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범한 인간이니깐." 그는 비유를 하며 말하기 시작했다. "네 마음 속에는 내가 있다는 걸 알지만, 여전히 네가 다른 남자와 함께 있으면 질투가 나거든.""뭐에요. 진지하게 받아들이지 않고 이렇게 받아치다니. 정말 능력자네요." 그녀는 그를 보며 예쁘게 웃으며 말했다. "이곳 야경은 정말 예쁘네요! 조금만 더 있다가 가요.""피곤하다고 하지 않았어?"그녀는 잠시 생각하더니 말했다. "그럼 내일 아침에 일출보러 와요! 분명 아름다울 거예요!"박시준: "일출을 보려면 일찍 일어나야 하는데?"그녀는 고개를 끄덕이며 단호하게 말했다. "저는 일출을 본 적이 없어요. 그러니깐 내일 같이 가요!"그는 일출에 관심이 없었지만, 그녀의 간절한 눈빛을 보고 대답했다.두 사람은 한참을 걷다가 호텔 방으로 돌아갔다.내일 아침 일찍 일어나야 했기 때문에 박시준은 그녀에게 일찍 자자고 말했다.진아연 역시 너무 피곤해 빨리 자고 싶었다.하지만 그녀는 위정과 내일 점심에 만나기로 했기 때문에 박시준을 내일 오전 내내 잠에 들게 해야만 했다.그래서 그를 잠들지 않게 해야만 했고, 내일 아침 일찍 일출을 보고 와야지 그가 내일 점심에 피곤해서 잠을 잘 것이라고 생각했다.불을 끈 뒤, 그녀는 침대에서 뒤척였다."잠이 안 와요." 그녀는 졸음을 참으며 그의 팔을 잡고 말했다. "이야기 좀 해봐요."박시준: "..." 그의 머릿속이 새하애졌다.어떤 이야기를 해야할 지 감조차 오지 않았다."왜 잠이 안 와?"분명 오늘 오후 내내 해변가에서 걸었기 때문에, 그는 꽤 피곤했다.만약 그녀가 그를 부르지 않았다면 그는 잠이 들었을 것이다."아까 낮잠을 자서 그런지 잠이 안 와요.""그럼 휴대폰을 좀 보는 건 어때?" 그리고 그는 말했다. "무슨 이야기를 해야할 지 모르겠어.""여기까지 와서 휴대폰이나 하라는 거예요?" 그녀는 그에게 요구했다. "노래 불러 줘요! 노래 잘 부르잖아요."박시준은 어색했다.두 사람이 오랫동안 함께 지냈지만, 그녀가 이렇게 밤에 잠도
새벽 5시 30분. 두 사람은 호텔에서 나와 곧바로 해변가로 향했다.역시나 해변가에는 아무도 없었다.진아연은 그를 끌고와 해변에 앉힌 뒤, 그가 가져온 담요를 덮었다.그리고 그녀는 그의 어깨에 머리를 기대며 바다를 보았다."너무 아름답고 낭만적인 거 같아요. 마치 드라마 속 주인공이 된 것처럼요."박시준은 잠을 충분히 자지 못해 눈이 빨갛게 충혈이 되어있었다. 그리고 그녀가 그에게 말을 걸 때도, 그는 여전히 자신이 꿈 속에 있는 것 같았다."정말 안 피곤해? 아연아, 솔직히 말해봐.""물론... 피곤하죠. 하지만 당신과 일출을 함께 꼭 보고 싶었어요. 일출 본 다음에 다시 자면 되잖아요." 그녀는 그의 어깨에 손을 갖다대며 말했다.그리고 그녀의 손이 닿자 그가 어깨에 부상을 입었다는 것이 생각났다.그는 고통스러워 숨을 헐떡였다."시준 씨, 미안해요! 고의가 아니었어요!" 그녀 역시 충분한 휴식을 취하지 못해 일어난 일이었다."괜찮아. 엄청 아프진 않아. 그냥 좀 쓰라릴 뿐이야." 그는 그녀의 걱정스러운 표정에 웃으며 안심시키려고 했다. "그 약 꽤 괜찮은 거 같아.""정말요? 그럼 다시 만져봐도 괜찮아요?" 그녀는 손을 뻗어 그의 상처 부위를 매만졌다."쓰라리지. 아프진 않아.""알았어요. 그럼 밤에 다시 발라줄게요." 그녀는 다시 그의 어깨에 머리를 살포시 기댔다. "잠깐 눈 감고 있을 테니. 해가 보이면 말해줘요."박시준은 그녀를 내려다 보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있었고, 잠이 든 것 같았다.이렇게 피곤한데 굳이 이렇게 일출을 보겠다고 하다니?고작 일출이 뭐라고?그는 이런 생각을 하며 작게 한숨을 내쉬었다.아침 6시, 저 멀리 수평선에서 해가 모습을 드러내기 시작했다.그는 진아연의 얼굴을 살짝 만졌다. "아연아, 일어나."진아연은 정말 잠이 든 듯, 손으로 눈을 비비고 일출을 바라보았다."박시준 씨, 지금 이 순간이 당신 인생에서 가장 멍청한 짓이라고 생각하죠?" 그녀는 잠을 자다 일어나서 그런지 기분이 조금 좋아보
그는 정말 푹 쉴 생각이었지만 그녀는 그와 함께 쉴 생각이 없는 것 같았다."넌?""나가서 방수용 붕대를 좀 사올게요. 있으면 내일이라도 바로 서핑을 나갈 수 있으니깐요." 그녀는 그를 설득시킬 만한 이유를 말했다.그는 잠시 생각하더니 고개를 끄덕였다. "그럼 경호원을 데리고 가."그녀는 거절할 수 없었다.솔직히 이곳은 그녀에게 낯설었고, 반드시 혼자서 외출해야 한다는 말을 할 수 없었다.박시준은 방으로 돌아가 침대에 누웠고, 그녀는 화장실로 들어가 위정에세 약국에서 만나자고 메시지를 보냈다.잠시 뒤, 그녀는 가방을 들고 외출을 했다.경호원은 그녀의 곁에서 따라오고 있었다."사모님, 기분이 좋아보이십니다." 경호원이 말했다.진아연: "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도 돼요.""피곤하지 않습니다. 전 그냥... 왜 그렇게 대표님을 괴롭히셨는지 이해가 되지 않습니다." 그리고 경호원은 말했다. "일출이 뭐가 그렇게 좋습니까? 일출을 보고 싶으시다면 저희가 사진을 찍어서 보내드릴 수도 있는데. 피곤하신 대표님을 끌고 다니시기나 하고.""부부의 일에 참 관심이 많으시네요. 싱글이시죠?""죄송하지만 제 아이가 곧 중학교 입학합니다." 경호원은 그녀를 놀리는 듯이 말했다. "대표님께서 착하셔서 그렇지. 제 와이프가 피곤한데 일출을 보러 가자고 하면 전 절대 가지 않을 겁니다."진아연: "그래서 제가 당신이 아닌 박시준 씨와 결혼한 겁니다. 제가 하라는 일이라면 무엇이든 해주니깐요."경호원: "???"진아연: "그리고 설령 제가 박시준 씨를 괴롭혀도 경호원님과 아무 관련 없지 않나요?"경호원: "..."약국에 도착했을 때, 진아연은 경호원에게 밖에서 기다리라고 말했다.경호원 역시 들어가지 않고 순순히 밖에서 기다릴 생각이었다.진아연은 점원에게 무슨 말을 한 뒤, 화장실로 향했다.화장실에 들어간 그녀는 오랫동안 보지 못한 위정을 보았다.위정은 탈수 상태처럼 엄청 말랐다.그를 본 순간, 그녀는 눈시울이 붉어졌다."아연아, 안전을 위해 짧게 말
"최운석이란 사람은 어떤 사람이지?" 위정은 정말 궁금한 표정이었다."시은 씨와 같은 케이스에요. 제가 수술한 다음, 많이 회복되었어요." 진아연은 마음 속에 희망과 절망이 함께 했다. "만약 시은 씨의 상황을 그에게 말한다면 분명 시은 씨를 도와준다고 할 거예요."그녀는 최운석이라면 반드시 도와줄 것이라 믿어 의심하지 않았지만, 박한이 최운석을 만나지 못하게 할 것이라고 생각했다.박한과 박시준은 완전 달랐기 때문에 어렵지 않아 보였지만 쉽지 않은 일이었다.하지만 아무리 어렵더라도 그녀는 반드시 해내야 했다."위정 오빠, 내가 시은 씨 이식 수술을 받을 수 있도록 도와줄게요. 시은 씨를 잘 부탁해요. 일도 그만 둬요." 진아연은 가방에서 은행 카드를 건넸다. "시은 씨를 혼자서 책임지려고 하지 말아요. 그러니 이것도 거절하지 말고요."위정은 그녀의 카드를 받으며 걱정스럽다는 듯이 말했다. "최운석이라는 사람 지금 박한 씨가 데리고 있어? 그럼 네가 최운석이랑 만나는 거 어렵지 않겠어?""박한 씨는 돈이 아주 필요한 사람이에요. 마땅한 돈을 준다면 어렵지는 않을 거예요." 진아연은 담백하게 말했다. "시은 씨를 살릴 수 있는 일이라면 뭐든지 부딪혀 봐야죠."위정과 이야기를 나눈 뒤, 진아연은 화장실에서 나왔다. 그리고 경호원이 그녀에게 다가왔다."왜 이렇게 오래 걸리셨습니까? 10분 안에 나오지 않으셨다면 들어가려고 했습니다!"진아연은 시계를 흘끗 쳐다보며 말했다. "오버하지 마세요? 20분도 안 되는 시간에 무슨 일이라도 일어날까봐요?""제 기준으로는 아주 오랜 시간이었습니다! 집에 계셨다면 걱정하지 않았겠지만. 지금은 밖이니깐 걱정이 될 수밖에요! 일반 분도 아니시고... 잘못이라도 되신다면 대표님께서 저를 같이 땅 속에 묻으실 겁니다!" 경호원은 말하면서 그녀의 표정을 살폈다. "설마... 우셨습니까?"진아연은 자신이 너무 말이 많았다고 생각했다.박시준의 경호원은 박시준 옆에 있을 때는 이렇게 말이 많은 사람이 아니었다.그러다 보니
"시준 씨, 미안해요. 신혼 여행을 간답시고 길게 휴가냈지만 5일도 안 되서 돌아가자고 하고. 하지만 정말 아이들이 보고 싶은 걸요." 그녀는 그를 안으며 사과를 했다."괜찮아. 나도 아이들이 보고 싶은 걸." 그는 그녀의 등을 토닥이며 말했다. "아이들이 조금 크면 같이 나오자.""네." 그녀는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대답했다.3일 뒤, 그들은 A국에 도착했다.박시준의 부상은 거의 치유가 되었지만 얼굴의 상처는 아직 아물지 않았다.휴가가 끝난 것은 아니었기에 나아질 때까지 집에 머물기로 했다."나가게?" 진아연이 현관에서 신발을 갈아신는 것을 보며 그가 물었다."네. 소정이 선물 산 거 갖다 주려구요." 그녀는 웃으며 말했다. "저녁 밥 먹을 때는 올 거예요. 만약 늦게 되면 먼저 밥 먹어요. 나 기다리지 말구요."그는 눈썹을 찡그리며 말했다. "아이들이 보고 싶다며? 오자마자 친구 만나러 가고. 아이들이 보고 싶다는 거 거짓말이지."지성은 지금 그의 품에 안겨 있었다.집에 오자마자 그녀는 지성과 목욕을 했다.씻기고 나가다보니 그가 이렇게 말한 것도 당연했다."돌아오지 않을 것처럼 말하네요!" 그녀는 그와 아들에게 손을 흔들었다.그녀는 돌아오기 전 박우진과 약속을 잡았다.시은의 일을 더이상 미룰 수 없었다. 지금 건강 상태로는 얼마 버티지 못할 것이다.집에서 아이들과 함께 하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으나 지금은 그럴 시간이 없었다.그녀가 떠나고 30분 뒤, 박시준은 하준기에게 전화를 걸었다."아연이 지금 여소정 씨랑 같이 있어?"그는 솔직히 그녀를 의심하고 싶지 않았지만 돌아오자 마자 나가는 그녀의 반응이 좀 낯설었다. 그래서 정말 여소정을 만나러 간 것인지 확인하고 싶었다.하준기: "저 지금 집에 없어요! 소정이한테 물어볼까요?""물어봐."하준기는 전화를 끊고 여소정에게 전화를 걸었다. "소정아, 아연 씨랑 지금 같이 있어?"전화를 받은 여소정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말했다. "그건 왜 물어보는데?""시준 형이 전화했어
진아연은 아무 말 없이 물만 마셨다."당신처럼 아주 고귀한 사모님께서 미천한 박 씨 가문의 나를 고작 그 이유로 찾아왔다?" 박우진은 자조적으로 웃으며 말했다. "말 돌리지 말지 그래?""최운석 씨랑 만날 일이 있어. 물어보고 싶은 게 있거든." 그녀는 천천히 물잔을 내려놓고 진지하게 말했다."무슨 일로? 그가 똑똑하진 않지만 자신을 챙길 정도는 될텐데. 내가 허락한다 해도 우리 아버지가 허락하지 않을 거야. 너는 박시준의 아내니깐. 너도 알겠지만, 우리 아버지가 박시준이라면 치를 떠니깐.""치를 떨 일이 뭐가 있어? 박시준 씨한테 회사 주식을 양도해 달라는 부탁을 들어주지 않아서?" 진아연은 차갑게 웃었다. "정말 욕심도 정도껏 부려야지. 욕심이 너무 과하다고 생각하지 않아?.""진아연, 부탁하는 사람치고는 태도가 아주 불량하네? 그렇다면 서로 시간 낭비할 필요가 없겠군." 박우진은 입꼬리를 한쪽을 올리며 차갑게 웃었다. "결혼했다고 정말 귀부인이라도 된 줄 아나보네? 박시준과 우리 집안 일이야. 너랑은 상관없어""난 박시준 씨의 아내야. 이제는 제3자가 아니라고. 알겠어?" 진아연 서두르거나 짜증을 내지 않았다. "이건 당신 할머니의 계획이야. 박시준 씨 역시 피해자라고. 너희들이 뭔데 시준 씨의 재산에 눈독을 들이는 거지? 그 재산은 너희 할머니가 시준 씨한테 준 거야. 그러니 그 재산에 대해 요구할 권리가 없다고. 알겠어?""네가 그 사람 편을 드는 게 당연하지. 하지만 할머니 돈은 우리 가문의 재산이야. 게다가 우리 할머니가 아이를 바꿔치기 했다는 증거라도 있어?" 박우진은 인상을 찌푸리며 말했다. "증거도 없이 그렇게 말하면 나와 아버지는 의심할 수 밖에 없어. 이 모든 게 최경규의 음모라는 걸."진아연이 어떻게 증거를 내놓을 수 있겠는가?박 부인은 이미 몇 년 전 돌아가시지 않았는가."진아연, 대체 최운석을 찾는 이유가 뭐야? 매우 건강해. 아픈 곳도 없고, 잘 먹고, 잘 자고! 집에 와서 살도 많이 쪘다고." 박우진은 진아연이
"아니면 사람을 보내서 최운석 씨를 납치하는 건?!" 여소정은 그녀에게 자신의 생각을 말했다. "박한 씨와 이야기를 해도 절대 네 요구를 들어주지 않을 거야. 그냥 경호원들을 보내 최운석 씨를 데려와 버리자!"진아연은 여소정의 말에 충격을 받았다."소정아, 지금이 어느 시대인데. 법을 무시하고 사람을 납치해. 게다가 박한 쪽이 돈은 없지만 그들의 인맥들까지 무시할 수는 없어. 더군다가 경호원을 시켜 최운석을 납치하게 된다면 시준 씨 귀에도 들어갈 거야. 부상이 다 회복되지도 않았는데 시은 씨 일로 박한한테 협박받는 건 내가 보고 싶지 않아.""알겠어... 하지만 분명 돈을 요구할 거야." 여소정은 그녀에게 말했다. "요구 금액도 절대 적지 않을 거야.""우선 박한을 만난 뒤 다시 이야기 하자! 합의가 안 된다면 다른 방도를 강구하는 수밖에. 가족의 이식률이 가장 높다고는 하지만 낯선 사람의 이식률도 낮진 않을 거야." 그녀는 관자놀이를 문지르며 스스로 위로하며 말했다. "아무튼 시은 씨가 살아있는 것에 감사해.""응. 너무 걱정하지마. 너 지금 이 표정으로 들어가면 박시준 씨가 금방 알아차릴 거야. 지금도 준기한테 전화 걸어서 네 행방에 대해서 확인하는 거 봐. 아무튼 들키지 않게 조심해."진아연은 어이없다는 듯이 말했다. "만약 그가 나처럼 행동했다면 나라도 의심했을 거야."...박우진은 집으로 돌아와 아버지에게 진아연과 만난 일에 대해서 말했다.박한: "정말 무엇 때문인지 말하지 않은 거야?""말하지 않았어요. 하지만 분명 삼촌과 관련이 있을 겁니다. 표정을 보아하니 분명 간단한 문제가 아닐 거예요." 박우진은 최운석이 있는 방을 보며 말했다. "아버지, 삼촌을 다른 곳으로 옮기는 게 어떨까요? 아무도 찾지 못하게 말이죠! 만약 진아연이 찾아온다면 막을 방법이 없을 거예요."박한은 입술을 만지작거리며 잠시 생각에 빠진 듯했다. 그리고 고개를 끄덕거렸다. "그래. 우리에게 최운석이 마지막 카드이니, 경호원을 붙여서라도 감시 해야겠다.""
진아연은 고개를 저으며 말했다. "그냥... R국에 더이상 있고 싶지 않았어요.""대체 왜?" 그가 물었다."... 당신이 위정 오빠를 봤다고 했을 때, 잘 때마다 위정 오빠랑 시은 씨가 나오는 꿈을 꿨어요." 그녀는 힘든 표정으로 말을 이어갔다. "미안해요... 신혼여행은 행복해야 하는데. 꿈에서 깰 때마다 너무 힘들었어요."그는 그녀를 부드럽게 안으며 위로했다. "그런 일이라면 내게 털어놓고 말해도 돼.""말해봤자... 우리 둘 다 힘들 뿐이잖아요." 그녀는 잠긴 목소리로 천천히 말했다. "시준 씨, 몇 일정도 쉬었다가 저랑 같이 B국에 한이 보러가요!""알았어." 그는 바로 대답했다. "한이한테 영상 통화로 상처받지 않게 잘 말해봐.""네."그녀는 오후에 여소정과 함께 산 물건들을 가방에서 하나씩 꺼냈다.두 아이를 위한 옷들과 약간의 간식이었다.라엘은 새 옷을 보자마자 신이 나서 그녀의 손을 끌어당겼다. "엄마! 저도 깜짝 선물이 있어요!"진아연은 놀란 표정으로 물었다. "무슨 깜짝 선물?"라엘이는 테이블로 달려간 뒤, 바나나를 집어 들고 장난감을 가지고 놀고 있는 지성에게 다가가더니 지성이를 안아들었다."지성아! 여기 내 손에 있는 바나나 보이지~? 먹을래?" 라엘은 지성이를 다시 내려놓은 다음, 뒤로 물러서서 말했다. "누나한테 오면 바나나 줄게!"진아연은 라엘이가 말한 깜짝 선물이 무엇인지 알아차렸다.설마 지성이가 벌써 걸을 수 있다는 건가?지성은 라엘의 손에 들린 바나나를 가만히 쳐다보았다. 그리고 큰 눈이 잠시나마 반짝거렸다.주먹을 꽉 쥐었다가 팔을 쭉 뻗더니 비장한 표정으로 라엘을 향해 천천히 발걸음을 떼기 시작했다.아직 어려 걷는 폼이 어색했고 중심을 잡지 못해 흔들리는 몸에 진아연은 매우 걱정됐다."걱정마. 넘어져도 아프지 않을 거야." 박시준이 말했다. "오후에 과일 접시로 직접 걸어가더니 바나나가 먹고 싶었는지 집어들더라.""하하, 정말이지 못 살아." 진아연의 말이 끝나기가 무섭게 지성은 '쾅'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