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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609장

이 일은 솔직하게 말하면 왕은지만을 비난할 수 없었다.

그녀가 욕심을 덜 부렸다면, 박시준에게 인정을 받고자 하는 마음을 가지지 않았다면 결코 왕은지에게 이용당하지 않았을 것이다.

"제가 당신 회사의 대표가 되는 걸로 대체 뭘... 하려는 겁니까?!" 하수연은 몸을 부들부들 떨며 말했다. "설마... 감옥에 가야 하나요?!"

"글쎄요. 당신 아들의 손에 달렸죠." 왕은지는 비웃으며 말했다. "아들의 손을 놓치지 않게 꽉 붙잡으세요. 만약 당신이 그 손을 놓는다면... 끝이니까요!"

왕은지는 말을 마치고는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수연은 끊겨진 수화음 소리에 정신이 아득해졌고, 하마터면 중심을 잃고 쓰러질 뻔했다.

그녀는 가까스로 벽에 손을 대고 기대었다.

박시준은 이미 그녀를 차단했고 박시준은 절대 그녀를 신경 쓰지 않을 것이다.

C시.

진아연의 휴대폰 벨 소리가 울렸다.

한이는 분명 전화한 사람이 박시준이라 생각했고 표정이 얼어붙었다.

방금 수술이 끝났고 여전히 마취에서 깨어나지 않았다.

그는 휴대폰을 들어 보았고 화면에선 '하수연'이라는 이름을 보고 잠시 고민한 뒤 전화를 받았다.

"아연아...! 내가... 내가 정말 큰 실수를 했구나! 시준이가 내 연락을 안 받는구나... 제발 나를 좀 도와주겠니...? 왕은지 사모님께서... 내가 감옥에 가야 한다고..." 하수연은 두서없이 말을 하고 있었다.

한이는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 수 는 없었지만 하수연이 어머니에게 도움을 요청하기 위해 전화를 한 것이라는 걸 알았고, 표정이 일그러졌다.

지금 병원 침대에 누워있는 어머니의 모습을 보며 방해하는 것을 원치 않았다.

"지금 저희 어머니께서는 신경 쓸 여력이 안 됩니다." 한이가 차갑게 말했다. "박시준 씨를 찾아가세요."

하수연은 한이의 차가운 목소리를 듣고 당황해하며 물었다. "누구세요?"

한이는 더 이상 시간 낭비를 하고 싶지 않아 바로 전화를 끊었다.

하수연은 끊긴 휴대폰을 보며 한이의 목소리라는 것을 기억해 냈다.

얼음처럼 차가운 목소리가 마치 박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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