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심을 하한 유민은 그의 '무기'를 손에 꼭 쥐고 문을 열었다.수현은 줄곧 가지 않고 안의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유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미안해, 유민아, 방금 내가 말을 잘못했어. 난 널 버리려는 게 아니야. 만약 네가 검사 받기 싫다면 가지 않아도 돼. 나는 단지..."수현은 열심히 해명하며 처음으로 말로 해석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꼈다. 어떻게 말해도 그녀는 자신의 진실한 생각을 전달할 수 없었고 앞의 녀석이 자신을 믿게 할 수 없는 것 같았다."괜찮아요, 나도 잘못했어요.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래요. 죄송해요. 다른 뜻 없었어요."유민은 말하면서 손을 뻗어 수현의 목을 안았다.수현은 그의 행동에 기쁨을 느끼며 즉시 품 속의 작은 녀석을 힘껏 껴안았다. 그러나 입을 열기도 전에 몸의 어느 위치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픈 것을 느꼈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때 유민은 다시 입을 열었다."난 단지 마음이 좀 불안해서 그래요. 다시 버려지고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닐까 봐 방금 한 말을 의심한 거예요. 만약 병원에 가려고 한다면 지금 바로 갈 수 있어요."말을 하다 유민은 목소리에 울음이 섞인 듯 유난히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품 속의 녀석이 우는 것을 보고 수현은 방금 이상한 그 느낌을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얼른 그의 감정을 달랬다.자신이 다시 버림받을까 봐 이렇게 흥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수현은 가슴이 뭉클해져 유민을 힘껏 안았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야. 약속해."수현의 품에 안긴 유민은 그녀의 대답에 잠깐 멍해졌다. 방금 두 사람이 껴안을 순간을 틈타 그는 이미 바이러스를 그녀의 몸에 주사했다.그러나 그녀는 마치 느끼지 못한 것처럼 줄곧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고, 하는 말들도 무척 진지해 보였다....유민은 심지어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지금 한 일은 도대체 맞는 것일까, 아니면 틀린 것일까?그러나 잠시 후, 그는 애써
유민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괜찮아요."은수는 웃으며 말했다."그럼 됐어."유민은 은수를 관찰했다. 만약 지금 다시 손을 댄다면 틀림없이 들킬 것이다. 그래서 그는 이 생각을 단념할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우리 유민이 데리고 쇼핑하러 가자. 옷과 신발도 모두 새 것을 사야지 자꾸 유담이 거 입힐 순 없잖아."수현은 옆에서 부자 두 사람을 지켜보고 있었다. 비록 함께 살진 못했지만 이 장면은 정말 보기 좋았다. 앞으로 유민이가 그들과 점점 친해지면 더욱 좋아질 것이다......은수가 갑자기 자신에게 말하자 수현은 그제야 반응했다."그러네요. 당신이 말하지 않으면 나도 깜박했네요. 내가 주의했어야 했는데.»수현은 고개를 저었다. 유민을 되찾은 이후 그녀는 한 어머니의 자상함을 보여주는 대신 오히려 여러 가지 일로 허둥지둥했다.이로 인해 유민이가 그녀를 별로 믿을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기사는 차를 몰고 곧 백화점 입구에 멈추었다.은수가 차에서 내리려던 참에 핸드폰이 울렸다. 윤찬이 전화를 걸어 회사 쪽에 보고할 일이 있다고 했다.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먼저 입을 열었다."그렇지 않으면 당신 먼저 돌아갈래요? 어차피 나도 유민이 데리고 쇼핑할 거니까 당신도 함께 할 필요가 없어서요.""아니야, 금방 다 처리할 수 있어. 당신 먼저 유민이 데리고 들어가. 난 이따가 찾으러 갈게."은수는 거절했다. 유민이와 지내는 시간이 워낙 적어서 지금 일을 위해 포기하면 언제 그가 자신을 아버지로 받아들일 수 있을지 몰랐다.말을 마치고 은수는 수현에게 블랙 카드 한 장을 건네주었다."내 카드 써."수현은 원래 자기에게도 카드가 있다고, 돈이 있다고 말하려 했지만 은수가 버티는 바람에 수현도 더 이상 거절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이며 유민을 데리고 먼저 백화점에 들어갔다.백화점에 들어서자 유민은 눈을 크게 뜨고 여기저기 두리번거렸다.어릴때부터 그 작은 도시에서 살았기 때문에, 그는 그곳의 일반 마트조차도 매우 고급스럽다고
말하면서 그 판매원은 위아래로 수현의 옷차림을 살펴보았다.그녀는 이런 고급 백화점에서 물건을 판 지 오래되었고, 손님도 많이 봐와서 나름 사람들 보는 비결이 생겼다.손님이 입은 옷이 어떤 가격대인지, 그들 가게의 제품을 소비할 경제력이 있는지 그녀는 기본적으로 한 번 보면 알 수 있었다.수현의 청바지에 흰색 티셔츠를 입은 옷차림은 정말 아무런 품위도 없었고, 손에 낀 그 반지는 한눈에 봐도 값이 싼 물건이었다. 그녀가 입은 모든 것을 합치면 아마 이 가게의 작은 액세서리조차 살 수 없을 것이다.더군다나 수현은 옆에 바짝 마른 아이까지 데리고 있는데다 손에는 값어치가 없는 간식을 잔뜩 들고 있었으니 아무리 봐도 촌놈 같았다."이 가게의 서비스가 겨우 이 정도밖에 안 돼요?" 수현은 원래 매우 기뻐해하며 유민에게 옷을 몇 벌 사 입히려고 했고, 녀석을 잘 치장하여 그가 다른 아이들보다 뒤처지지 않는다는 것을 증명할 생각이었다.그러나 이 판매원이 입을 열자 그녀는 더는 쇼핑할 기분이 나지 않았고 오히려 흥이 깨졌다.어딜 가나 이런 겉모습으로 사람을 함부로 비판하는 사람이 있다니."살 수 있으면 당연히 우리의 손님이지만...... 이봐요, 당신은 이 돈을 지불할 수 있다고 확신하는 거예요? 지불할 수 없는 이상 아이에게 돈 쓰는 버릇 키우지 말고, 저쪽에 싼 아동복이 있으니까 거기에 가서 당신의 아이에게 맞는 값싼 복장이나 사요."유민이도 원래 가만히 서 있었는데 이 말을 듣고 눈빛이 어두워졌다. 그는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손을 쳐다보았다. 비록 이미 깨끗한 옷으로 갈아입었지만 여전히 평범한 아이처럼 이런 곳을 돌아다녔던 것이다.그러나 이래도 결국 안 되는 것일까? 어릴 때부터 지금까지 무시당하면서 길러진 그 궁상맞은 느낌은 결국 낯선 사람이라도 한눈에 알아차릴 수 있었던 것일까?"우리 다른 가게로 가요." 문득 이런 곳에 더 있고 싶지 않다는 생각이 든 유민은 수현의 옷자락을 잡아당기며 떠나려 했다.수현은 원래 화가 났는데 유민이 실의에 빠
원래 수현의 성격으로 사지 않으면 그만일 것 같았지만 이번에는 유민이 있어서 그런지 그녀는 모처럼 화가 났다.그녀를 괴롭히는 것은 괜찮지만, 그녀의 아이를 괴롭히는 것은 절대 안 된다.옆에 있던 많은 사람들도 방금 그 판매원의 태도가 얼마나 나쁜지 보았는데, 원래 수현이 정말 돈이 없는 사람이라 생각하고 가만히 있었지만 이렇게 보니 그녀의 신분이 간단하지 않을 것이라고 추측했다.순간 한 무리의 사람들이 바로 태도를 바꾸며 분분히 의논하기 시작했다."쯧, 그러게, 이 가게의 태도가 왜 이렇게 나쁠까? 설마 우리가 물건을 산 다음 그녀들은 오히려 뒤에서 우리를 돈 많은 멍청이라고 욕하는 건 아니겠지?""하긴, 이러면 재미없지. 이 가게의 물건이 대체품 없는 것도 아니고, 태도가 좋은 다른 가게에 가서 사는 게 좋겠어."“그럼 나도 회원하기 싫으니까 이거 좀 환불해줘요.몇몇 손님들은 수현의 말에 이런 곳에서 소비할 필요가 없다고 생각하고 모두 떠나려 했다. 심지어 그 중에는 이 가게의 오랜 손님도 있었다.판매원은 마음이 급해졌다. 만약 단골 손님도 이런 일로 더는 찾아오지 않고, 심지어 sns에서 이 일을 퍼뜨려 브랜드 이미지를 훼손한다면, 그녀는 틀림없이 점장에게 해고당할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판매원은 원망스러운 눈빛으로 수현을 바라보았다. 사지 않으면 그만이지만 굳이 자신의 밥줄을 끊을 필요가 있겠는가?"잠깐만요, 당신의 이 카드는 정말 사용할 수 있는 것은 아니잖아요. 며칠 전에 백화점에서 이미 누군가가 문제 있는 카드를 들고 사기를 쳤는데, 이런 경우도 드물지 않거든요."수현은 원래 떠나려고 했는데 이 말을 듣고 또 발걸음을 멈추었다."그럼 가서 긁어봐요."판매원은 이 말을 듣고 눈에 음흉한 빛이 번쩍였다."당연히 그래야죠. 다들 잘 볼 수 있도록 내가 기계를 가지고 올게요."수현은 아무런 잘못도 하지 않았기에 자연히 거절하지 않고 거기에 서서 그 판매원이 결제기를 가져오기를 기다렸다.잠시 후 점원이 와서 수현이 손에 든 카드
수현은 눈빛이 차가워졌다. 경찰에 신고한다라, 그녀는 양심에 찔린 일을 하지 않았으니 또 두려울 게 뭐가 있겠어?"좋아요, 당신이 말한 이상 경찰에 신고해요..."말하면서 수현은 휴대전화를 꺼내 경찰에게 신고하여고 했다. 경찰이 오면 자연히 사건의 진상을 밝히고 자신의 결백을 되찾을 수 있었으니까.그 판매원은 수현이 뜻밖에도 정말 경찰에 신고하려는 것을 보고, 마음이 매우 떨렸지만 밖으로 드러내지 않았다."경찰에 신고하고 싶으면 우리 가게에서 하지 말고, 빨리 나가요, 나가라고요!"말하면서 그녀는 수현과 유민 두 사람을 직접 밀어내려고 했다.수현은 전화를 하고 있어서 미처 그녀를 방비하지 못하고, 바로 중심을 잃더니 꼿꼿이 뒤로 쓰러졌다......‘아뿔싸!’수현은 속으로 깜짝 놀랐다. 그녀의 뒤에는 옷걸이가 있었는데, 이대로 넘어지면 매우 아플 것이다. 게다가 유민 앞에서 이렇게 넘어지다니, 그녀라는 어머니는 그야말로 체면을 잃을 대로 잃을 것이다……이런저런 생각이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고, 수현이 이미 눈을 감고 곧 다가올 추태를 맞이하고 있을 때, 힘찬 팔뚝 하나가 갑자기 뒤에서 그녀를 안았다.수현은 자신이 빙빙 도는 것을 느꼈고, 다시 눈을 뜨니 이미 따뜻한 품 속에 있었다.그 익숙한 냄새를 맡고 수현은 드디어 마음을 천천히 가라앉혔다."은수 씨? 왔어요?"은수는 가볍게 응답했다. 방금 그는 차에서 회사 일을 처리한 다음 바로 찾아왔는데 뜻밖에도 그들 모자 두 사람을 보자마자 이런 장면을 보았으니 남자의 안색은 즉시 싸늘해졌다.만약 그가 제때에 오지 않았다면 수현은 아마 크게 다쳤을지도 모른다.방금 사람을 밀던 점원은 불같은 기세로 가게에 나타난 은수를 보고 문득 불안한 감정이 생겼다.이 남자는 딱 봐도 기질이 뛰어났고, 입은 그 옷들은 비록 어떤 브랜드인지 알 수 없지만, 그 질감은 절대적으로 비싼 사치품에 속해서 아마도 맞춤 제작한 것일지도 모른다.하필이면 이 남자의 약지에도 그 여자와 짝을 이룬 반지를 끼고 있어 두 사람
은수가 입을 열자 그 점원은 다시 말할 엄두를 내지 못했다.그리고 그는 즉시 은행장에게 전화를 걸어 그들이 발급한 카드에 문제가 있는지에 대해 물었다.온씨는 지금 해외로 중심을 옮기면서 자연히 많은 자금을 가져왔기 때문에 어느 은행이든 그들과 협력할 기회를 소중히 여겼다.이런 일이 생긴 이상 은행도 감히 태만하지 못하고 재빨리 사람을 불러 조사하게 했고, 그 결과는 예상했던대로 이 카드는 정상적으로 사용할 수 있으며 아무런 문제도 없었다.은행장의 말을 들은 현장에 있던 많은 사람들은 서로를 쳐다보며 어쩔 바를 몰랐다.분위기가 한창 어색할 때, 오늘 일이 있어 자리를 비운 점장도 소문을 듣고 서둘러 돌아왔다.사건의 자초지종을 알게 된 후, 그는 얼른 은수와 수현에게 사과하였다."정말 죄송합니다. 뜻밖에도 이런 일이 일어날 줄은 몰랐네요. 이렇게 하는 건 어떨까요, 오늘 두 분께서 원하신 모든 것은 전부 제가 낼게요. 이렇게 하면...""내가 당신 이 가게의 옷을 살 돈이 없다는 거야?" 은수의 눈빛은 싸늘해졌다. 이런 일이 생긴 이상 그는 자신의 아이에게 더는 이런 가게의 옷을 입히지 않을 것이다."내 요구는, 즉시 감시 카메라 돌리는 거야. 이 여자가 대체 어떤 수작을 부렸는지 봐야겠어.""이건...""당신의 가게가 이대로 망하는 것을 원하지 않는다면, 더 이상 잘못을 저지른 사람을 두둔하지마."은수는 차갑게 위협했다.점장은 그 점원을 매섭게 노려보며 감시 카메라를 돌릴 수밖에 없었다. 영상이 켜지자 수현도 열심히 쳐다보았다.잠시 후 그녀는 즉시 이상한 점을 발견했다. "여기 좀 봐요, 그녀는 지금 무엇을 하고 있는 거죠?"수현은 판매원이 카운터 뒤에 숨어 카드 결제하는 기계를 만지작거리는 화면을 가리키며 질문을 던졌다.사람들은 보자마자 바로 알아차렸다. 이 점원은 수현에게 사과하고 싶지 않아 고의로 카드 결제기에 오류가 생기게 만들어 수현이 정상적으로 카드를 결제할 수 없게 했고, 동시에 다른 사람들이 그녀가 이 카드를 훔쳐왔
이 점원이 뜻밖에도 문제를 유민에게 던지는 것을 보고 수현은 눈살을 찌푸리고 막 입을 열어 그녀의 말을 끊으려 했지만 은수는 손을 내밀어 수현을 막더니 이따 다시 이야기하라고 했다.유민은 앞에 있는 여자의 그 불쌍한 모습을 보면서 속으로 전혀 동정하지 않았다. 이런 사람은 자신이 당해야 아픈 줄 알았기에 그 전에 한 그 악담들이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상처를 주는지에 대해 전혀 생각하지 않았다."하지만 당신은 여전히 뭘 잘못했는지에 대해 모르는 것 같군요. 부자들의 비위를 맞추고, 가난해 보이는 사람들을 깔보는 것이야말로 당신의 가장 큰 잘못이죠. 만약 내가 돈이 없는 집안의 아이라면, 당신은 나의 자존심을 무시하고 직접 가게에서 쫓아낼 수 있단 말인가요?"담담하게 입을 연 유민의 작은 얼굴에는 나이답지 않은 성숙함이 묻어났다.결국 돈이 없어 무시를 받은 적이 너무나도 많았기에 유민은 이런 사람을 극도로 혐오했다."그리고 당신들도요, 우리가 그냥 평범한 사람인 줄 알았을 때, 우리를 도와 말 한 마디조차 해주지 않았죠..."유민은 주위의 구경꾼들을 바라보았다. 그는 은수가 오지 않았다면, 은수가 딱 봐도 건드릴 수 없는 존귀한 사람이 아니었더라면 이 사람들은 줄곧 이렇게 냉담하게 지켜볼 뿐, 결코 나서지 않을 것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구경하던 사람들은 유민의 질문을 듣고 멈칫하더니 일부 사람들은 참지 못하고 더 이상 남아있을 수 없었다.이 아이가 한 말은 확실히 맞았다. 만약 그들이 단지 아무런 지위도 없는 모자였다면, 그들은 단지 수현 모자가 주제넘은 것에 대해 비웃을 것이고, 자신이 살 수 없는 물건을 사려한 이상 다른 사람에게 모욕을 당하는 것도 싸다고 생각할 것이다.그들은 높은 지위에 있는 것에 익숙해졌지만, 이렇게 남을 깔보는 것은 정말 옳은 것일까?수현은 한쪽에 서서 녀석의 말을 듣고 놀라면서도 기뻐했다.원래 그녀는 유민이 어릴 때부터 가난한 환경에서 자라 열등감 심지어 겁이 많은 아이로 될까 봐 걱정했는데, 그가 뜻밖에도 이치
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유민의 손을 잡고 세 사람 함께 나갔다.이 가게에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날지 그들도 더 이상 관심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일이 이렇게 된 이상 앞으로 손님도 없을 것이다.수현은 녀석을 데리고 평소에 자주 가는 다른 가게에 가서 옷을 몇 벌 샀다. 이번의 점원은 태도가 아주 좋았는데, 유민이 옷을 갈아입은 후 줄곧 칭찬을 아끼지 않고 예쁘다고 칭찬했다.그러나 유민은 정신을 딴 데 팔고 있었고, 그의 이런 모습을 본 수현도 기분이 좀 가라앉았다.‘다 나 때문이야. 괜히 그런 재수 없는 가게에 가서 유민이까지 비웃음 받았잖아.’은수는 두 모자가 주눅든 모습을 보고 눈살을 찌푸리며 위로하려 했지만 또 어떻게 입을 열어야 할지 몰라 묵묵히 물건을 들고 차에 올랐다.산 여러 가지 물건을 트렁크에 넣은 다음 수현은 유민과 함께 뒷좌석에 앉았고, 잠시 생각한 후에야 입을 열었다."유민아, 너 기분 별로지? 오늘 일은 엄마가 잘못했어. 앞으로 주의할게. 다시는 이런 일이 일어나지 않도록 말이야. 너는 아무 잘못도 없으니까 기분 좀 풀어, 응?"수현이 관심을 가지고 자신에게 말하자 유민은 고개를 들어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녀석은 한순간 망연자실했다. 그는 그녀의 눈에서 그 어떤 계략도 보이지 않았고, 다른 부정적인 감정도 보이지 않았다. 오직 그에 대한 배려만 가득했다.그러나, 그럴 리가 없었다. 그녀가 이런 일을 하는 것은 분명히 자신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해서이다. 그가 앞으로 유담이를 위해 골수를 기증할 때 도망가지 않도록 말이다.유민은 입술을 꽉 깨물고 옥처럼 맑은 눈동자로 수현의 눈을 똑바로 바라보며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 "그럼 언젠가 내가 잘못을 저지르면, 날 미워하고 쫓아낼 거예요?"수현은 이 질문에 어리둥절해졌다. 유민은 어떻게 이런 생각을 하고 있을까? 그녀는 즉시 당황한 표정으로 설명하기 시작했다."그럴 리가. 네가 잘못을 해도 내 아들이잖아. 누가 자기 자식이 잘못했다고 그를 버리겠어?""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