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이크 씨, 누르지 말아요." 성빈이 그를 말렸다. "어젯밤 한숨도 못 잤을 건데 좀 더 자게 놔둬요. 깨어나면 또 울 거예요."마이크는 손을 거뒀다. "당신도 밤새 못 잤죠? 돌아가서 한숨 잘래요? 경호원에게 사고 현장에 절 데려다주라고 하면 돼요.""잠이 안 와요. 눈을 감으면 시준이가 구해달라고 소리치는 것 같아서 불안해요. 구해주고 싶은 마음은 굴뚝 같지만 어떻게 할 수가 없네요. 진아연 씨가 시준이에 대한 마음이 예전 같다면 아마 저보다 훨씬 더 힘들 거예요.""그럼 아연이를 좀 더 기다리죠." 마이크가 말했다. "전 지운에게 잘 도착했다고 전화해야겠어요.""알았어요."마이크가 떠난 후 성빈은 휴대폰을 꺼내 어제 연락한 국제 구조대에 연락하려 했다.어젯밤 구조대가 밤새 달려와 오늘 날이 밝는 대로 수색 구조작업을 시작하기로 했다.지금이 골든 타임이였다.사고 일주일 후가 가장 중요한 시간이고골든 타임이 지나면 부상자가 살아남을 확률이 크게 떨어진다.사실 한 달을 기다릴 필요도 없고, 일반적으로 보름이 지나면 부상자가 죽었다고 판단할 수 있다.하지만 의외로 그가 통화버튼을 누르기도 전에 구조대 대장이 먼저 전화를 해왔다.그는 곧바로 전화를 받았다."성빈 씨, 구조 현장에서 여자 한 명이 기어코 우리와 함께 수색 구조에 나서겠다고 고집을 부리고 있어요... 우린 함께 데리고 내려갈 수 없어요.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우리가 그 책임을 질 수 없거든요."성빈은 가슴이 덜컥 내려앉았다. "그 여자가 누군데요?""박시준의 와이프라고 하는데요. 누구 와이프든 우린 데리고 갈 수 없어요. 지금 열이 있는 것 같은데 어서 데려가요!"성빈은 표정이 날카롭게 변하더니 진지한 어투로 대답했다. "알았어요. 지금 당장 갈게요."성빈의 목소리를 들은 마이크가 전화를 끊고 걸어왔다. "왜 그래요?""진아연 씨가 산에 갔대요. 구조대의 사람이 그러는데 그녀가 지금 구조대와 함께 산에서 내려가 구조작업을 같이하겠다고 한대요. 어떻게 그럴 수 있어요?
일부는 특수 열화상 장비를 사용해 헬리콥터에서 수색하기 시작했다.살아있는 사람이나 동물의 움직임을 감식할 수 있는 장비였다.만약 박시준이 죽었다면 아마 감지되지 않을 것이다...사람들은 산 아래 여러 지역에 배치되어 수색하기 시작했다.오전부터 수색과 구조 작업이 계속되었고, 약 2시간 후 헬리콥터 한 대가 산 쪽으로 날아와 진아연을 내려준 뒤, 다시 돌아갔다.마이크는 그녀를 본 순간, 그녀를 꾸짖었다!"산이 이렇게 가파르고 덤불이 많은데... 어떻게...? 마이크... 만약에 그 사람을 찾지 못한다면... 그래서 그를 잃게 된다면...! 난 이제 어떻게 살아?!"그녀는 정신을 잃을 것만 같았다. 그래서 자신도 모르게 마이크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었다.마이크는 그녀의 뜨거운 이마에 놀랐다!"열나잖아! 진아연?! 너 괜찮아?!" 마이크는 자신이 가지고 온 해열제를 꺼내 그녀에게 건넸다. "약 먹고 내려가서 기다려! 여기 구조 대원들이 어련히 알아서 찾아줄까! 박시준 씨 생사는... 네가 해결할 수 있는 게 아니야!"진아연은 말없이 약을 삼켰고, 눈물이 계속해서 흘러내렸다."진아연, 그만 울어... 데려다줄게. 네 몸부터 추스른 다음 다시 와. 알겠지?" 마이크는 그녀의 눈물에 마음이 약해질 수밖에 없었다."머리가 아파... 마이크, 머리가 정말 깨질 거 같아..."마이크는 그녀를 부축한 채로 차를 향해 걸어갔다."열 때문에 서 있지도 못해. 돌아가서 푹 쉬고 있어... 혹시 알아 일어나면 박시준 씨가 옆에 있을지." 마이크는 그녀를 안심시키려 했다.마이크는 두 시간 동안 산에 머물며 주변 지형을 파악했고, 박시준이 살아있는 확률은 극히 낮을 거라고 결론지었다.현실은 죽은 사람이 부활하는 기적이 일어나는 소설이나 드라마도 아니기 때문이었다.마이크의 위로를 받은 진아연은 무겁게 내려앉는 눈을 감을 수밖에 없었다.호텔로 돌아온 마이크는 진아연을 침대로 데려가 이불을 덮어준 뒤, 열이 내릴 때까지 기다렸다.그는 방 안을 왔다 갔다 하면서
비행기는 A국 공항에 도착했다. 그리고 마이크는 바로 구급차를 불렀다.진아연은 어제부터 고열이 너무 심했고 해열제를 복용하자 그나마 열이 잠시 가라앉은 상태였다.비행기에 탑승할 때도 혹시 몰라 승무원에게 해열제를 요청해 두 번째 해열제를 투여했다.하지만 처음 투여했을 때보다 효과가 없었다.열이 바로 올랐다.체온 역시 처음보다 높아졌다.마이크는 비행기에서 내렸을 때, 40도를 넘고도 남을 거라 생각했다.그녀의 몸은 경련을 일으키며 의식을 잃었다.이렇게 몸이 안 좋다는 것을 알았다면 마이크는 그녀를 데려오지도 않았을 것이다.구급차가 생각보다 빨리 도착했다. 마이크는 바로 진아연을 구급차에 실은 뒤, 병원으로 향했다.며칠 전, 박시준의 사망 소식이 퍼진 뒤 도시 전체에 박시준에 대한 소문이 멈추지 않았다.이번에 진아연이 급히 병원으로 옮겨졌고 사람들은 다 같이 그녀의 병세가 박시준의 죽음과 관련이 있을 것이라 생각했다."ST그룹은 박시준 대표님의 사망 소식을 부인하지 않았잖아.""ST그룹은 박시준 대표와 아무 관계없어! 그러니 뉴스가 사실이든 아니든 말하지 않을 거야!""아이러니하네. ST그룹명도 박시준 대표님이 지은 거라던데... 박시준 대표님이 지금 경영하는 것도 아니고. 흠, 앞으로 ST그룹이 이름을 바꿀까?""ST그룹이 이름을 바꿀지 안 바꿀지는 모르겠어. 근데 박시준 대표님이 죽었다는 건 확실한 건가 봐. Y국 뉴스만 봐도 알 수 있어. 구조대가 계속 찾고 있다고 하던데... 일주일이 지났지만 발견되지 않았잖아. 더군다나 교통사고 이후에 Y국에 폭우가 시작되었고. 살아남기 어려울 거야!""진아연 씨는 어떤 상태입니까?""열이 밤낮으로 지속되어 고열이 가라앉지 않고 있습니다."의사들이 모여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Y국에서 돌아왔던데... 정말 박시준 대표님이 죽은 걸까요? 그래서 저렇게 정신을 잃어버린 것은 아닐지.""두 사람은 서로를 정말 사랑했을 겁니다. 그렇지 않았다면 이렇게 많은 자식들이 있지 않았겠죠.""진아연
"그건 내게 맡기렴! 돌아오면 성빈이가 너랑 결혼한다는 걸 내가 보장하마!" 성빈의 엄마는 그녀에게 약속했다. "그러니 이 아주머니의 부탁을 들어주지 않을래? 잠시 일은 하지 말고, 학교도 잠시 뒤로 미룬 뒤, 집에서 뱃속에 있는 아이만 생각하는 걸로 말이다. 보모도 내가 찾아주도록 하마."최은서는 당황한 표정을 지었지만 좋은 생각이 떠오른 듯 말했다. "아주머니 뜻은 감사하지만... 둘째 오빠가 떠났지만 제게는 새언니가 있는 걸요. 먼저 새언니랑 이야기를 해볼게요.""아... 진아연을 말하는 거니? 널 도와줄까?" 성빈의 엄마가 물었다."네! 제게 잘 해주세요." 최은서는 성빈과 성빈의 부모님 사이에 끼어 곤란한 상황이었고, 쉽사리 결정을 내릴 수 없었다.가장 큰 이유는 성빈의 부모님이 그녀에게 너무 친절하고 좋은 사람들이었다.무례한 말들로 그들을 슬프게 만들고 싶지 않았다.진아연이 돌아올 때까지 기다려야 했고, 진아연에게 말해 그녀를 도와달라고 해야 했다.진아연이 응급실로 들어간 다음, 해열제와 소염제를 처방했다.저녁이 되자 그녀의 체온은 마침내 정상으로 돌아왔다.그녀의 얼굴은 창백했지만 마침내 정신을 차리고 일어났다."진아연! 드디어 일어났구나!" 그녀가 눈을 뜬 것을 보고 마이크는 신이 나서 말했다. "네가 눈을 뜨지 않았다면 내가 쓰러졌을 거야."정신을 차린 진아연은 몸에 힘이 하나도 들어가지 않았다.그녀는 멍한 표정으로 마이크를 흘끗 보고 주변을 둘러보기 시작했다."열이 너무 심해서 Y국에서는 치료가 안 돼서 돌아왔어." 마이크는 난감한 표정으로 말했다.그녀 자신 역시 머리가 깨질 듯이 아팠기 때문에 마이크의 말에 크게 동요하지 않았다."시준 씨...""찾고 있어. 성빈 씨가 세계 최고 구조대를 초대해서 밤낮으로 산을 수색하고 있어. 찾는다면 바로 알 수 있을 거야... 만약 찾지 못한다면... 받아들이긴 힘들겠지만 받아들여야 해." 마이크는 그녀가 무너지지 않게 그녀의 작은 손을 붙잡았다.진아연은 그의 손을 내리쳤다.
그녀의 어머니가 떠났고, 지금은 박시준까지 떠났다.결국 그녀 역시 이 세상을 떠나겠지.이 세상 그녀에 대한 무성한 소문들은 시간이 지나면 점차 사라질 것이다.이 세계에서 그녀의 존재에 대한 모든 흔적들은 사라질 것이다.위정 형이 말했듯이 죽음 뒤 사후 세계가 있다고 했지만 그녀는 없기를 빌었다.한 시간 뒤, 성빈의 엄마가 소식을 듣고 그녀를 찾아왔다.마이크는 성빈의 엄마를 보고 조금 놀랐다."성빈이가 전화를 했을 때, 아연이와 만나고 싶다고 하니, 돌아왔다고 하더구나...""아, 성빈 씨가 우리한테 어디 있는지 물어보던 게 이것 때문이었군요." 마이크가 말했다. "진아연 몸 상태가 안 좋은데, 지금 박시준 씨 일로 정신 상태가 좋지 않아요. 제가 우선 들어가서 물어보겠습니다.""그러렴. 은서 일로 여기에 왔다고만 전해주렴." 성빈의 엄마가 말했다.마이크는 약간 머뭇거리더니 방으로 들어가 진아연에게 전달했다.2분 뒤, 마이크는 병실 문의 열고 성빈의 엄마에게 안으로 들어가라 손짓했다.진아연은 가까스로 일어나 침대에 기대어 정신을 가다듬었다."아연아, 괜찮니?" 성빈의 엄마는 가져온 과일과 꽃을 테이블에 올려두고 그녀 앞으로 가서 앉았다. "아마 내가 기억이 안 날 수도 있겠구나. 결혼식 장에서 봤는데.""당연히 기억하죠! 저희 이야기도 나눴잖아요." 진아연은 얼굴에 잔잔한 미소를 머금었다."그래. 몸이 좋지 않다고 해서 겸사 겸사 왔단다. 아연아, 아직 넌 젊고 갈 길이 머니, 지금 아픔에 무너지지 말았으면 좋겠구나. 성빈이랑 시준이는 형제처럼 자라와서 나도 참 슬프구나... 앞으로 힘든 일이 있다면 성빈에게 말하면 도와줄 거야. 그러니 안심하거라.""알겠습니다." 그리고 그녀가 물었다. "은서 씨에게 무슨 문제가 있나요?""성빈이의 아이를 가졌다는 건 알고 있지? 성빈이가 지금 집에 없어서 성빈이 아빠랑 상의를 했단다. 은서가 시준이의 친동생이니, 우리 역시 각별히 챙길 거야. 그래서 우리는 성빈이랑 하루빨리 결혼을 했으면 좋겠는
진아연은 등을 돌린 채, 그의 말에 대답하지 않았다.그녀가 머리가 아파 죽을 것 같다는 말은 모두 사실이었다.박시준이 실종된 이후로, 심장은 멈췄고 끝없는 어둠 속으로 떨어지는 기분이 들어 정말이지 죽고 싶은 생각뿐이었다.어린 시절부터 성인이 된 지금까지 그녀는 수없이 많은 좌절과 시련을 겪었지만 항상 마음속에서 스스로를 위로했다.하지만 이번에는 너무나도 달랐다.그녀가 돌봐야 할 아이들을 생각해서라도 힘을 내야 했지만 전혀 삶의 의욕이 생기지 않았다.저녁 식사 후, 마이크는 주치의에게 체크리스트를 작성해 보내달라고 요청했다.진아연은 침대에 누워 휴대폰을 보고 있었다."머리 아프다고 하지 않았어? 간호사한테 진통제를 좀 달라고 했는데." 마이크는 그녀에게 약을 건넸다. "약 먹을래?""지금은 괜찮아." 그녀가 말했다. "약은 탁자 위에 놓고 가. 나중에 머리가 아플 때 먹을게.""휴대폰 그만하지 그래. 지금 박시준 씨에 대한 뉴스로 떠들썩할 텐데. 추측성 기사들이 너무 많아." 마이크는 옆에 서서 그녀에게 말했다."뉴스 안 봤어. 친구들이 보낸 문자에 답장하고 있었어." 그녀는 휴대폰 화면을 보여주며 말했다. "많은 분들이 메시지를 보내서 말이야. 답장을 안 할 수는 없잖아.""그래. 네 곁에는 아직도 널 걱정하는 사람들이 많아. 그러니까 혼자라고 생각하지 마.""응... 시준 씨가 없어도 내일의 태양은 떠오리겠지... 지구는 아무 일도 없다는 듯이 돌아갈 거고." 그녀는 진지한 듯 장난이 섞인 말로 말했다.그리고 갑자기 그녀의 말의 뜻을 파악한 마이크는 소름이 돋았다. 저 말은... 박시준을 따라 죽겠다는 거 아니야?! 그녀가 죽어도 세상은 아무렇지 않을 거라는 말인가?!"진아연!" 마이크가 화를 내며 소리쳤다."씻었어?" 그녀는 아무렇지 않은 듯 물었다. "땀 냄새가 나는데. 옷도 안 갈아입고. 가서 좀 씻고 와. 안 그럼 오늘 밤새 냄새 때문에 힘들 거 같은데."마이크는 이를 악물고 화장실로 가기 위해 몸을 돌렸다.진아연은
마이크는 머릿속이 터져버릴 거 같았다!의사의 말에 놀란 것보다 진아연이 안 보인다는 사실 때문에 말이다!제길! 그가 곤히 잠들어 있는 사이에 도망쳤다!생각할 필요도, 물어볼 필요도 없이 그녀는 지금 이미 Y국으로 향하는 비행기에 몸을 실었을 것이다.의사는 마이크가 아무 말이 없자 그를 붙잡고 말했다. "제가 방금 말한 거 들으셨습니까? 돌아오시면 추가 검사가 필요합니다...""알겠어요! 찾으면 바로 병원에 데려오겠습니다! 지금은 해외로 나갔으니 바로는 어려울 거 같아요!" 마이크가 급히 말했다."아, 괜찮습니다. 추가 검사를 받게만 한다면 거기가 어디가 됐든 상관없습니다.""환자에게 너무 관심이 없는 거 아닌가요. 이렇게 돌아다녀도 된다는 건가요?" 마이크가 물었다."여기는... 병원이지 감옥이 아닙니다. 환자가 가고 싶다면 보내드려야죠. 하지만 그 책임 또한 모두 환자가 져야죠.""알겠습니다. 그럼 퇴원 수속을 우선 밟아주세요.""네, 퇴원 수속 처리를 해드리겠습니다. 다만 빨리 데리고 와서 추가 검사를 받게 해주세요. 사실 폐 쪽 감염 여부가 의심이 되기 때문에 다시 입원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만약 입원이 어렵다면 약물 치료가 바로 들어가야 합니다." 의사는 말했다."알겠습니다... 머리가 아프네요!" 마이크는 자신의 머리를 거칠게 헝클었다. "어제 대체 왜 잠을 자버려가지고는! 제길!"이번에는 진아연이 마음먹고 도망을 쳐서 마이크는 그녀를 찾을 수 있을지 확신이 서지 않았다.Y국.진아연은 공항체 도착한 뒤, 택시를 잡아 바로 산 쪽으로 향했다.다행히 오늘은 비가 오지 않으니 우산이 없어도 괜찮을 듯 했다.도착해서 보니 구조대는 여전히 구조 작업을 진행하고 있었다.그녀는 사고 현장에 서서 아래의 긴 덤불과 바위를 바라보며 주먹을 꽉 움켜쥐었다.그리고 지금 이 순간 삶과 죽음 사이에서 깊은 생각에 빠졌다.지금 여기서 뛰어내린다면 박시준과 함께 하겠지!"진 아가씨, 오셨습니까?" 구조 대원이 그녀를 알아보고는 바로 인사를
그녀는 휴대폰을 든 채로 중얼거렸다. "시준 씨가 아니라면... 대체 시준 씨는... 어디 있는 거죠. 시준 씨는 살아있는..."성빈은 그녀의 읊조리는 말에 마음에 아려왔다.벌써 일주일이라는 시간이 흘렀다. 박시준이 살아있는 것은 거의 불가능하다.그가 떨어지는 순간 아주 먼 곳에 떨어진 것 같다.지역은 넓지는 않지만 진입이 어려운 곳들이 너무 많아 수색대 곤욕을 치르고 있었다.좀 더 지역을 넓혀나가면 찾을 수도 있을지도 몰랐다...하지만 그때가 되면 많이 늦었을 수도 있었다.한 시간 뒤, 성빈은 진아연과 만났다.그녀는 그대로 굳은 채 사고 현장에 서 있었다.성빈은 그녀의 팔을 잡고 차에 태웠다."열이 떨어진지 얼마 되지 않았으니 감기에 걸리지 않게 조심하셔야죠." 성빈은 날카롭게 말했다. "마이크가 얼마나 걱정하는지 알아요? 만나면 바로 병원으로 데려가라고 신신당부를 했어요.""저 괜찮아요. 병원에는 또 왜요?" 그녀는 차갑게 바라보며 말했다. "김형문 씨를 보러 갈래요. 데려다주세요!""김형문은 왜요?" 성빈은 반문했다. "설마 시준이를 죽인 사람이 그라고 생각하는 건가요? 진아연 씨, 그는 우리의 적이 아니에요. 진정하세요. 시준이를 찾으면... 바로 돌려보낼 거예요.""그 사람에게 복수를 하려는 게 아니에요. 시준 씨를 데려올 거예요." 진아연은 완강하게 말했다. "분명... 그 사람이 시준 씨를 숨겼다고 생각해요. 아니라면 어떻게... 이렇게 찾아도 나타나지 않을 수가 있죠?! 말도 안 돼요... 시체라도... 시체라도 나와야 하는 거 아니냐고요! 시체를 가졌을 게 분명해요!"성빈 역시 그녀의 말에 동요하기 시작했다. "대체 김형문이 시준이의 시체를 가져가서 뭘 하겠어요?! 김형문 그 사람은 사업가지, 시체 애호가가 아니에요. 그 사람이 그렇게까지 할 이유가 없잖아요!""일반 사람이라면 그렇게 생각하지 않겠죠." 진아연은 말을 하면 할 수록 의심이 되었다. "이상하지 않아요? 우리가 이곳에 온 이후로 김형문... 그 사람이 갑