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담이 이렇게 철이 들며 당부할 필요도 없이 자각적으로 유민을 데리고 놀자 수현은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원래 집에 아이가 하나 더 생겨서 어른들의 주의력을 분산하면 유담이가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보니 오히려 그녀가 쓸데없는 근심을 했던 것이다."유담아, 그럼 유민이항 잘 놀고 있어. 저녁 다 되면 내가 너희들 부를게."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유담과 유민은 동갑내기라 취향도 비슷했기에 유민을 편안하게 할 수도 있고, 낯선 곳에 처음 온 부적응을 더 빨리 없앨 수도 있었다."안심해요, 엄마, 나한테 맡겨요." 유담은 가슴을 두드리며 유민을 데리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두 녀석이 잘 지내는 것을 보고 혜정의 표정도 흐뭇해졌다. 유담과 유민이가 방으로 돌아가자 그녀는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아, 이제 나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할 수 있겠지."엄마의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고 수현은 그녀와 방에 들어가서 그동안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이 모든 것의 시작이 뜻밖에도 유담이가 현실과 똑같은 꿈을 꾼 것을 알게된 혜정도 의아함을 느꼈다.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이런 일을 말한다면 그녀는 황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수현이 말하니 그녀는 오히려 이것이 바로 운명이라고 느꼈다."만약 유민이가 그때의 그 아이였다면, 이것은 쌍둥이 형제간의 텔레파시라고 말할 수 있지. 아마도, 이것은 하늘이 돕고 있는 거야. 은서가 암암리에 너를 돕고 있는 것일지도."은서의 이름을 언급하자 수현은 가슴이 떨렸다. 비록 이미 그가 떠난 일을 받아들였지만 이 현실은 아마도 아주 오래 걸려야 습관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수현 자신도 이번 일이 운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칠 후에 유민이 이쪽 생활에 익숙해지면 난 그를 데리고 은서를 보러 갈 거예요."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은서도 아이가 하나 요절한 일로 한동안 괴로웠다. 만약 그가 저 세상에서 아이가 잘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또 찾아왔다는 것을 안다면 틀림없이
유담의 대담한 표정을 바라보던 유민은 불공평하다고만 느꼈고 작은 주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껏 쥐었다.잠시 후 유민은 비로소 마음속의 혼란스러운 생각을 억눌렀다. 결국 그는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했다."장난감 같은 건 나중에 놀자. 난 네가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좀 궁금해. 앨범 같은 거 없어? 나 좀 보면 안 돼?"유민은 유담을 보며 그의 삶에 대해 궁금한 모습을 보였다.유민이 그에게 자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아 유담은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승낙했다."앨범 같은 거 분명히 있을 거야. 보고 싶어? 그럼 잠깐만, 내가 찾아줄게."말하면서 유담은 또 궤짝을 뒤지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현은 줄곧 그의 성장 과정을 진지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진과 비디오 같은 것을 보존했다.유민이 그에게 관심이 있는 이상 유담도 분명히 그와 잘 이야기하랴 했다.잠시 찾다가 유담은 상자를 뒤져 안에 있는 앨범을 찾아 최신 두 권을 꺼내 유민에게 건네주었다."자, 이거야, 봐봐,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보면 돼."이 앨범은 여러 권이 있지만 전의 유담은 여전히 기저귀를 입은 이미지라 유민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렇지 않다면, 그의 이 형님의 이미지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다그들 두 사람이 도대체 누구의 나이가 좀 많은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유담은 이미 형님의 상태에 들어섰고 앞으로 유민은 그의 동생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형인 그가 지켜줘야 했다.미래를 상상하며 자신이 앞에서 유민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하러 다니는 장면에 유담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유민은 유담을 이상하게 쳐다보았가. 이 사람은 갑자기 혼자 웃는 것일까?그러나 자신을 주의하지 않으면 더 좋았다. 유민은 빠르게 사진을 뒤적였고 곧 병원 앞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보았다.그 안의 유담은 지금보다 훨씬 초췌한 모습이었는데 큰 병에서 갓 나은 것처럼 보여 유민의 마음은 단번에 긴장해지기 시작했다.만약 증거가 없다면 그 남자가 그때 한 그 말이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 병은 백혈병이라고 하는데 전염병이 아니야."유담은 얼른 설명했다.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확실히 이 병은 전염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유담이 재발하면 그는 골수를 공급하는 사람으로 변할 테니 이는 전염된 것보다 더 절망적이다.유담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모두 그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이 유일하게 그보다 건강한 몸을 빼앗으려고 미리 계획하다니....유민의 심장박동은 빨라졌다. 유담이 어떤 이상한 점을 알아챌까 봐 그는 앨범을 덮었다."응, 너의 일은 대충 알겠어. 고마워, 돌려줄게."유담은 앨범을 가져와 치운 다음 유민의 표정을 보며 말을 하다 말았다.그는 자꾸 유민에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는 이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막 입을 열어 유민에게 무슨 일 있으면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그가 도울 수 있다면 반드시 도울 것이라고 말하려 할 때, 밖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민아, 유담아, 저녁 다 됐으니 얼른 가서 손 씻고 나와 밥 먹자.”"어, 알았어요!"유담은 대답한 다음 마침 배가 고프다는 생각에 유민을 끌고 손을 씻으러 갔다.방을 나서자마자 탐스러운 음식 향기가 풍겨왔고 유담은 바로 달려가 오늘 저녁이 유난히 풍성한 것을 보았다. 고기와 채소의 배합은 말할 것도 없고 특별히 향기로운 닭고기 수프 한 솥을 끓였다."와, 오늘 저녁 정말 푸짐해요." 유담은 눈이 밝아졌고 그는 오늘의 음식을 모두 좋아했다."어쨌든 유민이가 처음으로 집에서 밥을 먹는 거니까 푸짐하게 만들어야지." 혜정은 웃으며 그릇을 들고 와서 두 녀석에게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덜어주고 닭다리를 그들에게 주었다.유담도 자연히 사양하지 않고 닭다리를 안고 유난히 열심히 먹었다.유민이는 좀 어색해서 한 번 보고 젓가락을 움직이지 않았다."이건, 당신들이 먹어요, 난..."말하면서 닭다리를 집어 다시 혜정에게 주려고 했다
수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다시 말해서 유민은 확실히 그들의 아이이고 친자확인을 거친 그들의 아이였다.유민이는 옆에서 어렴풋이 일치 정도라는 말을 듣고 내색하지 않고 걸어가 계속 듣고 싶었지만 수현은 즉시 말했다."밖에 나가서 전화 좀 받을게."친자확인을 하는 것은 별일이 아니지만 유민이가 알게 되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들이 그를 믿지 못하거나 알아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그러므로 수현은 어떤 말은 그의 앞에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그의 반응은 유민을 더욱 의심하게 했다.방금 그녀가 한 그 말들은 자신과 관계가 있을까?생각하며 유민은 손에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유담의 방으로 달려갔다."나 네 컴퓨터 좀 쓰고 싶은데, 괜찮겠니?"유담은 원래 쩨쩨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자연히 거절하지 않고 직접 자신의 노트북을 건네주었다."물론이지. 마음대로 써. 다만 안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삭제하지 마.»"알았어." 유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컴퓨터를 가져와 검색 엔진을 켜고 방금 수현이 말한 그 단어들을 입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관련된 내용이 튀어나왔는데, 그 중에는 골수 이식의 관한 내용이 있었다. 유민은 클릭해서 보았는데 마음속에 즉시 깨달았다.그들이 그를 데려온 지 겨우 얼마나 됐다고 벌써 골수 이식할 준비를 하다니, 정말 악독한 인간들이군.그러나 유민은 피를 뽑았거나 다른 것을 한 기억이 없었다. 설마 그가 밤에 잠든 틈을 타서 몰래 한 것일까?유민은 화가 났다. 그는 평소에 잠을 잘 때 경각심을 가지고 자는데 뜻밖에도 이 사람들에게 당하다니.이렇게 되면 그는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이런 생각을 하다 유민의 표정은 어느새 보기 흉해졌다. 유담은 옆에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다 고개를 들자 유민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바로 일어나서 앉았다."너 왜 그래, 무슨 기분 나쁜 일 있니? 나도 좀 들어보자. 내가 도울 수 있으면 꼭 도와줄게."앞서 혜정은 유담을 불러 유민이 겪은 일은 이야
"그럼 됐어, 다행이야."유담은 유민이가 그를 괴롭히던 나쁜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시원하다고 느꼈다.이건 정말 악인에게 악보가 있는 것이었다.유민은 궁금한 것을 알아본 뒤 유담에게 노트북을 돌려줬다.유담은 그가 매우 예의 바르게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무척 어색해했다. 그는 정말 유민에게 자신과 이렇게 사양할 필요가 없다고, 모두 한 가족이니 왜 이렇게 어색하냐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기에 유담의 마음은 다소 서글펐다. 유민이는 언제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이 집에 어울릴까?녀석은 컴퓨터를 캐비닛에 다시 넣을 준비를 하면서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유민은 금방 왔고, 아무것도 없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같은 것도 어른들이 아직 사주지 못했으니 그는 마침 유민에게 사줄 수 있었다. 그가 좋아하면 계속 자신과 거리를 두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유담은 갑자기 눈이 밝아졌다. 비록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매년 유담은 어른들의 손에서 적지 않은 용돈과 세뱃돈을 받을 수 있었다.수현도 그의 재테크 의식을 키우기 위해 이 돈을 압수할 생각을 하지 않고 유담에게 계좌를 만들어 스스로 자신의 돈을 관리하게 했다.게다가 애초에 은수의 개인 계좌에서 가져간 그 돈도 엄청난 액수였기에 유담은 전혀 돈이 부족하지 않은 작은 부자라고 할 수 있었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사는 것은 완전히 식은 죽 먹기였다.유담은 바로 마음속으로 계획했다. 내일 점심 휴식 시간에 선생님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그는 백화점에 가서 산 다음 책가방에 넣어 가져와 마침 유민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면 됐다.......반대편수현은 밖에서 은수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나는 오늘 당신이 출산한 그 병원에 갔어. 그때 출산을 도와준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사직서를 냈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모든 사람들은 사직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주소를 바꾸었어. 당신 그때의 그 사람들에 대해 또 다른 인상 없어? 당
"지금 이런 말을 해도 이미 의미가 없어요......"은수의 자책하는 목소리를 듣고 수현은 점차 냉정해졌다.결국, 과거의 일은 이미 일어났고, 더 이상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후회해도 의미가 없었다."그래서 내가 방금 당신에게 묻는 그 말들도 절대 당신을 원망하려는 게 아니야. 단지 당신에게 단서가 있는지 묻고 싶을 뿐. 그러나 없어도 괜찮아, 나는 이미 사람을 시켜 그 관련 의료진의 행방을 잘 조사하라고 했으니까. 그때의 일, 나는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응, 알았어요, 수고했어요."은수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수현은 원래 다소 초조한 심정이 많이 안정되었다."유민이는 집에서 잘 적응하고 있어?"은수는 수현을 위로하고 방금 집에 돌아온 유민의 상황을 물었다."다행히 유담이가 계속 놀아주고 있어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그다지 저촉하지도 않아요.""그럼 다행이야. 하지만 당신도 유민이 돌아왔다고 해서 유담이를 소홀히 하지 마. 갑자기 가족의 관심을 빼앗기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수현은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줄곧 말을 아끼던 온씨 그룹 대표님이 지금 잔소리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치 아줌마처럼 걱정하고 있다니.그러나 수현은 이런 느낌을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따뜻하다고 느꼈다."알아요, 안심해요. 나는 이 두 아이를 잘 지켜볼 거예요. 절대 그 중 어느 한 아이만 편애하지 않을 거라고요.""응, 맞다. 오늘 병원에 올 때, 한 가지 생각이 났는데, 내일 당신 시간 있으면 유민이 데리고 신체검사 좀 해 봐. 그 아이는 그렇게 야윈데다 어릴 때부터 생활한 환경도 나빠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검사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일찍 치료해야지."수현도 듣자마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승낙했다.두 사람은 또 잠시 얘기를 나누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은수는 홀가분한 표정을 거두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에 잠긴 듯 했다.아이를 바꾼 의사와 간호사들, 그들이 살아 있는
유담은 유민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몰랐지만 오히려 책임감 있게 잠시 생각하다 즉시 유민을 불러 씻고 잠자리에 들게 했다.비록 평소에 유담이는 혼자 방에서 잤지만 침대가 꽤 커서 두 사람이 자도 공간이 넉넉했다.세수를 마친 두 아이는 각자 침대에 누워 곧 잠이 들었다.......다음날.아침을 먹은 후 혜정은 유담을 학교에 데려다 주었고, 수현은 집에서 설거지 하면서 옆에 있는 유민을 바라보았다."유민아, 이따가 우리 병원에 가자.""병원이요? 왜 병원에 가는 거죠?" 유민은 즉시 경계했다. 그들은 설마 이렇게 빨리 자신의 피를 뽑으려 한단 말인가? 이건 너무 급한 거 아닌가?"두려워하지 마. 너를 데리고 주사 맞으러 가는 게 아니라, 네가 너무 말라서 영양실조로 인해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돼서 그래. 그냥 정상적인 신체검사일 뿐이야."그냥 정상적인 검사라......?그러나 유민은 수현의 말을 도무지 믿지 않았다."그래서, 만약 내가 무슨 병이 있다면, 나를 쫓아낼 거예요?"유민의 눈동자에 비친 냉담함을 본 수현은 멍해졌다.순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원래 녀석이 이렇게 협조적으로 그들과 돌아와서 그녀는 그가 자신에 대해 적어도 약간의 믿음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유민이 이렇게 말하고서야 수현은 자신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네가 아프면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치료해 줄거야. 유민아,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절대 버림받지 않을 거야."수현도 어떻게 해야 유민이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가능한 한 성실하게 그녀의 생각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유민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수현의 눈빛은 진지했고, 또 그에 대한 관심이 묻어났지만 그 감정은 유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경계로 가득찼기 때문이다.그는 심지어 수현이 자신을 치료하겠다고 한 것은 정말 그를 관심하는 건지 아니면 유담에게 건강한 기증자가
결심을 하한 유민은 그의 '무기'를 손에 꼭 쥐고 문을 열었다.수현은 줄곧 가지 않고 안의 소리를 듣고 있었는데, 유민이 나오는 것을 보고 그녀는 얼른 몸을 웅크리고 앉았다."미안해, 유민아, 방금 내가 말을 잘못했어. 난 널 버리려는 게 아니야. 만약 네가 검사 받기 싫다면 가지 않아도 돼. 나는 단지..."수현은 열심히 해명하며 처음으로 말로 해석할 수 없는 무기력함을 느꼈다. 어떻게 말해도 그녀는 자신의 진실한 생각을 전달할 수 없었고 앞의 녀석이 자신을 믿게 할 수 없는 것 같았다."괜찮아요, 나도 잘못했어요. 내가 너무 예민해서 그래요. 죄송해요. 다른 뜻 없었어요."유민은 말하면서 손을 뻗어 수현의 목을 안았다.수현은 그의 행동에 기쁨을 느끼며 즉시 품 속의 작은 녀석을 힘껏 껴안았다. 그러나 입을 열기도 전에 몸의 어느 위치가 바늘에 찔린 것처럼 아픈 것을 느꼈다.수현은 눈살을 찌푸렸지만 이때 유민은 다시 입을 열었다."난 단지 마음이 좀 불안해서 그래요. 다시 버려지고 의지할 곳 없이 떠돌아다닐까 봐 방금 한 말을 의심한 거예요. 만약 병원에 가려고 한다면 지금 바로 갈 수 있어요."말을 하다 유민은 목소리에 울음이 섞인 듯 유난히 사람의 마음을 아프게 했다.품 속의 녀석이 우는 것을 보고 수현은 방금 이상한 그 느낌을 더는 신경 쓰지 않고 얼른 그의 감정을 달랬다.자신이 다시 버림받을까 봐 이렇게 흥분했다는 것을 알게 된 수현은 가슴이 뭉클해져 유민을 힘껏 안았다."아니야, 그럴 리가 없어. 무슨 일이 있어도 절대 다시는 그런 일이 없을 거야. 약속해."수현의 품에 안긴 유민은 그녀의 대답에 잠깐 멍해졌다. 방금 두 사람이 껴안을 순간을 틈타 그는 이미 바이러스를 그녀의 몸에 주사했다.그러나 그녀는 마치 느끼지 못한 것처럼 줄곧 자신을 위로하고 있었고, 하는 말들도 무척 진지해 보였다....유민은 심지어 얼떨떨하기까지 했다. 자신이 지금 한 일은 도대체 맞는 것일까, 아니면 틀린 것일까?그러나 잠시 후, 그는 애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