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수현이란 말을 듣자 현장에 있던 사람들은 모두 안색이 변했다.은서는 심지어 몸까지 비틀거렸다. 이번 연회에서 그는 자신에 대한 부모님의 의심을 해소하고 권력을 얻으려고 마음먹어서 다른 재벌 집 아가씨들과 유난히 다정하게 지냈다.하지만 수현이 이 모든 것을 보았다니!그는 이미 수현의 마음속에 자신이 어떤 이미지인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그리고 수현은 임신을 한 몸으로 그렇게 차가운 바닷물에 빠졌으니 그녀는 감당할 수 있겠는가?한순간, 은서의 모든 계획은 물거품으로 됐고 그는 생각도 하지 않고 몸을 돌려 바로 떠났다.만약 수현한테 무슨 일이 생기면 그가 아무리 많은 권력을 얻는다고 해도 무슨 소용이 있겠는가?!은서가 너무 갑작스럽게 떠나서 사람들은 심지어 반응하지 못했다. 은비는 자신의 아들이 떠난 것을 보고 다리에 힘이 풀려 땅에 주저앉았다.“내가 전생에 대체 무슨 죄를 졌길래 내 아들이 저딴 불여우한테 홀린 거야.”어르신의 안색도 극도로 흉측해졌다. 그는 수현이 이 정도로 매달리며 여기까지 쫓아올 줄은 전혀 생각하지 못했다.그녀가 기꺼이 이혼을 하겠다 했던 것도 설마 시간을 끌고 싶어서였단 말인가? 온가네를 완전히 망치려고?어르신이 침묵한 흉한 것을 보고 온진수도 더 이상 참지 못하고 불난 집에 부채질했다."이번에는 은수가 그 여자를 따라 물속으로 뛰어들었지만 앞으로 어떻게 될지 누가 알겠어요? 어차피 그는 그 여자를 위해 목숨도 아끼지 않았으니 이대로 놔두단 우리 집안도 평온할 날이 없을 거예요!”어르신은 또 어찌 이 일을 걱정하지 않겠는가.은수와 은서가 하나둘씩 한 여자를 위해 이렇게 다투는 것을 보며 어르신은 또 어떻게 가만히 있겠는가.어르신의 눈빛은 점차 차가워졌다."이 일은 내가 처리할 게야. 차수현을 절대로 가만히 놔둘 순 없어!”......병원.응급실 입구에서 기다리며 은수는 자신이 일생 중 가장 긴 시간을 보낸 것 같다고 느꼈다.하지만 그는 여기에 앉아서 기다리는 것 외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흠뻑 젖은
은서는 연회장에서 떠난 후 곧장 가까운 병원으로 달려갔고 인차 수현이 있는 병실을 찾았다.들어가자마자 수현이 창백한 얼굴로 병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며 그는 마음이 아팠다.그는 또 한 번 기회를 놓쳤다. 그녀가 가장 두려워하고 가장 무기력할 때, 그는 오히려 다른 여자들과 담소를 나누고 있었다.수현은 그 장면을 보았을 때 그를 어떻게 생각했을까? 아마도 그를 매우 역겹고 징그럽다고 생각했겠지? 분명히 그녀더러 자신을 기다리라고 말했는데, 바로 다른 여자들과 함께 있었으니.은서는 생각하면 할수록 괴로웠고 그저 수현의 병상 앞에서 그녀를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빨리 깨어나야 돼. 내가 다 설명할 테니까.”......의사는 은수에게 신체검사를 한 뒤, 또 재빨리 어르신에게 연락했다.어르신은 화가 잔뜩 나 있었지만 은수가 쓰러져 혼수상태에 빠졌다는 말을 듣고 화를 낼 겨를도 없이 바로 병원에 도착했다.병실에 도착하자 어르신은 의사를 붙잡고 물었다."우리 은수 지금 어떻게 됐나?”“도련님은 지금 별지장이 없습니다. 다만 바다에 뛰어들어갔음에도 불구하고 옷을 갈아입으려 하지 않으시고 또 응급실 입구에서 한참을 기다리셨기 때문에 감기에 걸려 열이 난 것입니다. 저희는 이미 도련님에게 해열 주사를 놓아 주었고 열이 내려가면 바로 깨어날 것입니다.”은수가 뜻밖에도 그 여자를 기다리기 위해 옷까지 갈아입지 않았단 의사의 말을 듣고 어르신의 안색은 갈수록 보기 흉해졌다.그 여자는 은수한테 그렇게 중요한 사람이란 말인가?“같이 온 그 여자는요? 지금 어떻게 됐죠?”예린도 무척 짜증이 났지만 지금은 수현의 상황에 더욱 신경을 쓰고 있었다.그녀는 은비의 손을 빌려 수현을 제거할 수 있을 줄 알았는데, 뜻밖에도 은수가 구해줬다니.그러나 필경 바다에 빠졌기에 만약 수현의 뱃속에 있는 아이가 이참에 없어졌다면 그녀도 헛된 계획을 한 것은 아니었다.“차수현 아가씨의 상태는 이미 많이 좋아졌습니다. 뱃속의 아이도 모두 정상입니다…...”의사는 사실대로
은서는 병실에서 수현을 지키고 있었다. 그는 눈도 깜빡이지 않고 침대 위에 누워 있는 여자를 진지하게 바라보며 행여나 뭐라도 놓쳐서 그녀가 다시 자신의 눈앞에서 사라질까 봐 두려웠다.은서가 수현과 자신이 한 모든 것을 어떻게 설명해야 할지를 생각할 때, 문이 열렸다.싸늘한 표정의 남자 몇 명이 집사의 뒤를 따라 성큼성큼 걸어 들어왔다.“당신들 지금 뭐 하는 거야?" 은서는 이 사람들이 범상치 않는 것을 보고 즉시 일어나 수현의 앞을 가로막았다.“은서 도련님, 비켜주십시오. 저는 어르신의 분부대로 차수현 아가씨를 데리러 왔습니다."은서는 어르신이 가장 아끼는 손자였기 때문에 집사도 다짜고짜 강경하게 나오지 않고 오히려 인내심을 가지고 여기에 온 이유를 설명했다.“수현은 아직 깨어나지 않았는데, 당신들은 그녀를 어디로 데려가려고 하는 거야?" 은서는 당연히 이 사람들더러 함부로 수현을 데려가지 못하게 했다.그는 속으로 불길한 예감이 들었다.만약 수현이 이번에 끌려간다면 그는 아마도 다시는 그녀를 볼 수 없었을 것이다.집사는 은서가 이렇게 고집을 부리는 것을 보고 한숨을 쉬었다."죄송합니다, 은서 도련님.”그리고 그는 차갑게 입을 열었다."움직여.”그의 뒤에 있던 몇 사람은 모두 어르신이 오랫동안 키운 호위로서 오직 온가네 가주의 명령에만 복종하는 엘리트였으니 쉽게 은서의 말 몇 마디에 흔들리지 않았다.그중 한 명은 잽싸게 움직이며 은서가 발버둥 치지 못하게 그를 붙잡았고 다른 사람들은 병상에 있는 수현을 데리고 나갔다.“이거 놔, 놓으라고! 수현이 내려놔!" 은서는 수현이 끌려가는 것을 보고 필사적으로 발버둥 쳤다.그러나 그를 잡고 있던 사람은 다년간의 훈련을 거친 엘리트인데다 키도 크고 힘도 세서 은서는 호신술을 배웠어도 전혀 이 사람들을 상대할 수가 없었다.그는 수현이 끌려가는 것을 그저 지켜볼 수밖에 없을 뿐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수현이 다시 깨어나며 눈을 뜰 때, 그녀는 자신이 완전히 낯선 곳에 있다는 것
공해? 외딴섬?수현은 한동안 이 소식을 믿기 힘들었다.그녀는 어떻게 이런 곳으로 끌려왔을까?수현은 침대에서 일어나 비틀거리며 창가로 달려갔다. 그녀는 그제야 주위를 둘러싼 끝없이 넓은 바다를 보았다.평상시라면 그녀는 바다가 참 아름답다고 느꼈을지 모르지만, 지금은 오직 공포밖에 없었다.“왜 나를 이런 곳에 데리고 왔죠? 당신들은 무슨 자격으로 나를 여기에 가두냐고요!"수현은 상황을 똑똑히 파악한 뒤 분노해하며 집사를 바라보았다.이 사람들은 그녀가 혼수상태에 빠진 틈을 타서 자신을 이런 곳에 가두다니.“그 이유는 당신이 잘 알고 있을 겁니다.”집사의 말투는 무척 싸늘했다. 그는 어릴 때부터 부모님을 잃고 온가네 집안에 의해 수용되어 줄곧 온가네에서 자랐다. 그러니 온가네 집안도 그의 집이라고 할 수 있었다.그러나 지금 온가네는 이 여자에 때문에 엉망이 되었으니 집사도 당연히 수현에 대한 불만이 많았다.“차수현 씨, 당신이 이 아버지가 누군지도 모르는 잡종을 품고 셋째 도련님에게 시집가며 온가네 핏줄을 어지럽히려는 순간부터 당신은 이런 날이 올 거라는 것을 예상했야죠. 우리 가문은 결코 남이 함부로 업신여길 수 있는 대상이 아닙니다. 특히 당신이 속이려는 사람은 우리 어르신께서 가장 아끼는 셋째 도련님이었으니까요.”수현의 얼굴은 하얗게 질렸다. 어르신이 뜻밖에도 자신이 임신한 일을 알게 됐다니?그러나 당황도 잠시, 수현은 애써 차분해지려 했다."이 일은 확실히 내가 잘못한 부분도 있지만 결코 당신들이 생각하는 그런 게 아니에요. 내 뱃속의 아이는 정말 온은수 씨의 것이라고요.”집사는 원래 수현을 좋아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그녀는 은수와 잠깐이나마 결혼을 했기에 수현에 대한 태도는 그나마 공손했다.그러나 수현이 지금까지도 이 잡종을 은수의 것이라고 우겼으니 그는 무척 화가 났다."차수현 씨, 계속 이렇게 말하면 너무 뻔뻔한 거 아닙니까? 당신은 임신한 지 이미 3개월이나 되었고, 3개월 전, 셋째 도련님은 여전히 혼수상태이셨는데, 이 아
“쓰읍…...”한참 지나 손에서 따끈한 통증에 수현은 정신을 차렸고, 그녀는 그제야 자신의 손에 상처가 났다는 것을 발견했다.고통은 혼란스러움에 빠진 머리를 진정시켰다.수현은 아랫배를 만졌다. 그녀는 자신의 아이의 일에 대해 아무것도 할 수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어르신이 그녀를 이런 곳에 가둔 것을 보면 그도 분명히 자신을 극도로 혐오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그녀의 뱃속에 있는 아이는 설령 은수의 것이라고 증명할 수 있다 하더라도 그는 틀림없이 좋아하지 않을 것이다.어르신은 아마도 아이를 지우라고 강요하거나 아니면 아예 자신한테서 아이를 빼앗아가며 평생 자신의 친혈육을 볼 수 없게 할 것이다.만약 온가네가 아이를 데려간다면 그녀처럼 대접을 받지 못하는 어머니가 있는 한, 그 아이도 분명 학대를 당할 것이다. 하물며 온가네는 또 자신을 미워하는 사람이 가득했으니 그때 되면 이 철없는 아이는 또 무슨 일을 당할지 누가 알겠는가?그런 가능성을 생각하면 수현은 몸이 떨렸다.‘그럴 순 없어…...’그녀는 이 아이를 잃을 수 없었다.그녀는 마음속의 충동을 억누르고 자신을 진정시킬 수밖에 없었다.한참 뒤, 수현은 쓴웃음을 지었다.아마도 그녀의 뱃속의 아이는 은수와 인연이 없을지도. 그러나 이 아이가 아버지가 있든 없든, 그녀는 반드시 최선을 다해 그를 보호할 것이며, 그 누구한테서도 상처를 받지 못하게 할 것이다.......은수는 온가네 개인병원으로 옮겨진 후 또 하룻밤이 지났지만 조금도 깨어날 기미가 없었다.어르신은 조급해지기 시작했다. 은수의 신체적 소질이 아주 좋아서 단지 감기에 걸려서 열이 났다면 이렇게 오랫동안 혼수상태에 빠질 리가 없었다.그는 은수가 병상에 누워 있는 모습을 보며 자기도 모르게 그때의 교통사고를 떠올렸다.그때 은수도 지금처럼 병상에 누워 외부의 그 모든 일에 아무런 반응도 없었고 어르신처럼 강인한 성격도 하마터면 무너질 뻔했다.은서도 병상 앞에 서서 근심이 가득했다.비록 은수와 이러 저런 일이 있었지만, 그는 자
은비는 은서가 이렇게 고지식한 것을 보고 화가 나서 죽을 지경이었다.애석하게도 그녀와 진수는 지난번에 은수를 해치려고 했기 때문에, 어르신은 그들을 경계해서 그들은 은수를 접근할 수 없었고 그냥 이렇게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복잡하고 전면적인 신체검사가 끝난 후, 은서는 마침내 한 혈액검사에서 이상함을 발견해냈다.“여기 봐요, 수치가 좀 이상한 것 같은데, 중독이 아닐까요?”은서는 즉시 이 발견을 의사에게 알려주었고 의사도 확인하며 대답했다."확실히 그러네요. 지금 환자분의 몸에 미세한 상처가 있을 수도 있습니다.”한 무리의 사람들은 다시 자세히 찾아보았고, 마침내 은수의 종아리에서 뚜렷하지 않은 상처를 발견했다.그 후, 관련 경험이 있는 의사는 드디어 이것이 바다에 있는 해파리에 쏘인 흔적이라고 판단했다.이런 해파리는 독성이 강하지 않지만 어떤 사람들은 체질이 특수하여 강렬한 반응을 일으켜 고열이 내려가지 않고 혼수상태에 빠지는 등 비슷한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은수가 바로 그런 체질이었다.병인을 알게 됐으니 의사도 즉시 증상에 맞는 약을 찾으러 갔다.은서는 얼른 어르신에게 사실을 말한 뒤 그를 안심시켰다.“은서야, 이게 다 네 덕분이구나. 이제 네 셋째 작은아버지도 별일 없겠지? 언제쯤 깨어날 수 있는 게야?”은서는 잠시 침묵했다. 비록 병인을 찾았지만 이런 질병은 흔치 않아서 특효약이 없었다. 어떤 사람은 주사를 맞으면 좋아질 수 있었고 어떤 사람은 면역반응이 너무 강렬해서 바로 죽을 수도 있었다.은서도 어르신에게 확실한 답변을 드리지 못하고 그저 위로할 수밖에 없었다."셋째 작은아버지는 줄곧 건강하셨으니 괜찮아질 거예요. 너무 걱정하지 마세요.”어르신은 고개를 저었다. 그는 어떻게 걱정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은수는 그가 가장 아끼는 아들이자 그가 직접 정한 후계자였다.그를 배양하기 위해 어르신은 모든 심혈을 기울였으니 만약 그가 죽는다면 어르신은 또 무슨 면목으로 그녀를 볼 수 있을까…...은수는 이 세상에서 자신
접시에는 생선 한 마리가 놓여 있었는데, 불 조절을 잘 못했는지 아니면 다른 이유 때문인지 생선의 절반은 탔지만 다른 절반은 아예 익지 않았다.수현은 다가가자마자 고약한 냄새가 코를 찌르며 그녀의 속을 뒤집어 놓았다.수현은 재빨리 손으로 입과 코를 막고 두 걸음 뒤로 물러서서 숨을 크게 쉬고서야 토하고 싶은 느낌이 가셨다.옆에 있던 하인은 그녀가 괴로워하는 모습을 보고 고소한 기색이 가득했다.수현은 고개를 들어 하인이 웃고 있는 것을 보고 즉시 이건 요리 솜씨가 나쁜 게 아니라 분명 하인이 고의로 자신을 괴롭히고 있다는 것을 알아차렸다.“뭐 하자는 거죠?”수현은 가슴을 누르며 참지 못하고 물었다.그녀는 하인이 자신을 이토록 미워하게 할 수 있는 일을 한 기억이 없었다.“당신 같은 년은 이런 거나 먹으면 돼요. 당신 때문에 우리 셋째 도련님은 지금도 병상에 누워 계시며 깨어나지 않았다고요.”이 하인도 오랫동안 온가네에서 일한 노인이었다. 그녀는 은수가 어릴 때부터 줄곧 그의 곁에 있었으니 은수도 그녀의 아이라고 말할 수 있었다.그녀는 원래 차수현이라는 사모님한테 호감이 있었지만 수현이 뜻밖에도 잡종을 임신한 채로 은수와 결혼한 앙큼한 여자일 줄은 몰랐다.지금 수현은 또 은수를 고통에 빠뜨렸지만 오히려 이렇게 담담했으니 그녀는 또 어찌 참을 수 있겠는가?“당신…... 방금 뭐라고요?”수현은 은수가 아직 깨어나지 못하고 죽을 수도 있다는 말에 눈을 부릅떴다.그녀는 불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했다. 은수는 줄곧 건강했으니까. 그러나 하인의 표정을 보면 그녀도 거짓말을 한 게 아닌 것 같았고, 자신을 속일 필요가 없었다.“대체 어떻게 된 거죠? 그럴 리가 없는데." 수현은 그 하인의 손을 잡고 계속 물었다.“능청스럽게 굴지 마요. 당신은 우리 셋째 도련님이 무사하시길 기도하는 게 좋을 거예요. 그렇지 않으면 나도 당신 가만 안 둬요.”하인은 수현의 손을 뿌리치고 곧장 떠났다.문은 힘껏 닫히며 큰 소리가 났지만 수현은 아랑곳하지 않았다. 그녀
은서는 어쩔 수 없이 약 상자 하나를 열었다. 그 안에는 해외의 제약회사가 최근 개발한 약제가 들어 있었는데 효과는 좋지만 아직 3차 임상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그러나 은수의 현재 상황을 보면, 이대로 시간을 끌다간 분명 오래 버티지 못할 것이다…...은서는 그저 이 약으로 효과를 볼 수 있는지 시험해 볼 수밖에 없었다.만약 성공한다면, 그건 모두에게 좋은 일이지만, 실패한다면, 은수가 위험에 빠질 뿐만 아니라 자신도 아마 평생 의사가 될 수 없을 것이다.은서는 눈을 감아 지금 어디서 어떻게 고생하는지도 모르는 수현을 생각하며 결국 마음을 먹고 은수의 혈관에 약을 주사했다.그는 한쪽에 서서 인내심을 가지고 은수의 심장박동을 관찰했다. 만약 그 어떤 불량 반응이 생긴다면 그는 즉시 사람을 불러 응급치료를 진행할 것이다.이렇게 또 몇 시간이 흘러갔고, 은서는 재차 은수의 체온을 측정할 때 놀랍게도 그의 체온이 마침내 정상으로 회복되었다는 것을 발견했다.은서는 재빨리 나가서 의사를 불렀고 어르신도 요 며칠 줄곧 옆의 병실에서 지내며 그 어디도 가지 않았다.은서가 의사를 부르는 소리를 듣고 어르신도 얼른 다가왔다.“왜 그래, 은서야? 네 작은 아버지한테 무슨 일이라도 생긴 게야!”은비와 진수는 옆에 있으면서 이 말을 듣자마자 잔뜩 긴장했다.하지만 그들은 은수가 이대로 죽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가 죽으면 온가네 재산은 모두 그들의 것이 될 거고 더 이상 아무도 그들과 빼앗지 않을 것이다.“아니에요, 할아버지. 작은아버지의 고열이 드디어 내려갔어요. 지금 의사를 불러 검사 좀 하려고요.”어르신은 은수의 열이 내려갔다는 말을 듣고 무척 기뻐했다.의사는 재빨리 은수에게 신체검사를 진행했고 그 결과는 사람들의 마음을 놓이게 했다. 은수의 병증은 점차 가벼워지고 있었다.어르신은 비틀거리더니 눈가가 촉촉해졌다.“괜찮으면 됐네.”만약 은수를 잃었다면 그는 정말 받아들일 수 없을 것이다.은서는 어르신을 부축하며 옆에 앉혔다. 어르신은 그의 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