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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96화

유담이 이렇게 철이 들며 당부할 필요도 없이 자각적으로 유민을 데리고 놀자 수현은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

원래 집에 아이가 하나 더 생겨서 어른들의 주의력을 분산하면 유담이가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보니 오히려 그녀가 쓸데없는 근심을 했던 것이다.

"유담아, 그럼 유민이항 잘 놀고 있어. 저녁 다 되면 내가 너희들 부를게."

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

유담과 유민은 동갑내기라 취향도 비슷했기에 유민을 편안하게 할 수도 있고, 낯선 곳에 처음 온 부적응을 더 빨리 없앨 수도 있었다.

"안심해요, 엄마, 나한테 맡겨요."

유담은 가슴을 두드리며 유민을 데리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

......

두 녀석이 잘 지내는 것을 보고 혜정의 표정도 흐뭇해졌다. 유담과 유민이가 방으로 돌아가자 그녀는 수현을 바라보았다.

"수현아, 이제 나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할 수 있겠지."

엄마의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고 수현은 그녀와 방에 들어가서 그동안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

이 모든 것의 시작이 뜻밖에도 유담이가 현실과 똑같은 꿈을 꾼 것을 알게된 혜정도 의아함을 느꼈다.

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이런 일을 말한다면 그녀는 황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수현이 말하니 그녀는 오히려 이것이 바로 운명이라고 느꼈다.

"만약 유민이가 그때의 그 아이였다면, 이것은 쌍둥이 형제간의 텔레파시라고 말할 수 있지. 아마도, 이것은 하늘이 돕고 있는 거야. 은서가 암암리에 너를 돕고 있는 것일지도."

은서의 이름을 언급하자 수현은 가슴이 떨렸다. 비록 이미 그가 떠난 일을 받아들였지만 이 현실은 아마도 아주 오래 걸려야 습관될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러나 수현 자신도 이번 일이 운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

"며칠 후에 유민이 이쪽 생활에 익숙해지면 난 그를 데리고 은서를 보러 갈 거예요."

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은서도 아이가 하나 요절한 일로 한동안 괴로웠다. 만약 그가 저 세상에서 아이가 잘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또 찾아왔다는 것을 안다면 틀림없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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