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손에 든 펜을 멈추더니 하마터면 다 그린 원고를 망칠 뻔했고, 잠시 후에야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요."두 사람은 옷을 갈아입고 또 물건을 산 다음 황급히 묘원으로 달려갔다.잠시후의 일정을 생각하니 두 사람 모두 다소 침묵하며 고개를 숙이고 자신의 일을 생각하고 있었고, 아무도 어깨를 스치고 지나가는 화물차 한 대가 놀라우면서도 한스러운 시선을 보낸 것을 눈치채지 못했다.......묘원에 도착한 후, 수현은 앞에서 길을 안내했고 은수는 뒤를 따라 가며 인차 은서의 묘비를 찾았다.사진 속 남자를 보자 은수는 약간 멍해졌다.그 당시 큰형과 큰형수 일가와 그렇게 다퉜어도 그는 은서라는 조카에 대해 아무런 혐오감도 없었다. 두 사람은 심지어 좋은 친구였다.다만 아쉽게도 운명은 그들을 적으로 만들었다. 그러나 은수도 그것이 이런 결말을 안아줄 줄은 생각지도 못했다.잠시 침묵하다가 은수는 그가 산 술을 꺼내 한 잔 따른 다음 묘비 앞에 놓았다."은서야, 오랜만이야. 이번에 수현과 함께 너 보러 온 이유는 너에게 난 네가 전에 한 것처럼 최선을 다해 그녀를 잘 돌볼 것이라고 말하러 왔어. 그녀가 더 이상 상처를 입지 않도록. 그리고 만약 다음 생이 있다면, 우리는 여전히 친구일 것이고 나는 너와 공평하게 경쟁할 거야. 그때 되면 너도 절대 이렇게 쉽게 퇴장하면 안 돼."수현은 한쪽에서 묵묵히 은수의 말을 듣고 있었다. 부드러운 바람이 불어와 그녀의 긴 머리를 스치더니 약간 간지러웠고, 그녀는 눈을 드리웠다. 어떤 것은 그녀가 평생 갚지 못할 것이다.만약 정말 다음 생이 있다면, 그녀는 모든 노력을 다해서 이번생 은서에 대한 빚을 갚을 것이다.이곳에 오랫동안 서서 할 말을 다 한 후에야 은수는 일어섰다."수현아, 이제 그만 가자.""그래요."대답한 다음 수현은 은수의 뒤를 따라 묵묵히 떠났다.두 사람 모두 말을 하지 않았지만 은수는 수현의 손을 꼭 잡았다.......은수와 수현이 떠난 후, 한 수척한 그림자가 묘원 문앞에 나타나 그들의
수현을 보았을 때, 은비는 눈이 휘둥그레졌는데, 수현의 얼굴이 뜻밖에도 완전무결하다는 것을 발견하고 그녀는 주먹을 힘껏 쥐었다.그리고 수현의 곁에 앉아 있는 사람은 바로 은수였다. 그러나 수현은 그날 그녀가 안배한 몇 명의 남자들에 의해 망가져야 하지 않았나?아니면 수현이 얼굴이 망가지고 남에게 더럽혀도 은수는 전혀 개의치 않는단 말인가?자신이 은서를 죽인 수현에게 복수하기 위해 지금 이 지경에 이르렀는데 이 천한 년의 생활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다고 생각하자 은비는 얼굴이 일그러질 정도로 그들을 증오했다.은비는 재빨리 기사더러 차를 세우라고 한 다음 살금살금 수현을 따라 묘지까지 갔다. 그후 그녀는 그들이 한 말을 똑똑히 들었다.수현이 이렇게 빨리 은수와 재결합한다는 것을 알게 된 은비는 마음이 마치 수많은 개미에 의해 갉아먹고 있는 것 같았다.그들은 너무했다. 은서의 무덤 앞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하겠다며 행복을 과시하다니.그럼 그녀의 아들은? 그녀의 아이는 무엇을 잘못했다고, 그 차가운 땅에 묻혀 이 한 쌍의 더러운 남녀가 행복해지는 것을 볼 수밖에 없을까?은비는 한 묘비 뒤에 숨어 손에 힘을 주며 손톱까지 부러뜨렸다. 그녀는 끊임없이 이 두 사람이 죽을 것이라고 저주했고, 심지어 그들이 몸을 돌려 떠나는 것을 보았을 때 품에서 그녀가 훔쳐온 호신용 과일칼을 꺼내 그들과 함께 죽으려 했다.그러나 이 생각은 한순간 그녀의 머릿속을 스쳐 지나갔을 뿐, 은비는 즉시 냉정해졌다. 만약 수현 혼자라면, 그녀는 승산이 있을 것이다.그러나 은수는 키가 1미터 85센티미터인데다 또 무술을 할 줄 알았으니 그녀가 나서면 당장 죽는 것이 아니겠는가?그러나 수현과 은수가 행복하고 즐거운 나날을 보내는 것을 이렇게 보고 있자니 그녀는 차라리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고민에 빠진 은비는 잠시 후 갑자기 뭔가를 떠올린 듯 자신의 이마를 힘껏 두드렸다.그녀는 분명히 가장 유용한 카드가 하나 더 있는데, 그동안 줄곧 아프리카에서 막노동을 하며 뜻밖에도 깜박
그렇게 은서의 묘비 앞에서 잠시 있다 은비는 재빨리 이곳을 떠나 문앞으로 걸어갔는데 수현이 아직 떠나지 않고 이곳의 책임자와 이야기하고 있는 것을 발견하였다.은비는 재빨리 발걸음을 멈추고 수현이 자신의 존재를 발견할까 봐 걱정했지만 원한의 눈빛은 참지 못하고 줄곧 그들을 쳐다보았다.수현은 방금 은서의 사진이 약간 누렇게 변한 것을 발견하고 책임자에게 바꿔달라고 말하려고 했는데, 갑자기 무엇가를 느낀 듯 몸서리를 쳤다.그녀는 매우 따끔한 시선이 뱀처럼 자신을 도사리고 있다는 것을 느꼈다.수현은 바로 고개를 돌려 누구인지 똑똑히 보려고 했지만 은비는 시각의 사각지대에 숨어있어 발견되지 않았다.설마 그녀의 착각인가?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은수는 그녀가 무엇을 찾고 있는 것 같다는 것을 발견하고 재빨리 입을 열었다."왜 그래?"수현은 고개를 저었다."아니에요, 방금 갑자기 좀 추워서요.""춥다고?" 은수는 이 말을 듣고 몸에 있는 외투를 벗어 수현의 어깨에 걸쳤다.수현은 필요 없다고 말하려고 했지만, 이 남자의 고집을 꺾을 수 없어서 은수의 옷을 꼭 잡을 수밖에 없었다.남자의 옷에는 은은한 소독수 냄새와 그의 따뜻한 체온이 있어 수현의 영문도 모르게 불안해진 마음을 많이 안정시켰다.할 말이 끝나자 두 사람은 그제야 떠났다.수현과 은수가 떠난 것을 보고 은비는 슬금슬금 뛰쳐나왔다. 수현의 직감은 정말 예민했는데 방금 그녀가 뒤돌아본 순간 은비는 하마터면 놀라 죽을 뻔했다.만약 발견된다면 그녀의 계획은 아마 실패할 것이다.이번에 은비는 조심히 수현이 차에 타고 두 사람이 떠난 것을 보고서야 걸어나왔다. 다만 이 두 사람의 짙은 애정과 다정한 모습을 생각하면 그녀는 역겨웠다.은비의 눈에는 싸늘한 기운이 번쩍였다. ‘두고 봐. 너희들도 곧 지옥에 빠져들 테니까.’......묘지에서 떠난 후, 수현은 자리에 앉아 멍을 때렸고, 은수는 이 상황을 보고 손을 내밀어 그녀가 다리에 올려놓은 손을 잡았다.수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리고 창 밖을
수현이 없는 그 동안, 은수는 자신의 그리움을 모두 거기에 기탁하였기에 이곳의 모든 식물은 모두 그가 직접 키웠다.이제 그들의 이야기는 마침내 좋은 결과를 맺었으니 은수도 특별히 이 꽃들을 모두 이식해서 일종의 기념으로 남겨두려고 했다.수현은 조용히 은수의 해석을 듣다가 마지막에 참지 못하고 이 남자가 허리를 굽히고 이곳에 꽃을 심는 장면을 상상하면서 전에 가연이 말했던 그 말들을 떠올렸다.그녀가 은수를 고통스럽게 원망하는 동안 아마 그의 생활도 힘들었을 것이다.하지만 이 모든 것은 지나갔다.수현은 다가가 은수의 손을 잡았다."고마워요. 너무 마음에 들어요."은수는 입술을 구부리고 웃었다."좋아하면 돼."그러자 남자는 허리를 굽혀 능숙하게 가위를 들고 활짝 핀 꽃 한 송이를 잘라 수현의 손에 넣었다.수현은 가볍게 냄새를 맡았는데 은은한 향기가 아주 마음에 들었다. 생각하다 그녀는 이 꽃을 그녀의 머리사이에 꽂았다.수현의 긴 머리는 편리를 위해 간단하게 걷었는데, 지금은 이런 장미꽃 하나 꽂으니 청아하고 독특한 아름다움을 더했다."수현아, 이러면 정말 예쁜 걸." 은수는 눈빛이 그윽해지더니 수현의 긴 머리를 가볍게 쓰다듬으며 고개를 숙이고 그녀의 입술에 키스하려 했다.수현은 멍해졌지만 결국 거기에 서서 피하지 않고 살짝 눈을 감았다. 입술이 서로 닿자 가볍고 부드러운 느낌은 그녀를 좀 간지럽게 했다.은수가 더욱 짙게 키스를 하려할 때 밖에서 차 한대가 재빨리 지나갔고 귀를 찌르는 차적소리와 함께 방재의 애매하고 아름다운 분위기를 깨뜨렸다.수현은 갑자기 얼굴이 좀 빨개졌다. 대낮에 이 남자가 그녀에게 키스하려고 하다니? 그녀는 마치 현혹된 것처럼 순순히 그가 하는대로 내버려 두었다."우리 들어가요."수현은 은수를 밀고 즉시 빠른 걸음으로 집 안으로 들어갔다.안으로 들어서자 수현은 놀라움을 금치 못했다. 오후의 햇빛이 방에 쏟아져 화창하고 따뜻했고, 그녀는 심지어 겨울에 이곳에 틀어박혀 유담을 안고 햇볕을 쬐는 화면을 상상할 수 있
학교 입구에 도착하자 밖에는 이미 아이가 나오길 기다리는 학부모들이 가득 모여 있었다.그러나 은수와 수현이 나타나자 많은 사람들의 주의를 끌었다.결국, 그들은 원래 보기 드문 동양인인데다 남자는 멋지고, 여자는 예뻤으니 무척 눈에 띄었다."당신 엄청 매력있나봐요." 한 여자가 은수를 보며 침을 흘리는 것을 보고 수현은 참지 못하고 야유했다."매력이 있든 없든, 난 이미 임자가 있는 남자야." 은수는 여왕의 분부를 듣는 기사처럼 수현을 향해 인사를 했다.수현은 은수의 이런 행동에 웃겨 참지 못하고 그를 밀었다.웃고 떠드는 사이에 벨이 울리자 한 무리의 아이들이 기뻐하며 뛰어나왔다.유담은 아주 멀리서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은수와 수현을 보았다. 그는 즉시 기뻐하며 달려왔다."엄마, 그리고......"유담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작은 소리로 은수를 아빠라고 불렀다.지난번 은수가 그들을 보호한 이후, 유담은 이 아빠를 점점 인정하게 되었고, 또 그를 아저씨라고 부르는 것은 정말 너무 생소하다고 생각해서 아빠라고 부를 수밖에 없었다.은수는 녀석이 모기처럼 작은 소리로 말하는 것을 듣고 입술을 구부리고 웃으며 그를 안았다. 수현은 이를 보고 그를 막으려 했다. 필경 이 남자는 몸이 나은지 얼마 않았기 때문에 이러면 상처가 다시 찢어질 수 있었다."걱정하지 마, 수현아, 아이를 안는 건 괜찮아."은수는 손을 흔들며 괜찮다고 표시했다. 수현은 그가 기어코 이렇게 하는 것을 보고 더 이상 막지 않았다.은수는 품 속의 녀석을 가늠해보니 지난번보다 좀 무거워진 것 같았다. 이 나이의 아이는 정말 며칠이면 크게 자랄 수 있었다."어때, 오늘 학교에서 잘 지냈어?""그럼요." 유담은 득의양양하게 웃었다. 비록 전에 그는 적지 않은 수업을 빠뜨렸지만 그의 노력으로 진도를 재빨리 따라잡았을 뿐만 아니라 방금 한 시헙에서 1등까지 했다.녀석은 재빨리 책가방에서 자신의 성적표를 꺼냈다."이번 시험에서 1등했어요, 아빠, 상 같은 거 없나요?"은수가 대
유담이는 남자아이로서 원래 총기와 같은 물건을 아주 좋아했다. 다만 평소에 그는 장난감 총만 만지거나 그림에 있는 총들을 보았는데 이번에 갑자기 진짜를 들고 있으니 그는 자신의 눈을 믿지 못했다.유담은 재빨리 그 총을 꺼내 자세히 보았다. 비록 매우 작지만 들면 여전히 무거웠고 만져보면 질감은 무척 편안했다. 검은 색의 금속 광택은 말로 표현할 수 없는 압박감을 내뿜고 있었다."아빠, 이거 정말 나한테 주는 거예요?"유담은 매우 기뻐했고 그 총을 들고 이리저리 살펴보았다. 은수는 그의 머리를 만졌다."너에게 주는 게 아니면 누구에게 주겠어. 지난번에 네가 엄마와 날 구해줘서 이걸 너에게 주는 거야. 네가 위험할 때 자신을 보호하게끔 말이야.""너무 좋아요, 아빠, 난 이 선물이 짱이에요."유담은 고개를 끄덕였다. 비록 지난번에 은수가 그에게 준 암기도 괜찮았지만 총처럼 패기가 없었다.은수는 웃다가 곧 몸을 웅크리고 유담에게 가르쳤다. 녀석은 원래 총명했기 때문에 한 번 듣고 바로 기억했다.수현은 부자 두 사람이 함께 있는 것을 보면서 자기도 그 총을 꺼내 만져보았지만 여전히 낯설었다.그녀가 유일하게 총을 쏜 것은 위급한 순간, 임정보가 그들을 다치게 하는 것을 피하기 위해 방아쇠를 당긴 것 같다.은수는 유담을 가르쳤고, 녀석은 고개를 들어 수현을 한 번 보더니 눈치 있게 말했다."아빠, 여기 내가 연습할 수 있는 곳 있어요? 코치 찾아서 가르쳐 주면 안 돼요?"은수는 고개를 끄덕이며 곧바로 전문 코치를 불러 유담을 데리고 다른 방으로 가서 연습하라고 했고, 자신은 멍을 때리고 있는 수현 앞으로 다가갔다."무슨 생각을 하고 있길래 멍을 그렇게 때리는 거야?"수현은 정신을 차리고 고개를 저었다."그냥 지난번 총을 쏠 때의 느낌을 생각하고 있었어요.""어? 그럼 기분이 어때?" 은수는 꽤 흥미롭게 수현을 한 번 보았다."솔직히 말하면 난 이미 잊었어요. 그저 그때 반드시 임정모를 막고 당신과 유담이를 잘 보호해야 한다는 것만 기억하고
수현은 왠지 긴장되기 시작했고, 은수의 큰 손은 그녀의 어깨에서 천천히 미끄러져 그녀의 손 옆으로 가서 가볍게 잡더니 그녀의 자세를 조정했다."이렇게 해야 더 안정적으로 잡을 수 있어. 그리고 손목에 힘 좀 풀어."말하는 사이에 은수가 뱉은 열기는 은근히 그녀의 귓가를 스쳐 지나갔고, 나지막한 목소리는 고막을 통과하며 두 사람이 꼭 붙은 가슴과 등을 통해 수현의 머릿속으로 전해졌다....수현은 원래 배우려는 태도를 가지고 자신의 총술을 잘 연습하여 미래에 위험에 부딪히면 스스로 보호할 수 있도록 하려고 노력했지만, 은수에게 이렇게 유혹당하자 그녀의 몸은 나른해지더니 주의력은 분산되어 전혀 집중할 수 없었다.이 남자는 도대체 그녀에게 사격 기술을 가르치는 거야, 아니면 그녀와 가까이 하고 싶어서 수작부리는 것야?총을 잡은 손이 다소 불안정해지며 얼굴의 온도도 갈수록 높아지자 그녀는 열이 나서 머리가 어지러워진 것 같았다. 수현은 깊이 숨을 들이쉬었다."너무 가까이 다가오지 마요! 이렇게 하면 나 조준할 수 없단 말이에요."수현은 말하면서 앞으로 한 걸음 나아가 은수의 포위망을 떠났다.은수는 미소를 지었다. 자신은 직접 그녀를 가르쳤는데 이런 대우도 받을 수 없다면 좀 너무한 거 아닌가? 그래서 그는 자신의 가르침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 않았고 분명히 가장 적합한 것이라 생각했다."내가 당신에게 다가가기만 하면 심란하다니, 위급한 순간에 부딪히면 더욱 정신 못 차리는 거 아니야? 방해를 받지 않는 것도 사격을 배우는 중요한 부분이야."은수는 안색 하나 바꾸지 않고 이상한 설교를 하며 다시 수현을 자신의 품으로 끌어들였다.수현은 잠시 침묵했는데, 은수의 말이 도대체 진짜인지 가짜인지 몰랐다. 그녀는 어째서 그가 허튼소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 것일까?하지만... 또 나름 일리가 있는 것 같다.수현은 숨을 깊이 들이마시며 자신의 마음을 가라앉히기 시작했다.‘은수 씨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 존재하지 않는다고 생각하자...’마음속으로 묵
수현은 순간 적지 않은 타격을 받았다. 원래 자신이 비록 은수보다 못하지만 적어도 이렇게 작은 유담보다 훨씬 강하다고 생각했다.그러나 이 결과는 그녀가 그야말로 세 식구 중 천부적인 재능이 가장 낮은 사람이라는 것을 보여준다.수현의 표정을 보고 은수는 웃음을 참지 못하고 손을 그녀의 어깨를 두드렸다. 그리고 또 고개를 숙이고 유담을 바라보았다."유담, 어때, 그럴 생각 있어?"온씨의 후계자인 은수는 어릴 때부터 다른 선택이 없었다. 그는 이런 것들을 모두 배웠지만 결국 취미일 수밖에 없었다.그러나 유담은 달랐다. 은수는 그가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하고 그 어떤 속박도 받지 않기를 바랐다.유담은 머리를 흔들었다. 비록 사격에 대해 흥취가 있지만 계속 훈련하면 너무 재미가 없을 것이다."아마추어처럼 평소에 가끔씩 연습할래요."코치는 이 말을 듣고 더는 강요하지 않았고 그저 이렇게 타고난 아이를 잃은 것에 대해 아쉬운 듯 고개를 저으며 결국 떠났다.코치가 떠나자 수현은 한숨을 푹 쉬었다.충격에 빠진 그녀의 모습을 보고 은수는 입꼬리를 치켜세웠다."당신은 아직 수준이 부족하지만 열심히 연습하면 언젠가는 따라잡을 수 있을 거야.""응, 엄마, 그때 가서 우리 함께 누가 더 대단한지 겨룰 수 있어요." 유담은 자신감 있게 가슴을 두드렸다.수현도 웃었다."좋아, 그때 난 절대로 너에게 지지 않을 거야."세 사람은 웃고 떠들며 또 한참 놀다가 시간이 늦은 것을 보고 각자 손에 든 총을 거두고 떠날 준비를 했다.은수는 수현과 유담을 집에 데려다 주었는데 녀석은 아마 낮에 학교에 다니고 저녁에 사격을 연습하느라 피곤했는지 차에서 잠들었다.수현은 그의 귀여운 모습을 보고 입고 있던 외투를 벗어 유담에게 덮어주었다. 녀석의 입꼬리는 움직였지만 깨지 않고 여전히 달콤하게 잤다.은수는 묵묵히 이 장면을 보면서 눈밑에 따뜻한 기운을 머금고 있었다.잠시 후에야 그는 입을 열었다."수현아, 어머님 요 며칠 시간 있으셔? 이제 때가 된 것 같아서 말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