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재빨리 달려가서 은서의 코에 손을 갖다 대고 그가 숨을 쉬는지 확인했다. 그가 정상적으로 호흡하는 것을 느낀 수현은 그제야 마음이 놓였다.하지만 은서를 이대로 내버려 둬서는 안 됐기에 수현은 그의 주머니에서 핸드폰을 찾아 병원에 전화를 해서 구급차를 불러올 수밖에 없었다.이곳은 병원과 그리 멀지 않아서 곧 구급차 한 대가 아래층에 세워졌다. 의료진 몇 명은 올라와서 은서를 싣고 구급차로 데려갔다.수현은 은서가 구급차에 들어간 것을 보고 더 이상 은수의 의심을 사지 않으려고 떠나려고 했지만 간호사가 그녀를 가로막았다."아가씨, 당신은 떠날 수 없어요. 이따 병원에 가서 수속을 밟아야 해서요.”수현은 잠시 망설이다가 결국 떠나지 않았다. 비록 은서를 더 이상 사랑하지 않았지만 그래도 오랫동안 아는 사이였기에 그녀도 그를 병원에 혼자 내버려 둘 수 없었다.수현은 구급차에 올라가 차창 밖의 풍경을 보고 멍을 때렸다.......은비는 은수가 떠난 후 본가에서 떠나려 하지 않으며 끊임없이 어르신에게 은수가 얼마나 날뛰고 오만한지 조금도 형수님인 자신을 안중에 두지 않는다고 고자질했다..어르신은 그녀가 너무 귀찮아서 바로 서재로 들어갔다.은비는 답답한 마음을 안고 집에 돌아갈 수밖에 없었다. 그러나 문에 들어서자마자 그녀는 경호원들이 모두 없어졌다는 것을 발견했다.그녀는 갑자기 좋지 않은 예감이 들었다. "은서는?”하인은 겁에 질린 채 나와서 그녀를 맞이했다. 은비는 무척 모질고 악독한 사람이라 그들이 은서를 이대로 밖으로 내보낸 일을 안다면 절대로 그들을 가만 놔두지 않을 것이기에 하인은 전화로 그녀에게 알리지 않았다.그러나 경호원들은 지금까지도 은서 도련님을 데려오지 않았으니 이 일은 더 이상 숨길 수가 없었다.“은서 도련님은...... 차수현 아가씨를 찾으러 나갔습니다. 도련님은 메스를 자신의 목에 대고 그를 내보내지 않으면 자살하겠다고 했습니다.”은비는 은서가 수현을 찾으러 가기 위해 자신의 목숨으로 협박까지 했다는 것을 듣고 화
수현은 응급실 입구에 앉아 밝아졌다 어두워졌다 하는 등불을 보며 멍 때리고 있었다.그녀가 자신의 몸이 점점 버틸 수 없다고 느꼈을 때, 진수와 은비가 도착했다.수현을 본 유비는 갖은 원한이 솟구치며 바로 수현에게 달려들어 그녀의 뺨을 때렸다.은비는 젖 먹던 힘까지 써서 뺨을 내리쳤기에 수현은 비틀거리며 뒤로 물러났다.“너 때문이지? 은서가 떠날 때는 멀쩡했는데, 지금 구급실에 들어간 거 다 너 때문이지? 말해!”수현은 얼굴을 가리고 말을 하지 않았다.그녀는 반박하지 못했다.비록 그녀는 일이 이렇게 되도록 바랐던 건 아니지만, 결국 그녀 때문에 일어난 일이었다.만일 은서에게 무슨 일이 생긴다면 자신은 그를 죽인 거나 다름이 없었다.“은서한테 무슨 일 생기면 너 가만 안 둘 거야. 알았어!" 은비는 수현이 순순히 자신한테 얻어맞는 모습을 보며 여전히 화가 가라앉지 못했다.그녀는 손을 들어 또 수현의 뺨을 몇 대 때리려 할 때, 어르신의 위엄 있는 목소리가 뒤에서 들려왔다."그만해! 지금이 어느 때라고 아직도 소란을 피우는 게야!”수현은 고개를 돌리자 어르신이 오시는 것을 보고 바로 고개를 숙였다.그녀는 이제 무슨 면목으로 어르신을 봬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그녀의 얼굴에 시뻘건 손자국이 있는 것을 보고, 얼른 수현을 한쪽으로 끌고 가서 큰집 식구들과 거리를 벌렸다."수현아, 오늘 은서가 병원에 들어간 일이 은수와 관계가 있는 게야?”수현은 고개를 더욱 푹 숙였다."죄송해요, 하지만 은수 씨를 탓하지 마세요. 탓하려면 저를 탓하세요. 모두 제 잘못이에요.”어르신도 속으로 줄곧 한숨을 쉬었다. 만약 예전에 며느리가 자신의 아들을 이렇게 감싸고 있는 것을 봤다면 그는 기뻐서 춤이나 덩실덩실 출 것이다.하지만 지금.......굳게 닫힌 응급실을 보면서 그는 마음속으로 한탄할 수밖에 없었다. ‘악연이야 악연!’......은수는 떠난 후 차를 길가에 세우고 담배를 피우기 시작했고 차 안에는 연기가 가득했다.어느덧 담배 한 갑을 다
“어떻게 된 일이야?”남자의 나지막한 목소리가 울렸고 강한 압박감을 띠고 있었다.수현은 바로 정신을 차리며 옆에 서 있는 은수를 보았다.그녀의 마음은 왠지 모르게 떨렸다.‘그는 지금 또 무슨 오해를 하고 있는 거 아니겠지?’“은서가 기절해서 병원으로 데려온 거뿐이에요…….”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입을 열었다.말을 마치자 수현은 표정이 씁쓸해졌다. ‘이렇게 말해도 은수 씨는 믿지 않겠지?’“그거 물어본 거 아니야.”은수는 눈빛이 어두워지더니 앞으로 다가가서 수현의 턱을 잡고 그녀의 빨갛게 부어오른 얼굴을 살펴보았다.“누가 때린 거지?" 은수의 날카롭고 차가운 시선은 옆에 서 있는 은비를 향했다.옆에 서 있던 은비는 소름이 돋았다.그러나 아직 안에서 치료를 받고 있는 아들을 생각하자 은비는 억지로 용기를 내며 그들을 노려보았다."그래, 내가 때렸다, 어쩔 건데? 내 아들은 이 불여우 때문에 이렇게 되었는데, 내가 때리면 또 뭐가 어때서? 은수야, 넌 무슨 자격으로 나한테 이렇게 물어보는 거야? 너도 지금 이 여자를 위해 내 아들을 그렇게 때린 거잖아?”은수는 싸늘하게 웃었다."그래서요? 당신들이 그를 잘 가르치지 못해서 그로 하여금 자신의 작은어머니를 넘보게 하고 이런 불륜 같은 일을 저질렀으니 내가 어른으로서 당신들을 대신해서 그를 좀 훈계한 게 무슨 잘못이 있죠?”“너!" 진수는 그 말을 듣고 바로 화가 났다.요 몇 년 동안 그들은 은수한테 곳곳에서 억압당했고, 그는 심지어 모든 것을 포기하고 싶었다.그러나 지금 은수가 이토록 우쭐댈 줄이야. 그는 그들을 전혀 안중에 두지 않았다.“그럼 네 형수인 나도 어른이니까 당연히 버릇없는 동서를 훈계할 자격이 있는 거 아니겠어?”“당신이 내 앞에서 윗사람 행세를 하려면 그럴 자격이 있어야 할 텐데요.”지금 은수가 온 씨 그룹의 모든 것을 장악하고 있었기에 진수네 식구들도 그냥 그의 앞에서 허세를 부리고 있을 뿐이었다.은수는 수현의 얼굴에 있는 손자국을 힐끗 바라보았다."당신
은비는 엄청난 압박감을 느꼈고 식은땀이 줄줄 흘렸다. 이때 고혈압으로 한쪽에 가서 쉬던 어르신이 은서가 나왔다는 말을 듣고 서둘러 달려왔다.오자마자 그는 큰 아들네 식구와 은수가 싸늘한 분위기에 처해있는 있는 것을 보았다.어르신은 한숨을 내쉬었다. "너희들 지금 또 뭐 하는 게야?”은비는 어르신이 오신 것을 보고 지푸라기라도 잡은 듯 재빨리 달려왔다."아버님, 은수가 우리 은서를 이렇게 때린 것이었어요. 지금 은서는 가벼운 뇌진탕으로 되었고요. 그런데 은수는 지금 사과하기는커녕 오히려 내가 차수현의 뺨을 때렸다고 추궁하고 있잖아요. 아버님, 은수 좀 말려봐요!”어르신은 이 말을 듣고 마음속으로 놀라며 은수를 바라보았다."따라와.”은수는 무표정한 얼굴로 어르신을 따라 은서의 병실로 갔다.어르신은 은서의 얼굴에 겹겹이 쌓인 거즈를 보고 가슴이 아팠다."정말 네가 한 거야?”은수는 태연했다."네. 감히 저의 아내를 노리다니, 저도 당연히 그를 혼 내야죠.”어르신은 화가 나서 지팡이를 들고 은수를 호되게 때렸다.은수는 거기에 서서 그가 때리도록 내버려 두었다.어르신은 마음을 모질게 먹고 그를 세게 때렸지만, 은수는 얼굴을 찡그리지 않았고, 아프다고 외치지도 않았다.어르신은 그를 어떻게 할 방법이 없었다. 이렇게 때리다가 자신의 마음만 아플 것이다."한 여자가 너한테 그렇게 중요한 게야? 그녀를 위해 은서를 이 지경으로 만들다니?”“아버지, 잊지 마세요. 차수현은 아버지가 강제로 저에게 안배해 준 신부예요. 그때 저는 분명 이혼하려고 했지만 아버지는 어떡해도 승낙하지 않으셨죠. 지금은 오히려 저더러 이혼하라고 하시다니, 이러시면 안 되는 거 아닌가요?”“너 지금 나를 탓하는 게야?”어르신은 화가 나서 또 그를 때리려 했지만 은수의 무뚝뚝하지만 점차 창백해진 얼굴을 보고 결국 손을 거두었다.은수의 성격은 젊었을 때의 자신과 완전히 똑같았다. 특히 사랑하는 사람을 위해서라면 누가 어떻게 말려도 소용이 없었다.아마 그에게 아무리 많은
수현은 연기 때문에 눈시울이 빨개지며 무척 아프고 괴로웠다.그녀는 은수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방금 남자가 무심결에 한 말 한마디는 그녀의 마음을 아프게 만들었다.그는 역시 그녀의 말을 믿으려 하지 않았다.하지만, 왜?그녀는 분명히 친자 확인이든 무엇이든 아이의 아버지가 바로 은수라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서라면 그녀는 모두 협조할 것이라고 말했는데.설마 그는 그녀를 단 한 번이라도 믿을 수 없단 말인가?“내가 말했잖아요, 이 아이의 생부는 바로 당신이라고요.”수현은 또박또박 말했다. 그녀는 무슨 일이든 양보할 수 있지만 유독 이 일만은 안 된다.만약 은수가 그녀를 믿지 않는다면 그는 기필코 기회를 찾아 이 아이를 지울 것이다.“차수현, 난 당신의 어머니가 있는 병원에 갔는데, 거기서 뭐 봤는지 알아?" 은수는 웃었지만 그 웃음은 매우 차가웠다."나는 온은서가 당신 어머니 보러 가는 것을 보았고, 당신의 어머니는 무척 기뻐해하며 온은서더러 당신과 당신의 아이를 잘 돌보라고 말했어.”수현은 입술을 벌리고 반박하려 했지만 말을 하지 못했다.“당신 설마 자신의 어머니도 거짓말하고 있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은수는 비웃으며 수현을 바라보았고 수현은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었다.그녀는 그때 자신의 어머니가 충격받아 건강에 영향이라도 미칠까 봐 아이가 은서의 것이라고 거짓말을 했다.그때의 거짓말이 지금 은수가 자신에게 사형을 선고하는 증거가 되다니!“그런 거 아니에요, 그땐 내가 우리 엄마를 속였어요. 난 그날 밤의 남자가 당신인 줄 몰랐고 다른 모르는 사람인 줄 알았어요. 그래서 우리 엄마가 이걸 알면 충격을 받을 거 같아서…….”수현은 말을 하다 멈추었다.그녀는 은수의 표정이 마치 자신이 어설픈 연기라도 한다는 듯 무척 차가운 것을 발견했다.“나한테 또 다른 증거가 있어요. 그때 당신은 그 시계를 남겼죠? 나는 그걸 가져가지 않았고 아마 유예린이 주워갔을 거예요. 그날의 일에 대해 당신도 조사할 수 있어요......”“유예린
은수가 단호하게 말하는 것을 보고 수현은 주먹을 꽉 쥐었다."그렇다면 나도 분명하게 말하죠. 난 온 씨 가문의 사모님으로 되고 싶지 않고 기타 돈과 권력에도 관심이 없어요. 난 이 아이를 절대 지우지 않을 거예요.”처음에 그녀는 이 아이가 미웠지만, 지금의 수현은 이미 아이와 감정이 생겼다.더군다나 아이가 있어야 그녀는 친자확인으로 자신의 결백을 증명할 수 있었다.그래서 무슨 일이 일어나도 그녀는 그 누구도 자신의 아이를 다치게 하지 못하게 할 것이다.“차수현, 좋은 말 할 때 작작하지 그래. 네가 나한테 시집온 그 순간부터 온가네 사모님의 자리는 네가 원하지 않는다고 해서 거절할 수 있는 게 아니야!”수현은 얼굴이 하얗게 질리며 은수의 소매를 잡았다."온은수 도련님, 제발 내 말 좀 들어봐요. 아이가 태어날 때까지만 기다려줘요. 당신은 친자확인을 할 수 있다고요.......”은수는 담담하게 수현을 쳐다보았다."그래서 당신은 계속 이렇게 시간을 끌려고? 그리고 나중에 또 오늘 같은 일을 다시 벌리려고?”수현의 손은 천천히 떨어졌다.친자확인조차도 은수의 눈에는 그녀가 아이를 지키기 위해 시간을 끌며 도망가려는 핑계일 뿐이었다.그녀는 순간 자신이 매우 우습다고 느꼈다.처음부터 끝까지 자신을 믿지 않는 사람에게 목숨을 걸고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면, 또 뭐가 달라지겠는가?어쨌든 그는 믿지 않을 텐데.“그래서 당신은 내가 온가네 사모님의 자리에 앉아서 평생 당신한테 시달림 당하게 할 작정이에요? 유예린은 줄곧 당신과 결혼하기를 바라고 있는데, 그녀가 받아들일 수 있겠어요? 이렇게 하면 당신한테 무슨 좋은 점이 있는 거죠? 당신 미친 거 아니에요?”은수는 핸들을 꽉 쥐었다. 그녀의 눈엔 자신의 부인이 되는 것은 엄청난 고통이었다.만약 다른 사람들이 감히 이렇게 말한다면 은수는 바로 그 사람을 차 밖으로 차버릴 것이다.그러나 지금 그와 마주하고 있는 사람은 차수현이었다. 그는 이 여자에게 기회만 준다면 그녀는 뒤도 돌아보지 않고 도망갈 것이
그러나 수현도 반항하지 않았다. 그녀는 지금 자신이 반항하면 앞의 남자를 화나게 할 수밖에 없다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샤워하러 갈게요.”수현은 자신이 입은 옷에 방금 차 안의 짙은 담배 냄새가 배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는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서 무척 참기 어려운 일이었다.은수가 말을 하지 않는 것을 보고 수현은 그가 묵인했다고 생각하며 욕실에 들어가 수도꼭지를 틀어 뜨거운 물로 샤워를 했다.수현은 그제야 참지 못하고 몸을 웅크리고 무릎을 안으며 묵묵히 눈물을 흘렸다.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다 울고 욕실에서 나왔다.은수는 소파에 앉아 있었고 앞에는 하인이 금방 만든 음식이 놓여 있었다."와서 밥 먹어.”수현은 응하고 대답한 뒤 촉촉한 머리를 닦고 걸어갔다.은수는 그녀의 붉어진 눈시울을 뚫어지게 쳐다보았다."왜, 너무 억울하고 괴로워서 울었어?”“아니요, 욕실에 너무 오래 있어서 수증기 때문에 눈이 부은 거뿐이에요.”수현은 당연히 인정하지 않았다. 은수는 비웃으며 더 이상 말을 하지 않았다.수현은 고개를 숙이고 정성껏 차린 음식들을 먹었다. 모두 그녀가 좋아하는 음식이었지만 지금의 그녀에게 있어 아무런 맛도 없었다.그러나 수현은 감히 젓가락을 놓지 못했다. 비록 위가 아파서 그녀는 입맛이 조금도 없었지만 만약 은수가 자신이 단식으로 그를 협박한다고 생각한다면 그는 또 화가 나서 무슨 일을 할지 모른다.수현은 먹다가 구역질이 났지만 재빠르게 입을 막고 그 음식들을 삼키려고 애썼다.삼키는 과정은 매우 괴로워서 수현은 얼굴이 빨갛게 변했고 눈가도 점점 촉촉해졌다.은수는 그녀의 이런 불쌍한 모습을 보고 화가 치밀어 올랐다."차수현, 나는 단지 당신더러 밥을 먹으라고 한 거뿐이야. 근데 왜 내가 당신을 학대하기라도 하는 것처럼 행동하는 거야?”수현은 토할 뻔했지만 가까스로 참았다. 은수가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그녀는 담담하게 웃었다."그런 거 아니에요. 난 열심히 밥 먹는 중이에요.”은수는 그녀의 담담한 반응에 속이 터질 것만
은수는 바로 차를 몰고 권투장에 갔다.도착하자 무진이 이미 온 것을 보고 남자는 한마디도 하지 않고 들어가서 옷을 갈아입고 권투 글러브를 썼다.무진도 옷을 갈아입었고 두 사람이 모두 링에 들어간 후에야 그는 은수의 이마에 상처가 있는 것을 보았다.무진은 이마를 찌푸렸다."뭐야, 너 지금 부상 입은 채로 출전하는 거야? 설마 이따가 내가 때렸다고 말하려는 건 아니겠지?”“네 실력으로?”은수는 싸늘하게 웃으며 그의 도발을 전혀 아랑곳하지 않고 빠르고 정확하게 주먹을 날렸다.“젠장, 기습까지 하다니, 정말 비겁해.”무진은 반응이 비교적 빨라서 그의 공격을 피할 수 있었다. 은수의 표정을 보면 무진은 그가 지금 무척 진지하다는 것을 알고 농담도 하지 못하고 진지하게 맞섰다.은수는 마음속의 불쾌함 때문에 전혀 무진을 봐주지 않았다. 비록 그는 지금 부상을 입었지만, 그의 주먹은 아무런 영향도 받지 않았고 오히려 더욱 빠르고 날렵해졌다.무진은 지금 울고 싶었다. 비록 그는 평소에 심심하면 은수와 함께 복싱을 하곤 했지만 무진은 그것을 즐길 뿐 은수보다 훨씬 못했다.그리고 지금 은수는 또 조금도 그를 양보하지 않았으니 무진은 움직이는 모래주머니라도 된 것 같았다.이렇게 한참을 버티다가 무진은 재빨리 그만두었다."난 네가 무슨 일을 당했는지 모르지만, 내가 한 것도 아닌데 왜 날 이렇게 때리는 거야...... 내가 뭘 잘못했는데?”은수는 무진이 항복하는 것을 보고 지루하다고 느끼며 권투 글러브를 벗고 옆에 던졌다.무진은 은수가 그만하는 것을 보고 안도의 한숨을 내쉬며 그를 따라갔다."도대체 무슨 일인데 그래? 은서 때문이야…....”은서의 이름을 듣자 은수의 눈빛은 차가워졌다."너 아직 여유가 좀 있는 것 같은데. 나랑 한 판 더 할까?”“어? 아냐 그런 거, 나 지금 피곤해 죽겠어.”무진은 재빨리 고개를 흔들었다. 한 판 더 하면 그는 격노한 은수에게 맞아 죽을지도 모른다.그러나 그의 반응을 보면 무진도 대충 짐작이 갔다. 이는 은서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