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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53장

"엄마, 그나저나 라엘이가 많이 화났어요." 한이가 화제를 바꾸며 말했다. "저랑 엄마랑 같이 돌아올 거라 생각했었는데, 저 혼자만 돌아와서 저랑 말도 안 해요."

진아연은 괴로워하며 말했다. "영상 통화하자!"

"안 받을 거예요." 한이가 말했다.

"그럼 엄마가 내일 전화할게." 그리고 진아연은 경고했다. "여기에 있던 일은 라엘이한테 말하면 안 돼. 알았지?"

"네." 한이 역시 똑같이 생각했다. "엄마, 박시준 씨가 저를 Y국에서 내보낸 이유로 엄청 맞았다고 들었어요."

진아연은 정신이 아득해졌다.

"저번에 옷에 발자국이 찍혀 있었어요. 아마... 김형문 씨한테 맞은 거 같았어요." 한이가 계속 말했다. "... 제 목을 조를 때도 그렇게 밉지 않았는데."

진아연은 마음이 복잡해지기 시작했다.

아버지와 아들이 마침내 사이가 좋아진 것을 기뻐해야 할지, 박시준의 현재 상황을 그저 안타깝게 여겨야 할지 갈피를 잡을 수 없었다.

"엄마, 언제 돌아와요? 아직 아무 말 없었어요?" 한이는 엄마가 아무 말이 없는 것에 자신이 계속해서 물었다.

"모르겠어. 김성우 장례식이 내일모레라고 하더구나. 장례식이 끝날 때까지는 아마 쉽게 움직이지 못할 거야." 진아연은 가벼운 주제로 화제를 전환하고자 했다. "한이가 은서 이모랑 B국에 도착한 다음에 엄마한테 바로 말해줘. 은서 이모의 큰 오빠도 B국에 있으니깐. 엄마는 그 사람에 대해서 잘 모르니까."

"알겠어요." 한이는 최운철에게 아무 관심이 없었다.

시간이 빠르게 흘러 드디어 김성우의 장례식 날이 왔다.

김형문의 집안은 Y국에서 아주 유명한 가문이라 김성우의 장례식 모습이 TV 뉴스에 생중계되었다.

날씨가 유달리 우울하면서도 밖에는 비가 주룩주룩 내렸다.

진아연은 호텔에서 장례식을 볼 수 있었지만 직접 가기로 결정했다.

만에 하나 박시준을 만날 수 있을지도 모르기 때문이었다.

그녀는 한이를 이곳에서 내보내기 위해 어떠한 대가를 치렀는지 알고 싶었다.

김형문의 성격대로라면 그를 정말 가만두지 않을 거라는 걱정이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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