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텔, 마치 의학상 시상식장시상자가 무대에서 조명주의 이름을 부르자, 곧바로 스포트라이트가 그녀를 향했다.모두의 뜨거운 박수 속에 그녀가 자리에서 일어나 무대 위로 걸어갔다."제가 드디어 이 무대에 서 있네요. 63살이라는 나이에, 꿈에 그리던 이 트로피를 쥐게 되었습니다. 사실 이번 생에는 이 상을 받을 수 없을 거로 생각했습니다. 이 상은 반드시 노력에 비례해 돌아오는 그런 상이 아니니까요." 조명주가 한 손에는 마이크를, 다른 한 손에는 트로피를 든 채, 온 얼굴 가득 들뜬 미소를 지으며 말을 이었다. "하지만 전 계속 기다렸습니다. 그리고 드디어 손에 넣었죠."객석에서 우레와 같은 박수 소리가 터져 나왔다.박수 소리가 멈춘 후, 조명주가 깊게 심호흡을 한 다음 다시 입을 열었다: "지금 이 자리를 빌려, 우선 제 모교와 저희 교수님의 가르침에 감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그리고 제가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은 또 한 사람이 있습니다. 바로 제 약혼자, 강도평 씨입니다."조명주의 말에 스포트라이트가 객석을 향했다. 그러고는 객석에 앉아있던 강도평을 비추었다.강도평의 웃는 얼굴이 무대의 대형 스크린에 나타났다."지난 몇 년, 오랜 시간 동안 그는 저에게 끊임없이 금전적인 지원을 해주었습니다. 그의 지원이 없었다면, 오늘의 저는 없었을 것입니다. 그래서 이 자리를 빌려, 강도평 씨에게 특별히 감사 인사를 전하고 싶습니다." 조명주가 강도평을 향해 감사의 눈빛을 보냈다. "다음으로, 저와 함께 묵묵히 연구를 이어간 저희 연구팀 팀원들에게도 감사 인사를 전합니다. 팀원들이 제 팀에 합류했을 때, 저희는 모두 비밀 유지 계약서를 작성했습니다. 그래서 팀원들은 연구 내용을 누구에게도 이야기할 수 없었습니다. 이 때문에 연구를 성공적으로 마쳤지만, 아무도 제 팀원들의 이름을 알지 못합니다. 제 팀원들은 지금 이 자리에 저와 함께 서 있어야 마땅합니다... 팀원들의 보호 덕에, 오늘 제가 이런 영광스러운 자리에 서 있을 수 있는 것입니다.""오늘 제가 기분이
"좋아요, 드세요! 전 술 대신 물로 함께 할게요." 진경훈이 주전자를 들어 자신의 컵에 물을 따랐다,진아연이 술병을 들고 술잔에 술 한 잔 따랐다.두 사람은 술잔을 부딪친 다음, 각자 단숨에 잔을 비웠다.그런 그녀를 본 진경훈은 그녀가 금방 취해버릴까 걱정되었다."대표님, 왜 술을 드시고 싶으신 건지 저도 잘 알아요. 박시준 씨의 일 때문이시죠?" 진경훈이 술잔을 들어 그녀에게 술을 조금 따라주었다.그녀가 자기 잔을 채우는 속도대로라면, 그녀는 석 잔도 채 마시지 않아 취해버릴 것이다."시준 씨랑 무슨 상관이에요? 내 모든 아픔이 다 시준 씨 때문은 아니에요." 진아연이 손가락으로 술잔을 꽉 쥔 채 울먹이는 목소리로 말했다. "난 시준 씨와 함께 있을 때 비로소 행복한 것 같아요. 내 아픔은 우리를 갈라놓으려는 사람 때문이에요.""강도평 말씀이죠? 그 노인네는 딱 봐도 교활하고 만만치 않아 보여요." 진경훈이 자기 물잔에 물을 가득 따른 다음, 계속해서 그녀와 함께 속도를 맞춰주었다. "대표님, 어쨌든 지금 박시준 씨의 목숨은 그들 손에 있는 것이 사실이니, 저도 무슨 말씀을 드리기가 어렵네요. 그들에게서 벗어나려면 한 가지 방법뿐이예요. 대표님께서 박시준 씨의 목숨을 유지할 방법을 연구해 내시는 거죠.""맞아요. 경훈 씨는 정신이 멀쩡하네요!" 진아연이 입가에 미소를 지으며 경호원과 건배했다."정신이 멀쩡하면 뭐 해요, 별 도움도 되지 않는걸요.""경훈 씨가 나랑 같이 마셔주니 너무 기분이 좋아요. 아까는 정말로 소정이에게 영상 통화를 걸어야 하나 했다니까요... 그런데 지금 생각해 보니, 괜히 귀찮게 하지 않으려고요. 내가 술 마시는 걸 보면, 분명 굉장히 걱정할 거예요.""대표님, 드세요! 술에 취하면 생각도 사그라들 거예요." 진경훈은 위로에 서툴러, 그저 그녀가 술을 마실 때 함께 자리해 주는 수밖에 없었다.2시간 후, 진경훈이 술에 만취 된 진아연을 둘러메고 집으로 돌아왔다.이렇게까지 술을 마신 진아연을 보고, 아주머니가 놀
박시준이 침실로 돌아가 방문을 닫았다.침실 안이 그녀에게서 나는 술 냄새로 가득 찼다.그가 침대로 걸어가 그녀의 신발을 벗겼다.그녀는 침대에 누워 꼼짝도 하지 않았다. 누가 업어가도 모를 것 같았다.그녀가 술을 잘 마시지 못한다는 것은 그도 이미 알고 있었다. 하지만 그녀를 안 지 오랜 시간이 지났지만, 그녀가 이렇게 인사불성이 될 정도로 술을 마신 모습은 처음 보았다.그녀는 얼마나 상심이 컸기에 이렇게까지 많은 술을 마신 걸까.그가 침대 머리맡에 앉아, 붉게 달아오른 그녀의 얼굴을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가 점점 촉촉해졌다.그는 무엇보다도 그녀의 짐이 되고 싶지 않았다. 하지만 지금 그녀를 옥죄는 사람은 다른 누구도 아닌 바로 자기 자신이었다.이렇게 힘들어하는 그녀를 보자, 그의 마음은 더욱 아프고 괴로웠다.만약 그가 조명주의 손에 되살아나지 않고 진작 죽어버렸더라면, 아마 그녀는 지금쯤 이미 모든 것을 털어냈을 것이고, 이렇게 고통받는 일도 없었을 것이다.얼마 지나지 않아 아주머니가 해장국을 끓여 와 문을 두드렸다.박시준이 방문을 열었다."박 대표님, 아연 씨를 깨워서 해장국을 좀 드시게 하는 게 어떨까요? 이러다 술병이라도 나실까 걱정이에요." 아주머니가 걱정스러운 목소리로 말했다. "저녁 식사는 이미 다 차려두었어요. 아니면 대표님께선 먼저 식사하세요! 아연 씨는 제가 깨울게요."박시준은 차마 그녀를 깨울 수 없어 방을 나섰다.그가 식탁 의자에 앉아 휴대폰을 열자, 여러 개의 알림 메시지가 와 있었다. 오늘 있었던 마치 의학상 시상식과 관련된 뉴스 기사들이었다.그가 아무렇게나 메시지 중 하나를 클릭하자, 새하얀 드레스를 입고 손에는 트로피를 든 채, 눈부신 모습으로 무대 위에 서 있는 조명주가 보였다.그녀의 미소와 눈빛이 승자의 빛으로 반짝였다.조명주가 유명해지자, 각종 언론은 그녀의 약혼자인 강도평에게도 인터뷰를 진행했다.강도평은 며칠 전, 드림 메이커 그룹 사옥의 LED 전광판에 등장했던 스캔들에 대해 처음으로 반응을
그녀는 그의 얼굴을 보고는, 자신이 환영을 보는 것 으로 생각했다.그녀가 손을 뻗어 그의 뺨을 어루만졌다."일어났어?" 그가 쉰 목소리로 물었다.그의 목소리를 듣자, 그녀가 깜짝 놀라 몸을 부르르 떨었다."나... 나 머리가 너무 아파요... 시준 씨, 나 머리가 너무 아파요!" 그녀가 두통을 완화하려, 손으로 머리를 두드렸다.그녀가 머리를 계속 두드리지 못하도록, 박시준이 곧바로 그녀의 손을 붙잡았다."시준 씨... 시준 씨는 머리 아플 때 이렇게 안 해요?" 그녀가 얼굴을 찌푸린 채 숨을 헐떡이며 물었다."잘 마시지도 못하는 술을 왜 이렇게 많이 마셨어." 그가 힘없이 한숨을 내쉬었다. "다음에는 또 이렇게 마시지 마.""... 그렇지만 다른 사람이 술을 마시고 있는 걸 보면... 나도 마시고 싶어지는걸요..." 그녀가 관자놀이를 문지르더니 잠시 말을 멈췄다. "시준 씨한테 하려던 말이 있었던 것 같은데... 잠시만 기다려봐요... 무슨 말을 하려고 했는지 갑자기 기억이 안 나요..."박시준은 술에 취했음에도 여전히 힘들어하는 그녀의 모습에 마음이 찢어질 듯 아팠다."천천히 생각해, 서두를 것 없어." 그가 그녀의 손을 꼭 잡고 차분하게 그녀의 말을 기다렸다."시준 씨... 도대체 내가 무슨 말을 하려고 했을까요..." 그녀가 숨을 크게 헐떡였다. 기억해 내려고 할수록 기억이 나지 않았다. "분명히 아주 중요한 말이었던 것 같은데... 정말이에요, 정말로 시준 씨한테 할 말이 있었다고요... 그런데 아무리 생각해도 생각이 안 나요..."그녀가 혼자서 중얼거렸다. 말을 할수록 더욱 조바심이 난 그녀가 결국 눈물을 터뜨렸다.게다가 울면 울수록 마음이 아파져 왔고, 울면 울수록 차오르는 감정을 주체할 수 없었다.그녀에게 이성이 조금이라도 남아있었다면, 그녀가 지금처럼 박시준 앞에서 힘들어하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을 것이다.어차피 이렇게 오랜 시간 동안 견뎌온 이상, 그녀는 앞으로도 계속해서 견뎌낼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은 술이 그녀의
한이는 그의 대담하면서도 직설적인 눈빛이 사람을 불편하게 만든다고 느꼈다.그의 평상시 눈빛은 훨씬 더 많은 뜻을 담고 있었다."엄마는 파티에 가는 걸 허락하지 않을 텐데요." 한이가 그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말했다. 한이는 그의 외출을 막고 싶었다.엄마가 깼을 때, 그가 집에 없는 걸 보면 걱정할 것이 분명하기 때문이다."너희 엄만 내가 일하는 걸 지지해." 아들이 먼저 말을 걸 줄 몰랐던 박시준은 조금 놀랐다. 하지만 그럼에도 그는 생각을 바꾸지 않았다. "한이야, 요즘 엄마는 동생들과 영상 통화를 할 시간이 없어. 그러니 너라도 자주 동생들과 영상 통화를 해야 해.""박시준 씨, 그게 무슨 소립니까? 한이에게 영상 통화를 하라고 시킬 게 아니라, 본인이 직접 하면 되지 않습니까? 핸드폰이 없는 것도 아니고요." 마이크는 그가 어딘가 이상하다고 느꼈다. "아연이와 다퉜습니까? 그렇지 않고서야, 아연이가 왜 술에 취해요? 아연이는 술 마시는 걸 별로 좋아하지도 않는데.""마이크, 내일 강씨 가문의 결혼식에 아연이와 함께 참석해!" 박시준이 마이크를 향해 말했다. "동행하는 사람이 한 사람이라도 더 많을수록 더 안전하겠지."마이크: "...""난 이미 저녁 식사를 마쳤어. 두 사람도 가서 식사해!" 할 말을 마친 박시준은 떠날 준비를 했다.떠나지 않으면 무슨 일이 생기지 않을까 두려웠다.그가 조지운을 흘끗 바라보자, 조지운은 곧바로 그 눈빛의 의미를 이해했다."우린 이만 가볼게요." 조지운은 마이크에게 이 말을 건넨 후, 박시준과 함께 떠났다.두 사람이 떠나는 모습을 지켜보던 마이크가 고개를 돌려 한이를 바라보았다: "너희 아빠, 조금 이상하지 않았어? 말로 표현하기는 어렵지만 어딘가 좀 이상해 보였어... 온통 이상한 점 투성이였던 것 같아."한이는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알 수 없었다.박시준이 어딘가 이상하다고 생각한 건, 한이도 마찬가지였다.특히 박시준이 그를 바라보는 눈빛은 조금 무서울 정도였다."내 생각엔 너희 엄마랑 싸운
박시준은 와인 두 병을 주문해서조지운과 함께 한 병씩 마시려 했다.박시준이 혼자 와인 한 병을 다 마실 수 없다는 걸 조지운은 잘 알고 있었다.이 한 병을 다 마시고 나면 그도 진아연처럼 인사불성이 되도록 취할 것이다.술 한잔을 마신 조지운은 알코올의 힘을 빌려 용기를 냈다."대표님, 오늘 밤 진아연 씨 집에서 나올 때 한이를 한참 바라보던데 눈빛이 모든 걸 말해주는 것 같았어요.” 조지운이 마음속에 있는 말을 했다. “당장 한이를 집어 삼킬 것 같은 눈빛으로 보고 있으니 한이가 주동적으로 대표님이랑 대화하기 싫어하는 거예요.”"평소에는 그렇게 그 애 얼굴을 바라본 적 없어. 난 그렇게 자세히 그 애 얼굴을 살펴본 적이 없어.” 박시준이 눈빛을 내려 잔에 담긴 빨간 액체를 바라보았다. “오늘 자세히 보니 한이가 점점 나를 닮아간다는 느낌이 들어.”"맞아요. 한이는 대표님이랑 판박이예요. 생긴 것만 대표님을 닮았을 뿐만 아니라 성격도 닮았어요. 한이가 차가워 보여도 마음속엔 불덩이를 안고 사는 사람이에요. 누가 자신에게 잘해주는지 잘 알고 있거든요.” 조지운이 와인잔을 들고 박시준과 잔을 부딪쳤다. “대표님, 포기하지 말아요, 네?”박시준이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조지운은 박시준이 생명을 포기하련다는 것을 느낄 수 있었다."지운, 넌 날 잘 알 거라 생각했어.”"대표님이 지금 고통스럽다는 건 알아요. 그래도 이렇게 부탁할게요. 애들을 봐서라도 조금만 더 참아요.” 조지운은 와인잔을 꽉 잡았다. 심장도 따라서 조여오는 것 같았다.그는 조명주를 어떻게든 잡아 오겠다고, 그러면 조명주에게 더는 협박받을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고 말하고 싶었다.하지만 아직 해내지 못한 일이라 입 밖으로 뱉을 수 없었다."술이나 마셔!" 박시준이 힘겹게 술을 한 모금 마셨다."대표님, 성빈 형이 아직 은서 씨랑 결혼하지도 않았는데 적어도 그때까지는 기다려야 해요... 성빈 형은 대표님이랑 친형제나 다름없는데 대표님이 성빈 형의 결혼식에 불참하시면 되겠어요?” 박시
연회장.조명주는 강도평과 함께 술잔을 손에 든 채 손님들 사이를 오가며 건배했다.강도평은 오늘따라 기분이 아주 좋았다.하지만 컨디션이 아무리 좋아도 술 몇 잔을 마시니 몸을 지탱하기 어려웠다.조명주는 그를 부축해 구석진 자리로 간 후 시간을 확인했다."도평 씨, 벌써 11시네요. 경호원과 함께 돌아가 쉬어요. 내일 결혼식인데 체력을 아껴야죠.” 조명주가 다정하게 말했다. “저는 여기서 손님들과 더 있다가 돌아갈 거예요. 12시 전에는 들어갈게요.”강도평은 내일이 결혼식이라 젊었을 때처럼 밤새 취하도록 마시고 싶었지만 지금은 나이가 있어 어쩔 수 없었다."알았어! 당신 수고해. 이렇게 늦었는데 남아서 손님들을 챙겨야 하니...”"도평 씨, 나 오늘 너무 기뻐요. 당신이 상상하는 것보다 더 기뻐요.” 조명주가 기분 좋은 듯 웃으면서 말했다. “내일 결혼식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할게요.”고집을 꺾을 수 없었던 강도평은 그녀가 계속 남아 있도록 허락했다. “그럼 나 먼저 돌아갈게. 경호원에게 12시에 집에 데려오라고 말해놓을 거야.”"그래요." 조명주는 강도평을 바래다주었다.강도평이 떠난 후 조명주는 연회장으로 돌아와 친구들과 얘기를 몇 마디 나누고 떠났다.호텔 입구.박시준의 경호원은 강도평이 먼저 떠나는 걸 보았다.강도평이 많은 경호원의 보호를 받으며 나올 때 경호원은 일부러 조명주가 있는지 살펴봤다.조명주는 오늘 흰색 드레스를 입고 있어 알아보기 쉬웠다.강도평과 함께 나온 사람 중에 하얀 옷을 입은 여자가 없는 것을 확인한 경호원은 구석에 숨어 계속 담배를 피웠다.강도평이 갔으니 얼마 지나지 않아 조명주도 갈 것이다.내일은 그들의 결혼식이 있는 날이니 조명주가 너무 늦게까지 놀지는 않을 것이다.…별장.잠깐 졸고 난 진아연은 갑자기 아랫배가 아파져 옴을 느꼈다.그녀는 손을 내밀어 눈을 비비고 나서 침대에서 일어났다.침대 옆에 설치된 조명을 늘 켜고 있었기에 침대에서 일어난 그녀는 박시준이 옆에 없다는 것을 발견했다.술이
"지운 씨가 함께 있으니 그렇게 걱정되진 않아.” 마이크가 덧붙였다."행사?” 진아연이 그 단어를 중얼거렸다. 여전히 걱정을 뿌리칠 수 없었던 그녀가 또 물었다. “무슨 행사래? 어디서 진행하는 거야?”"나도 몰라. 묻고 싶었는데 지운 씨가 알려주지 않을 것 같았어. 회사 일이니 나한테 얘기할 리가 없잖아.” 마이크가 어깨를 으쓱하며 말했다. “박시준에게 전화를 걸어 물어보지 그래?”마이크가 그녀에게 귀띔했다.그녀는 곧 자신의 방으로 걸어갔다."아연아, 술 깼어? 어지럽지 않아? 국 좀 먹을래? 아주머니가 해장국을 끓였는데 보온 통에 있어. 내가 가서 가져올게.” 마이크는 그녀를 따라가며 말한 후 국을 가지러 주방으로 발걸음을 옮겼다.진아연은 빠른 걸음으로 방으로 돌아와 휴대폰을 손에 들고 박시준의 번호를 눌렀다.호텔, 스위트룸.조지운은 거실에서 박시준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리는 것을 들었다.그는 곧 침실로 들어가 박시준의 휴대폰을 집어 들고진아연이 걸어온 전화임을 확인하고 아무 생각 없이 전화를 받았다."시준 씨!""아연 씨, 저예요.” 조지운이 말했다. “대표님이 주무세요.”"지금 어디에 있어요? 행사가 있다는 곳이 어딘데요? 그 사람 건강 상태를 지운 씨도 알고 있는데 왜 데리고 행사에 나간 거예요?” 진아연은 너무 긴장한 나머지 손바닥에서 땀이 났다."아연 씨, 너무 조급해하지 말아요. 절대 술을 마시게 하지 않을 거고 밤을 새우게 하지도 않을 거예요. 우리가 말하는 행사는 사업상 대화일 뿐 술자리에 나갈 일은 없어요.” 조지운이 그녀를 위로했다. “우리 아직 B국에 있어요. 멀리 가지 않았어요. 가끔 나와서 한숨 돌리고 싶어서 그러는 거예요.”"한숨 돌린다고요?” 진아연이 덤덤하게 물었다."네, 아연 씨가 너무 단속하고 있으니 매일 힘들어하세요. 그러니 가끔 한숨이라도 돌리게 해주세요.” 조지운이 안경을 벗으며 자신이 뱉은 거짓말이 너무 황당하다는 생각을 했다.그가 이렇게 말하면 진아연이 박시준을 데려오라고 고집하지 않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