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유

제218화

은서는 비록 그들과 가식을 떨며 얘기할 기분이 아니었지만, 어르신과 부모님이 모두 자신의 뒤에 있었고, 그도 티 내지 않으려고 노력했으니 그저 억지로 웃으며 그녀들과 이야기를 나눌 수밖에 없었다.

은비는 아들이 정말 변한 것을 보며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수현은 2층에 서서 연회에서 이런저런 사람들과 얘기하는 은서를 바라보았다.

그녀도 이제야 알아차렸다. 이번 연회는 비록 은서가 귀국을 축하하는 의미에서 열린 환영회였지만 더욱이는 그가 집안이 비슷한 아가씨들을 더 많이 알게 하려고 하는 소개팅이었다.

그녀는 마침내 은수가 굳이 자신을 여기로 부른 이유가 무엇 때문인지 깨달았다.

이 남자는 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은서의 자식인 줄 알고 있었으니 그녀가 울고불고 하는 모습이 보고 싶은 거겠지?

하지만 은서가 그 여자애들과 얘기하는 것을 보며 수현은 아무런 추태도 보이지 않았다.

그녀는 사랑했던 사람이 지금 다른 여자와 맞선을 보는 것을 보면 그래도 슬퍼할 줄 알았는데, 그녀의 마음은 뜻밖에도 무척 평온했다. 심지어 그녀 자신도 그다지 믿지 않을 정도로 평온했다.

비록 그녀도 그를 원망한 적이 있었다. 왜 은서는 자신이 가장 힘들어할 때 그녀의 곁에 없었고, 그녀로 하여금 그렇게 많은 고통과 시련을 겪게 했냐고.

그러나 뱃속의 아이가 하루하루 자라면서 그녀도 더 이상 원망을 하지 않았다.

은서가 외국에 남아있는 것은 일부러 그녀를 버렸던 것이 아니었고 그녀도 그가 귀국할 때까지 기다리겠다는 약속을 일부러 어긴 것도 아니었다. 다만 그들은 인연이 여기까지였다.

누구도 서로를 놓쳤다고 끊임없이 자신을 괴롭힐 필요는 없었다.

서로를 놓아주는 게 가장 좋은 선택이었다.

은수는 수현의 옆모습을 보았고, 그녀는 조용히 아래층에서 일어나는 모든 것을 지켜보며 아무런 표정도 없었다.

그는 갑자기 마음이 답답해졌고 바로 그녀를 비웃었다.

"왜, 당신 뱃속의 아이의 생부가 당신을 버리고 다른 여자와 시시덕거리는 것을 보니까 마음이 아픈 거야?”

수현은 시선을 거두고 담담하게 말
잠긴 챕터
앱에서 이 책을 계속 읽으세요.

관련 챕터

최신 챕터

DMCA.com Protection Statu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