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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13화

수현은 손을 내밀어 옆에 있는 서랍을 가리켰다.

은수는 가서 소독약과 반창고를 찾았다.

“좀 아플 수 있으니까 참아."

은수의 말투는 그녀를 달래는 것처럼 어느새 부드러워졌다.

수현은 가슴이 두근거렸다.

그녀는 그제야 언제부터인가 이 남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그녀의 심금을 울렸다는 것을 깨달았다.

하지만 수현은 자신에게 절대로 현혹되지 말라고 경고하며 얼른 시선을 옮기며 그를 보려 하지 않았다.

"괜찮아요, 당신이 알아서 하면 돼요.”

은수는 그녀의 상처를 깔끔하게 소독한 다음 반창고를 붙여주었다.

“됐어, 앞으로 좀 조심해.”

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주방에 돌아가서 치우려 했다.

은수는 눈살을 찌푸렸다.

"또 뭐 하려고?”

‘이 여자는 손까지 다쳤는데 좀 얌전하게 있으면 어디 덧나나?’

“주방이 좀 어지러워서 치우려고요.”

수현은 말을 하며 방금 땅에 떨어진 채소를 주우려고 했고 그녀가 다친 손가락을 치켜들고 무척 불편하게 움직이는 모습을 보고 은수는 참을 수 없었다.

“됐어, 내가 할게.”

말이 끝나자 은수는 주방에 들어가서 떨어진 물건을 주워 탁자 위에 올려놓으며 또 피로 물든 곳을 깨끗이 닦았다.

비록 아주 간단한 일이었지만 종래로 주방에 들어간 적이 없는 은수에게 있어 이는 다소 낯설었다.

수현은 한쪽에 서서 남자가 모처럼 쩔쩔매며 심지어 좀 서투른 모습에 저도 모르게 입가에 미소를 지었다.

그녀도 마침내 은수가 당황한 모습을 본 셈이었다.

그녀는 이 남자가 항상 척하면 척일 줄 알았다.

은수는 눈살을 찌푸리고 마침내 정리를 다 한 뒤 고개를 들자 수현의 미소를 보았고, 그것은 평소에 자신을 비웃거나 음침한 웃음이 아니었으며 마음속으로 우러나오는 미소였다.

그는 오랫동안 수현의 얼굴에서 이런 미소를 보지 못했다.

은수는 한동안 넋을 잃고 바라보다가 잠시 후에야 정신을 차리고 헛기침을 하며 어색함을 숨기려 했다.

"당신 손 다쳤으니 우리 나가서 먹자.”

수현은 원래 은수가 자신을 보는 것을 보고 이 남자가 자신이 사실 마음속으로 몰래 그를 비웃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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