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설은 눈을 부릅뜨고 그 사진 속의 두 사람을 바라보았다.은수와 수현은 한 줄에 앉아 두 손을 꼭 잡고 있었고 얼굴에는 만족함과 즐거운 미소를 하고 있었다.이렇게 행복한 화면과 지금 그녀의 이런 낭패한 모습은 정말 너무나도 비교되어서 연설은 자신이 마치 주인에게 버림받은 유기견처럼 느껴졌다.그녀는 심지어 핸드폰을 던져버려서 자신을 고통스럽게 하는 이 사진을 외면하고 싶었다.그러나 남아 있는 이성은 그녀를 냉정하게 만들었다.은수는 단지 전화 소리를 듣지 못했을 뿐, 그가 부재중 전화를 확인하면 그녀를 찾아올 것이다……그런 무모한 환상을 안고 연설은 바 앞에 앉아 앞을 보고 멍을 때렸다.......은수와 수현은 롤러코스터를 탄 뒤 옷이 흠뻑 젖어 무척 낭패해 보였다.유담은 싫어하는 기색을 감추지 못했다."이런 옷을 입으면 젖을 거라고 했잖아요. 내 말을 그렇게 안 듣다니."두 어른은 어린 녀석의 말에 한동안 말문이 막혔다.5살 난 아이에게 무시당하는 이런 난감한 상황을 피하기 위해 은수는 화제를 딴 데로 돌려 한쪽에서 물건을 파는 가게를 가리켰다."그만 말하고, 저쪽에 물총 파는 가게 있는데, 하나씩 가질래?»유담은 물총과 같은 재미있는 물건을 듣자 즉시 주의를 돌렸다."재미있어 보여요. 우리 가봐요."유민이도 고개를 끄덕였다. 많은 아이들이 물총을 들고 있는 모습을 보면서 그도 재미있을 것 같다고 느꼈다.은수는 두 녀석을 데리고 가려고 했는데, 이때 물건을 보관하는 직원이 입을 열어 물었다."방금 누군가의 전화가 계속 울려서 급한 일 있는 거 같은데, 손님들 얼른 가서 확인해 봐요."수현은 듣자마자 은수를 쳐다보았다."설마 당신의 것은 아니겠죠? 가서 확인해요, 내가 그들을 데리고 물총 사러 가면 되니까. 회사에서 갑자기 무슨 일 생겼을 수도 있잖아요."오랜만에 쉬는 시간에 또 회사 쪽의 일을 염려해야 해서 은수는 흥이 깨졌지만 수현이 이미 아이들을 데리고 가는 것을 보고 그는 생각을 하다가 물건을 보관하는 곳으로 돌아가 열
비록 얼마 전에 그들 사이에 약간의 불쾌가 있었지만, 결국 어릴 때부터 알고 지냈기 때문에 은수는 그녀를 상관하지 않을 수 없었다."주소가 어디지?"바텐더가 서둘러 술집의 주소를 말하자 은수는 담담하게 대답했다."알겠어."이런 대답을 얻자 한쪽에 무거운 표정을 하고 있던 연설은 마침내 마음이 한결 홀가분해졌다.무슨 수단으로 은수를 속였든 적어도 그는 와서 그녀를 데리고 집에 돌아가려 했고, 이는 그의 마음속에 여전히 그녀가 있다는 것을 말해준다.연설은 천천히 진정해지며 소파에 앉았다. 그녀는 눈을 감고 혼수상태인 척하면서 자시 그 바텐더에게 당부했다."이따 그 사람 오면 어떻게 말해야 할지 알지?"바텐더는 얼른 고개를 끄덕였다. 이런 곳에서 일하는 시간이 길어지면 경험도 많아졌으니 그도 멍청하지 않았다.연설은 안심하고 눈을 반쯤 감고 소파의 팔걸이에 엎드려 은수가 오기를 기다렸다.은수는 전화를 끊은 후 직접 윤찬에게 전화를 걸어 이 일을 그에게 말했고, 그더러 술집에 가서 사람을 데려와 잘 안정시키라고 했다.일을 처리한 후 수현은 손에 물총을 들고 흥분해하는 두 아이를 데리고 돌아왔고, 은수가 휴대전화를 쥐고 생각에 잠긴 모습을 보고 즉시 긴장하기 시작했다."왜 그래요, 회사에 무슨 일 생겼어요?"두 녀석은 이 말을 듣자마자 모두 실망을 감추지 못했다.이따 은수와 물총 싸움을 하고 싶었으니 그가 가면 그들도 놀 기분이 없었다.은수는 정신을 차렸다."별일 아니야. 윤 비서더러 처리하라고 했어."전에 수현은 몇 번이나 연설에 대해 말한 적이 있었으니 은수도 속으로 잘 기억하고 있었다. 연설이 원인도 모른 채 술에 취했지만 지금 그가 가도 적지 않은 시간이 걸렸다.그래서 차라리 윤찬을 보내는 것이 낫다. 마침 그들도 잘 알고 있었으니 무슨 걱정거리가 있으면 윤찬도 그녀를 위로할 수 있었다."안 가면 돼요, 아빠, 이것 좀 봐요, 어때요?"유담은 은수가 떠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또 흥분하기 시작하며 그에게 자신의 손에 든 물
윤찬은 소파 앞으로 다가가자마자 짙은 술 냄새를 맡고 문득 마음이 아팠다.그는 연설이 자신을 이렇게 괴롭히는 것을 본 적이 없는 것 같다. ‘도련님에게 이미 사랑하는 여자가 있다는 사실이 그녀에게 이렇게 큰 타격을 주었단 말인가....’윤찬은 생각하면서 손을 내밀어 연설을 일으켜 세웠다.연설은 사람이 도착했다는 말을 들은 후부터 자신이 취한 척 한 일이 들통날까 봐 눈을 꼭 감았다. 남자가 자신을 부축하는 것을 느끼자 그녀는 즉시 그의 튼튼한 가슴에 쓰러졌다.두 사람의 몸은 순간 딱 달라붙더니 분위기는 유난히 애매해졌다.윤찬의 표정은 갑자기 어색해졌다."설아, 정신 차려. 일어설 수 있겠어?"윤찬의 목소리가 들리자 연설은 몸이 갑자기 굳어졌다. ‘어떻게 윤찬이 날 데리러 왔지? 은수 도련님은?’그녀는 즉시 은수가 주소를 달라고 한 이유는 그녀를 데리러 오려는 게 아니라 단지 윤찬에게 맡길 생각이란 것을 알아차렸다.그는 심지어 특별히 달려와 그녀를 보려 하지 않았다. 설령 한 여자가 위험한 술집 같은 곳에서 술에 취했다 하더라도, 위험에 처했을 가능성이 매우 높더라도.연설의 마음은 마치 얼음창고에 들어간 것처럼 차가웠다. 그녀는 윤찬을 밀어내며 자신을 상관하지 말라고 하고 싶었지만 조금 남은 이성은 그녀를 말렸다.윤찬은 이미 그녀의 마음을 알았으니 만약 그녀가 계속 소란을 피운다면, 그는 아마도 은수에게 사실을 말할 것이다. 그때 가면 그녀는 정말 더 이상 여기에 있을 수 없을 것이다.그래서 마음속으로 아무리 달갑지 않아도 연설은 꾹 참았다. 설령 그녀는 이미 자신의 입술을 피가 날 정도로 깨물었어도.잠시 후, 연설은 천천히 눈을 뜨며 방금 깨어난 척했다."윤찬 오빠, 어떻게 여기에 왔어?""도련님께서 네가 취했다며 나더러 네 상황을 살피러 오라고 했어. 그리고 널 집에 데려다주래."연설이 정신 차린 것을 보고 윤찬은 그녀를 똑바로 세운 뒤 그녀의 팔을 부축하며 지나친 친밀한 접촉을 피했다."어...... 내가 기분이 좀 안 좋
연설은 멈칫했다. 이때, 그녀의 머릿속에서 절대 차수현 그 여자에게 지면 안 된다고 말하는 목소리가 울렸다.그러나 연설은 이성을 유지했다. 만약 이것은 누군가의 함정이고, 그녀가 또 걸려들었다면, 그땐 정말 망한 것과 다름 없었다.연설은 호기심을 참으며 그 문자를 지웠지만 그쪽은 그녀가 답장하지 않아도 개의치 않는 듯 잠시 후 또 문자를 보냈다."요즘 차수현은 정말 눈에 거슬리게 움직이고 있죠. 만약 온씨가 해외시장을 개발하는 과정에서 누군가를 잘못 건드려 차수현이 타겟이 된다면, 그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겠죠......"연설은 눈빛이 순식간에 어두워졌다.그렇다, 어떤 일은 그녀가 직접 할 수 없었다. 만약 은수에게 발각되면 그녀는 정말 끝장이었기에. 그러나 그녀는 오히려 호랑이를 몰아내고 늑대를 잡을 수 있는 방법이 있었다. 만약 다른 사람의 손을 빌어 차수현을 처리할 수 있다면, 그것은 가장 좋은 방법일 것이다.......워터파크수현은 좀 피곤하여 한쪽에 서서 은수가 두 아이를 데리고 놀고 있는 것을 보고 있었는데 갑자기 등골이 오싹해지며 참지 못하고 몸서리를 쳤고, 또 여러 차례 재채기를 했다.은수는 두 녀석과의 장난을 멈추고 걱정스럽게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왜 그래, 감기에 걸린 거 아니야?"수현은 고개를 저었다."옷이 젖어서 그런가 봐요. 난 먼저 돌아가서 옷 갈아입을게요. 당신은 여기서 아이들이랑 놀아요. 나는 탈의실에서 기다릴게요.""그럼 우리 돌아가요, 어차피 우리도 모든 종목 다 놀았잖아요."수현이 불편하다는 것을 알게 된 유담도 더는 여기에 남아있고 싶지 않았고, 옆에 있던 유민도 덩달아 고개를 끄덕였다.은수도 그러려던 참이었다. 수현 혼자더러 돌아가서 옷을 갈아입으라고 하면 그는 안심할 수 없었다.두 녀석이 이렇게 배려심이 있는 것을 보고 수현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더 놀지 않을래?""그래도 엄마가 더 중요해요. 엄마 혼자 돌아가면 우리도 걱정한단 말이에요."유담은 고개를 저으며 서둘러 달려가서
유학기간, 연설은 동양인의 신비롭고 아름다운 외모와 뛰어난 능력 때문에 확실히 적지 않은 남자들에게 고백 받은 적이 있었다.그러나 그 남자들은 도무지 연설의 눈에 들어올 수 없었다. 필경 그녀가 사랑하는 남자는 은수였으니까.방금 한 그 말들은 모두 그녀가 요 며칠 집에서 생각한 것인데, 그 동창도 그녀가 꾸민 사람이었다.그녀가 은수를 좋아한다는 이 일이 다른 사람에게 알려지는 것은 시종 안 됐기에 만약 무엇을 하지 않는다면 은수는 점차 그녀와 멀어질 것이다.지금 그녀는 자신이 다른 남자와 연애를 하고 있다고 주동적으로 말했으니 수현이 아무리 질투해도 더 이상 은수의 앞에서 자신을 멀리하라고 이간질을 하지 못할 것이다.‘그 다음은 여기서 자리를 잡아야 하는데......’연설은 깊은 사색에 잠겼다. 그녀는 이미 수현을 없애는 동시에 자신에게 연루되지 않는 절호의 방법을 생각해냈다.......보름 후수현의 설계도는 거의 완성되어갔고, 웬델은 확인한 뒤 아주 만족해하면서 자신은 더 이상 끼어들지 않을테니 후속의 구체적인 내용은 전부 수현이 알아서 하면 된다고 표시했다.수현은 흥분하는 동시에 또 무척 긴장했다. 그녀는 전에 독립적인 프로젝트의 디자인을 해봤지만 자신이 완전히 책임지는 프로젝트는 이번이 처음이었다.은수는 마치 그녀가 자신 없다는 것을 알아차린 듯 경험이 풍부한 베테랑 엔지니어를 수현의 조수로 배치했지만 최종 결정권은 여전히 그녀에게 주었다.이렇게 하면 착오를 방지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수현의 능력을 단련할 수 있었다.베테랑 엔지니어의 제의에 수현은 직접 현장에 가서 구체적인 상황을 고찰하기로 결정했다.현장에 도착한 후, 수현은 일부 구체적인 사항을 물어보고는 또 주위를 둘러보았다. 온씨 산하의 시공단위는 모두 전문적이어서 그녀가 특별히 주의 줘야 할 부분도 없었다.다만, 날씨가 너무 더워서 밖에서 한 시간 정도 있었지만, 수현은 햇볕을 쫴서 머리가 어지러웠다. 그러나 지금은 업무 중이라서, 그녀도 말하지 않고 묵묵히 참았다.
수현은 어리둥절해하며 책임자의 다급한 표정을 보면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조차 반응하지 못했다.이때, 곁에 있는 한 공인이 이 상황을 보고 잽싸게 달려가 수현을 한쪽으로 잡아당겼다.그리고 그녀가 피한 순간, 강판 하나가 수현이 방금 서 있는 위치에 무겁게 떨어졌고, 큰 소리와 함께 지면에 두꺼운 먼지가 일어났다.현장에 있던 몇 사람들은 이를 보며 속으로 잔뜩 겁이 났다. 특히 수현은 놀라서 얼굴이 새하얗게 질렸고, 원래 더위를 좀 먹어서 몸이 불편했지만 이 일로 심장은 더욱 놀라서 튀어나올 것만 같았다.이렇게 무거운 강판이 만약 그녀의 몸에 떨어졌다면, 그녀는 그 자리에 당장 죽었을 것이고 그 어떠한 생존 가능성도 없을 것이다.자신이 하마터면 이곳에서 죽을 뻔했다고 생각하자 수현은 다리에 힘이 풀렸다.책임자도 이 상황을 보고 식은 땀을 줄줄 흘리며 서둘러 수현을 호송하여 차로 갔다.차에 앉자 수현은 계속 몸을 떨었고 그녀를 데리고 온 기사는 이를 보고 재빨리 은수에게 전화를 걸었다.은수는 회의 중이었는데 수현이 공사장에서 위험에 부딪쳤단 전화를 받고 깜짝 놀라서 바로 자리에서 일어섰다."나 지금 급한 일이 좀 있어서, 오늘 회의는 여기까지!"말하면서 자신이 회사 대표라는 것도 아랑곳하지 않고 허둥지둥 뛰쳐나갔다.이를 본 연설도 얼른 쫓아갔다.‘설마 차수현이 이미 해결되었단 말인가?’‘은수 도련님이 이렇게 서두르는 걸 보니 죽지 않았어도 크게 다친 것 같은데......’이렇게 생각하자 연설은 다소 흥분했지만, 겉으로는 매우 심각한 표정으로 서둘러 따라갔다."윤찬 오빠, 여긴 오빠한테 맡길게. 난 도련님 따라 가서 그가 무슨 일 생기지 않도록 할게."상황이 급박하여 윤찬도 별다른 말 하지 못하고 고개를 끄덕이며 승낙할 수밖에 없었다.연설은 즉시 차를 몰고 은수의 뒤를 따라 수현이 있는 공사장으로 갔다.은수는 빠르게 도로에서 질주하며 교통법이든 제한속도가 있든 모두 무시하고 가능한 한 빨리 수현을 만나고 싶었다.그리하여 그는 가는 길
연설이 사람을 데리고 떠난 후, 은수는 차 문을 열고 수현이 자리에 앉아 물병을 꼭 쥐고 있는 것을 보았는데, 그녀는 여전히 놀란 모습을 하고 있었다.은수는 즉시 마음이 아팠다."수현아, 괜찮아, 내가 있잖아."말하면서 남자는 수현을 품에 안았다. 오늘의 날씨는 매우 더웠지만 수현의 몸은 얼음처럼 차가웠고 또 식은땀까지 흐르고 있었다. 적지 않은 충격을 받은 게 분명했다.은수는 수현의 손을 잡고 자신의 체온으로 그녀의 차가운 손을 따뜻하게 할 수밖에 없었고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정신을 차렸다."은수 씨…… 나 방금, 하마터면……수현은 방금 전의 일을 생각하니 여전히 두려웠다."괜찮아, 당신 지금 안전해. 난 이미 사람 시켜서 무슨 상황인지 조사하라고 했으니까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은수의 목소리는 사람의 마음을 달래는 마력을 가지고 있는 듯 수현은 점차 진정하기 시작했다.수현은 심호흡을 했고, 은수는 그녀의 손에 든 물을 열어주며 수현에게 몇 모금 먹인 후 그녀는 비로소 회복된 셈이었다.수현은 즉시 그녀를 구한 공인을 생각했는데, 그가 어떻게 되었는지도 몰랐다."날 구한 그 사람은요? 아무 일 없는 거죠?""이미 찾고 있어. 그는 별일 없어, 그냥 당신을 잡은 후 넘어져서 약간의 찰과상을 입었을 뿐이야. 지금은 이미 병원에 있어. 나도 그에게 상을 주려고 하니까 절대 그를 박대하지 않을 거야."은수는 원래 인색한 사람이 아니었다. 그 공인은 수현의 생명을 구했다. 만약 그가 없었다면 그 결과는 상상조차 할 수 없을 것이다. 그러므로 은수가 그에게 준 보수도 거액이었고, 그 사람이 남은 인생 돈 걱정하지 않고 살기에 충분했다.수현은 고개를 끄덕였다."그럼 우리 같이 그 사람 병문안 하러 가요."은수는 즉시 승낙하며 수현을 데리고 그 공인이 있는 병원에 갔다.그 사람이 결코 심각한 상처를 입지 않은 것을 보고 수현은 그제야 안심했다. 그리고 그 사람은 자신이 구한 사람이 뜻밖에도 온씨 그룹 사모님이란 것을 알고 또 자신에게 보상으로
은수가 파견한 사람은 이 사람이 말한대로 조사를 해보니 그가 확실히 거짓말을 하지 않은 것을 조사해냈다. 그는 확실히 혼자 어린 아이 하나를 데리고 있었고, 최근 아이도 입원하며 상황이 그리 좋지 않아 수시로 세상을 떠날 가능성이 있었다."제발, 이번 한 번만 용서해 주세요. 만약 제가 잡히면 제 아이를 돌볼 사람이 없는데다 병원비도 없다고요. 그는 원래 몸이 안 좋았으니 이러다 분명 죽을지도 몰라요..."수현은 한숨을 쉬며 은수를 바라보았다."그만 해요. 이제 그의 책임을 추궁하지 마요."처신하여 생각해 보니, 이 사람도 꽤 불쌍했다. 만약 그녀가 이런 상황에 부딪혔다면, 아마도 온종일 망연하게 살아갔을 것이다. 하물며 그에게는 중병에 걸린 아이가 하나 더 있었으니, 유일하게 돌볼 수 있는 가족이 없다면 그 어린 아이는 죽음을 기다릴 수밖에 없을 것이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리며 일이 이렇게 간단하지 않다고 생각했지만 수현의 눈빛을 보고 그녀가 집에 있는 두 아이들을 생각하고 있다는 것을 깨달았다.아버지가 된 후 은수도 부모로서 아이를 위해 모든 것을 바치려는 심정을 잘 알고 있었다. 전에 도도하고 차가운 성격인 그도 지금은 그 사람이 불쌍하다고 생각했다."그럼 당신이 결정해. 이번에 하마터면 사고 날 뻔한 사람은 당신이니까 당신이 어떻게 하면 좋을 것 같으면 그렇게 해."수현은 고개를 끄덕였고 잠시 후, 입을 열었다."비록 당신은 확실히 불쌍하지만, 여기는 정신을 고도로 집중해야 할 곳이기 때문에 이번에 아무런 사고가 나지 않은 것은 내가 운이 좋은 거죠. 그러나 다른 사람이 다음번에도 이렇게 운 좋게 피할 수 있을까요......"남자는 절망을 느꼈다. 보아하니 그는 곧 잘릴 것 같다."그러니 이렇게 하죠, 저기, 이 사람에게 좀 한가하고 영향이 별로 크지 않은 일을 안배해 줄 순 없을까요?"책임자는 이 말을 듣고 멍해졌다. 수현이 뜻밖에도 이렇게 마음이 너그럽다니. 그는 그녀가 하마터면 죽을 뻔했는데도 계속 이 남자를 도와줄 생각을 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