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 거부해요." 김영아는 눈을 내리깔며 말했다. "진아연 씨는 괜찮았지만 저는...""그러면 저희를 보내주는 건 어떨까요?" 정서훈이 그녀를 따라온 이유도 이런 이유가 있어서였다.A국에 가던 B국에 가던 상관없었다. 그저 여기만 벗어날 수만 있다면.김영아는 차갑게 웃었다. "정 선생님, 절 미행한 이유가 있었네요?""잘 아시겠지만, 박시준 씨 마음에 진아연이 있다는 거 아실 겁니다. 진아연이 이곳을 떠날 수만 있다면 당신과 박시준의 관계도 좋아질 겁니다. 이것보다 더 확실한 방법이 어디 있습니까?!""하... 제가 정말 보낼 수 있는 방법이 있다면 당장이라도 진아연 씨를 보냈을 거예요!" 김영아는 씁쓸하게 말했다. "... 아이를 낳을 수 없다면 아버지께서는 분명 저를 비난하실 거예요. 정말... 다른 남자와 아이를 가지는 방법밖에 없을까요?"정서훈의 눈썹이 움찔거렸다. "설마 다른 남자의 아이를 가져서 박시준의 아이라고 말씀하실 계획인가요?""그건 시준 씨의 생각이에요. 하지만 전 정말 원치 않아요! 끔찍해요... 다른 남자들과 해야 하는 건...!" 김영아는 혐오했다."음, 그럼 시험관 아기는 어떠실까요?" 정서훈이 말했다."그가 순순히 따라줄 까요?" 김영아는 슬픈 표정으로 말했다. "절 사랑하지도 않는 그가...""음..." 정서훈은 갑자기 엄청난 생각이 떠올랐다. "영아 씨, 혹시 박시준 씨의 아이라면 다 상관 없나요? 당신이 친모가 아니더라도...?"김영아: "..."그녀는 마치 꿈을 꾸는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았다.박시준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지만, 친모는 그녀가 아니다?그녀는 꿈과도 같은 그의 말에 괴리감이 느껴졌다."영아 씨, 제 말 들리십니까?" 정서훈은 손을 내밀어 그녀 눈앞에 흔들었다.그녀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리더니,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정 박사님, 방금 말씀하신 게 정말 사실이에요? 제가 정말 시준 씨의 아이를 임신할 수 있어요?""정확히 말하면 그의 아이를 잉태하는 것이 아니라, 그의 아이를 당신
비록 정서훈의 답변이 마음에 들지 않았지만 김영아는 자신감이 넘쳐흘렀다.성공만 한다면 박시준을 붙잡을 수 있었다.박시준의 친모가 진아연이라는 것을 모른다면 그 아이는 그녀의 것이다!정서훈은 입원 절차를 마친 뒤, 호텔로 들어가 진아연을 바로 찾지 않았다.진아연의 아이를 김영아에게 주기로 은밀히 결정했기 때문에 이 사실을 만약 진아연이 알게 된다면 그녀는 분명 분노할 것이다.이렇게라도 하지 않으면 뱃속에 있는 그녀의 아이는 죽을 수밖에 없었다.삶과 죽음 사이에서 정서훈은 아이를 살릴 방법을 생각할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그의 머릿속에 한이의 얼굴이 계속 떠올랐다.뱃속의 아이가 태어난 뒤, 한이처럼 똑똑하고 능력이 있다면 어떨까?아이가 크고 난 뒤, 모든 사실을 알려준 뒤 아이의 선택에 맡기면 될 것이다.그는 생각하면 할수록 이 계획에 대해 자신이 생겼다.그들은 지금 이곳에 갇혀 떠날 수 없었지만 아이가 김영아에게 이식되는 순간 그들은 이곳을 떠날 수 있었다.진아연의 수술을 성공적으로 마친 다음, 이곳을 나가는 것이야말로 가장 중요했다.호텔로 돌아온 그는 방으로 돌아갔다.그는 속으로 결심했지만 불안한 마음은 여전히 남아있었다.이런 일을 하는 것은 처음이었다.그는 테이블로 걸어가 노트북을 켰다.그는 진아연의 수술 방법에 대해 꼼꼼히 다시 확인했다.확신이 생긴 다음, 그는 메일함을 열었다.그는 진아연에게 직접 이 사실을 알릴 용기가 없어서 진아연에게 보낼 이메일을 쓰기로 결정했다.물론 이 메일은 바로 전송되지 않을 것이다.그는 예약 메일을 클릭했다.예약 시간 설정이 보였고, 그는 망설였다.1년, 3년, 5년 뒤... 아이가 몇 살이 되는 날이 좋을까?그는 한동안 고민했고, 긴 고민 끝에 그는 18년 뒤로 예약 시간을 설정했다.아이가 성인이 되었을 때, 진아연이 아이를 찾고 친모와 함께 살 것인지 양모와 함께 살 것인지 선택할 수 있었다.그는 물을 한 모금 마신 뒤, 떨리는 손을 진정시키며 메일 내용을 쓰기 시작했다ㅡTo.
오늘 병원에서 김영아를 만났어. 임신 문제로 괴로워하더라. 박시준 씨가 전혀 그녀를 여자로 생각하지도, 아이를 갖기를 원하지도 않기 때문이지.박시준은 아마 너를 마음에 품고 있겠지. 아예 만지는 것도 거부한다더라. 그때 나는 알았어. 왜 네가 그렇게 목숨을 걸고 Y국에 그를 찾으러 왔는지. 하늘이 맺어준 인연이니까. 무슨 일이 있어도 헤어지지 않을 테니까.이 메일을 쓰는 지금도 결국 마지막엔 난 네가 박시준 씨와 함께 있을 거라 믿어 의심치 않아.여기까지 읽었다면 그 뒤에 무슨 일이 일어날지는 눈치챘겠지. 네 몸에 있는 배아를 김영아 씨에게 이식할 생각이야. 그러면 김영아 씨가 우리를 Y국에서 떠날 수 있게 도와준다고 했거든.이 메일은 나의 씻을 수 없는 죄를 네가 용서해 주기를 바라서 쓰는 거야. 그러니깐 김영아와 박시준의 아이는... 사실 너와 박시준의 아이라는 거야.아이를 되찾고 싶다면 지금 Y국으로 가서 그를 찾도록 해! 아이가 남자인지 여자인지는 나도 몰라. 하지만 김영아 씨가 아이는 사랑으로 키웠을 거라 생각해....한숨을 내쉰 뒤, 정서훈은 메일 내용을 다시 보지 않고 바로 보내기 버튼을 눌렀다.화면에는 성공적으로 보냈다는 메시지가 떴다.이메일은 18년 뒤 진아연 님에게 전송됩니다. (예정일: XXXX년 XX월 XX일)그는 노트북을 닫고 방에서 나왔다.진아연은 하루 종일 잠을 잤다.해가 좀 떨어지자 경호원은 객실부에 가서 방 문을 열어달라고 요청했다.경호원들은 그녀에게 무슨 일이 생기기라도 했을까 봐 걱정했다.문이 열리자 그녀는 소리를 듣고 눈을 떴다."대표님, 괜찮으십니까?!" 경호원은 머리를 긁적이며 말했다. "하루 종일 주무셔서 걱정이 됐습니다."그녀는 침대에서 일어나 앉았다. "몇 시죠?""저녁 6시가 넘었어요.""아... 어쩐지 배가 너무 고프더라니.""오, 그럼 일어나세요. 정서훈 씨도 지금 호텔 레스토랑에서 기다리고 있습니다." 경호원은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그녀를 레스토랑으로 데려갔다.저녁 식사 중
별장.박시준과 김영아는 식당에 앉아 저녁을 먹고 있었다."시준 씨, 오늘 아침에는 어딜 그렇게 나갔어요?" 김영아가 침묵을 깨고 조심스럽게 말했다."장인어른이 친척 집이 같이 가자고 하셔서." 박시준은 담담하게 말했다. "어젯밤 내가 말한 거에 대해서는 고민해 봤어?""생각했어요." 김영아가 말했다. "당신에게 강요하지 않을게요. 하지만 그렇다고 경호원과 그러고 싶지는 않아요. 시준 씨, 전 당신의 아내에요. 절대 다른 남자와 하고 싶지 않아요."박시준은 그녀의 완강한 말투에 눈살을 찌푸렸다. "내가 당신을 평생 원하지 않는데도?""그래도... 아버지에게 말하지 않을 거예요." 김영아는 마음이 아팠지만 애써 담담하게 말했다. "오늘 병원에 갔다가 시험관 아기 이야기를 들었어요."박시준은 눈이 반짝하고 빛났다. "그것도 나쁘지는 않군. 하지만 당신 아버지가 알면 안 돼.""알아요. 조심할 거예요." 김영아는 그의 말투가 약간 부드러워지는 것을 듣고 희망을 느꼈다. "그럼 시술할 때 같이 가주시겠어요?" 박시준: "혼자 가. 바빠서 시간이 나지 않으니까." 그러다 그는 그녀가 애처롭게 보여 바로 말했다. "내가 따라간다면 네 아버지께서 알게 될 거야.""아... 그렇네요! 알겠어요!" 김영아는 그의 변명을 듣고 만족하는 듯했다. "시준 씨, 이렇게 저를 손님 대하듯이 해주시는 것도 나쁘지 않네요.""그래?""네. 사실 저도 좀 부담스러웠거든요." 그녀가 수줍게 말했다. "그냥 당신이 제 곁에만 있어주면 좋겠어요. 큰 오빠가 그렇게 된 다음, 아빠 말고는 제게 남은 게 없으니까요.""아직 학교 졸업하지 않았지? 다시 학교에 나가도록 해. 나가서 친구들도 사귀고." 박시준은 밥을 다 먹고 수저를 내렸다.김영아는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그의 말의 의미를 이해했다.그는 그녀가 짐이 되지 않기를 원했다.진아연과 같은 유능한 여자, 그는 그런 여자를 원했다.다음날.정서훈과 경호원은 진아연과 함께 병원에 도착했다.정서훈은 그녀를 위해 VIP
그녀는 자신이 그에게 수술 소식을 알려주려고 전화했다는 것을 잊어버렸다."어? 아직 모르는 거야? 그게... 회사 일 때문에 네가 전화한 줄 알았어." 마이크 역시 당황했다."네가 나한테 전화 안 한 것도 회사일 때문에 화나서 그런 줄 알았어." 진아연은 한숨을 내쉬며 말했다. "파산이라도 하는 거야?""아니, 완전히 그렇다는 건 아닌데!" 마이크는 한숨을 크게 내쉬며 말했다. "아연아, 정말 미안하다... 이번에는 정말 내 잘못이야. 내가 저번에 말했지. 누군가에게 버림받았다고? 근데 그 사람이 다시 나를 찾아온 거야. 근데... 나는 그 사람이 핵심 기술을 훔쳐서 왕은지에게 줘버렸어...! 왕은지랑 돈거래가 있었던 것도 아니고, 그냥 내 관심을 끌기 위해서 그랬다는 거야! 제길!""설마 네 전 남편?""응. 그 사람이 해커라는 걸 깜빡하고 말 안 했어. 게다가... 나보다 엄청난 실력자거든. 밤새 찾다가 알게 됐지 뭐야!"진아연은 아무 말 없이 가만히 있었다.마이크: "후... 그와의 인연은 끝냈지만. 우리 핵심 기술이 도난당했어."진아연: "아..." 그녀는 정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랐다.이 일은 정말 그녀가 생각도 못 했던 일이었다."아연아, 날 욕해도 상관없어! 진명그룹에 네가 흘린 땀과 눈물... 내가 모를 리가 없잖아. 내가 어떻게 연락을 해야 할지 정말 모르겠더라." 마이크는 자책했다."괜찮아... 너무 걱정하지 마. 그것보다 난 네가 더 중요해." 진아연이 그를 위로했다. "나 정말 화 안 났어.""뭐야 왜 화를 안 내는 거야?""건강상의 문제가 아니라니까 그걸로 됐어.""뭐야... 너 어디 아파?" 마이크는 의심했다. "죽을 사람처럼 왜 그런 말을 해?""응. 사실 작은 수술을 하게 돼서 너한테 말해주려고 전화했어. 며칠 동안 아이들이랑 영상 통화는 어려울 거 같아서.""아이는 제가 잘 돌볼테니깐 걱정마." 마이크가 이어서 물었다. "근데 무슨 수술이야?"마이크가 자책하는 와중에 그가 그녀를 걱정하는 것을 원
"진아연 씨, 대표님께서 당신을 그렇게 좋아하지는 않지만 치료할 수 있다면 제가 앞으로 대표님에게 잘 말씀드리겠습니다!" 봉민이 거칠게 말했다."진아연 씨, 정말 하실 수 있겠어요?" 김영아는 그녀의 실력을 의심했다. "뭐... 저희 아버지를 치료해 주신다면 저도 도와드릴게요."박시준은 옆으로 돌아 휴대폰을 꺼내 메시지를 보냈다.그리고 진아연 손에 들린 휴대폰이 울렸다.그녀는 휴대폰을 켜서 박시준이 보낸 메시지를 보았다.이런 메시지가 와 있었다. "거부."그는 그녀에게 김형문의 검사를 거절하라 시켰다.그녀는 휴대폰을 자연스럽게 넣은 뒤, 김영아에게 말했다. "우선 제가 그분의 상태를 좀 봐야겠어요. 그다음, 대답을 드리죠."그녀의 말이 끝나자 응급실 문이 열렸다.박시준은 그녀가 단호하게 응급실로 들어가는 것을 보며 주먹을 꽉 쥐었다!분명 그가 보낸 메시지를 보았을 텐데, 대체 왜 그의 말을 듣지 않는 것인가?김형문이 누군지 모르는 건가. 아직도 부족한 것인가?김형문의 성격은 말할 것도 없었다. 김형문의 심복인 봉민 역시 매우 차갑고 잔인한 사람이었다.만약 진아연이 김형문의 병을 치료하겠다고 답했지만 만약 김형문을 제대로 치료하지 못한다면 봉민은 그녀를 바로 죽일 것이다.그는 그녀가 지옥불에 뛰어드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녀에게 거부하라는 메시지를 보냈던 것이다!만약 그녀가 정말 김형문을 완벽하게 치료했다고 하더라도, 김형문은 절대 그녀에게 감사함을 느끼지 않을 것이다.약 30분 뒤, 응급실 문이 열리며 김형문과 같이 나왔다."선생님, 제 아버지는...?" 김영아는 먼저 나온 의사에게 물었다.의사: "진 아가씨께서 김 대표님을 치료하겠다고...""진아연 씨, 저희 아버지 치료해 주는 건가요?" 김영아는 놀랐다. "아버지 많이 다치신 건가요? 수술을 해야 하나요? 언제 정신이 드는 거죠?" 김영아는 불안해하며 계속 물었다."어쩌다 이렇게 다치신 거죠?" 진아연이 물었다."고용인과 경호원들이 말하기를 아래층에 내려올
그가 힘들게 보냈다는 것을 상상할 수 있었다."입원 병동은 저쪽에 있으니깐 가보십시오!" 경호원 찬이는 두 사람이 가만히 서 있는 것을 보더니 침묵을 깨고 말했다.세 사람은 입원 병동으로 천천히 걸어 들어갔다.신경내과에 도착한 진아연은 박시준에게 말했다. "경호원에게 지불하라고 하시죠."박시준은 카드를 꺼내 경호원에게 건넸다.경호원이 잠시 자리를 비운 사이, 진아연은 박시준을 사무실로 끌고 갔다.그 사무실에는 두 명의 의사가 앉아있었다. 두 사람이 들어오는 것을 보고 놀랬다.진아연은 박시준을 사무실과 연결되어 있는 화장실로 끌어 당겨 문을 닫았다."내가 거절하라고 하지 않았나? 왜 말을 듣지 않은 거지?" 그가 먼저 말을 꺼냈다."제가 왜 김형문 진찰을 거절 해야하죠?" 진아연이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산이 오빠가 말했어요. 김형문이 죽는다면... 당신이 그와 한 약속들을 이행하지 않아도 된다고 했어요."박시준은 그녀의 대담한 생각에 큰 충격을 받은 듯했다. "이 기회에 김형문을 죽이기라도 하겠다는 거야?""안 될 건 뭔데요?" 그녀는 눈썹을 치켜올리며 말했다. "병 때문에 죽은 거지, 제가 죽인 게 아니잖아요?"박시준: "... 넌 저들이 그냥 널 둘 거라고 생각해?"그녀는 순간 얼어붙었다."김형문이 죽는다면 그가 아니더라도 부하들이 당신을 죽이고도 남을 거야! 네가 죽였다고 하면서 말이지!" 박시준이 거칠게 소리쳤다."그럼... 죽이지 않으면 제가 치료하기를 원하는 거예요? 장난해요?""환자복은 왜 입고 있는 거야?" 박시준은 그녀의 환자복을 쳐다보며 물었다. "어디 아파?"그녀는 마이크에게 한 거짓말을 떠올리며 얼굴을 붉히며 말했다. "산부인과... 수술이 좀 필요해서요."그는 그녀의 어색한 표정을 포착했다. "아무튼 조금 있다 저들이 오면 아프다고 하면서 치료 못하겠다고 거절해. 김형문이 깨어난 뒤, 당신을 보게 된다면 김성우가 떠올라서 널 죽일 거야! 네가 살려준 것에 대해서는 전혀 감사하지 않고!""아..." 진아
박시준은 진아연을 간호사에게 맡기며 그녀를 병실에 데려다 달라고 부탁했다.그러고는 다른 신경내과 의사에게 연락했다."박 대표님, 아연 씨 어떻게 된 거죠? 무슨 병입니까?" 찬이가 궁금해하며 물었다."그렇게 관심 있으면 아까 직접 물어보지 그랬어?" 박시준이 반문했다."그리 관심 있는 것도 아닙니다. 그냥 물어본 거예요." 찬이가 걱정하며 말했다. "아연 씨를 그렇게 보내면 봉민이가 분명히 화낼 겁니다.""그럼 걔가 가서 진아연을 데려오든가." 박시준은 무심코 말했다. "내가 봉민이를 무서워할 거 같아?"찬이는 약 올리듯 말했다. "그도 같은 생각일 겁니다. 대표님은 김형문의 사위이고, 봉민이는 수양아들이니까요.""그럼 김형문은 왜 자기 딸을 봉민이한테 시집보내지 않았지?""원래 그럴 계획이었습니다. 하지만 대표님께서 A국의 모든 걸 버리고 여기로 올 줄 누가 알았겠습니까!" 찬이는 박시준과 사적으로 얘기를 나눌 때는 무난했다. 박시준은 거드름을 부리지 않기 때문이었다."내 탓이야." 박시준은 자책했다. "김형문이 나를 데리고 원숭이를 보러 동물원에 갔었는데, 원숭이의 이야기가 내 심금을 울렸어.""하하하! 저도 들었습니다. 그때 마침 그 자리에 있었던 제 친구가 얘기해 줬어요. 마음의 상처를 입은 암컷 원숭이가 그 수술을 받은 후, 새로운 사랑을 찾아서 행복하게 살고 있다고 했죠."박시준: "지금 내가 바로 그 암컷 원숭이지.""그래도 다릅니다. 대표님은 우리 아가씨를 전혀 좋아하지 않잖아요." 찬이는 모든 걸 눈여겨보았었다. "비록 아가씨는 젊고 예쁘지만, 여전히 아연 씨보다 못하죠."박시준은 눈썹을 치켜올리며 그가 계속 얘기하기를 기다렸다."아가씨는 외모가 아름답지만 영혼이 없습니다. 아연 씨는 외모뿐만 아니라 모든 면에서 뛰어난 능력을 갖췄죠. 우리 아가씨의 경우 가볍게 만나기에는 적당하지만, 진정으로 매력 있는 건 아연 씨 같은 여자죠." 찬이는 자신의 견해를 얘기했다."난 너만큼 깊게 생각하진 않았어." 박시준이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