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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04화

수현이 조용히 음식을 먹고 있는 것을 보고 은수는 주방으로 돌아가 남은 면까지 덜어 그녀의 맞은편에 앉았다.

두 사람은 한동안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차분하게 지냈다.

은수는 이런 느낌이 아주 그리웠다. 마치 아주 오래전, 그들 사이에 이렇게 많은 일이 일어나기 전, 그들은 이런 시간을 보낸 것 같았다.

그는 그리움에 빠지면 한동안 이 식사를 마치기가 아까웠다.

수현은 그렇게 많이 생각하지 않았다. 처음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앉아서 음식을 먹을 때에야 그녀는 자신이 정말 배고프다는 것을 발견했다.

생각해 보면 그녀는 외출한 후 물 한 모금도 마시지 않았고, 줄곧 거절을 당해서 화가 나서 입맛이 없어 뜻밖에도 배가 고프지 않았다.

지금 따뜻한 음식을 먹고서야 수현은 자신이 다시 살아난 것 같았고 표정도 많이 편해졌다.

수현이 음식에 집중하고 있을 때 찰칵 소리가 나더니 시종 고개를 숙이고 있던 그녀는 고개를 들었고, 그제야 은수가 전화로 그녀를 찍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

수현은 곤혹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한동안 입안의 면을 씹는 것을 잊었다.

은수도 멍해졌다. 그는 단지 수현이 밥을 먹는 모습이 귀엽다고 생각하고 보존하려고 했는데 뜻밖에도 휴대폰 소리와 플래시를 끄는 것을 깜박했다.

"뭐하는 거예요?"

수현은 눈살을 찌푸렸다. 그녀는 몰래 찍히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았다.

은수의 귀는 수현이 볼 수 없는 구석에서 약간 붉어지더니 그제야 정색하고 허튼소리를 했다.

"유담이가 나에게 당신 지금 뭐하고 있냐고 물어서 그에게 사진을 찍어 당신 지금 아주 좋다는 거 증명했을 뿐이야. 괜찮지?"

은수도 필경 오랫동안 상업계를 휘젓고 다녀서 벌써 눈 한 번 깜빡이지 않고 거짓말을 하는 능력을 연마했다. 그는 유담이 바로 수현의 약점이라는 것을 똑똑히 알고 있었기에 유담이를 핑계로 삼으면 그녀는 화를 내지 않을 것이다.

"......”

수현은 유담이 묻는 다는 소리를 듣고 멍해졌다. 잠시 후 그녀는 국수를 다 먹고 나서야 일어나 은수의 곁으로 걸어갔다.

"유담은 이미 다 봤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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