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30분 후 위정이 소소와 지성이를 데리고 라엘이를 데리러 학교에 갔다.이하늘과 최기성의 안전이 걱정된 라엘이는 슬픈 표정을 짓고 있었는데 얼굴에는 눈물자국까지 있었다."누나!" 멀리서 누나의 모습을 발견한 지성이가 누나를 향해 달려갔다.소소는 지성이를 따라잡으려 열심히 달렸다.라엘이는 지성이와 소소가 함께 나타나자 조금 의외라고 생각했지만 누나로서의 품위를 유지하려고 곧 표정 관리를 했다."너희 두 꼬맹이가 어떻게 왔어?" 라엘이는 달려온 지성이를 포옹하고 곧 소소도 안았다."라엘아. 얘들이 한사코 널 데리러 오는데 따라오겠다고 고집을 부려서 데리고 왔어." 위정은 라엘이의 책가방을 받아들고 물었다. "기성이한테 무슨 일이 생긴 거야?""기성 삼촌이 그러는데 우리 담임 선생님께서 납치됐대요. 그래서 선생님 구하러 갔어요." 라엘이는 우울한 표정으로 말했다. "선생님을 찾았는지 모르겠어요.""선생님이 납치됐다고? 그러면 경찰에 신고해야지." 위정이 진지한 표정으로 입을 열었다. "너 혼자 학교에 내버려 두고 너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어쩌려고 그런대? 도대체 누구한테서 월급을 받는지 알기나 하는 거야?"라엘이는 위정 아저씨가 경호원 삼촌을 탓할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위정 아저씨, 전 학교에 있으니 별일 없을 거예요. 기성 아저씨가 이 선생님을 구해야 하는 게 맞아요. 이 선생님이 우리 가족을 도와준 적이 있으니까 말이에요." 라엘이는 낮은 소리로 중얼거렸다. "이 선생님이 납치된 게 강민 짓인 것 같아요. 강민 그 나쁜 여자가 이 선생님이 우리한테 무슨 말을 했다는 걸 눈치채고 그랬을 거예요.""라엘아, 그건 다른 문제야. 아빠가 여기 계셨다 해도 기성 씨에게 뭐라 했을 거야." 위정이 라엘에게 설명했다. "기성 씨는 너를 보호하는 일을 하는 사람이야. 너의 옆에서 너의 안전을 우선시 해야지 저렇게 쉽게 다른 일에 이끌리면 안 돼.""아빠가 기성 삼촌을 탓하지 못하도록 할 거예요. 기성 삼촌은 이 선생님 구하러 가야 해요. 전 학교에
"강민 언니는 제 친척 언니에요. 물론 언니를 배신한 건 제 잘못이죠. 만약 저를 죽인다면 부모님은 언니가 저를 죽였을 거라 의심할 거예요. 그러니 스스로 목숨을 끊을 게요. 당신들이 굳이 나서지 않아도 돼요." 이하늘은 계속 자기 요구를 말했다. "그리고 제가 죽으면 가족들은 자살일 거라 생각하고 일을 크게 만들지 않을 거예요. 그럼 당신들한테도 좋은 거잖아요."강도들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고그중 한 명이 조심스럽게 입을 열었다. "어떻게 자살하고 싶은 거죠?""제2 순환 도로 근처에 강이 있잖아요? 저를 그곳으로 데려다주세요. 그럼 제가 다리에서 뛰어내릴게요." 이하늘은 마치 생사를 개의치 않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전에 지나가면서 봤는데, 그 높이에서 떨어지면 반드시 죽을 테니까요."강도들은 그녀의 말에 서로를 바라보며 답하지 않았다.왜냐면 그녀의 말대로 제2 순환 도로 근처에는 확실히 강이 있었고 위에 다리가 하나 있었다.그리고 매년 다리에서 뛰어내려 생의 최후를 끝내는 사람들도 있었고A시의 사람들은 이곳에서 뛰어내려 자결하는 사고 뉴스를 가끔 보고 했었다.이 때문에 강도들은 어찌 보면 이하늘의 제안을 동의했고이들은 함께 제2 순환 도로로 향했다.기성은 학교 근처에서 이하늘을 찾지 못하자 바로 경찰에 신고했고 경찰 측 또한 바로 근처 과일 가게의 CCTV를 확인했다.약 30분 후, 이하늘이 강에 뛰어들어 자결한 소식은 바로 뉴스 헤드라인에 업로드되었다.뉴스를 본 기성은 이하늘일 거라 미처 생각 못 했었지만뉴스 아래에 첨부된 사진을 보고 나서야 그녀인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다행히 뉴스 뒷부분에는 자결을 선택한 여성이 근처 어민에게 구조되어 현재 병원으로 이송해 긴급 치료 중이라고 표명되어소식을 접한 기성은 바로 병원으로 향했고 도중 라엘이의 연락을 받게 되었다."강에 뛰어들었지만, 현재 구조된 상태니까 너무 걱정하지 마. 지금 병원에서 긴급 구조 중이고 아저씨가 병원으로 가고 있어. 병원에 도착해 어떤 상황인지 알아보고
"여기는 6시가 좀 넘었는데 아빠는 아직 자고 있어." 진아연은 조용히 딸을 달래면서 주위 다른 사람들에게 인사했다. "위정 선배, 시은 씨, 소소, 그리고 지성이, 다들 진짜 보고 싶어요.""아연아, 두 사람 모두 괜찮은 거지?" 위정은 걱정 가득한 목소리로 그녀에게 물었다."네. 오늘 하루 종일 같이 있었어요." 진아연은 부드러운 목소리로 걱정하고 있는 모든 이들에게 소식을 전했다. "너무 걱정하지 않아도 돼요. 특히 시은 씨 말이에요...""엄마, 저도 아빠 걱정돼요!" 라엘이는 엄마의 말에 조용히 중얼거렸다."엄마도 라엘이가 아빠를 걱정하고 있는 걸 알고 있어. 하지만 네 시은 이모가 아빠 때문에 점점 야위어지는 모습에 엄마가 너무 마음 아파서 그러는 거야." 진아연은 웃으면서 딸에게 설명했다. "그리고 엄마는 아빠한테 어떤 일이 벌어지든 네 학업과 생활에 영향이 가지 않았으면 해.""괜찮아요. 저 매일 열심히 공부하고 있어요. 엄마, 지금 아빠 좀 깨워주세요! 저희 모두 아빠가 보고 싶어요. 아니면 깨우지 않아도 되니까, 얼굴이라도 보면 안 될까요?" 라엘이는 애원하며 엄마를 바라보며 부탁했다.사실 진아연은 박시준을 깨우고 싶지 않았지만자는 모습은 보여줘도 괜찮다고 생각해 아이의 부탁에 바로 동의했다.휴대폰을 들고 화장실에서 조용히 나온 진아연은침대에 조용히 누워있는 박시준부터 확인했다.방에 있는 커튼 때문에 빛이 어두워이들은 희미한 화면을 뚫어져라 볼 수 밖에 없었다.진아연은 이들의 모습에 박시준의 모습을 더 자세히 보여줄 수 있게 커튼을 조금 올렸지만아직 이른 시간에 날이 밝지 않은 것을 확인하자 커튼을 전부 올렸다."엄마! 아빠는요? 아빠를 보여준다면서요?" 라엘이는 아빠의 모습이 보이지 않자 조급한 마음에 목소리를 높였고방 안은 순간 아이의 맑은 목소리가 퍼져이에 깜짝 놀란 진아연은 급히 침대에 누워있는 남자를 바라봤다.옛날에는 예민하고 경계심이 많은 사람이어서이 정도 소리라면 무조건 깨어났겠지만, 지금은 마치
사실 진아연은 박시준이 깨어났다는 걸 알고 있었다.라엘이와 지성이가 그리 큰 목소리로 아빠를 부르는데, 깨어나지 않을 리가 있을까?전날 아무리 늦게 자도 지금까지 누워있었으면 깨어났을 텐데, 더군다나 박시준은 전날 일찍 누워 잠을 청했었다.지금의 박시준은 그냥 현실에서 도피하고 어떤 모습으로 아이들과 만나야 할지 몰랐던 것뿐이었다.진아연도 그의 마음을 이해하지만, 지금처럼 도망치고 피하는 건 결코 좋은 방법이 아니라는 것만큼은 알고 있었다.이때 휴대폰 화면이 밝아지자 그녀는 휴대폰을 확인했고이는 위정이 보낸 메시지였다. 아연아, 박시준 씨는 도대체 어떻게 된 거야?진아연의 예상대로 다른 사람은 속일 수 있어도 위정은 속일 수 없을 거라 생각했다.방금 진아연이 이들한테 박시준과 본인에게 시간을 줬으면 한다는 말에 위정은 그녀 말투 속의 슬픔을 눈치챘고 이에 박시준한테 심각한 문제가 일어났을 거라 의심했다.진아연은 침대 옆에 앉아 고개를 숙여 위정에게 메시지를 보냈고박시준은 천천히 눈을 떠 그녀의 뒷모습을 바라봤다.사실 라엘이 아빠라고 부를 때, 그는 깨어났었다.아니, 진아연이 전화를 받으려고 일어날 때부터 그는 이미 잠에서 깨어났지만속으로 어떻게 해야 할지 계속 고민하고 있었다.박시준은 그 누구보다도 바로 휴대폰을 뺏어 아이들을 보며 얘기를 나누고 싶었지만현재 그의 목숨은 다른 사람한테 달려있었고 까딱하면 죽을 수 있는 상태였다.심지어 박시준은 지금의 자신이 진짜 사람인지 의심했고본인은 단지 조명주가 공을 세워 이름을 날리기 위한 실험체일뿐더는 과거 위풍당당한 남자가 아니라고 생각했다.이는 그의 지위와 명예를 포함해 그의 모든 것을 부수는 것보다 더 슬프고 괴로운 사실이었다.아무리 지위와 명예, 그리고 지금까지 그가 이룬 것을 잃어도 정상적인 사람이라는 것은 증명할 수 있었지만, 지금의 그는 도대체 뭐지?뿐만 아니라 진아연도 그와 함께 조명주의 위협을 받고 함께 괴로운 나날들을 보내야 하는데, 이제 어떻게 해야 하지?박시준
진아연은 그의 움직임에 바로 고개를 돌렸고등지고 누워있는 박시준과 그녀 사이에는 마치 넘을 수 없는 벽이 두 사람을 가로막고 있는 듯한 느낌이었다.진아연은 멍하니 그의 뒷모습을 지켜봤지만, 갑자기 어디서 생긴 용기인지살며시 그의 곁으로 다가가 뒤에서 팔로 그를 감쌌다."시준 씨, 저는 당신이 어제처럼 그냥 제 옆에 있어 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해요." 진아연은 그의 등에 기대어 부드럽게 말을 건넸고박시준은 아무 말 하지 않았지만, 진아연은 그가 듣고 있다는 걸 알고 있었다.물론 그녀 또한 박시준의 대답이 필요 없었다.왜냐면 진아연은 박시준이 얼마나 힘든지 알고 있기 때문에 오로지 그녀에게 해결할 수 있는 시간을 좀 더 줬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A국.기성은 병원에 도착하자마자 바로 간호사에게 이하늘이 어딨는지 물었다."혹시 가족분이세요?" 간호사는 기성이의 말에 가족인지부터 확인했고이에 기성은 잠깐 멍해 있더니 바로 고개를 끄덕였다. "저는 이하늘 씨의 친구예요. 혹시 지금 어떤 상황이죠?"간호사: "아직 응급 처치 중입니다. 친구분의 수술 비용을 납부하실 수 있나요? 아니면 가족분에게 연락해 가족들이 온 후 비용을 납부하실 건가요?"기성은 간호사의 말에 고민도 하지 않고 바로 답했다. "제가 낼게요."기성이가 이하늘의 의료 비용을 낸 후, 간호사는 바로 그를 데리고 응급실로 향했다."지금 친구분의 상태가 어떤지 확실하게 말하기 어려운 상태입니다. 이따가 응급실에서 나온 의사 선생님한테 여쭤보시면 됩니다." 간호사는 간단하게 상황을 알린 후, 바로 자리를 떠났고기성은 응급실 밖의 의자에 앉아 기다렸다.10분도 채 지나지 않아, 응급실 문이 열렸고이하늘의 모습이 보였다.기성은 이하늘의백지장 같은 얼굴과 꼭 감고 있는 두 눈에 깜짝 놀라급히 의사한테 물었다. "의사 선생님, 혹시 죽었나요?!"의사는 그의 말에 어리둥절한 모습을 보였고스트레처에 누워있는 이하늘은 그의 말에 눈을 번쩍 뜨고 화가 가득한 모습을 보였다."혹시 환자
"부모님께 의지하라고 한 적 없어요. 오히려 당신 부모님 때문에 죽지 않아 다행이라 생각해요. 전에 보호하겠다고 말했었는데, 약속을 지키지 못해서 죄송해요." 기성은 그저 이하늘이 안쓰러울 뿐이었다."당신과 무슨 상관이죠? 기성 씨, 언니는 이제 더는 저를 신경 쓰지 않을 거예요. 앞으로 아무 일 없을 테니, 라엘만 보호하시면 돼요..."기성은 그녀가 채 말하기도 전에 딱 잘라 말했다. "앞으로의 일들은 제가 알아서 정리할게요. 걱정하지 마요."이때 의사가 다가와 청구서를 기성이한테 건네며 당부했다. "일단 환자분을 입원시키세요! 그리고 지금 뇌진탕 때문에 말을 아껴야 하고 휴식을 취해야 합니다."이에 기성은 난처한 모습으로 고개를 끄덕였고 이하늘과 함께 입원 병동으로 향했다.입원 절차를 마친 후, 기성은 이하늘을 챙겨줄 간병인을 그녀에게 구해줬다.모든 일을 마친 후에야 박시준의 저택으로 돌아갔다.그는 돌아가자마자 라엘이에게 이하늘의 상황을 알렸고, 라엘이는 바로 그한테 병원으로 가서 이하늘이 퇴원할 때까지 챙겨달라고 부탁했다."라엘아, 너도 알다시피 이 선생님은 여자야. 삼촌은 남자고 다른 사람을 챙길 줄도 모르는 내가 선생님을 도와줄 수는 없어. 그리고 간병인이 알아서 잘 챙겨줄 거야." 기성은 살짝 붉어진 얼굴로 라엘이를 달랬다."아저씨 말도 맞아요. 그래도 이 선생님을 챙겨주세요! 그렇지 않으면 이 선생님 혼자 병원에서 엄청 외로울 거란 말이에요.""의사 선생님이 뇌진탕 때문에 휴식이 필요하다고 당부했어.""아... 혹시 강민 그 나쁜 여자가 한 짓이에요? 아빠가 돌아오면 무조건 해고하라고 할 거예요! 그리고 아빠한테 그 여자를 강에 던져버리라고 할 거예요" 라엘이는 입을 삐죽거리며 빨개진 얼굴로 이를 악물고 화냈다.기성이: "아버지과 영상 통화했어? 언제 돌아오신대?""아빠를 봤긴 했는데 자고 있어서 아무 말도 하지 못했어요. 엄마의 말대로는 아빠가 아직 아파서 나중에 회복되면 돌아온대요." 라엘이는 잔뜩 성난 표정으로 말을 이
밖의 상황을 확인하기 위해 나온 진경훈은 낯선 이들의 모습에 바로 다가가 물었다. "누구세요? 무슨 일로 찾아오신 거요?"이에 벨을 누른 분이 바로 답했다. "안녕하세요. 혹시 진아연 씨, 진 아가씨의 집인가요? 저희는 그린스 교수님이..."남자가 말을 마치기도 전에 진아연은 슬리퍼를 신고 뛰쳐나와바로 문을 열어줬다."직접 보내주셔서 너무 감사합니다. 들어와서 물이라도 한잔 드세요!" 진아연은 이들을 집으로 들여보내면서 들고 있는 박스를 받으려 했다. "진 아가씨, 무거우니 저희가 안으로 옮겨드릴게요!"두 사람은 박스를 들고 앞장섰고진아연은 바로 따라가 말을 이었다. "신발을 갈아 신지 않으셔도 돼요. 그냥 바로 들어가시면 됩니다.""대표님, 저 사람들이 들고 있는 게 뭔가요?" 진경훈은 진아연의 곁에서 호기심 가득한 표정으로 물었다. "혹시 그때 영감이 선물한 물건이에요?""네. 그리고 그린스 교수님은 제가 존경하는 교수님이에요. 이름은 기억하지 못하셔도 영감이라고 부르지 않았으면 해요." 진아연은 바로 진지하게 진경훈의 잘못을 짚어줬다."아... 알겠습니다!" 진경훈은 진아연의 말에 빨개진 얼굴로 고개를 끄덕이면서 답했다.진아연은 말을 마치자 바로 거실로 들어가 그린스 교수님이 보내준 두 사람에게 물을 건넸다."진 아가씨, 괜찮아요. 차에 물이 있어요." 두 사람은 진아연의 호의를 거절 후, 떠나려 했고진아연은 이들의 말에 바로 물컵을 내려놓고 대문까지 바래다줬다.진아연이 이들을 바래다줄 때 방에서 나온 박시준은거실 바닥에 놓인 박스에 시선이 사로잡혔다.진경훈은 그가 박스에 관심을 보이자 바로 설명했다. "이건 그린스 교수님께서 대표님께 선물한 물건입니다. 혹시 그린스 교수님을 알고 계세요?"이에 박시준은 고개를 저었다."그린스 교수 말이죠... 사실 저도 잘 모릅니다... 대표님께서 존경하는 분이라고 하니 대단한 사람일 거예요. 혹시 마치 의학상이라고 알고 계세요?" 진경훈은 계속해 박시준에게 물었다.박시준은 그래도 마치
인공심장이라는 개념이 등장하면서 이에 대한 연구의 발표와 이루어졌지만, 인공대뇌 기술에 대한 내용은 전해진 바가 없었고해당 기술 또한 더욱 복잡하고 어렵다는 것을 뜻하기도 했다.인공심장으로 오래 살 수 있다는 사실에 대해서 들은 적이 없는 박시준은 인공대뇌를 사용하고 있는 자신 또한 오래 살 수 없을 거고언제든지 다시 죽음을 직면할 수 있을 거라 생각했다.진아연은 집으로 돌아가 뜯긴 박스와 종이를 들고 있는 박시준의 모습에잠깐의 놀람과 동시에 바로 웃으며 설명했다. "이건 조명주 씨가 마치 의학상 위원회에 제출한 자료예요. 물론 복사본이긴 하지만, 제가 그린스 교수님께 몰래 복사해 달라고 부탁했어요."진경훈은 그녀의 말에 깜짝 놀랐다. "대표님, 그린스 교수님은 마치 의학상 위원회를 탈퇴하지 않았나요?"그린스 교수님은 위원회 회장과 사이가 틀어진 후, 바로 마치 의학상 위원회의 탈퇴를 선언했지만진아연의 부탁으로 어쩔 수 없이 다시 위원회로 돌아가는 것을 동의했다.그린스 교수님은 위원회 회원의 직책을 현직 회장보다 더 오랜 시간을 도맡았기에 현직 회장 또한 그의 복귀에 대해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린스 교수님은 조수를 지시해 3일을 거쳐 자료들을 복사했고님은 자료들은 복사 후 보내겠다고 진아연에게 알렸다.만약 위원회가 이익을 위해 내부적으로 마치 의학상 수상자를 조명주로 선정하지 않았다면 그린스 교수님도 절대 이런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일에 가담하지 않았을 것이다.물론 진아연이 이번 일과 관련 자료들을 유출하지 않겠지만, 만약 유출된다면 그린스 교수님이 평생 쌓아온 명성 또한 무너지는 것과 다를 바 없었다."원한다면 언제든지 돌아갈 수 있었어요." 진아연은 담담하게 말을 이었다. "다만 이번 일은 죽을 때까지 남한테 말하면 안 돼요."진경훈은 진아연의 말에 급히 입을 막고 고개를 끄덕였다."시준 씨, 제가 조명주 씨의 연구 자료를 보고 연구할 생각이에요. 남한테 의지하는 것보다 스스로 할 수 있다고 생각해요. 조명주 씨가 할 수 있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