려야 해요... 성빈 형은 대표님이랑 친형제나 다름없는데 대표님이 성빈 형의 결혼식에 불참하시면 되겠어요?” 박시
연회장.조명주는 강도평과 함께 술잔을 손에 든 채 손님들 사이를 오가며 건배했다.강도평은 오늘따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하지만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술 몇 잔을 마시니 몸을 지탱하기 어려웠다.조명주는 그를 부축해 구석진 자리로 간 후 시간을 확인했다."도평 씨, 벌써 11시네요. 경호원과 함께 돌아가 쉬어요. 내일 결혼식인데 체력을 아껴야죠.” 조명주가 다정하게 말했다. “저는 여기서 손님들과 더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12시 전에는 들어갈게요.”강도평은 내일이 결혼식이라 젊었을 때처럼 밤새 취하도록 마시고 싶었지만 지금은 나이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알았어! 당신 수고해. 이렇게 늦었는데 남아서 손님들을 챙겨야 하니...”"도평 씨, 나 오늘 너무 기뻐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기뻐요.” 조명주가 기분 좋은 듯 웃으면서 말했다. “내일 결혼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게요.”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강도평은 그녀가 계속 남아 있도록 허락했다. “그럼 나 먼저 돌아갈게. 경호원에게 12시에 집에 데려오라고 말해놓을 거야.”"그래요." 조명주는 강도평을 바래다주었다.강도평이 떠난 후 조명주는 연회장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얘기를 몇 마디 나누고 떠났다.호텔 입구.박시준의 경호원은 강도평이 먼저 떠나는 걸 보았다.강도평이 많은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나올 때 경호원은 일부러 조명주가 있는지 살펴봤다.조명주는 오늘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어 알아보기 쉬웠다.강도평과 함께 나온 사람 중에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경호원은 구석에 숨어 계속 담배를 피웠다.강도평이 갔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조명주도 갈 것이다.내일은 그들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니 조명주가 너무 늦게까지 놀지는 않을 것이다.…별장.잠깐 졸고 난 진아연은 갑자기 아랫배가 아파져 옴을 느꼈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눈을 비비고 나서 침대에서 일어났다.침대 옆에 설치된 조명을 늘 켜고 있었기에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박시준이 옆에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술이
"지운 씨가 함께 있으니 그렇게 걱정되진 않아.” 마이크가 덧붙였다."행사?” 진아연이 그 단어를 중얼거렸다. 여전히 걱정을 뿌리칠 수 없었던 그녀가 또 물었다. “무슨 행사래? 어디서 진행하는 거야?”"나도 몰라. 묻고 싶었는데 지운 씨가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았어. 회사 일이니 나한테 얘기할 리가 없잖아.” 마이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지 그래?”마이크가 그녀에게 귀띔했다.그녀는 곧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아연아, 술 깼어? 어지럽지 않아? 국 좀 먹을래? 아주머니가 해장국을 끓였는데 보온 통에 있어. 내가 가서 가져올게.” 마이크는 그녀를 따라가며 말한 후 국을 가지러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진아연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손에 들고 박시준의 번호를 눌렀다.호텔, 스위트룸.조지운은 거실에서 박시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그는 곧 침실로 들어가 박시준의 휴대폰을 집어 들고진아연이 걸어온 전화임을 확인하고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시준 씨!""아연 씨, 저예요.” 조지운이 말했다. “대표님이 주무세요.”"지금 어디에 있어요? 행사가 있다는 곳이 어딘데요? 그 사람 건강 상태를 지운 씨도 알고 있는데 왜 데리고 행사에 나간 거예요?” 진아연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아연 씨,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절대 술을 마시게 하지 않을 거고 밤을 새우게 하지도 않을 거예요. 우리가 말하는 행사는 사업상 대화일 뿐 술자리에 나갈 일은 없어요.” 조지운이 그녀를 위로했다. “우리 아직 B국에 있어요. 멀리 가지 않았어요. 가끔 나와서 한숨 돌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한숨 돌린다고요?” 진아연이 덤덤하게 물었다."네, 아연 씨가 너무 단속하고 있으니 매일 힘들어하세요. 그러니 가끔 한숨이라도 돌리게 해주세요.” 조지운이 안경을 벗으며 자신이 뱉은 거짓말이 너무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그가 이렇게 말하면 진아연이 박시준을 데려오라고 고집하지 않을
새벽 두 시까지 기다려도 조명주가 나오지 않자 경호원은 뭔가 잘못되었음을 느꼈다.60세인 조명주가 밤을 새우며 논다는 건 말이 안 되기 때문이다.게다가 내일 그녀의 결혼식이 있기에 밤새 놀지는 못할 것이다.그래서 경호원이 호텔에 들어와서 조명주의 축하 연회가 끝났느냐고 물었다.호텔 직원은 그에게 축하 연회가 자정에 끝났다고 하면서 끝난 지 벌써 두 시간이 지났다고 했다.경호원은 도대체 어디에서 문제가 생긴 것인지 알 수 없어 어리둥절해졌다.조지운은 경호원이 졸지 않았다는 걸 믿었다. 하지만 분명 무슨 문제가 있었을 것이다."아직 호텔에 있거나 다른 출구로 나갔을 거야.” 조지운이 침착하게 분석했다. “내일 결혼하니 지금쯤 아마 강 씨 집안으로 돌아갔을 거야.”"그럼 지금 강 씨 집안으로 가야겠어요.”"앞으로 손 쓸 기회가 없을지도 몰라.” 조지운은 비관적인 생각이 들었다. “그들의 결혼식에 강도평이 경호를 강화할 게 분명해. 조명주만 납치하면 되는데 너의 목숨까지 바칠 필요는 없어.”"조 실장님, 아직 마지막까지 온 것도 아닌데 절대 포기하지 않을 거예요. 내일 집안에서 일하는 사람인 척 강씨 집안에 들어가도 되고요.” 경호원은 조명주를 납치해 대표님 앞에 보여주는 거로 지난날의 실수를 만회하겠다는 마음이 철석같았다."그럼 일단 호텔에 돌아가 쉬고 있다가 날이 밝으면 다시 얘기해.”"알았어요.”…별장 침실.진아연의 침대 머리에 있는 조명은 밤새 켜져 있었고 진아연은 밤새 한숨도 못 잤다.그녀가 박시준을 너무 단속한다고, 그래서 그는 밖에 나가 한숨 돌리고 싶어 한다고 조지운이 말했다.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너무 스트레스를 줘 그가 힘들어진 건 아닌지 생각했다.그래서 그녀는 밤새 뒤척이며 생각해봤다. 시간을 되돌려 모든 걸 되돌린다면 그녀는 지금보다 더 잘할 자신이 없었다.그녀는 어떻게 해야 할지 몰랐다. 이틀 후 박시준이 돌아왔을 때 그녀가 어떻게 해야 그가 스트레스를 느끼지 않을 수 있을까?그녀는 머릿속이 복잡했고 관자놀이가
강도평은 전화를 끊은 후 도우미의 도움을 받으며 세수를 마쳤다."어르신, 조명주 씨가 아직 일어나지 않았을 거예요.” 도우미가 강도평을 위로했다."내 생각에도 그래. 평소에 잠이 많은 사람이거든.” 이렇게 생각한 강도평은 마음이 훨씬 편해졌다.세수를 마치자 도우미가 아침밥을 강도평의 방에 가져왔다.강도평은 아침을 먹으면서 지인들에게서 걸려오는 축복의 전화를 받았다.아침 식사를 마치자 경호원이 전화를 걸어왔다."대표님, 저 지금 조명주 씨 집 앞에 왔는데 초인종을 아무리 눌러도 문을 열어주지 않아요. 전화해도 받지 않으니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어요.” 경호원이 조급한 어투로 말했다."문을 열어주지 않는다고?” 강도평은 숨을 들이쉬고는 말했다. “문 따고 들어가! 오늘 결혼식인데 무슨 일이 있을 리 없어. 아마 늦잠 자고 있을 거야.”강도평은 오늘 결혼식에 문제가 생기게 할 수 없었다.지각 정도도 용납할 수 없는 일이었다.강도평은 전화를 끊지 않았기에 경호원이 총을 쏘는 소리를 들었다.문이 열리는 소리와 함께 경호원이 신속히 안으로 들어갔다."사모님!" 경호원이 소리쳐 불렀다. “사모님, 일어나세요. 대표님께서 모시러 오라고 하세요.”아무런 대답이 없었다.경호원은 어쩔 수 없이 침실문을 열었다.문이 열리고 텅 빈 방이 눈앞에 들어왔다. 안에는 아무도 없었다."대표님! 조명주 씨가 없습니다. 집에 없어요.” 경호원은 당황했다. “어젯밤 분명 모셔와서 들어가는 걸 봤는데 지금 집 안에 사람이 한 명도 없어요!”강도평은 피가 거꾸로 흐르는 것 같았고 뭔가 큰일이 일어나고 있다는 예감이 들었다.살아있는 사람이 어떻게 갑자기 사라질 수 있단 말인가?조명주가 일부러 도망간 건가? 아니면 납치된 것일까?"당장 사람을 보내 찾아봐! 무슨 수단을 쓰든 오늘 결혼식 전에 반드시 찾아내! 안 그러면 널 들개 먹이로 만들어줄 테니!” 강도평이 화를 내며 소리 지른 뒤 떨리는 손가락으로 통화종료 버튼을 눌렀다."큰일 났어요. 어르신, 조명주 씨 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