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준아, 정말 일 안 할 거야?" 성빈은 이 사실에 충격을 받았다.그의 눈에 보이는 박시준은 정상일 때와 별로 다른 것 같지 않았다. 기분이 조금 우울해 보이는 것 외 별로 이상하다고 느껴지지 않았다.그는 박시준이 다른 사람에게 컨트롤 당할 뿐 정상적으로 생활하고 일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지금 일할 수 없는 건 맞아요. 나중에 어떠할 지는 나중에 다시 얘기해요." 진아연은 너무 단정지어 말하고 싶지 않았다.박시준에게 아직 예전의 자리로 돌아갈 능력이 있다고 해도, 지금 그의 정신 상태에 심각한 문제가 있어 원래 자리로 돌아가는 걸 본인이 거부할 수도 있었다."글쎄요... 어쨌든 시준이가 살아 있다는 것만으로도 경사죠." 성빈은 갑자기 술을 마시고 싶었다. "집에 술이 있어요?""아침부터 누가 같이 마신대요?" 마이크가 그에게 핀잔을 줬다. "조금 있다가 회사에 나가야 해요. 저녁에 돌아와서 함께 마셔요.""알았어요. 그럼 전 잠을 좀 자야겠어요. 어젯밤 아무리 뒤척여도 잠이 오지 않더라고요. 시준이를 만나지 못해 걱정이 돼서 그랬던 것 같아요. 지금 이렇게 봤으니 마음이 훨씬 편하네요." 조여있던 성빈의 마음이 스르르 풀렸다.진아연은 박시준을 힐끗 봤다.그는 눈을 내리깔고 아무도 보지 않고 그들의 말에 대꾸조차 하지 않았다."시준 씨, 나 잠깐 나가야 해요." 진아연이 머뭇거리다가 입을 열었다. "시준 씨는 오늘 집에서 쉬고 있어요. 되도록 오후에 돌아올게요.""알았어." 박시준이 대답했다.성빈은 그의 익숙한 목소리에 가슴이 뭉클하며 눈시울이 뜨거워졌다. "시준아, 다시는 네가 말하는 걸 못 들을 줄 알았는데 너 말할 수 있구나. 목소리도 예전이랑 똑같아!"진아연: "..."박시준: "..."마이크가 성빈을 흘겨보았다. "조금 멍청해 보여요."성빈: "내가 너무 흥분했나 봐요.""조지운도 그래요. 어젯밤 영상통화를 했는데 바보처럼 하염없이 울더라고요." 마이크가 놀리며 말했다. "정말 남자답지 못하게 그게 뭐예요. 아연이처
마이크는 목을 가다듬고 마른 기침을 두 번 한 후 의자에서 일어났다. "난 나가봐야겠어요...""기억났어요. 방금 진아연이 마이크 씨가 오늘 회사에 간다고 했는데... 어느 회사에 가려는 거예요? 당신같은 사람이 다른 사람 밑에서 월급쟁이로 일할 리가 없어요." 성빈이 일어서서 마이크를 의자에 도로 앉히며 말했다. "바른 대로 말해요. 오늘 바른대로 얘기하지 않으면 회사에 나갈 생각하지 마세요."마이크: "뭐 하는 거예요? 박시준이 잠자코 있으니 이젠 날 괴롭히는 거예요?""당신은 진아연과 함께 생활하고 두 사람 가족처럼 친하게 지내는데 지금 박시준도 진아연 씨 손에 있으니 내가 당신들의 상황에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한 일이에요." 성빈이 그를 내려다보며 말했다. "내가 손을 쓰기 전에 어서 솔직하게 말해요."마이크가 시큰둥한 표정을 지었다. "어떻게 손을 쓸 건데요?""지금 지운이에게 전화해서 드림메이커가 마이크 씨가 설립한 거라고 할 거예요." 성빈이 협박했다.마이크가 한숨을 내쉬고 말했다: "오래 전부터 의심하고 있었던 거 아니에요?"성빈이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정말 마이크 씨가 설립한 거예요? 이런!""아니에요, 한이 형이 설립한 건데요." 마이크가 곧 설명했다. "난 한이의 일손을 거들 뿐이죠."성빈은 충격을 받았다.꼬맹이가 창업으로 설립한 회사가 이렇게 대단한 기술 회사라니!성빈은 순간 할 말을 잃었다.박시준도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가 한이 나이 때엔 돈을 벌어야 한다는 생각을 한 적도 없었다.그는 한이의 목표가 그를 능가하는 것이라는 사실이 떠올랐다. 그리고 한이는 지금 그를 훨씬 능가했다.그의 마음속에서 알 수 없는 감정이 밀려왔다.한이가 자랑스럽기도 하고 자신의 처지가 안타깝기도 했다.진아연과 한이를 다시 만나 마음은 기뻤지만 신체 기능은 희열이라는 감정을 잃은 듯했다.…진명 그룹 B국 지사.강민은 어젯밤 강도평이 보낸 문자를 받았다. 박시준과 진아연이 그녀를 협박할 수 없으니 그녀가 정상적으로 생
A국.박시준을 찾아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박 씨 가문은 설 명절이나 되는 듯 저마다 얼굴에 기쁜 표정을 짓고 있었다.이모님은 일부러 시장에 가서 장을 봐 오늘 저녁에 한상 푸짐히 차려 박시준이 다시 살아 돌아온 걸 축하하려 했다."기성 씨, 좀 있다 라엘이의 담임 선생님을 모셔와서 함께 저녁을 먹어요. 이 선생님이 괜찮은 사람인 것 같더라고요. 우릴 돕기 위해 가족이랑 등졌잖아요. 다른 사람이었더라면 그렇게 못했을 거예요."알았다고 대답한 기성이 시계를 보니 오후 네시 반이었다."지금 학교에 라엘이 데리러 갈게요.""그래요. 조심해서 갔다 와요." 이모님은 기성이가 나가는 모습을 바라보았다.오늘 이모님이 홍 아줌마에게 전화를 걸어 시은이와 함께 와서 저녁을 먹자고 했다.시은이 출산 후 홍아줌마는 위정의 집에 가서 시은이와 아이를 돌보고 있었다.박시준이 실종된 후 시은이는 컨디션이 별로였는데 늘 밥도 제대로 먹지 못하고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해 마치 아픈 사람 같았다.때문에 위정이 휴가를 내고 그녀를 돌봤지만 별 효과가 없었다.이모님은 시은이가 감정을 소중히 여기는 사람이니 박시준을 찾아야만 그녀가 좋아질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그래서 박시준을 찾았다는 소식을 들은 후 이 일을 홍 아줌마에게 알리고 시은이를 데리고 오라고 했다.기성이가 떠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위정이가 시은이와 아이를 데리고 왔다.시은이는 지난번에 봤을 때보다 더 많이 말라있었지만 컨디션이 훨씬 좋아 씩씩하고 활기차 보였다."오빠는 언제 와요?" 시은이가 이모님을 보자마자 물었다."이건 저도 잘 모르겠어요. 어쨌거나 올 거예요. 시은 씨는 앞으로 밥을 잘 먹고 잘 쉬면서 다른 사람이 걱정하지 않게 하면 돼요." 이모님은 시은이의 손을 잡고 안으로 들어갔다.홍 아줌마는 소소의 손을 잡고 따라 들어가려 했지만 소소가 거부했다.마당에 있는 식물에 이끌린 소소는 손을 내밀어 꽃을 잡으려 했다."소소야. 어느 꽃이 마음에 들어? 아줌마가 하나 따줄까?" 홍 아줌마가
순간 지성이의 얼굴에 희열이 떠올랐다. "아빠가 돌아왔어? 아빠! 아빠!"지성이는 소소의 손을 잡고 안으로 달려갔다."지성아, 아빠 아직 안 오셨어. 하지만 엄마가 아빠를 찾았대. 두 사람 지금 B국에 계셔." 위정은 지성이의 흥분한 얼굴을 바라보며 그에게 설명했다. "곧 돌아오실거야."지성이가 좋아하며 소리 내 웃었다. "아빠랑 영상통화 할 거예요.""누나가 돌아오면 해. 아빠가 있는 곳은 아직 잠잘 시간이야. 날이 아직 안 밝았을 거야." 위정은 지성이의 머리를 쓰다듬으며 말했다. "지성아, 너 소소랑 놀고 있어. 누나가 돌아오면 같이 밥 먹자.""그럼 소소랑 함께 나가서 꽃을 꺾을래요." 지성이는 소소의 손을 잡고 마당으로 달려나갔다.소소를 데리고 꽃을 꺾는다고 했지만 사실 마당에 있다가 누나가 돌아오길 기다릴 셈이었다.제일 초등학교.학교에 도착한 기성은 수업이 아직 끝나지 않은 것을 보고 교사 사무실로 갔지만 이하늘이 거기에 없었다.그가 학교로 오기 전에 이모님이 저녁식사에 초대했다고 문자를 보냈었다.그녀는 이모님의 초대에 동의한다고 답장을 보냈었다.교사 사무실에 있던 여자 선생님은 기성이를 보고 곧 기성이를 향해 손짓했다."이 선생님 찾으러 오셨어요?"기성이 학교에서 이하늘을 도와 이하늘의 어머니를 혼내준 후 선생님들 사이에서 이하늘과 기성에 관한 소문이 돌기 시작했다.기성은 고개를 끄덕이며 물었다. "오후에 수업이 없는 거 아니에요?""뭘 사러 간다고 하던데 딱히 어디로 간다는 말은 안 했어요. 30분이나 지났으니 아마 먼 곳에 갔나 봐요." 여선생님이 기성의 앞에 다가가 낮은 소리로 물었다. "두 사람 혹시 연애하는 거예요? 이 선생님에게 물었더니 아니라고 하던데 수줍은 모습이 분명 어색해 보였어요."기성: "수줍다고요?""네, 그때 기성 씨 지금 이 모습이랑 똑같았어요... 기성 씨 얼굴이 빨개요." 여선생님이 놀리며 말했다. "조금 있으면 다들 퇴근할 텐데 아마 사무실로 안 돌아올 것 같아요. 어디에 있는지 전화를
약 30분 후 위정이 소소와 지성이를 데리고 라엘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이하늘과 최기성의 안전이 걱정된 라엘이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눈물자국까지 있었다."누나!" 멀리서 누나의 모습을 발견한 지성이가 누나를 향해 달려갔다.소소는 지성이를 따라잡으려 열심히 달렸다.라엘이는 지성이와 소소가 함께 나타나자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누나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려고 곧 표정 관리를 했다."너희 두 꼬맹이가 어떻게 왔어?" 라엘이는 달려온 지성이를 포옹하고 곧 소소도 안았다."라엘아. 얘들이 한사코 널 데리러 오는데 따라오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데리고 왔어." 위정은 라엘이의 책가방을 받아들고 물었다. "기성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기성 삼촌이 그러는데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납치됐대요. 그래서 선생님 구하러 갔어요." 라엘이는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생님을 찾았는지 모르겠어요.""선생님이 납치됐다고? 그러면 경찰에 신고해야지." 위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 혼자 학교에 내버려 두고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런대? 도대체 누구한테서 월급을 받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라엘이는 위정 아저씨가 경호원 삼촌을 탓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위정 아저씨, 전 학교에 있으니 별일 없을 거예요. 기성 아저씨가 이 선생님을 구해야 하는 게 맞아요. 이 선생님이 우리 가족을 도와준 적이 있으니까 말이에요." 라엘이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선생님이 납치된 게 강민 짓인 것 같아요. 강민 그 나쁜 여자가 이 선생님이 우리한테 무슨 말을 했다는 걸 눈치채고 그랬을 거예요.""라엘아, 그건 다른 문제야. 아빠가 여기 계셨다 해도 기성 씨에게 뭐라 했을 거야." 위정이 라엘에게 설명했다. "기성 씨는 너를 보호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 너의 옆에서 너의 안전을 우선시 해야지 저렇게 쉽게 다른 일에 이끌리면 안 돼.""아빠가 기성 삼촌을 탓하지 못하도록 할 거예요. 기성 삼촌은 이 선생님 구하러 가야 해요. 전 학교에
"강민 언니는 제 친척 언니에요. 물론 언니를 배신한 건 제 잘못이죠. 만약 저를 죽인다면 부모님은 언니가 저를 죽였을 거라 의심할 거예요. 그러니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게요. 당신들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돼요." 이하늘은 계속 자기 요구를 말했다. "그리고 제가 죽으면 가족들은 자살일 거라 생각하고 일을 크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 그럼 당신들한테도 좋은 거잖아요."강도들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고그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자살하고 싶은 거죠?""제2 순환 도로 근처에 강이 있잖아요? 저를 그곳으로 데려다주세요. 그럼 제가 다리에서 뛰어내릴게요." 이하늘은 마치 생사를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전에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반드시 죽을 테니까요."강도들은 그녀의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답하지 않았다.왜냐면 그녀의 말대로 제2 순환 도로 근처에는 확실히 강이 있었고 위에 다리가 하나 있었다.그리고 매년 다리에서 뛰어내려 생의 최후를 끝내는 사람들도 있었고A시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는 사고 뉴스를 가끔 보고 했었다.이 때문에 강도들은 어찌 보면 이하늘의 제안을 동의했고이들은 함께 제2 순환 도로로 향했다.기성은 학교 근처에서 이하늘을 찾지 못하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측 또한 바로 근처 과일 가게의 CCTV를 확인했다.약 30분 후, 이하늘이 강에 뛰어들어 자결한 소식은 바로 뉴스 헤드라인에 업로드되었다.뉴스를 본 기성은 이하늘일 거라 미처 생각 못 했었지만뉴스 아래에 첨부된 사진을 보고 나서야 그녀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행히 뉴스 뒷부분에는 자결을 선택한 여성이 근처 어민에게 구조되어 현재 병원으로 이송해 긴급 치료 중이라고 표명되어소식을 접한 기성은 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도중 라엘이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강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구조된 상태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병원에서 긴급 구조 중이고 아저씨가 병원으로 가고 있어. 병원에 도착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
"여기는 6시가 좀 넘었는데 아빠는 아직 자고 있어." 진아연은 조용히 딸을 달래면서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위정 선배, 시은 씨, 소소, 그리고 지성이, 다들 진짜 보고 싶어요.""아연아, 두 사람 모두 괜찮은 거지?" 위정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네.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었어요." 진아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걱정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특히 시은 씨 말이에요...""엄마, 저도 아빠 걱정돼요!" 라엘이는 엄마의 말에 조용히 중얼거렸다."엄마도 라엘이가 아빠를 걱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네 시은 이모가 아빠 때문에 점점 야위어지는 모습에 엄마가 너무 마음 아파서 그러는 거야." 진아연은 웃으면서 딸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네 학업과 생활에 영향이 가지 않았으면 해.""괜찮아요. 저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엄마, 지금 아빠 좀 깨워주세요! 저희 모두 아빠가 보고 싶어요. 아니면 깨우지 않아도 되니까, 얼굴이라도 보면 안 될까요?" 라엘이는 애원하며 엄마를 바라보며 부탁했다.사실 진아연은 박시준을 깨우고 싶지 않았지만자는 모습은 보여줘도 괜찮다고 생각해 아이의 부탁에 바로 동의했다.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에서 조용히 나온 진아연은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는 박시준부터 확인했다.방에 있는 커튼 때문에 빛이 어두워이들은 희미한 화면을 뚫어져라 볼 수 밖에 없었다.진아연은 이들의 모습에 박시준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보여줄 수 있게 커튼을 조금 올렸지만아직 이른 시간에 날이 밝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커튼을 전부 올렸다."엄마! 아빠는요? 아빠를 보여준다면서요?" 라엘이는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목소리를 높였고방 안은 순간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퍼져이에 깜짝 놀란 진아연은 급히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봤다.옛날에는 예민하고 경계심이 많은 사람이어서이 정도 소리라면 무조건 깨어났겠지만, 지금은 마치
사실 진아연은 박시준이 깨어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엘이와 지성이가 그리 큰 목소리로 아빠를 부르는데, 깨어나지 않을 리가 있을까?전날 아무리 늦게 자도 지금까지 누워있었으면 깨어났을 텐데, 더군다나 박시준은 전날 일찍 누워 잠을 청했었다.지금의 박시준은 그냥 현실에서 도피하고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과 만나야 할지 몰랐던 것뿐이었다.진아연도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지금처럼 도망치고 피하는 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이때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자 그녀는 휴대폰을 확인했고이는 위정이 보낸 메시지였다. 아연아, 박시준 씨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진아연의 예상대로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위정은 속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방금 진아연이 이들한테 박시준과 본인에게 시간을 줬으면 한다는 말에 위정은 그녀 말투 속의 슬픔을 눈치챘고 이에 박시준한테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을 거라 의심했다.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고개를 숙여 위정에게 메시지를 보냈고박시준은 천천히 눈을 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사실 라엘이 아빠라고 부를 때, 그는 깨어났었다.아니, 진아연이 전화를 받으려고 일어날 때부터 그는 이미 잠에서 깨어났지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박시준은 그 누구보다도 바로 휴대폰을 뺏어 아이들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현재 그의 목숨은 다른 사람한테 달려있었고 까딱하면 죽을 수 있는 상태였다.심지어 박시준은 지금의 자신이 진짜 사람인지 의심했고본인은 단지 조명주가 공을 세워 이름을 날리기 위한 실험체일뿐더는 과거 위풍당당한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는 그의 지위와 명예를 포함해 그의 모든 것을 부수는 것보다 더 슬프고 괴로운 사실이었다.아무리 지위와 명예, 그리고 지금까지 그가 이룬 것을 잃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증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그는 도대체 뭐지?뿐만 아니라 진아연도 그와 함께 조명주의 위협을 받고 함께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야 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박시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