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각해본다고 했지, 살려준다고는 안 했는데?”염무현이 무표정한 얼굴로 말했다.“아지트 책임자가 누구인지 알아낸 마당에 굳이 시간 낭비하면서 네 헛소리를 들어줄 필요가 있을까? 분명 그 사람이 더 많이 알 텐데, 안 그래?”저격수는 억울한 듯 두 눈을 부릅뜬 채 숨졌다.원래 패를 너무 빨리 까도 안 되는 법이다.염무현은 공혜리에게 연락해 방금 일어난 일을 간략하게 설명해준 다음 신신당부했다.“기사님 가족들도 보상해줘요. 뭐든 두 배로.”“네.”공혜리는 걱정스러운 말투로 말했다.“꼭 조심해야 해요, 흑일파는 무법자들이 많아서 아주 위험하거든요.”“걱정 안 해도 돼요. 이제 서해시에 돌아가면 같이 식사 한 끼 해요.”염무현이 웃으면서 말했다.공혜리는 뜻밖의 횡재에 기쁨을 감추지 못했다.“네! 꼭이요.”지금 데이트 신청을 한 건가?그렇다면 결코 가볍게 대할 수는 없었다. 얼른 가서 어울릴 만한 옷이라도 골라야 하지 않겠는가?단김에 소뿔도 빼라고, 지금 당장 쇼핑하기로 마음먹은 그녀였다.때마침 비서가 서류 더미를 안고 걸어와 입을 열려는 찰나 옆을 빠르게 스쳐 지나가는 그림자를 발견했다.“대표님, 어디 가세요? 서류를 당장 결재해야 한다고 하셨잖아요.”공혜리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말했다.“일단 거기 둬. 지금은 더 중요한 일이 있으니까.”...세인시 외곽.눈에 띄지 않은 허름한 건물 지하에 바로 흑일파 아지트가 있었다.사실 존재한 지는 꽤 되었지만 워낙 은밀한 곳이라 경찰과 수비대조차 아무런 단서를 찾아내지 못했다.검은색 지프차 한 대가 입구에 멈춰서더니 한 사람이 내렸다.눈빛은 칼날처럼 날카로웠고 분위기가 예사롭지 않았다.그가 대문에 들어서기도 전에 지프차는 유유히 자리를 떠났다.남자는 뒤를 흘끔거리다가 미행하는 사람이 없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시름 놓고 안으로 성큼성큼 걸어 들어갔다.정원은 텅 비어 있었고, 방에도 인기척을 찾아보기 힘들었다.곧이어 거실을 가로질러 뒤편의 주방에 도착했다. 벽에는 기름때가 가
이 정도 금액이라면 전 세계의 암살자를 들끓게 만들기 충분했다.대형 전광판 아래 사람들이 바글바글했다.수많은 사람이 해당 내용을 주시하고 있으며 아쉬운 듯 오랫동안 눈을 떼지 못했다.“무려 200억짜리 임무인데 다른 사람한테 빼앗기다니!”“그나저나 흑곰과 늑대는 손도 참 빠르네, 어떻게 임무가 공개되자마자 다들 미처 확인하기도 전에 낚아챌 수 있지?”“이렇게 큰 액수가 걸린 임무는 대체 몇 년 만이죠? 이번에 놓치면 평생 후회할 텐데...”“저기 봐봐요! 저분은... 전갈인데? 여기 왜 왔죠?”사람들의 시선이 동시에 같은 방향으로 향했다.덩치가 산 만한 남자는 얼굴이 말처럼 길쭉했고 주름이 자글자글했다.하지만 살기가 넘치는 눈빛은 마치 치타처럼 날카로웠다.다른 곳에는 사람들로 득실거렸지만 남자의 주변만큼은 반경 5m 이내에 아무도 없었다.전갈은 암살자 중에서도 간담이 서늘한 존재였다.악명이 자자한 그는 타깃뿐만 아니라 고용주까지 살해하여 돈을 더블로 받았다.심지어 임무를 빼앗기 위해 동업자마저 죽이는 것을 서슴지 않았고 오로지 돈밖에 모르는 극악무도한 사람이다.물론 상식대로라면 이런 인간 말종은 길거리에 떠도는 쥐새끼처럼 모두가 거리끼기에 십상이다.하지만 전갈은 그 누구보다 윤택한 삶을 살고 있다.임무를 수행하는 시간을 제외하고 보통 아름다운 섬에 머물러 값비싼 술을 음미하면서 예쁜 미인과 함께 휴가를 즐기거나 7성급 호텔에 묵으며 사치스러운 나날을 보낸다.이유는 단 하나, 바로 성격이 무자비할뿐더러 실력이 그만큼 강했기 때문이다.그를 죽이는 건 그야말로 하늘의 별 따기였다.예전에 네 명이 작당모의하여 암살 작전을 펼쳤지만 되레 목숨을 잃고 가족마저 봉변당해 처참하게 생을 마감했다.전갈의 악랄한 행세에 다들 화는 나지만 차마 불만을 표출할 수 없었다.그런데 대놓고 모습을 보이니 의아하기 마련이다.“임무를 빨리 확보했다고 해서 반드시 완수할 수 있는 건 아니지.”전갈은 사람들의 시선 따위 아랑곳하지 않고 피식 비웃었다.
천생연분이 따로 없는 선남선녀.이는 천태경이 염무현과 백희연에 대한 첫인상이었다.남자는 멋지고 카리스마가 넘치며 여자는 절세미인에 요염하기까지 했다.이곳은 살인자의 천국으로 온갖 악당이 모여 있기에 갑작스럽게 나타난 미남과 미인은 유난히 튀는 존재였다.분명 처음 보는 얼굴이지만 염무현이 어딘가 낯익은 느낌이 들었다.하지만 어디서 봤는지 당최 기억이 나지 않았고, 왠지 모르게 익숙한 느낌은 단지 이 바닥 종사자의 특유한 분위기 때문이라고 여겼다.즉 염무현도 킬러 중 한 명이라고 생각했다.천태경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도 염무현을 보는 순간 같은 느낌이 들었다.아무도 그가 바로 현상금 200억의 목표물이라는 사실을 알아채지 못했다.물론 단체로 눈이 잘못된 게 아니라 전광판에 공개된 사진 때문에 착각한 탓이 컸다.사진은 5년 전 염무현이 입사할 때 찍은 것으로 대학교를 졸업한 지 얼마 안 되어 얼굴에 앳된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었다.게다가 그때만 해도 일반인에 불과하지 않은가?4년 동안의 옥살이와 의술, 무술 등 각종 능력을 마스터한 덕분에 염무현에게도 거대한 변화가 생겼다.한낱 인간에서 무려 전 세계를 뒤흔든 염라대왕으로 변신했다.즉 환골탈태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었다.남은 둘째치고 심지어 본인도 예전 사진을 보면 놀리기 매한가지였다.게다가 옆에 백희연 같은 미인이 있으니 다들 그녀에게 정신이 팔려 염무현이 암살 대상이라는 생각은 더더욱 못했다.목표물로서 도망치기 급급할 텐데, 바보가 아닌 이상 어찌 제 발로 킬러들이 득실거리는 소굴에 나타나겠는가?죽고 싶어 환장하지 않은 이상 말이다.물론 흑일파의 실수로 몇 년 전의 사진을 올린 게 아니라 이것밖에 확보할 수 없었기 때문이다.염무현이 감옥에 들어간 이후로 그의 개인 정보는 1급 기밀로 분류되었다.용국을 통틀어 접근할 권한이 있는 사람은 손에 꼽을 정도였다.설령 흑일파가 막강한 정보망을 갖췄다고 할지언정 염무혐의 신상을 입수하기 어려웠다.“보스, 아래 사람이 점점 많아지네요. 심
반면, 사람들은 단지 늑대와 흑곰이 운이 좋아서 큰 건을 따낸 줄 알았지 이미 정해진 일이라는 건 꿈에도 몰랐다.임무가 실패해야만 그들에게 인수할 기회가 주어졌다.이때, 부하가 고개를 저었다.“아직요.”천태경이 눈살을 찌푸렸고, 불길한 예감이 스멀스멀 피어올랐다.아마도 임무에 실패한 듯싶었다.설령 늑대와 흑곰이 죽는다고 한들 아쉬울 건 없었다.킬러가 되기로 한 이상 죽음은 곧 운명이며, 단지 시간문제였다.이제 그가 해야 할 일은 파트너를 다시 찾는 것에 불과했다.다만 120억이라는 ‘수입’이 수포가 되어 가슴이 너무 아팠다.임무가 다른 사람에게 넘어가는 순간 콩고물조차 떨어지지 않을 테니까.무려 200억짜리 임무는 그가 총책임자로서 있었던 몇 년 동안에도 처음 접해 보았다.“저 사람들은 신인이에요?”염무현과 백희연을 발견한 부하가 의아한 표정을 지었다.“분명 모르는 사람인데 남자는 어디서 본 것 같단 말이에요. 왠지 모르게 낯이 익네요.”아래층.사람들이 백희연을 향해 연신 휘파람을 불었고, 대부분 음흉한 눈빛과 음란한 표정으로 훑어보기 바빴다.심지어 저속한 말을 서슴지 않은 사내도 있었다.“어이, 아가씨. 얼굴도 예쁜데 굳이 이렇게 험한 일을 할 필요가 있나? 내가 먹여 살려 줄 테니까 오빠한테 오지 않을래? 매일매일 호의호식하는 건 물론 기가 막힌 테크닉으로 환상적인 경험만 느끼게 해줄게, 어때? 못 믿겠어? 옆에 있는 화장실에 따라오면 증명해 줄 수도 있어. 하하하!”전갈보다 더 못생긴 남자는 턱까지 길쭉했고, 누런 이는 썩어서 시커멓게 변해 구역질이 날 지경이었다.그러나 백희연은 화를 내는 대신 손가락을 까닥하며 매혹적인 눈빛으로 말했다.“덤벼, 만약 내 손가락 하나라도 건드린다면 당신 요구를 만족시켜줄 테니까.”“그래? 약속 지켜!”못생긴 남자의 얼굴에 화색이 돌더니 곧바로 기운을 뿜어냈다.볼품없는 외모와 달리 그는 반보 마스터 경지에 이른 고수였다.이런!눈앞의 미인은 상대방의 실력이 이 정도로 강할 줄은
바닥에는 시체가 널브러져 있었고, 다들 충격을 금치 못했다.침묵이 감도는 현장은 쥐 죽은 듯 조용했다.이처럼 거침없는 여자라니? 어떻게 대뜸 살인부터 저지를 수 있지?비록 통쾌한 건 사실이지만 사람을 죽임으로써 얼마나 큰 문제를 일으켰는지 정녕 모른단 말인가?아지트에서 시비가 붙는 건 흑일파의 금기 사항이다.문제를 일으킨 장본인은 심하지 않으면 제명당해 평생 임무를 배정받지 못하거나 아지트에 출입조차 못 한다.하지만 심각한 상황에서는 목숨까지 잃을지 모른다.시비가 붙은 것만으로도 이토록 엄중한 데 하물며 살인은 더 말할 게 없었다.모르고 저지른 일이기에 용서할 수 있다고?이번이 처음이라 룰이 생소한 탓이라고?웃기고 있네!이따위 변명은 통하지 않았고, 설령 진실만 얘기한다고 한들 엄벌을 면치 못할 것이다.어떻게 보면 차라리 남자와 한 번 자는 게 더 나을지도 모른다. 치욕스러울지언정 적어도 목숨은 부지할 수 있으니까.나이도 어리고 예쁘기까지 한데 참으로 안타까웠다.단지 천태경이 측은지심에 미녀의 목숨만큼은 살려주길 바랄 뿐이다.“대단한 배짱이군. 감히 내 구역에서 공공연히 사람을 죽여? 흑일파의 룰 따위 안중에도 없나 봐?”천태경이 나타나기도 전에 호통 소리가 먼저 울려 퍼졌다.“당장 체포해서 즉시 죽여버려! 본때를 제대로 보여줘야겠어.”이런!사람들의 마음이 순식간에 무거워졌고, 마지막 희망의 불씨마저 꺼졌다.눈을 씻고 찾아봐도 보기 힘든 미인이 벌써 생을 마감하다니.역시나 아직 너무 어리석었다. 고작 룰을 모른다는 이유로 소중한 목숨까지 바치게 생겼다.“룰은 개뿔.”백희연이 피식 비웃었다.“사람을 죽이려고 찾아왔는데 흑일파 따위 안중에 있겠어?”이렇게 건방질 수가! 어찌 감히 이런 말을 내뱉는단 말이지?살인을 저지른 것도 모자라 천태경에게 대들기까지 하다니! 죽고 싶어 환장했나?천태경이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건방진 년! 그나마 죄를 순순히 인정하면 목숨만큼은 살려주려고 했는데, 제 주제도 모르고 설치니 더는
“아니, 다들 눈이 멀었나?”백희연이 손을 들어 전광판을 가리켰다.“한 명이면 몰라도 어떻게 전부 장님뿐인지...”천태경의 안색이 대뜸 어두워졌다.“무슨 뜻이지?”“염무현 말이야, 200억이 눈앞에 버젓이 있는데 아무도 못 알아보다니.”백희연이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천태경의 얼굴이 순식간에 돌변했다.“그게 너였어?!”어쩐지 낯이 익더라니.“늑대와 흑곰이 임무에 실패했나 보네.”천태경이 이를 악물고 말했다.염무현은 그제야 입을 열었다.“그래, 심지어 대실패였지.”다른 사람도 서서히 정신을 차렸고, 표정이 착잡하기 그지없었다.멀리서 여기까지 찾아온 이유가 바로 200억이라는 현상금을 손에 넣기 위해서이지 않은가?그런데 결과는 목표물에게 아지트를 들키는 꼴이 되었다. 게다가 바로 앞에 있는데 아무도 알아보지 못하다니! 이보다 더 황당한 경우는 없을 것이다.“여기를 찾아내? 대단한 능력이군.”천태경은 오히려 감을 잡은 듯 비열한 미소를 지었다.“만약 내 추측이 맞는다면 아마도 누가 현상금을 걸었는지 알아내려고 하는 거겠지.”그가 보기에 염무현은 죽음을 자초하는 것과 다름없었다.물론 평소라면 이 정도로 자신만만하지 않았을 테지만 오늘은 달랐다. 수백 명의 정상급 킬러가 한 자리에 모였는지라 돌아가면서 한 번씩 공격해도 두 명쯤을 손쉽게 죽일 수 있다.게다가 명령을 내리기도 전에 피에 굶주린 녀석들이라 알아서 공격할 것이다.200억이 눈앞에 있는데 과연 흔들리지 않는 사람이 존재할까?염무현이 천태경을 힐긋 바라보았다.“이미 알고 있으니 굳이 물어볼 필요가 없겠군. 고용주의 이름을 얘기한다면 목숨만큼은 살려줄게.”천태경은 우스갯소리라도 들은 듯 배를 끌어안고 폭소를 터뜨렸다.“하하하, 목숨은 살려준다고? 여기가 어디라고 감히 너 따위가 감 놔라 배 놔라 할 자리인 줄 알아? 어이가 없군! 호랑이 소굴에 들어온 결과는 오로지 하나, 즉 죽음뿐이야. 그동안 참 궁금했거든, 분명 일반인인데 어떻게 목숨이 200억이나 되는지.
뼛속까지 시린 한기가 발끝부터 머리까지 퍼졌다.킬러로 일하는 동안 수많은 사람을 죽이면서 나름대로 배짱도 용기도 있다고 자부했다.나중에 관리직에 오른 다음 생과 사는 너무나도 익숙했고, 수중에 셀 수 없이 많은 목숨을 쥐고 있었다.따라서 일찍이 죽음 따위 전혀 두렵지 않다고 여겼다.하지만 지금 이 순간은 착각에 불과하다는 사실을 깨달았다.그것도 크나큰 착각 말이다.이 세상에 과연 죽음을 직면하는 것보다 더 끔찍한 일이 있을까?무기력한 느낌은 절망에 빠지기 충분했다.그제야 암살 대상이 눈앞에서 무릎을 꿇고 애원할 때 어떤 느낌인지 체감하게 되었다.사실 그때만 해도 목숨을 구걸하는 사람을 무시했었다.죽으면 죽었지, 뭐가 그리 대수라고! 남자답게 묵묵히 받아들이면 되는 거 아닌가?하지만 정작 자기 차례가 오자 훨씬 더 비굴하게 행동했다.특히 백희연의 잔인한 공격과 바닥에 널브러진 시체, 그리고 눈 깜짝할 사이에 형성된 피바다를 보고 더욱 기겁했다.백 명이 넘는 정상급 킬러들이 마치 도마 위의 생선처럼 죽음이 다가오기를 기다리는 꼴이라니!심지어 업계에서 저승사자로 불리는 전갈마저 그녀의 공격 한 방에 몸통과 목이 분리되는 참담한 비극을 맞이했다.전갈의 머리는 마침 천태경의 발 옆에 굴러 떨어졌다.죽어서도 두 눈을 부릅뜬 채 그를 바라보고 있었다.순간 천태경은 절망에 빠졌다.“그래! 다 얘기할 테니까 제발 살려만 줘.”그리고 다른 건 신경 쓸 겨를도 없이 고래고래 외치기 바빴다.“목숨만 살려준다면 뭐든지 얘기할게.”“말해!”염무현이 싸늘한 말투로 말하자 천태경이 서둘러 대답했다.“난 단지 일개 아지트의 책임자라서 고용주는 본부에서만 알고 있어. 개인 정보 보호는 흑일파의 원칙이야.”염무현의 목소리가 얼음장처럼 차가웠다.“할 말이 그것밖에 없다면 그냥 죽어.”“잠시만! 다른 내용도 있어.”천태경은 겁에 질려 벌벌 떨었다.“비록 고용주를 만난 적이 없지만 상대방의 대변인과 접촉했었어. 왜냐하면 현상금이 무려 200억이 되는
살아남은 사람이 단 한 명도 없었다.차라리 안 보면 다행이지, 보고 나니 더욱 놀라울 따름이다.대체 이 불길한 남녀는 어디서 나타났단 말인가?이렇게 끔찍할 수가!어쩐지 김씨 가문에서 200억이라는 거액을 제시하더라니, 엄청나게 큰 액수인 줄 알았는데 이제 와서 보니 오히려 적은 편에 속했다.200억은커녕 2,000억도 부족할 판이었다.설령 돈을 벌었다고 한들 전제는 목숨이 붙어 있어야 누리지 않겠는가?곧이어 전화가 연결되자 천태경이 조심스레 말했다.“저예요, 용국 허원 지역 아지트 책임자 천태경...”스피커 모드로 설정한 휴대폰에서 잔뜩 흥분한 남자 목소리가 들려왔다.“이렇게 빨리 좋은 소식을 전하러 연락한 거야? 200억짜리 임무를 완수했나 본데 아주 잘했어! 그야말로 인재가 따로 없군. 이번에 큰 공을 세웠으니 승진 발령만 기다리면 돼. 유능한 직원에 대해 본부는 항상 확실하게 보상해 주는 편이거든.”천태경은 무슨 대답을 할지 몰라 울기 직전이었다.“난 염무현이라고 해! 허원 지역의 아지트는 이미 쑥대밭이 되었어.”염무현이 대뜸 끼어들었다.“이건 단지 가벼운 경고에 불과할 뿐 앞으로 다시는 날 건드리지 않는 게 좋을 거야. 아니면 다음번에 봉변당할 곳은 본부가 될 테니까.”휴대폰 너머로 정적이 이어졌다.이는 누가 봐도 그들의 예상을 뛰어넘는 결과였다.왜냐하면 천태경이 임무를 배정받았을 때만 하더라도 무조건 완수할 수 있다고 장담했기 때문이다.이제 임무에 실패했을뿐더러 아지트마저 잃게 되었다.그중에서도 제일 실망스러운 건 천태경 본인이다.상대방에게 굴복하고 본부까지 연락하다니?나약한 배신자 같으니라고, 절대로 용서할 수 없었다.상대방이 대답하기도 전에 염무현은 위성 전화를 손으로 부숴버렸다.방금 자신이 한 말은 본부도 똑똑히 들었기에 충분하다고 생각했다.천태경은 본부의 분노를 고스란히 느꼈지만 목숨을 건질 수 있다면 상관이 없었다.정 안 되면 앞으로 이름을 숨기고 위험천만한 나날을 멀리하면 그만이었다.어차피 지난
하현도는 반항할 용기가 없었고 그저 염무현의 말을 따랐다.모두 뒷산에 도착했을 때는 해가 뜨기 시작할 무렵이었다.앞에는 깊은 낭떠러지였다.염무현은 밧줄의 한쪽을 다리 기둥에 묻고 나머지를 등에 업은 채 사람들을 보며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문제라도 있나요?”염무현이 얼굴에 피멍이 든 장로를 보며 물었다.“문제없어요.”염무현은 한 발로 높이 뛰어 산에 다른 한쪽으로 날아갔다.절반 정도 날았을 때 염무현의 몸이 추락하기 시작했다.이 각도로 계산했을 때 염무현은 맞은편에 날아갈 수가 없다.이때 독수리가 옆에서 날아 왔다.방금 그 장로가 절벽 변두리에 서서 휘파람을 불었다.독수리가 날개를 활짝 폈고 염무현은 독수리의 등에 섰다. 아래로 추락하던 대는 금세 상승으로 바뀌었다.얼마 지나지 않아 염무현이 안전히 맞은편에 도착했다.밧줄의 다른 한쪽도 다리 기둥에 묶었다.“허 연맹장, 당신의 사람보고 시작하라고 해.”소천학이 지시했다.하현도는 염무현이 절벽에서 날고 있는 틈을 타서 손을 쓰려고 생각을 했었다.삼장로가 독수리를 염무현의 디딤돌로 사용하지 못하게 명령하고 동시에 밧줄을 끊어 염무현이 낭떠러지에 떨어지면 반드시 죽게 된다.생각을 계속하다가 하현도는 포기했다.염무현이 다른 준비를 했을까 봐 걱정하기도 했고 만약 떨어져서 죽지 않는다면, 무림 연맹은 망하게 될 수도 있다.염무현이 보기에는 아주 평범한 작은 가방을 메고 있지만 누가 그 안에 낙하산이 있는 게 아니라고 보장할 수 있겠는가?하현도는 몇 명에서 손을 흔들었다.몇 명이 로프를 만드는 재료를 등에 업고 그 밧줄을 따라 맞은편에 갔다.염무현이 하현도에게 한 명령은 제일 짧은 시간 내에 로프를 완성해서 그들이 편리하게 다시 돌아올 수 있게 해라는 것이다.로푸를 완성하고 있는 동안 염무현은 옥의 신과 허미영이 사는 동굴을 찾았다.“사부님, 제자가 병을 고쳐주러 왔어요!”염무현이 이렇게 인사말을 하고 동굴로 들어갔다.조금 후, 비명 소리가 들려왔다.시간이 좀 더 지나
염무현의 말이 무림 연맹 본부장에 울려 퍼졌다.만약 예전 같았으면 누구도 하현도에게 감히 이렇게 말하지 못한다. 하현도가 말하지 않아도 아래에 있는 성원들이 상대방을 때려 인생을 돌이켜 보게 했을 것이다.본부장 문 앞에서 감히 이렇게 큰 소리를 제치다니?하지만 지금 상황은 염무현이 말만 한 것이 아니라 본부장의 문을 부쉈고 몇십 명을 다치게 했다.이 숫자는 당연히 고정적인 것이 아니다.만약 누군가 앞으로 나온다면 염무현은 절대로 봐주지 않고 무림 연맹에 환자 인수를 늘려줄 것이다.“큰소리를 제치는구나!”하현도는 어쨌거나 연맹장으로서의 신분이 있으니 그렇게 쉽게 쫄면 안 된다.사실상 그는 이미 불안하기 시작했다.팔대장로가 힘을 합쳤지만 이기지 못했다.비록 평시에 대련할 때에는 하현도도 이겨본 적이 있었다.하지만 그것은 팔대장로가 봐준 것이라는 것도 알고 있다.진짜로 싸우게 된다면 하현도는 이길 수 있는 확률이 거의 없다.하지만 염무현이 해냈다.이건 염무현의 실력이 하현도의 위라는 것을 설명한다.이렇게 많은 연맹 성원들의 앞에서 쫀다면 한평생 창피할 일이다.만약 싸우게 된다면 진짜 이기지 못할 수도 있다.어떻게 선택해야 할까?하현도가 고민하고 있을 때 염무현이 움직였다.속도가 너무 빨라 그림자밖에 보이지 않았다.하현도는 불길함을 예측하고 무의식적으로 옆으로 피했다.하현도의 속도도 염무현보다 늦지 않았다.하지만 염무현은 하현도의 예측을 예측했다.하현도가 한걸음 내려 제대로 서기도 전에 한 발이 얼굴을 딛고 있었다.눈앞에서 신발 바닥이 점점 커지는 것을 보았을 때는 이미 늦었다.“펑!”신발과 얼굴 사이의 친밀한 접촉이었다.하현도의 머리가 뒤로 쏠리며 원래 중심을 제대로 잡지 못해 바닥에 얼굴을 위로 한 채로 쓰러졌다.너무나도 창피했다!이건 하현도의 머리에 처음으로 든 생각이었다. 모두가 제대로 보기 전에 얼른 일어나야지 안 그러면 너무나도 수치스럽다.하지만 하현도가 모르는 것은 이것 또한 염무현이 이미 예측했다는
하현도는 다른 사람이 언급하기를 바라지 않았다. 특히는 이렇게 많은 사람들 앞에서.“장로님들, 팔대 장로님들 어디에 계시는가요?”하현도의 눈에서는 불이 나오는 것 같았다.“여기 있습니다!”여덟 명의 어르신이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이 사람이 우리의 문을 부수고 우리 연맹을 모욕 했으니 지금 당장 죽이세요!”하현도가 이를 갈며 말했다.여덟 명이 다시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네, 연맹장님!”“죽어!”여덟 명은 모두 상급자 대 마스터였다.실력이 높았다.본부장에서 지위를 따지든 실력을 따지든 모두 하현도와 맞먹는 사람이었다.여덟 명이 힘을 합치면 무술의 신이라고 해도 손쉽게 이기지 못할 것이다.염무현을 둘러싸고 호흡을 맞추며 여러 가지 기술을 사용했다.다른 사람이었으면 이미 사지가 갈라진 지 오라다.하지만 염무현은 담담했다.호신 주술에서 금빛이 나오며 모든 공격을 막아냈다.“뭐야?”하현도는 눈 눈을 부릅뜨고 믿지 못하겠다는 표정으로 쳐다봤다.하현도가 봤을 때는 염무현이 아무리 대단하다고 해도 나이가 젊으니.아무리 엄마 뱃속에서부터 무술을 수련한다고 해도 고작 20여 년밖에 안 된다!하지만 이 여덟 대장로들은 수련 기간이 제일 짧은 사람도 20년은 그들 앞에는 아무 숫자도 아니다.실력과 경험이 차이는 비교할 수 없는 것이다.심지어 여덟 명이 함께 손을 잡고 공격한다.하지만 결과는 모두 염무현이 손쉽게 막아 냈다.“금광 주술!”염무현의 말에 따라 한 줄기에 금빛이 밝게 나타나 순간 여덟 장로를 삼켰다.“펑!”모두 연이어 날아갔다. 몸은 공중에서 심하게 뒹굴다가 거세게 바닥에 부딪혔다.그리고는 피를 토하고 얼굴은 창백해졌다.그중 한 어르신이 손을 입가에 되고 휘파람 소리를 힘겹게 냈다.한 마리의 독수리가 공중에 나타나더니 염무현을 향해 곧게 날아갔다.염무현은 고개도 들지 않은 채로 손을 뻗어 허공에서 잡았다.독수리는 울음소리를 내더니 몸은 마치 보이지 않는 커다란 손에 잡힌 듯 공중에서 움직이지 못했다.것 반응
어둠 속에서 수많은 사람의 그림자가 빠르게 스쳐 지나갔다.무림 연맹의 얼굴을 대표하는 문이 망가진 것을 똑똑히 보았을 때 모두 화가 난 상태였다.“도대체 누가 겁도 없이 감히!”“우리 무림 연맹의 대문을 부수다니 이건 죽으려고 작정한 거 아니야!”“누가 됐든 간에 일단 사지를 찢어놓고 말하죠!”분노에 가득 찬 사람들이 폐허 앞에 사람 한 명이 있는 것을 보았다.“젊은이, 누가 이랬는지 봤나? ”앞에 있는 사람이 젊은이인 것을 보고 압박을 하기 시작했다.“내가 경고하는데 일은 아주 큰 일이야. 본 것을 그대로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무사하기 힘들 거야.”염무현이 담담히 말했다.“봤어요!”“빨리 말해, 누군데?”한 무리 사람들이 이구동성으로 물었다.염무현이 천천히 말했다.“바로 저요!”“뭐라고?”모두 눈을 크게 뜨고 얼굴에는 분노가 놀라움보다 더 선명했다.“젊은이 지금 나설 때가 아니야. 우리가 믿을 것 같아?”“빨리 누가 한 짓인지 말하지 않으면 자네도 범인이 되는 거야!”“마지막으로 한 번 더 기회를 주지. 그렇지 않으면 우리도 손을 쓸 수밖에 없어!”모두 당장이라도 싸움할 기세였다.염무현이 다시 오른손을 들고 허공에 손바닥을 내리눌렀다.문 뒤에 있는 집 한 줄이 무너졌다.“진짜 이 사람인 건가?”“겁도 없이, 죽여버려!”모두 이제서야 반응하고 염무현에게 손을 쓰려고 했다.“고작 여러분들이?”염무현이 웃으며 말했다.“허현도보고 나오라고 하세요. 당신들은 내가 손을 쓸 필요도 없어요.”“감히!”“이 자식이 죽으려고!”“말은 잘하는군!”한 무리의 사람들이 몰려왔다.염무현이 머리를 저었다.“이미 말했는데 듣지 않는 거라면 나를 뭐라 하지 마세요.”거센 바람이 사람들을 향해 불었다.“펑!”“풀썩!”“아이고...”바람이 부는 곳에는 수십 명이 동시에 쓰러졌다.아프다고 소리를 치면 낭패하기 그지없었다.“무슨 사람인데 겁도 없이 감히 내 무림 연맹 본부장에서 소란을 피워!”하현도가 잠옷 차림으로 소리
소학천이 급해 났다. 그는 손녀 소정아를 보호하며 한쪽으로는 소리쳤다.“허 연맹장, 이게 바로 무림 연맹이 손님을 대한 태도인가? 소문이 퍼져서 무림계의 사람들이 비웃는 게 두렵지도 않나!”허현도는 아무렇지 않았다.“당신들 주제에 손님이라고 할 수 있을까?”사람 인수만 해도 몇 배나 더 많은 사람들이 호시탐탐 지키고 있는데 이 세 사람은 상대가 안 된다.얼마 지나지 않아 모두 잡혔다.“허현도, 이렇게 하면 옥의 신의 제자 염라대왕이 찾아오는 게 두렵지도 않은가!”소학천이 발버둥을 치며 소리쳤다.허현도는 전혀 신경 쓰지 않았다.“감히 온다면 바닥에서 기는 느낌이 어떤 건지 제대로 느끼게 해주겠어! 그 자식이 키워낸 제자가 생각만 해 봐도 뻔하지, 뭐. 이참에 사부의 빚을 제자가 갖게 두 사람이 함께 속죄하게 하겠어! 염라대왕이고 뭐고 20살 좀 넘은 새파랗게 어린 자식이 뭐가 대단하다고! 혼자 뻔뻔스러우면 됐지, 이렇게 사람을 한 무리를 불러서 이런 방식으로 사람의 시선을 끌려고 하는 건 무림을 너무 얕본 게 아니야!”소학천은 심히 화가 났다.“자네 꼭 후회할 거야!”“짝!”누군가 소학천의 얼굴에 따귀를 날렸다.“또 한 번 우리 연맹장님에게 무례한 짓을 한다면 그땐 목숨줄을 잃을 각오를 해야 할 거야.”소학천은 상대가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조용히 입을 닫았다.“흥, 주제 파악도 못 하는 놈들!”허현도는 세 사람이 감방에 잡혀가는 모습을 보며 마음이 편해졌다.염무현이 제도에 도착했을 때는 이미 새벽 2시였다.사실상 염무현이 비행기에 타기 전에 이미 여지윤 그들하고 연락이 두절됐다.세 사람의 핸드폰은 모두 통하지 않았다.직감이 무슨 일이 일어났다고 알려줬다.염무현은 택시를 잡아서 타고 기사님한테 주소를 말했다.“무림 연맹, 본부장이요.”기사님은 열정적인 말투로 말했다.“밤 열 시가 지나면 무림 연맹은 불이 다 꺼지는데 이미 퇴근을 다 했을 거예요. 이렇게 늦은 시간에 뭘 하루 무림 연맹에 가는 건가요?”염무현이 무표정으
허현도의 말은 거칠었다.여지윤은 표정 관리가 안 됐지만 허현도의 곳에 있으니 가만히 있었다.허미영, 허현도의 동생인데 나이 차이가 20살이나 된다.허미영이 태어난 후 얼마 안 돼 부모님이 병으로 돌아가셔 어린 허미영을 허현도가 키우게 됐다.허현도가 힘겹게 키운 동생이 예쁘게 자랐을 뿐만 아니라 재질이 좋아 무림 인사들의 주목을 받았다.청혼을 하러 오는 사람만 해도 허씨 가문의 문을 부수기 직전이다.허현도가 눈이 가물가물해 날 정도로 고르면서 동생이 부잣집에 시집을 가고 행복한 삶을 사는 것을 환상했을 때, 꿈이 산산조각났다.허미영이 늙고 못생긴 남자한테 빠져버렸다.처음에는 동생이 어려서 속았다고 생각했다.잘 다독이고 설득해서 도리를 제대로 알려주면 정신을 차릴것이라고 생각했다.하지만 결과는 정반대였다.허미영은 자신의 잘못을 깨우치지 못했고 오히려 그 옥의 신에게 흠뻑 빠져 죽도록 사랑한다는 말을 했다.허현도가 얼마나 화가 났을지 알 수 있다.자신이 힘겹게 20년을 키운 동생이 다른 사람한테 뺏기다니?무림에 유망주거나 재벌 집 자식이면 그렇다고 치자.계집애는 언젠가는 시집을 갈 것이니 말이다.하지만 늙고 못생긴 남자를 찾다니. 도대체 무슨 일인가?아버지의 사랑이 부족했는가?오빠가 곧 아버지가 아닌가!허현도가 오빠로서 물심양면으로 오랜 시간 키웠는데 이렇게 뒤통수를 칠 수 있단 말인가?안된다!절대 안 된다!허현도는 서로 사랑하는 사람을 깨트린다면 자신에게도 하늘에 계신 부모님께서 미안한 일이라고 생각했다.허현도는 허미영이 나가지 못하게 하라고 명령을 내렸다.누가 끝까지 버티는가 보자는 것이다.이렇게 오랫동안 허미영이 밖에 나가지 않아 모두 외계의 잡념을 떨쳐내고 수련에 몰두한다고 생각하고 있다.처음에는 허미영은 각종 방법으로 달아나려고 했다.하지만 매번 허현도에개 잡혀 돌아왔다.삼 년 전부터 허미영이 갑자기 얌전히 뒷산에 머물러 반성했다.허현도는 그 모습을 보며 속으로 기뻐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동생이 옥의 신
솔직히 말하면 염무현은 조금 설렜다.매번 싸우고 할 때면 백희연이 몹시 그립다.청교의 여왕이 자신의 싸움꾼으로 쓰였다.중요한 것은 백희연아 화를 내지 않고 오히려 즐거워했다는 것이다.“안돼.”이성이 충동을 이겼다. 염무현이 이맛살을 찌푸리며 말했다.“네가 집에 남아 있어야 내가 안심할 수 있어.”백희연이 시무룩해서 말했다.“알았어.”염무현이 웃었다.“이렇게 말 잘 듣는데 선물이라도 줘야겠다.”“무슨 선물?”백희연이 염무현의 말을 듣고 순간 흥분하면서 눈에서 빛이 나는듯 했다.염무현이 주머니에서 교룡내단을 꺼내며 말했다.“전에 주겠다고 했던 선물, 지금 줄게.”백희연의 눈이 커졌다.“교룡내단!”옛날 같았으면 이런 품질의 내단은 눈에 들지도 않았을 것이다.한눈이라도 더 쳐다본다면 그건 청교의 여왕애 대한 모욕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 반지 안에 갇쳐있은지 천년이나 되고 겨우 자유의 몸을 되찾았는데 실력이 많이 감소하였을뿐더러 몸이 많이 허약해졌다.몸보신을 제대로 해야 할 시기였다.교룡내단은 큰 도움이 된다.“주인님, 고마워!”백희연은 보물을 얻은 듯 교룡내단을 손에 품고 있었다.“한 가지 일이 더 있어.”교룡의 남은 신식을 꺼내면서 말했다.“귀신교룡이 되게 수련을 가르쳐줘.”염무현은 교룡과 약속한 일이라고 말하려고 했다.입을 열기도 전에 백희연이 쿨하게 말했다.“문제없어! 내가 받아줄 테니까 앞으론 날 따라다니면 돼.”교룡이 감격에 찬 목소리로 말했다.“감사합니다, 여왕님!”천년수련이 물거품으로 되었다.이런 결과는 누구에게 일어나든 다 비참한 일이다.하지만 누가 곤난속에서 좋은 일을 마주치게 될 줄 알았겠는가.귀신교룡이 된 후 다시 수련 시간을 계산하면 용으로 승천할 가능성이 높다....제도, 무림 연맹 본주장.“내 동생을 꼬신 자식을 보겠다니, 꿈도 꾸지 마!”한 남자의 목소리가 크게 울렸다.여지윤의 고막은 째질 듯 아팠고 머리도 울리는 것 같았다.하지만 예의를 지킬 수밖에 없어 억지로라
황보정신은 당연히 불복했다.선생님도 실패했는데 학생이 한 번에 성공하다니.이게 운이 좋아 찍어 맞춘 게 아니면 뭔가?염무현은 대꾸를 하지 않고 새로운 천정을 들었다.조금 후, 또 성공했다!황보정신은 눈을 크게 부릅뜨고 놀라움이 가득한 모습이었다.백희연의 얼굴에 숭배하는 기색은 더 짙어졌다.“한 번 더 해봐!”황보정신은 여전히 믿을 수 없었다.이번에는 염무현은 황보정신을 맞춰주지 않고 남은 천정을 다 가져갔다.“무슨 뜻이야?”황보정신이 눈을 크게 뜨고 말했다.염무현은 돌아서서 고개도 돌려보지 않고 말했다.“고마워요.”“아니, 제대로 배운 게 확실해? 혹시 안되면 내가 원인을 찾아줄 수 있잖아!”황보정신이 쫓아가서 말했다.“필요 없어, 우리 주인님이 괜찮다고 하면 괜찮은 거야.”백희연이 황보정신을 가로막고 정중히 말했다.순간, 황보정신의 표정은 복잡했다.학생이 너무 출중해 선생님의 체면이 구겨지는 느낌이었다.“염라대왕도 사람이라니 무슨, 그냥 요괴잖아!”황보정신은 완전히 불복하고 맥 빠진 소리로 말했다.“한번은 이겨보는 줄 알았는데 또 한 번 지고 말았군.”황보정신은 테이블에 새로운 천정이 있는 것을 봤다.”이맛살을 찌푸린 채 천정을 쥐고 진원을 주입해 봤다.결과는 실패였다.“왜?”황보정신이 안 그래도 적은 머리카락을 잡으며 소리쳤다.“학생도 배웠는데 선생이 도리어 할 줄 모르다니, 이게 말이 돼?”나가는 길은 순리로웠고 지나가는 길에는 사람마다 고개를 숙이고 있었다.방금 도살장군 배학진을 한 방에 죽인 일이 이미 다 퍼진 상태였다.역시 악마는 역마다!많은 사람들이 염무현이 떠난 것에 기뻐했다.드디어 염무현의 그림자 밑에 살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했다.하지만 사실이 증명하듯 너무 빨리 기뻐한 것이다.이 그림자는 아직도 존재했다.누군가 건드리게 된다면 배학진같은 결말을 맺게 될 것이다.감시실에서 감옥장이 식은땀을 닦고 있었다.염무현이 대문을 나가는 것을 보고 나서야 그는 긴장했던 마음을 내려놓았다.
황보정신은 목을 꼿꼿이 세우면서 최대한 표정을 자연스러워 보이게 하려고 했다.이렇게 자신의 어색함을 감추려고 했다.방금의 시범은 실패로 끝났기 때문이다.방법은 알지만 오랫동안 조작해 보지 않아 실수가 생기는 것은 정상이다.백희연은 크게 하품을 했다. 눈꺼풀은 무거워 눈을 뜨고 있기가 힘들었다.그렇다, 백희연은 졸았다.황보정신의 강의를 들으면서 백희연은 존 것이다.뒤에 무슨 내용을 말했는지는 머리에 전혀 들어가지 않았고 한쪽 귀로 들어가고 한쪽 귀로 나오는 격이었다.“계속하세요.”백희연은 기지개를 켜고 두 사람더러 자신은 신경 쓰지 말고 계속하라고 눈치를 줬다.황보정신의 실패감을 느꼈다.따귀를 맞는 느낌이었다.학생을 졸게 한 것도 창피한 일인데 심지어 시범도 실패했다.“괜찮아, 내가 해볼게.”염무현이 말했다.황보정신이 진지하게 말했다.“다 기억했다고? 먼저 실천하는 걸 급해하지말고 내가 말했던 내용을 먼저 복습하고 잘 모르겠는 부분을 다 해결하고 시작해도 늦지 않아.”천정의 수량에는 제한이 있으니 말이다.황보정신의 앞에서 제대로 주입에 성공하지 못한다면 나간 후 스스로 조작을 하면 성공률은 더 낮다.황보정신은 이곳을 떠날 수 없고 염무현의 곁에서 직접 가르친 것이다.용촌 교도소가 지어진 후 염무현은 처음, 그리고 유일하게 범죄자의 신분으로 이곳을 떠난 사람이다.다른 사람은 나갈 수 없다.“다 생각이 있어.”염무현은 황보정신의 제의를 받아들이지 않고 자신만만한 모습이었다.황보정신의 눈에는 허세가 가득했다.근데 뭐 실패는 성공의 어머니라는 말도 있으니 말이다.한번 실패를 하게 되면 성공하는 건 쉬운 일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될 거고 자만하는 습관도 주동적으로 고치게 될 것이다.염무현은 시작했다.수법이 확실히 황보정신에 비하면 숙련하지 않았다.한눈 보자마자 황보정신은 염무현이 성공할 수 없다고 확신했다.왜냐하면 황보정신도 실패했기 때문이다.염라대왕도 사람이지 신선이 아니다.사람이라면 실수를 하고 잘못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