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민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은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유민은 은수를 관찰했다. 만약 지금 다시 손을 댄다면 틀림없이 들킬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생각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우리 유민이 데리고 쇼핑하러 가자. 옷과 신발도 모두 새 것을 사야지 자꾸 유담이 거 입힐 순 없잖아."수현은 옆에서 부자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함께 살진 못했지만 이 장면은 정말 보기 좋았다. 앞으로 유민이가 그들과 점점 친해지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은수가 갑자기 자신에게 말하자 수현은 그제야 반응했다."그러네요.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나도 깜박했네요. 내가 주의했어야 했는데.»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유민을 되찾은 이후 그녀는 한 어머니의 자상함을 보여주는 대신 오히려 여러 가지 일로 허둥지둥했다.이로 인해 유민이가 그녀를 별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기사는 차를 몰고 곧 백화점 입구에 멈추었다.은수가 차에서 내리려던 참에 핸드폰이 울렸다. 윤찬이 전화를 걸어 회사 쪽에 보고할 일이 있다고 했다.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 먼저 돌아갈래요? 어차피 나도 유민이 데리고 쇼핑할 거니까 당신도 함께 할 필요가 없어서요.""아니야, 금방 다 처리할 수 있어. 당신 먼저 유민이 데리고 들어가. 난 이따가 찾으러 갈게."은수는 거절했다. 유민이와 지내는 시간이 워낙 적어서 지금 일을 위해 포기하면 언제 그가 자신을 아버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랐다.말을 마치고 은수는 수현에게 블랙 카드 한 장을 건네주었다."내 카드 써."수현은 원래 자기에게도 카드가 있다고, 돈이 있다고 말하려 했지만 은수가 버티는 바람에 수현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유민을 데리고 먼저 백화점에 들어갔다.백화점에 들어서자 유민은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어릴때부터 그 작은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는 그곳의 일반 마트조차도 매우 고급스럽다고
말하면서 그 판매원은 위아래로 수현의 옷차림을 살펴보았다.그녀는 이런 고급 백화점에서 물건을 판 지 오래되었고, 손님도 많이 봐와서 나름 사람들 보는 비결이 생겼다.손님이 입은 옷이 어떤 가격대인지, 그들 가게의 제품을 소비할 경제력이 있는지 그녀는 기본적으로 한 번 보면 알 수 있었다.수현의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은 옷차림은 정말 아무런 품위도 없었고, 손에 낀 그 반지는 한눈에 봐도 값이 싼 물건이었다. 그녀가 입은 모든 것을 합치면 아마 이 가게의 작은 액세서리조차 살 수 없을 것이다.더군다나 수현은 옆에 바짝 마른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데다 손에는 값어치가 없는 간식을 잔뜩 들고 있었으니 아무리 봐도 촌놈 같았다."이 가게의 서비스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돼요?" 수현은 원래 매우 기뻐해하며 유민에게 옷을 몇 벌 사 입히려고 했고, 녀석을 잘 치장하여 그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이 판매원이 입을 열자 그녀는 더는 쇼핑할 기분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흥이 깨졌다.어딜 가나 이런 겉모습으로 사람을 함부로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니."살 수 있으면 당연히 우리의 손님이지만...... 이봐요, 당신은 이 돈을 지불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 지불할 수 없는 이상 아이에게 돈 쓰는 버릇 키우지 말고, 저쪽에 싼 아동복이 있으니까 거기에 가서 당신의 아이에게 맞는 값싼 복장이나 사요."유민이도 원래 가만히 서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비록 이미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평범한 아이처럼 이런 곳을 돌아다녔던 것이다.그러나 이래도 결국 안 되는 것일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무시당하면서 길러진 그 궁상맞은 느낌은 결국 낯선 사람이라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일까?"우리 다른 가게로 가요." 문득 이런 곳에 더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 유민은 수현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떠나려 했다.수현은 원래 화가 났는데 유민이 실의에 빠
원래 수현의 성격으로 사지 않으면 그만일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유민이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모처럼 화가 났다.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괜찮지만, 그녀의 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절대 안 된다.옆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방금 그 판매원의 태도가 얼마나 나쁜지 보았는데, 원래 수현이 정말 돈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그녀의 신분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로 태도를 바꾸며 분분히 의논하기 시작했다."쯧, 그러게, 이 가게의 태도가 왜 이렇게 나쁠까? 설마 우리가 물건을 산 다음 그녀들은 오히려 뒤에서 우리를 돈 많은 멍청이라고 욕하는 건 아니겠지?""하긴, 이러면 재미없지. 이 가게의 물건이 대체품 없는 것도 아니고, 태도가 좋은 다른 가게에 가서 사는 게 좋겠어."“그럼 나도 회원하기 싫으니까 이거 좀 환불해줘요.몇몇 손님들은 수현의 말에 이런 곳에서 소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두 떠나려 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이 가게의 오랜 손님도 있었다.판매원은 마음이 급해졌다. 만약 단골 손님도 이런 일로 더는 찾아오지 않고, 심지어 sns에서 이 일을 퍼뜨려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점장에게 해고당할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판매원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 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굳이 자신의 밥줄을 끊을 필요가 있겠는가?"잠깐만요, 당신의 이 카드는 정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며칠 전에 백화점에서 이미 누군가가 문제 있는 카드를 들고 사기를 쳤는데, 이런 경우도 드물지 않거든요."수현은 원래 떠나려고 했는데 이 말을 듣고 또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럼 가서 긁어봐요."판매원은 이 말을 듣고 눈에 음흉한 빛이 번쩍였다."당연히 그래야죠. 다들 잘 볼 수 있도록 내가 기계를 가지고 올게요."수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기에 자연히 거절하지 않고 거기에 서서 그 판매원이 결제기를 가져오기를 기다렸다.잠시 후 점원이 와서 수현이 손에 든 카드
수현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경찰에 신고한다라, 그녀는 양심에 찔린 일을 하지 않았으니 또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좋아요, 당신이 말한 이상 경찰에 신고해요..."말하면서 수현은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게 신고하여고 했다. 경찰이 오면 자연히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을 수 있었으니까.그 판매원은 수현이 뜻밖에도 정말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떨렸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경찰에 신고하고 싶으면 우리 가게에서 하지 말고, 빨리 나가요, 나가라고요!"말하면서 그녀는 수현과 유민 두 사람을 직접 밀어내려고 했다.수현은 전화를 하고 있어서 미처 그녀를 방비하지 못하고, 바로 중심을 잃더니 꼿꼿이 뒤로 쓰러졌다......‘아뿔싸!’수현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녀의 뒤에는 옷걸이가 있었는데, 이대로 넘어지면 매우 아플 것이다. 게다가 유민 앞에서 이렇게 넘어지다니, 그녀라는 어머니는 그야말로 체면을 잃을 대로 잃을 것이다……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수현이 이미 눈을 감고 곧 다가올 추태를 맞이하고 있을 때, 힘찬 팔뚝 하나가 갑자기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수현은 자신이 빙빙 도는 것을 느꼈고, 다시 눈을 뜨니 이미 따뜻한 품 속에 있었다.그 익숙한 냄새를 맡고 수현은 드디어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혔다."은수 씨? 왔어요?"은수는 가볍게 응답했다. 방금 그는 차에서 회사 일을 처리한 다음 바로 찾아왔는데 뜻밖에도 그들 모자 두 사람을 보자마자 이런 장면을 보았으니 남자의 안색은 즉시 싸늘해졌다.만약 그가 제때에 오지 않았다면 수현은 아마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방금 사람을 밀던 점원은 불같은 기세로 가게에 나타난 은수를 보고 문득 불안한 감정이 생겼다.이 남자는 딱 봐도 기질이 뛰어났고, 입은 그 옷들은 비록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질감은 절대적으로 비싼 사치품에 속해서 아마도 맞춤 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하필이면 이 남자의 약지에도 그 여자와 짝을 이룬 반지를 끼고 있어 두 사람
은수가 입을 열자 그 점원은 다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리고 그는 즉시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발급한 카드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온씨는 지금 해외로 중심을 옮기면서 자연히 많은 자금을 가져왔기 때문에 어느 은행이든 그들과 협력할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이런 일이 생긴 이상 은행도 감히 태만하지 못하고 재빨리 사람을 불러 조사하게 했고, 그 결과는 예상했던대로 이 카드는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은행장의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쩔 바를 몰랐다.분위기가 한창 어색할 때, 오늘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점장도 소문을 듣고 서둘러 돌아왔다.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그는 얼른 은수와 수현에게 사과하였다."정말 죄송합니다. 뜻밖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오늘 두 분께서 원하신 모든 것은 전부 제가 낼게요. 이렇게 하면...""내가 당신 이 가게의 옷을 살 돈이 없다는 거야?" 은수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이런 일이 생긴 이상 그는 자신의 아이에게 더는 이런 가게의 옷을 입히지 않을 것이다."내 요구는, 즉시 감시 카메라 돌리는 거야. 이 여자가 대체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봐야겠어.""이건...""당신의 가게가 이대로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두둔하지마."은수는 차갑게 위협했다.점장은 그 점원을 매섭게 노려보며 감시 카메라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영상이 켜지자 수현도 열심히 쳐다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즉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기 좀 봐요,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죠?"수현은 판매원이 카운터 뒤에 숨어 카드 결제하는 기계를 만지작거리는 화면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다.사람들은 보자마자 바로 알아차렸다. 이 점원은 수현에게 사과하고 싶지 않아 고의로 카드 결제기에 오류가 생기게 만들어 수현이 정상적으로 카드를 결제할 수 없게 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이 카드를 훔쳐왔
이 점원이 뜻밖에도 문제를 유민에게 던지는 것을 보고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막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으려 했지만 은수는 손을 내밀어 수현을 막더니 이따 다시 이야기하라고 했다.유민은 앞에 있는 여자의 그 불쌍한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당해야 아픈 줄 알았기에 그 전에 한 그 악담들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 모르는 것 같군요. 부자들의 비위를 맞추고,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을 깔보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가장 큰 잘못이죠. 만약 내가 돈이 없는 집안의 아이라면, 당신은 나의 자존심을 무시하고 직접 가게에서 쫓아낼 수 있단 말인가요?"담담하게 입을 연 유민의 작은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이 묻어났다.결국 돈이 없어 무시를 받은 적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유민은 이런 사람을 극도로 혐오했다."그리고 당신들도요, 우리가 그냥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을 때, 우리를 도와 말 한 마디조차 해주지 않았죠..."유민은 주위의 구경꾼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은수가 오지 않았다면, 은수가 딱 봐도 건드릴 수 없는 존귀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람들은 줄곧 이렇게 냉담하게 지켜볼 뿐, 결코 나서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유민의 질문을 듣고 멈칫하더니 일부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더 이상 남아있을 수 없었다.이 아이가 한 말은 확실히 맞았다. 만약 그들이 단지 아무런 지위도 없는 모자였다면, 그들은 단지 수현 모자가 주제넘은 것에 대해 비웃을 것이고, 자신이 살 수 없는 물건을 사려한 이상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는 것도 싸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들은 높은 지위에 있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이렇게 남을 깔보는 것은 정말 옳은 것일까?수현은 한쪽에 서서 녀석의 말을 듣고 놀라면서도 기뻐했다.원래 그녀는 유민이 어릴 때부터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 열등감 심지어 겁이 많은 아이로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가 뜻밖에도 이치
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민의 손을 잡고 세 사람 함께 나갔다.이 가게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들도 더 이상 관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손님도 없을 것이다.수현은 녀석을 데리고 평소에 자주 가는 다른 가게에 가서 옷을 몇 벌 샀다. 이번의 점원은 태도가 아주 좋았는데, 유민이 옷을 갈아입은 후 줄곧 칭찬을 아끼지 않고 예쁘다고 칭찬했다.그러나 유민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고,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수현도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다 나 때문이야. 괜히 그런 재수 없는 가게에 가서 유민이까지 비웃음 받았잖아.’은수는 두 모자가 주눅든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위로하려 했지만 또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묵묵히 물건을 들고 차에 올랐다.산 여러 가지 물건을 트렁크에 넣은 다음 수현은 유민과 함께 뒷좌석에 앉았고,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유민아, 너 기분 별로지? 오늘 일은 엄마가 잘못했어. 앞으로 주의할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야. 너는 아무 잘못도 없으니까 기분 좀 풀어, 응?"수현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에게 말하자 유민은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한순간 망연자실했다. 그는 그녀의 눈에서 그 어떤 계략도 보이지 않았고, 다른 부정적인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그에 대한 배려만 가득했다.그러나, 그럴 리가 없었다. 그녀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이다. 그가 앞으로 유담이를 위해 골수를 기증할 때 도망가지 않도록 말이다.유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 옥처럼 맑은 눈동자로 수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 "그럼 언젠가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날 미워하고 쫓아낼 거예요?"수현은 이 질문에 어리둥절해졌다. 유민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는 즉시 당황한 표정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럴 리가. 네가 잘못을 해도 내 아들이잖아. 누가 자기 자식이 잘못했다고 그를 버리겠어?""
유민은 아예 포기했고, 수현은 그렇게 그의 손을 잡고 집으로 돌아왔다.차가 수현의 집 앞에 세워지자 은수는 물건을 들고 차에서 내렸다.수현은 문을 열러 갔는데, 열쇠가 꽂히자마자 뒤에서 또 차가 멈추는 소리가 들렸다. 혜정이 하교한 유담을 데리고 돌아왔다.은수는 문 앞에 서 있었는데, 훤칠하고 우뚝 솟은 몸은 한순간 경직되었다.비록 혜정이 겉으로는 그들이 사귀는 것을 막지 않았지만, 은수도 스스로 주제를 잘 파악하고 있었다. 그녀는 여전히 자신에 대해 호감이 없었다.그래서 수현을 만나더라도 은수는 혜정과 부딪히는 것을 최대한 피했다.하지만 이번에는 그야말로 피할 수가 없었다.혜정은 차에서 그들 세 사람을 보았는데, 차에서 내린 후에야 은수가 손에 그렇게 많은 물건을 들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가볍게 한숨을 내쉬며 유담을 데리고 걸어갔다."돌아왔어? 그리고 온은수 씨도 왔네요. 그렇다면 남아서 함께 식사라도 하고 가요."은수는 멍해졌다. 원래 그는 물건을 집안에 내려놓은 뒤 될수록 빨리 떠나려고 했다. 괜히 혜정의 불쾌를 사지 않도록. 그러나 그녀가 주동적으로 자신더러 남아서 밥을 먹으라고 초청하다니, 그는 심지어 미처 반응을 하지 못했다.그러나 잠시 후 은수는 바로 정신을 차리고 마음속의 흥분을 억제하고 차분하게 입을 열었다."그럼 실례할게요.»수현은 이 장면을 보며 입가에 미소가 절로 생겼다. 자신의 엄마와 은수가 잘 지내게 하는 것도 그렇게 어려운 일이 아닌 것 같았다. 진심으로 대하기만 하면 언젠간 상대방에게 자신의 마음을 전달할 수 있었다.문을 열자 은수는 안으로 들어갔고 혜정은 바로 주방으로 가서 오늘의 저녁식사를 준비했으며 수현도 가서 도와주었다.유담은 은수의 손에 가득한 쇼핑 가방을 보고 그들이 오늘 오후에 쇼핑하러 나갔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백화점에 갔는데 왜 나에게 말하지 않았어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손을 내밀어 유담의 얼굴을 꼬집었다."너 학교에 있잖아, 설마 또 무단결석하고 나와 쇼핑하러 가려고? 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