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날 그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얼굴에 난 손바닥 자국을 컨실러로 가렸다.박시준의 섹시한 목소리가 갑자기 침대에서 들려왔다. "아연아, 왜 이렇게 일찍 일어났어? 못 잤어?""어젯밤에 일찍 잤더니 일찍 일어났네요." 그녀가 시간을 확인해 보니 아직 일곱 시도되지 않았다.그는 그녀가 화장한 걸 보고 의아하게 말했다. "오늘 외출할 거야?""오늘부터 출근하려고요. 집에 있으려니까 답답해요." 그녀가 웃으면서 말했다. "내가 자꾸 헛생각한다고 했었잖아요. 출근하면 괜찮아지겠죠.""출근한다고 해도 이렇게 일찍 일어날 필요는 없잖아. 와서 나랑 좀 더 자자." 그는 그녀를 향해 손을 내밀었다.그녀는 그를 거절할 수 없어 침대 옆에 앉았다.그의 깊숙한 눈빛이 얼굴에서 멈추더니 그녀를 살펴봤다."예전에 출근할 때도 화장하지 않았잖아." 그녀가 화장하는 걸 좋아하지 않았기에 오늘 조금 이상하다고 생각하며 무슨 원인이 있을 거라 추측했다."제가 산 파운데이션이 수분감이 너무 좋아요. 크림보다 훨씬 좋은 것 같아요." 그녀가 이유를 만들어 말했다. "해볼래요?"그는 급히 거절했다."시준 씨, 왜 그렇게 항상 의심이 많아요?" 그녀가 가볍게 웃었다. "설마 제가 화장하고 나가서 다른 이성이라도 만난다고 생각하는 거 아니죠?""그렇게 생각하지 않았어." 그는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속마음을 말했다. "널 소중히 생각하니 네가 안 하던 행동을 하면 의심하게 되는 거야."그녀는 그가 속마음을 이렇게 직설적으로 표현하리라고는 예상하지 못했다.그녀는 코끝이 찡해와서 그의 얼굴에 가볍게 키스했다. "시준 씨, 사랑해요. 아무리 말해도 모자란 것 같아요.""나도." 그녀의 고백에 그가 답했다."우리 둘 뭐 하는 거예요? 곧 생이별이라도 할 것처럼 말이에요." 그녀가 웃으며 그의 품에 기댔다. 그는 그런 그녀를 꼭 껴안았다. "요즘 회사의 신제품 연구개발이 마지막 단계를 달리고 있어요. 테스트가 통과되면 출시할 거예요.""넌 사업을 중요시 여기는 여자라는 걸 알고
그녀가 이만큼 괴로웠던 건 지난번에 박시준의 가슴에 칼을 꽂았을 때였다.그녀는 도망치는 것을 싫어했지만 이 순간 충동으로 인해 그녀는 이성을 잃고 말았다.그녀는 박우진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았다. 그의 목소리는 그녀의 오장 육부를 헤집어 놓는 것 같아서 아주 고통스러웠다.전화기 너머로 박우진이 '쾅' 하는 소리를 들었고 곧 아무 소리도 들려오지 않았다.그는 통화가 중단되었다는 문자가 뜬 화면을 힐끗 보았다.진아연이 화를 못 이겨 전화기를 부쉈다고 생각한 그의 입가에 음침한 미소가 떠올랐다.진아연의 멘탈로 며칠을 버틸 수 있을지 몰랐다.그는 전화를 끊고 나서 아버지한테 말했다. "진아연이 얼마 못 버틸 것 같아요.""우진아, 우리 이사하자." 박한이 눈썹을 찌푸리고 말했다. "어젯밤 꿈을 꿨는데 박시준이 우릴 죽이려고 쫓아오더라고. 난 돈도 못 가지고 죽임을 당할까 무서워.""이 문제에 관해 나도 생각해 본 적이 있어요. 진아연이 우릴 도와 박시준의 지분을 갖다주면 곧 외국으로 나가요. 그다음 지분으로 배당금을 받을지 매각할지 다시 고민해 봐요. 전 파는 게 더 좋겠다고 생각해요. 손에 들고 배당금을 받는 것보다 많이 받을 순 없겠지만 그래도 다른 일이 일어날 우려가 없잖아요.""그래, 우리 먼저 이사부터 하자. 박시준이 찾아낼 수 없는 곳으로 말이야." 박한이 낮은 소리로 말했다. "어디로 갈지 이미 생각해 놨어.""그럼 당장 이사해요. 진아연이 박시준에게 지분을 달라고 말만 하면 박시준이 화를 못 이겨 죽이려 들 거예요. 하지만 최운석이 우리 손에 있는 한 진아연은 최운석의 생사를 걱정하고 있으니 박시준이 우리에게 손을 쓰게 하지 못할 거예요." 박우진의 표정이 어두워졌다. "만약 이번에 우리가 순조롭게 돈을 가질 수만 있다면 앞으론 돈 걱정 없이 살 수 있어요.""일단 보증금은 빼지 말고 물건도 다 그대로 놔둬. 우리가 여기에 살고 있다고 오해하게 해야지." 박한이 계획을 말했다."그래."그들은 곧 짐을 정리하고 전세방을 나섰다.
전화기를 내려놓은 그녀는 책상에 엎드려 한참을 서럽게 울었다.누군가 노크하고 들어왔다가 그녀가 책상에 엎드려 우는 걸 보고 어리둥절한 채 나갔다.문을 두드린 사람은 연구개발부 팀장이었다.팀장은 진아연에게 신제품 건에 대해 의논하러 왔다가 그녀가 우는 걸 보았다. 순간 당황하기도 하고 어색하기도 해 어찌할 바를 몰라 하다가 못 본 척하기로 했다.팀장은 휴대폰을 꺼내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그는 자신이 본 상황을 마이크에게 말한 뒤 마이크더러 좀 있다 찾아가서 무슨 일이 생겼는지 물어보라고 했다.지금 그녀의 사무실에 들어간다면 그녀가 분명 비참한 모습으로 있을 것이다.30분 후 마이크는 더는 기다릴 수 없어 그녀의 사무실 문을 열었다.그녀는 이미 울음을 그친 뒤였고 컴퓨터 화면을 열심히 들여다보고 있었다.가까이 가보지 않는다면 그녀에게 무슨 일이 있었다는 걸 눈치채지도 못할 것이다.가까이 가보면 그녀의 두 눈이 울어서 벌겋게 부었다는 걸 볼 수 있었다."오늘 회사에 일찍 왔다고 들었어." 마이크는 준비한 간식을 그녀의 책상에 올려놓았다.그때 그는 그녀의 휴대폰 화면이 깨진 걸 보았다."화면이 왜 깨졌지?" 그는 아무렇지 않은 척 말했다."실수로 떨어뜨렸어. 점심때 가서 수리 맡기려고." 그녀는 그가 가져온 간식을 힐끗 보고 나서 말했다. "웬 간식?""비서가 줬는데 다 못 먹을 것 같아서 너한테 갖다 준 거야." 그는 의자에 앉아서 아무렇지 않게 물었다. "눈이 왜 부었어? 어젯밤 제대로 못 잤어?"그녀는 간식을 책상 서랍에 넣으면서 대답했다. "잠을 좀 설쳤어.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눈이 부었네.""힘들면 일찍 돌아가 쉬어." 그녀가 거짓말을 하는 걸 본 그는 자리에서 일어나 말했다. "난 일이 있어서 먼저 가볼게.""알았어.."마이크는 사무실에서 나와 엄숙한 표정으로 엘리베이터 쪽으로 걸어갔다.자신의 부서로 돌아온 그는 사무실로 들어가 문을 닫았다.계속 이렇게 나가다간 진아연이 쓰러질 것 같았다.그는 더는 그녀 혼자
점심 11시, 진아연은 일찍 퇴근해 휴대폰 화면 수리하러 갔다.그녀는 휴대폰으로 검색해 이 휴대폰 브랜드를 전문 수리하는 곳을 찾았다. 1,000미터 좌우 떨어진 가까운 곳에 있었다.그녀는 걸어서 그곳에 가서 휴대폰을 맡겼고약 30분을 기다려 그녀는 화면을 새롭게 바꾼 휴대폰을 손에 들었다.그녀는 계산을 마치고 휴대폰 매장을 나왔다.마침 점심시간이라 그녀는 마이크에게 전화를 걸었다."나 지금 밖에 있는데 먹고 싶은 거 있어? 사다 줄게."그녀의 목소리를 들은 마이크는 마음이 착잡했다.그가 그녀의 일을 박시준에게 말한 걸 그녀가 알게 된다면 그녀는 분명 크게 화를 낼 것이기 때문이었다."이미 부서 직원들과 같이 먹기로 했어." 마이크가 돌려서 거절했다. "넌 점심 먹고 돌아가서 쉬어.""그래. 그럼 지금 돌아갈 거야." 그녀는 마이크의 태도가 평소와는 달리 조금 차갑다는 걸 느꼈지만 지금은 머리가 너무 아파 잠시 생각하지 않기로 했다.전화를 끊은 그녀는 회사로 돌아가 차에 올라탔다.그녀에겐 일주일이라는 시간밖에 없었다.그녀는 일주일 안에 어떻게 박시준에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랐다.ST그룹.박시준은 두 시간 정도 고민하다가 진아연에게 묻지 않기로 했다.마이크가 말한 것처럼 그가 묻는다고 해도 그녀가 대답해 주지 않을 것이다.이 사건은 며칠 사이에 일어난 일이 절대 아니다. 그녀가 이렇게 많은 시간 동안 참고 말하지 않았는데 지금 그에게 사실을 털어놓을 리 없었다.그녀가 위협을 받았다는 증거가 있다면 모를까.증거는 찾기 쉬웠다.그녀와 박한 부자와의 통화 내용만 찾아내면 됐다.그는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어 진아연의 통화기록을 조사하라고 했다.전화를 마친 후 누군가 그의 사무실 문을 노크했다."대표님, 점심에 뭐 드시겠어요?" 조지운이 걸어 들어왔다."생각 없어." 박시준이 얼굴이 파랗게 질린 채 차가운 목소리로 말했다.조지운의 심장이 덜컥 내려앉았고 무슨 일이 생긴 건 아닌지 생각해 봤다. "그럼 아무거나 좋아하시는 거로 사
박시준은 휴대폰을 손에 들고 조지운을 바라보았다."대표님, 전화벨이 울리는데 안 받으세요?" 조지운이 음식을 그의 책상 위에 올려놓고 웃으면서 말했다.박시준은 차가운 표정으로 목소리를 깔고 말했다. "나가."조지운은 그제야 전화를 받지 않는 게 자기 때문이라는 걸 눈치채고 황급히 밖으로 나갔다.박시준이 전화를 받았다."박시준 씨, 요청하신 통화 내용을 메일로 보냈으니 확인 부탁드립니다." 전화기 너머로 정중한 목소리가 들려왔다."알았어." 박시준은 전화를 끊고 메일 사서함에 들어가 새 메일을 클릭했다.그는 녹음 파일 중 최근 그녀가 박한에게 한 통화기록을 찾았다.그가 녹음을 클릭하자 통화 내용이 한순간 사무실에 퍼졌다——진아연: 박한 씨, 원하는 물건을 빠른 시일 내에 줄게요. 그러니 최운석을 더는 괴롭히지 말아요. 또 한 번 괴롭힌다면 당신들이 원하는 걸 가질 수 없게 될 거예요. 그 사람은 당신들 친척이지 제 친척이 아니에요. 그 사람이 죽으면 당신들이 묻어야지 내가 아니라고요!박한: 언제 박시준의 지분을 가져올 거예요? 시간을 줘요.진아연: 그렇게 급해요?!박한: 쇠뿔은 단김에 빼라고 하잖아요. 이런 일은 오래 끌수록 우리한테 더 불리할 거예요. 시간을 주기 싫다면 우리가 시간을 정해주죠. 일주일 어때요?진아연: 좋아요. 일주일로 해요. 그동안 최운석을 잘 보살펴줘요. 만약 그 사람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긴다면 박시준의 주식을 가질 생각은 하지도 말아요!...갑자기 세상이 어두워졌다.박시준은 일시 중지 버튼을 누른 것처럼 온몸이 경직된 채 아무것도 생각할 수 없었다. 두 눈은 화면에 있는 녹음 파일을 바라보며 당장이라도 튀어나올 것 같았다.진아연이 최운석을 위해 그의 지분을 그가 가장 싫어하는 사람에게 주려고 하다니!그녀는 그렇게 하면 그가 화를 낼 걸 잘 알면서 박한의 제안에 동의했다.그는 지난번에 그녀에게 최운석과 그중 누가 더 중요하냐고 물었을 때 그녀는 그가 더 중요하다고 대답했었다.이런 것이 바로 그녀가 말하는
"엄마!" 지성이가 갑자기 걸어와 그녀의 다리를 안고 불렀다.진아연은 순간 마음이 녹아내렸다.그녀는 휴대폰을 내려놓고 기쁜 얼굴로 아들을 바라보았다. "아가야, 너 방금 혼자 열심히 장난감을 놀고 있길래 일부러 안 불렀는데 네가 엄마를 찾아와 줬구나."그녀는 아들을 품에 안고 뺨에 입을 맞추었다."나중에 엄마가 주사 맞으러 데려갈 테니 울지 마, 알았지?"지성이는 까만 눈동자를 반짝였다. 그는 주사를 맞는다는 게 무슨 말인지 몰랐다.전에도 주사를 맞았지만 잠든 상태에서 맞았거나 장난감에 관심이 끌려 별로 운 적이 없었다.하지만 이젠 조금 컸기에 속이기 어려웠다."아연 씨, 배고프면 먼저 과일을 먹고 있어요." 홍 아줌마가 걸어와 웃으면서 말했다. "돌아와 먹을 거라고 미리 얘기해 주셨으면 안 기다려도 되는데.""배가 안 고파요. 배고프면 밖에서 먹었겠죠." 그녀가 억지로 웃었다. "아침에 일찍 일어났더니 조금 피곤해요. 그래서 돌아와서 낮잠이나 자려고요.""졸리면 집에서 쉬세요. 제가 이모님이랑 함께 지성이 예방 접종을 마치고 올게요.""조금만 자면 돼요. 오래 자면 밤에 또 못 자요.""맞아요. 오늘 아침에 대표님이 출근할 때 지성이가 울었어요." 홍 아줌마가 말했다. "다행히 대표님이 떠난 뒤에 울었어요. 대표님 앞에서 울었더라면 아마 출근을 못 했을 거예요.""지성이가 지금 왜 아빠를 그렇게 좋아하는 거예요?" 진아연은 의외라고 생각하며 아들에게 뽀뽀했다. "엄마가 갈 땐 엄마한테 빠이빠이 하더니 아빠가 간다고 운 거야?"지성이는 이 질문에 대답할 수 없었다.아직 말을 할 수 없기 때문이기도 하고 어린아이는 이유가 필요 없이 울고 싶을 때 울기 때문이었다."네가 아빠를 그렇게 좋아한다는 걸 아빠가 알게 되면 아주 좋아할 거야." 진아연은 말을 하며 휴대폰을 들고 지성에게 사진 한 장을 찍어 박시준에게 보내고는 이 일을 말해줬다.동시에 그녀는 박우진의 답장을 보았다.박우진: 당신의 요구에 동의할게. 최운석이 가족관계가 우리
집에 돌아온 그녀의 마음은 뭔가 허전했다.사실 박시준도 매번 그녀의 메시지에 바로 답장을 한 건 아니었다, 만약 그에게 주식을 요구하지 않을 거라면 이렇게까지 긴장하진 않았을 것이다.그녀는 휴대폰을 몇 번이나 들고 확인했지만 그의 답장은 오지 않았다.그녀는 여소정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소정아, 너 요즘 준기 씨랑 어때?여소정: 그냥 그래! 그 사람도 요즘 바빠.진아연: 그럼 네가 보통 메시지 보내면 얼마 만에 답장해 줘?여소정: 보통은 확인하면 바로 답장해 주지! 갑자기 그건 왜?진아연: 점심에 시준 씨에게 메시지를 보냈는데 아직 답장이 없어서.여소정: 직접 전화해서 물어보면 되지. 바빠서 메시지 확인 못 한 걸 수도 있어, 아니면 분명히 답장해 줬을 거야.진아연: 나도 그렇게 생각해. 그니까 그냥 전화는 안 할래. 어차피 저녁에 돌아올 건데.여소정: 응, 근데 너도 출근 중인 거 아니니?진아연: 오늘 오후에 지성이 데리고 예방 접종하러 가서 회사에 안 갔어.여소정: 응, 네가 이런 사소한 문제로 나한테 얘기까지 다 하네! 난 시준 씨가 너한테 잡혀 사는 줄 알았더니 입장이 아주 바뀌었네 하하!진아연: 감정은 상호적인 거야, 그도 날 좋아하고 나도 그를 좋아하고 서로 잡고 사는 거지.여소정: 그렇지! 준기 씨랑 한 번 이혼해 보니까 그 사람이 나 없이 못 사는 게 아니라 나도 그 사람 없으면 영혼을 잃은 거 같더라. 참 못났어!진아연: 다 지나간 일이잖아. 앞으로 서로 소중히 여기면서 살아!여소정과 대화를 나눈 후에도 박시준은 여전히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그녀는 휴대폰을 충전해 두고 그가 퇴근하고 돌아온 후 많이 바빴었냐고 물어보려고 했다.오후 5시 30분경 경호원이 라엘이를 집으로 데려왔다.진아연의 휴대폰도 충전이 완료됐다.그녀는 충전기를 뽑고 카카오톡을 열었지만 박시준은 여전히 아무런 답장이 없었다.그녀의 마음은 쿵 하고 내려앉았다. 그녀는 그의 번호를 찾아 전화를 걸었다.전화가 걸려 갔고 시스템 음성이 들려왔다——죄
"네, 충전기 고장 났나요? 제 충전기 가져다드리겠습니다...""필요 없어." 박시준의 충전기는 고장나지 않았다, 다만 그냥 충전하고 싶지 않았을 뿐이었다.그의 휴대폰은 진아연의 통화 녹음을 듣다가 배터리가 나가 자동으로 꺼졌던 것이다.오후 내내 녹음을 들은 그는 이젠 '진아연', '최운석', '박한' 같은 키워드를 떠올릴 때마다 고통스럽고 메스꺼움을 느꼈다.조지운은 참지 못하고 물었다: "대표님, 아연이랑 이번엔 대체 무엇 때문입니까?""묻지 말아야 할 것은 묻지 말고 말하지 말아야 할 것은 말하지 말아라." 그는 차가운 눈빛으로 조지운을 바라보았다.조지운은 바로 입을 다물었다: "알겠습니다. 그럼 오늘 집에 들어가실 건가요? 아니면 제가 저녁 사 오겠습니다."박시준: "아직 생각중이야.""지금 전화를 안 하시면 아연 씨가 회사에 찾아올 것 같습니다." 조지운은 귀띔해 주었다. "평소에 이렇게 소홀하게 대하신 적이 없으니 아연 씨는 지금 많이 혼란스러울 것입니다.""내가 아연이를 소홀히 한 적이 없어서 아연이는 항상 내 감정을 신경 안 썼지." 그의 눈빛은 차가웠고 목소리는 더욱 차가웠다. "전에 박한이랑 그럴 때도 전혀 두렵지 않았는데 지금은 지쳤어."힘든 게 아니라 지친 것이다.태어날 때부터 이용당했다. 지금 겨우 성공을 이루고 모든 것을 지배할 수 있고 진정한 사랑과 가정을 이뤘다고 생각했는데 여전히 이용당하는 운명에서 벗어날 수 없다니!진아연은 다시는 거짓말을 하지 않겠다고 여러 번 말했었고 그는 믿었다.아름다운 환상은 깨졌고 추악한 거짓이 들어났다!그는 정말 지쳤다!조지운은 그가 이렇게까지 우울한 것을 본 적이 없었다.조지운은 그가 화가 났을 때 분노에 치밀어 발작하든 냉혈하고 침착하게 복수하는 모습이든 다 본 적 있지만 유일하게 힘들어하는 모습은 본 적 없었다.조지운은 그와 진아연 사이에 무슨 일이 있었는지 알고 싶었지만 다시 물어봐도 아무것도 알지 못할 것이라는 걸 알고 있었다.그리고 그도 확실하게 말했다. 묻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