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아이는 유민이라고, 구체적인 상황은 말하자면 기니까 들어가서 이야기해요."수현은 혜정의 충격적인 표정을 보며 평온한 태도를 유지했다.혜정은 멍해졌다. 그녀는 그 아이의 얼굴을 한참 쳐다보았는데, 이 아이는 미간을 딱 봐도 수현과 관계가 있을 것이다.그러나 자신에게는 수현이란 딸이 하나밖에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의 아이일 수는 없었다. 그렇다면 유일한 가능성은 애초에 그... 태어나자마자 요절한 아이일 것이다.그럼 이건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일까?혜정은 머릿속에 온통 의문이었지만 재빨리 반응하여 자리를 비켜 두 사람더러 들어오게 했다.수현은 유민의 머리를 만지며 혜정을 소개했다."이분은 내 엄마야. 넌 외할머니라고 불러야 해"유민은 듣고 있었지만 그저 혜정을 바라보기만 할 뿐 그녀를 부르지 않았다. 이 낯선 여자에 대해서 그는 좀 더 지켜봐야 했다.혜정도 무리하지 않았다. 이 아이가 바짝 마른 모습을 보니 고생을 적지 않게 했을 것이다. 이렇게 갑자기 낯선 환경에 왔으니 낯을 가리는 것도 이상한 일이 아니다."괜찮아, 부르기 싫으면 안 불러도 돼." 혜정은 몸을 웅크리고 앞에 있는 녀석을 바라보며 말했다."처음 보는데 필요한 거 있으면 얼마든지 말해."유민은 고개를 끄덕이고, 수현은 그가 적응이 잘 안 되는 것 같아 혜정에게 잠시 후에 시간 있으면 이 모든 일을 설명하겠다고 말했다.혜정은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궁금했지만 너무 서두르면 안 된다는 것을 알고 시간을 보고 오늘 유담을 데리러 간다고 했다.수현은 유민을 데리고 집을 한 바퀴 돌면서 방마다 누구의 것인지 그에게 말했다. 유민은 매우 진지하게 들었고, 그는 지나가면서 이 집의 배치와 모든 것을 마음에 숙지했다.유담의 방으로 걸어갔을 때 수현이 입을 열려고 하자 밖에서 문을 여는 소리가 들렸다.유담은 마침 하교했고 혜정도 그에게 수현이 이미 그와 나이가 비슷한 남자아이를 데리고 돌아온 일을 알려주었다.유담은 무척 흥분했고, 집에 돌아오자마자 유민을 보고 신발 갈아신는
유담이 이렇게 철이 들며 당부할 필요도 없이 자각적으로 유민을 데리고 놀자 수현은 안심하고 한숨을 돌렸다.원래 집에 아이가 하나 더 생겨서 어른들의 주의력을 분산하면 유담이가 기분 나빠할까 봐 걱정했는데, 이렇게 보니 오히려 그녀가 쓸데없는 근심을 했던 것이다."유담아, 그럼 유민이항 잘 놀고 있어. 저녁 다 되면 내가 너희들 부를게."수현은 미소를 지으며 당부했다.유담과 유민은 동갑내기라 취향도 비슷했기에 유민을 편안하게 할 수도 있고, 낯선 곳에 처음 온 부적응을 더 빨리 없앨 수도 있었다."안심해요, 엄마, 나한테 맡겨요." 유담은 가슴을 두드리며 유민을 데리고 그의 방으로 들어갔다.......두 녀석이 잘 지내는 것을 보고 혜정의 표정도 흐뭇해졌다. 유담과 유민이가 방으로 돌아가자 그녀는 수현을 바라보았다."수현아, 이제 나에게 도대체 어떻게 된 일인지 말할 수 있겠지."엄마의 의문스러운 눈빛을 보고 수현은 그녀와 방에 들어가서 그동안 발생한 일들을 하나하나 털어놓았다.이 모든 것의 시작이 뜻밖에도 유담이가 현실과 똑같은 꿈을 꾼 것을 알게된 혜정도 의아함을 느꼈다.다른 사람이 그녀에게 이런 일을 말한다면 그녀는 황당하다고 생각하겠지만, 수현이 말하니 그녀는 오히려 이것이 바로 운명이라고 느꼈다."만약 유민이가 그때의 그 아이였다면, 이것은 쌍둥이 형제간의 텔레파시라고 말할 수 있지. 아마도, 이것은 하늘이 돕고 있는 거야. 은서가 암암리에 너를 돕고 있는 것일지도."은서의 이름을 언급하자 수현은 가슴이 떨렸다. 비록 이미 그가 떠난 일을 받아들였지만 이 현실은 아마도 아주 오래 걸려야 습관될 수 있을 것 같았다.그러나 수현 자신도 이번 일이 운명 같다는 느낌이 들었다."며칠 후에 유민이 이쪽 생활에 익숙해지면 난 그를 데리고 은서를 보러 갈 거예요."혜정은 고개를 끄덕였다. 애초에 은서도 아이가 하나 요절한 일로 한동안 괴로웠다. 만약 그가 저 세상에서 아이가 잘 살아 있다는 것을 알고 또 찾아왔다는 것을 안다면 틀림없이
유담의 대담한 표정을 바라보던 유민은 불공평하다고만 느꼈고 작은 주먹은 보이지 않는 곳에서 힘껏 쥐었다.잠시 후 유민은 비로소 마음속의 혼란스러운 생각을 억눌렀다. 결국 그는 더 중요한 일을 해야 했다."장난감 같은 건 나중에 놀자. 난 네가 예전에 어떻게 살았는지에 대해 좀 궁금해. 앨범 같은 거 없어? 나 좀 보면 안 돼?"유민은 유담을 보며 그의 삶에 대해 궁금한 모습을 보였다.유민이 그에게 자발적으로 요구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아 유담은 이 말을 듣자마자 즉시 승낙했다."앨범 같은 거 분명히 있을 거야. 보고 싶어? 그럼 잠깐만, 내가 찾아줄게."말하면서 유담은 또 궤짝을 뒤지기 시작했다. 최근 몇 년 동안 수현은 줄곧 그의 성장 과정을 진지하게 기록했기 때문에 적지 않은 사진과 비디오 같은 것을 보존했다.유민이 그에게 관심이 있는 이상 유담도 분명히 그와 잘 이야기하랴 했다.잠시 찾다가 유담은 상자를 뒤져 안에 있는 앨범을 찾아 최신 두 권을 꺼내 유민에게 건네주었다."자, 이거야, 봐봐, 묻고 싶은 게 있으면 나한테 직접 물어보면 돼."이 앨범은 여러 권이 있지만 전의 유담은 여전히 기저귀를 입은 이미지라 유민에게 보여주고 싶지 않았다.그렇지 않다면, 그의 이 형님의 이미지는 완전히 망가질 것이다그들 두 사람이 도대체 누구의 나이가 좀 많은지는 분명하지 않지만 유담은 이미 형님의 상태에 들어섰고 앞으로 유민은 그의 동생으로서 무슨 일이 있어도 형인 그가 지켜줘야 했다.미래를 상상하며 자신이 앞에서 유민을 데리고 드라이브를 하러 다니는 장면에 유담은 웃음을 참지 못했다.유민은 유담을 이상하게 쳐다보았가. 이 사람은 갑자기 혼자 웃는 것일까?그러나 자신을 주의하지 않으면 더 좋았다. 유민은 빠르게 사진을 뒤적였고 곧 병원 앞에서 찍은 사진 몇 장을 보았다.그 안의 유담은 지금보다 훨씬 초췌한 모습이었는데 큰 병에서 갓 나은 것처럼 보여 유민의 마음은 단번에 긴장해지기 시작했다.만약 증거가 없다면 그 남자가 그때 한 그 말이
"두려워할 필요 없어. 이 병은 백혈병이라고 하는데 전염병이 아니야."유담은 얼른 설명했다.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응, 알겠어."확실히 이 병은 전염되지 않았다. 그러나 만약 유담이 재발하면 그는 골수를 공급하는 사람으로 변할 테니 이는 전염된 것보다 더 절망적이다.유담은 이미 많은 것을 가지고 있었고, 그것은 모두 그가 여태껏 본 적이 없는 것이었다. 그러나 그는 여전히 자신이 유일하게 그보다 건강한 몸을 빼앗으려고 미리 계획하다니....유민의 심장박동은 빨라졌다. 유담이 어떤 이상한 점을 알아챌까 봐 그는 앨범을 덮었다."응, 너의 일은 대충 알겠어. 고마워, 돌려줄게."유담은 앨범을 가져와 치운 다음 유민의 표정을 보며 말을 하다 말았다.그는 자꾸 유민에게 무슨 걱정거리가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는데, 그는 이 느낌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막 입을 열어 유민에게 무슨 일 있으면 자신에게 솔직하게 말하고, 그가 도울 수 있다면 반드시 도울 것이라고 말하려 할 때, 밖에서 수현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유민아, 유담아, 저녁 다 됐으니 얼른 가서 손 씻고 나와 밥 먹자.”"어, 알았어요!"유담은 대답한 다음 마침 배가 고프다는 생각에 유민을 끌고 손을 씻으러 갔다.방을 나서자마자 탐스러운 음식 향기가 풍겨왔고 유담은 바로 달려가 오늘 저녁이 유난히 풍성한 것을 보았다. 고기와 채소의 배합은 말할 것도 없고 특별히 향기로운 닭고기 수프 한 솥을 끓였다."와, 오늘 저녁 정말 푸짐해요." 유담은 눈이 밝아졌고 그는 오늘의 음식을 모두 좋아했다."어쨌든 유민이가 처음으로 집에서 밥을 먹는 거니까 푸짐하게 만들어야지." 혜정은 웃으며 그릇을 들고 와서 두 녀석에게 닭고기 수프 한 그릇을 덜어주고 닭다리를 그들에게 주었다.유담도 자연히 사양하지 않고 닭다리를 안고 유난히 열심히 먹었다.유민이는 좀 어색해서 한 번 보고 젓가락을 움직이지 않았다."이건, 당신들이 먹어요, 난..."말하면서 닭다리를 집어 다시 혜정에게 주려고 했다
수현의 눈빛이 어두워졌다. 다시 말해서 유민은 확실히 그들의 아이이고 친자확인을 거친 그들의 아이였다.유민이는 옆에서 어렴풋이 일치 정도라는 말을 듣고 내색하지 않고 걸어가 계속 듣고 싶었지만 수현은 즉시 말했다."밖에 나가서 전화 좀 받을게."친자확인을 하는 것은 별일이 아니지만 유민이가 알게 되면 다른 생각을 할 수 있었고, 그들이 그를 믿지 못하거나 알아보고 싶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었다.그러므로 수현은 어떤 말은 그의 앞에서 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생각했고 그의 반응은 유민을 더욱 의심하게 했다.방금 그녀가 한 그 말들은 자신과 관계가 있을까?생각하며 유민은 손에 들고 있던 걸레를 내려놓고 유담의 방으로 달려갔다."나 네 컴퓨터 좀 쓰고 싶은데, 괜찮겠니?"유담은 원래 쩨쩨한 사람이 아니었기에 자연히 거절하지 않고 직접 자신의 노트북을 건네주었다."물론이지. 마음대로 써. 다만 안에 있는 물건을 함부로 삭제하지 마.»"알았어." 유민은 고개를 끄덕이며 컴퓨터를 가져와 검색 엔진을 켜고 방금 수현이 말한 그 단어들을 입력했다.얼마 지나지 않아 일부 관련된 내용이 튀어나왔는데, 그 중에는 골수 이식의 관한 내용이 있었다. 유민은 클릭해서 보았는데 마음속에 즉시 깨달았다.그들이 그를 데려온 지 겨우 얼마나 됐다고 벌써 골수 이식할 준비를 하다니, 정말 악독한 인간들이군.그러나 유민은 피를 뽑았거나 다른 것을 한 기억이 없었다. 설마 그가 밤에 잠든 틈을 타서 몰래 한 것일까?유민은 화가 났다. 그는 평소에 잠을 잘 때 경각심을 가지고 자는데 뜻밖에도 이 사람들에게 당하다니.이렇게 되면 그는 더 이상 가만히 있으면 안 되는 거 아닌가?이런 생각을 하다 유민의 표정은 어느새 보기 흉해졌다. 유담은 옆에서 휴대전화를 가지고 놀다 고개를 들자 유민의 이런 모습을 보고 바로 일어나서 앉았다."너 왜 그래, 무슨 기분 나쁜 일 있니? 나도 좀 들어보자. 내가 도울 수 있으면 꼭 도와줄게."앞서 혜정은 유담을 불러 유민이 겪은 일은 이야
"그럼 됐어, 다행이야."유담은 유민이가 그를 괴롭히던 나쁜 사람이 죽었다는 말을 듣고 속으로 시원하다고 느꼈다.이건 정말 악인에게 악보가 있는 것이었다.유민은 궁금한 것을 알아본 뒤 유담에게 노트북을 돌려줬다.유담은 그가 매우 예의 바르게 자신에게 고맙다고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속으로 또 무척 어색해했다. 그는 정말 유민에게 자신과 이렇게 사양할 필요가 없다고, 모두 한 가족이니 왜 이렇게 어색하냐고 말하고 싶었다.그러나 말해도 소용없을 것 같았기에 유담의 마음은 다소 서글펐다. 유민이는 언제 진정으로 마음을 열고 이 집에 어울릴까?녀석은 컴퓨터를 캐비닛에 다시 넣을 준비를 하면서 갑자기 좋은 생각이 떠올랐다.유민은 금방 왔고, 아무것도 없었다. 핸드폰이나 컴퓨터 같은 것도 어른들이 아직 사주지 못했으니 그는 마침 유민에게 사줄 수 있었다. 그가 좋아하면 계속 자신과 거리를 두지 않을 수도 있을 것이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유담은 갑자기 눈이 밝아졌다. 비록 아직 어린아이였지만 매년 유담은 어른들의 손에서 적지 않은 용돈과 세뱃돈을 받을 수 있었다.수현도 그의 재테크 의식을 키우기 위해 이 돈을 압수할 생각을 하지 않고 유담에게 계좌를 만들어 스스로 자신의 돈을 관리하게 했다.게다가 애초에 은수의 개인 계좌에서 가져간 그 돈도 엄청난 액수였기에 유담은 전혀 돈이 부족하지 않은 작은 부자라고 할 수 있었고 휴대전화와 컴퓨터를 사는 것은 완전히 식은 죽 먹기였다.유담은 바로 마음속으로 계획했다. 내일 점심 휴식 시간에 선생님이 주의하지 않는 틈을 타서 그는 백화점에 가서 산 다음 책가방에 넣어 가져와 마침 유민에게 서프라이즈를 주면 됐다.......반대편수현은 밖에서 은수의 말을 진지하게 듣고 있었다."나는 오늘 당신이 출산한 그 병원에 갔어. 그때 출산을 도와준 의사와 간호사는 모두 사직서를 냈고. 뿐만 아니라 심지어 모든 사람들은 사직한 후 얼마 지나지 않아 전부 주소를 바꾸었어. 당신 그때의 그 사람들에 대해 또 다른 인상 없어? 당
"지금 이런 말을 해도 이미 의미가 없어요......"은수의 자책하는 목소리를 듣고 수현은 점차 냉정해졌다.결국, 과거의 일은 이미 일어났고, 더 이상 바꿀 수 없기 때문에, 아무리 후회해도 의미가 없었다."그래서 내가 방금 당신에게 묻는 그 말들도 절대 당신을 원망하려는 게 아니야. 단지 당신에게 단서가 있는지 묻고 싶을 뿐. 그러나 없어도 괜찮아, 나는 이미 사람을 시켜 그 관련 의료진의 행방을 잘 조사하라고 했으니까. 그때의 일, 나는 이렇게 쉽게 넘어가지 않을 거야.""응, 알았어요, 수고했어요."은수의 단호한 목소리를 듣고 수현은 원래 다소 초조한 심정이 많이 안정되었다."유민이는 집에서 잘 적응하고 있어?"은수는 수현을 위로하고 방금 집에 돌아온 유민의 상황을 물었다."다행히 유담이가 계속 놀아주고 있어요. 아직 익숙하지 않지만 그다지 저촉하지도 않아요.""그럼 다행이야. 하지만 당신도 유민이 돌아왔다고 해서 유담이를 소홀히 하지 마. 갑자기 가족의 관심을 빼앗기면 심리적인 문제가 생길 수 있어."수현은 이 말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줄곧 말을 아끼던 온씨 그룹 대표님이 지금 잔소리를 할 줄 누가 알았겠는가. 마치 아줌마처럼 걱정하고 있다니.그러나 수현은 이런 느낌을 싫어하지 않고 오히려 매우 따뜻하다고 느꼈다."알아요, 안심해요. 나는 이 두 아이를 잘 지켜볼 거예요. 절대 그 중 어느 한 아이만 편애하지 않을 거라고요.""응, 맞다. 오늘 병원에 올 때, 한 가지 생각이 났는데, 내일 당신 시간 있으면 유민이 데리고 신체검사 좀 해 봐. 그 아이는 그렇게 야윈데다 어릴 때부터 생활한 환경도 나빠서 건강상의 문제가 있을 수도 있어. 검사해 보고 문제가 있으면 일찍 치료해야지."수현도 듣자마자 일리가 있다고 생각하고 바로 승낙했다.두 사람은 또 잠시 얘기를 나누고서야 전화를 끊었다.은수는 홀가분한 표정을 거두고 손가락으로 책상을 가볍게 두드리며 생각에 잠긴 듯 했다.아이를 바꾼 의사와 간호사들, 그들이 살아 있는
유담은 유민이가 무슨 생각을 하는지 도통 몰랐지만 오히려 책임감 있게 잠시 생각하다 즉시 유민을 불러 씻고 잠자리에 들게 했다.비록 평소에 유담이는 혼자 방에서 잤지만 침대가 꽤 커서 두 사람이 자도 공간이 넉넉했다.세수를 마친 두 아이는 각자 침대에 누워 곧 잠이 들었다.......다음날.아침을 먹은 후 혜정은 유담을 학교에 데려다 주었고, 수현은 집에서 설거지 하면서 옆에 있는 유민을 바라보았다."유민아, 이따가 우리 병원에 가자.""병원이요? 왜 병원에 가는 거죠?" 유민은 즉시 경계했다. 그들은 설마 이렇게 빨리 자신의 피를 뽑으려 한단 말인가? 이건 너무 급한 거 아닌가?"두려워하지 마. 너를 데리고 주사 맞으러 가는 게 아니라, 네가 너무 말라서 영양실조로 인해 무슨 문제가 생길까 봐 걱정돼서 그래. 그냥 정상적인 신체검사일 뿐이야."그냥 정상적인 검사라......?그러나 유민은 수현의 말을 도무지 믿지 않았다."그래서, 만약 내가 무슨 병이 있다면, 나를 쫓아낼 거예요?"유민의 눈동자에 비친 냉담함을 본 수현은 멍해졌다.순간 그녀는 마음이 아팠다. 원래 녀석이 이렇게 협조적으로 그들과 돌아와서 그녀는 그가 자신에 대해 적어도 약간의 믿음이 있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유민이 이렇게 말하고서야 수현은 자신이 아직 턱없이 부족하다는 것을 깨달았다."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네가 아프면 우리는 무슨 수를 써서라도 치료해 줄거야. 유민아, 그런 말 하지 마. 내가 죽는 한이 있더라도 너는 절대 버림받지 않을 거야."수현도 어떻게 해야 유민이 자신의 진실한 마음을 느낄 수 있는지 몰랐다. 그녀는 가능한 한 성실하게 그녀의 생각을 설명할 수밖에 없었다.유민은 그녀의 눈을 바라보았다. 수현의 눈빛은 진지했고, 또 그에 대한 관심이 묻어났지만 그 감정은 유민의 마음을 움직이지 못했다. 왜냐하면 그는 이미 경계로 가득찼기 때문이다.그는 심지어 수현이 자신을 치료하겠다고 한 것은 정말 그를 관심하는 건지 아니면 유담에게 건강한 기증자가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