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가 떠난 후, 수현은 재빨리 온혜정의 등을 두드렸다."엄마, 화내지 마세요. 이제 막 나았는데, 그러다 또 다치겠어요."온혜정은 수현을 쳐다보았다."나도 그에게 화를 내고 싶지 않았지만 전에 그들 집안의 사람이 너무 악랄했어. 나는 목숨을 걸어서라도 다시는 그들이 우리를 괴롭히지 않도록 할 거야."수현은 마음이 약간 짠했다."그럴 리 없어요, 엄마."말하던 중, 의사도 왔고 수현은 계속 말을 하지 않고 의사에게 와서 온혜정의 몸을 검사하라고 했다.의사는 다시 한번 검사를 했고, 모든 것이 정상이었다."환자분의 병은 큰 문제가 없어요. 만약 마음이 놓이지 않는다면, 다시 전신 검사를 해서 확인할 수 있죠.""그럼 그렇게 하죠." 수현은 검사를 많이 하면 자신도 안심할 것 같아 얼른 동의했다.의사는 또 다른 검사를 안배했다. 온혜정은 원래 자신이 아주 멀쩡하니 그럴 필요가 없다고 말하려 했다.그러나 수현과 두 녀석의 강력한 반대에 그녀는 타협하고 의사를 따라 더욱 세밀한 검사를 받았다.의사는 온혜정을 데리고 검사실에 들어가 일부 검사 항목을 그녀에게 제시했고, 온혜정은 그 리스트를 들고 보더니 아래에 은수의 이름이 있는 것을 발견하고 문득 눈살을 찌푸렸다."여기에 어떻게 온은수의 이름이 있는 거죠?""환자분이 고급 병실에서 치료를 받는 것은 도련님께서 안배한 것이고, 입원비도 도련님께서 낸 거예요." 의사는 방금 은수가 쓸쓸하게 떠나는 모습을 떠올리며 특별히 언급했다.온혜정이 이 사실을 알았다면 은수에 대한 태도도 바뀔지 모른다.온혜정은 확실히 안색이 변했지만 그에 대해 고마운 것이 아니라 오히려 매우 분노했다.‘온은수는 지금 뭐하자는 거지? 날 불쌍히 여기는 건가?’그리고 수현은 또 어떻게 이렇게 자연스럽게 원수의 이른바 은혜를 받을 수 있는 거지?온혜정은 그 리스트를 쥐고 나갔다. 수현은 입구에서 그녀의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는데, 온혜정이 나오는 것을 보고 얼른 일어섰다."엄마, 의사 선생님은 뭐라셔요?""너 나에게
전에 수현이 은수와 얽히고설킨 것도 바로 그녀의 병원비를 모으기 위해서였다. 심지어 수현은 자신 때문에 인생이 달라졌다고 말할 수 있다.그렇지 않았다면 그녀는 이미 은서와 결혼하여 평온한 나날을 보냈을 것이다.그래서 온혜정은 자신이 죽을지언정 더는 자신 때문에 수현이 잘못된 선택을 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의 딸은 아직 무척 젊었다......."엄마......."수현도 온혜정이 이렇게 말하는 것을 듣고 마음이 아팠다.만약 엄마가 두 아이를 보호하기 위해서가 아니었다면, 또 어떻게 이렇게 됐을까.그녀의 말이 맞았다. 온씨 집안은 그녀들의 원수이고 수현은 더 이상 그들과 쓸데없는 연관이 있어서는 안 된다.이제 엄마가 깨어났으니 그녀도 이곳에 머물 필요가 없었다."알겠어요. 우리 지금 즉시 물건 정리하고 이곳 떠나요. 나는 그동안 입원한 비용을 온은수 씨의 계좌에 입금할 것이고 그들에게 아무것도 빚지지 않을 거예요."온혜정은 수현의 곧 울음을 터뜨릴 것 같은 모습, 그리고 확실히 은수에 대한 미련이 없는 것을 보고 마침내 한숨을 돌렸다."네가 정신 차리면 됐어, 그럼 우리 빨리 떠나자."수현은 고개를 끄덕이며 온혜정을 부축하여 병실로 돌아왔다."외할머니 왜 이렇게 빨리 돌아오셨어요? 검사는 끝났어요?" 두 녀석은 그들이 이렇게 빨리 돌아오는 것을 보고 의혹이 생겼다.수현은 두 녀석에게 먼저 온혜정과 잠시 함께 있으라고 한 다음 얼른 가연과 함께 나갔다.발생한 일을 가연에게 이야기하자 그녀는 눈살을 찌푸렸다."그럼 너희들 먼저 돌아가. 아주머니는 아직 잘 후양해야 하니까 여기에 남아 있으면 치료를 거부할 거 같아. 이쪽에 또 무슨 일 있으면, 내가 도와줄게. 그리고 만약 무진 씨가 널 치료할 수 있는 단서를 찾았다면 나도 너에게 연락할 테니 안심해.""정말 고마워, 가연아."수현은 감격스럽게 가연을 바라보았다. 만약 그녀가 없었다면 자신은 얼마나 더 난처해졌을지 몰랐다."우리 사이에 고맙긴?" 가연은 수현의 어깨를 두드리며
한참 머물다가, 은수는 차에서 내려 담배를 피우려 했다.그때 마침 온혜정의 주치의가 나왔고 은수는 그에게 인사를 했다.은수가 주동적으로 말을 걸자 의사는 매우 놀랐다. 은수는 온혜정의 상황을 물었는데, 만약 모든 것이 정상이라면 그도 안심할 수 있을 것이다."아가씨는 오늘 퇴원 수속을 밟았는데, 대표님에게 말하지 않았나요?" 의사는 앞에 있는 남자를 화나게 할까 봐 조심스럽게 말했다.은수의 안색은 순식간에 어두워졌다. 이미 퇴원 수속을 밟았다니? 그는 뜻밖에도 이 사실을 몰랐다."언제 수속을 밟았지? 떠난 지 얼마나 됐고?""오늘 아침 일찍 떠났는데……."이렇게 급하게 가는 것은 자신이 치근덕거릴까 봐 두려운 것일까?은수의 안색은 더욱 흉해졌다. 그는 몸을 돌려 차에 올랐고, 의사는 이를 보고 은수의 분노에 자신도 파급될까 봐 재빨리 도망쳤다. 남자는 손이 살짝 떨리며 휴대전화를 꺼내 수현에게 전화를 걸었다.하지만 전화는 아무도 받지 않았고 줄곧 꺼져 있었다."젠장!" 은수는 핸들을 세게 내리쳤고, 마침 경적을 눌러 차는 갑자기 귀를 찌르는 소리를 내며 몇몇 행인들의 시선을 끌었다.은수는 이런 것들을 전혀 눈치채지 못하고 생각하다 가연에게 직접 전화를 걸었다.수현은 자신에게 떠나는 것을 알리지 않았지만, 가연은 그녀의 가장 친한 친구로서 그녀가 어디로 갔는지 틀림없이 알고 있을 것이다.가연도 원래 은수에게 전화를 하려고 했는데, 수현은 떠나기 전에 돈을 찾아 병원비를 은수에게 돌려주겠다고 했다.전화가 울리는 것을 듣고 또 은수의 번호인 것을 보고 가연은 즉시 받았다."그녀는 어디로 갔죠?" 남자의 음침한 목소리는 무시할 수 없는 압박감을 지니고 있었다.가연은 침을 삼켰다. 비록 은수가 자신을 어떻게 할 수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이 남자를 마주할 때, 그녀는 정말 심한 압박감을 느꼈다.......그러나 가연도 많은 일을 겪어본 사람이라 숨을 크게 들이쉬며 자신을 진정시켰다."그녀는 이미 유담이 유민이, 그리고 아주머니를 데
가연은 맞은 편에서 갑자기 전화가 끊어지는 것을 보고 다시 전화하려고 했지만, 지금 계속 은수를 찾으면 아마 그의 화풀이를 당할 수도 있었으니 그가 냉정해지면 다시 이야기하려고 했다.은수는 차안에 오랫동안 있다 늦은 밤이 될 때에야 차를 몰고 이곳을 떠났다.다만, 이렇게 큰 도시를 거닐며 은수는 어디로 가야 하는지 몰랐고, 이렇게 목적 없이 운전하다 한 술집 입구에 멈췄다.이럴 때 은수도 많은 것을 상관하고 싶지 않았고 그저 곤드레만드레 취해 뜻대로 되지 않는 모든 일을 잊어버리고 싶을 뿐이었다.은수는 술집에 들어가 직접 독한 술 몇 병을 시켰고, 또 휴대전화를 꺼내 사람을 부르려 했지만 문득 무진이 지금 외국에서 수현의 병을 위해 뛰어다니고 있고, 윤찬은 여전히 치료를 받고 있다는 것을 떠올렸다.......이런 생각을 하자 은수는 더욱 괴로움을 느꼈고 손에 든 술을 한 잔 한 잔 씩 마셨다. 남자는 마비된 것처럼 손을 들어 그 안의 씁쓸한 액체를 단숨에 마셨고, 마치 그가 무슨 독한 술을 마시는 게 아니라 근심을 해소할 수 있는 묘약인 것 같았다.어느덧 앞에 있던 술을 거의 다 마신 은수는 다시 술을 따르려 할 때, 술병이 비어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웨이터...... 술 좀 가져와."은수는 눈살을 찌푸리며 계속 술을 보내라고 했다.이때 옆에서 오랫동안 관찰하던 한 여자가 이 상황을 보고 마침내 자신의 차례가 되었다고 느꼈다.그녀는 황미란이라고, 이름이 없는 연예인이었다. 평소에 보조역할로 드라마나 영화를 찍었지만 연기가 별로인데다 생김새도 별다른 특색이 없어 자연히 인기나 자원이 별로 없었다.그녀는 오늘 매니저를 따라 한 작가와 함께 술을 마시러 나왔는데, 황미란은 단지 캐릭터가 좀 더 좋은 배역을 얻을 수 있도록 그 느끼한 남자 작가의 이리저리 더듬는 손을 참고 있었고, 뜻밖에도 무심코 은수가 술을 마시는 것을 보았다.그녀는 줄곧 S시의 그 최고급 재벌들의 소식을 매우 주목해 왔고, 또한 전부터 그 중 어느 한 사람과 결혼하면 인생이
남자의 사적인 부위에 닿으려는 순간, 은수는 혼돈에서 깨어나 그녀의 손목을 꽉 잡았다."뭐 하는 거지?"은수의 힘은 매우 컸고, 특히 지금 정신이 매우 명석한 편은 아니라 힘을 전혀 통제하지 않아 그야말로 황미란의 뼈를 으스러뜨릴 뻔했다."아파요......."황미란은 고통스럽게 소리를 지르며 서둘러 사과했다."미안해요, 내가 당신 옷을 더럽혀서, 그냥 깨끗이 닦아주고 싶었어요......."은수는 원래 불쾌했지만, 여자의 목소리를 들었을 때 왠지 멍해졌다.알코올이 그의 대뇌를 마비시켰는지 그는 뜻밖에도 이 소리가 수현과 같다고 느꼈다.어렴풋한 사이, 은수는 손을 놓았다. "나가."그의 말투도 방금 전처럼 냉혹하지 않고 오히려 좀 부드러워졌다.황미란은 원래 자신이 너무 조급해서 은수를 화나게 했다고 걱정했는데, 남자가 추궁할 생각이 없는 것을 보고 저도 모르게 또 환상을 품기 시작했다."저기요, 지금 불편한 것 같은데, 내가 집까지 바래다 줄게요."황미란은 가능한 한 가장 부드러운 말투로 말했다. 은수와 무슨 일 일어나지 못하더라도 그녀는 그와 많이 접촉할 수 있길 원했다.그때 가서 매니저더러 사진을 찍어 스캔들을 퍼뜨리면 그녀도 이득을 보는 셈이었다. 결국 지금 이 시대에서 네티즌들에게 욕을 먹어도 인지도가 올라가면 별일 아니었다.은수는 그녀를 아랑곳하지 않고 오히려 자신의 세계에 빠져 계속 술을 마셨다.황미란은 조급해하지 않았다. 은수가 그녀를 쫓아내지 않는 이상, 그녀는 기다려도 아무런 손실이 없었다.은수는 또 몇 잔을 마셨다. 설사 그의 주량이 아주 좋다 하더라도 이렇게 짧은 시간에 이렇게 많은 술을 마신 것을 참을 수 없었고, 하물며 모두 도수가 높은 독한 술이었기에 그는 천천히 취했다.취한 후, 남자는 수현의 이름을 중얼중얼 불렀는데, 눈앞이 모호해지더니 마치 그녀가 다시 자신의 눈앞에 나타난 것 같았다."수현...... 수현아, 당신은 정말 내가 그렇게 싫은 거야? 나랑 작별인사도 하지 않고 떠나다니......."황
황미란은 은수를 부축하여 밖으로 나갔고, 매니저는 입구에서 인내심이 사라질 정도로 기다렸지만, 그녀가 정말 성공한 것을 보고 즉시 얼굴의 불만을 거두었다.매니저의 도움으로 두 사람은 은수를 부축하여 부근의 한 호텔로 갔다.머리가 침대에 닿자 은수는 바로 잠이 들었다.황미란은 눈앞에 있는 남자의 얼굴을 뚫어져라 바라보다가 곧 그의 상의의 단추를 천천히 풀며 남자의 가슴을 만졌다.이 남자와 안 지 얼마 되지 않았어도, 이 얼굴만 있으면, 그녀는 자신이 그와 자도 조금의 손해가 없다고 생각했다.생각하면서 황미란은 갈수록 대담하게 아래를 향해 만지려 했고, 은수는 완전히 취해서 아무런 반응이 없었다.황미란은 아쉬움을 면치 못하고 옷을 다 벗어 내일 직접 은수의 곁에 잠든 척한 다음 그에게 자신을 책임지라고 말하려 했다. 아무리 그래도 그는 그녀에게 돈을 주며 입을 다물라고 하지 않겠는가?옷을 막 벗으려고 할 때, 매니저는 체크인을 마치고 돌아왔다.그녀가 옷을 벗는 것을 보고 매니저는 한숨을 쉬었다."빨리 옷 입어.""왜? 모처럼 이런 기회를 얻었는데, 앞으로 더는 이런 좋은 일이 없을 거란 말야!""너 바보 아니? 그는 이미 이렇게 취했는데, 넌 내일 너희들이 잤다고 말하면, 그가 믿을 거 같아? 넌 그를 무슨 바보로 생각하는 거야? 그가 너를 따라 온 것은 틀림없이 너와 그 여자가 닮아서 그런 거야. 만약 네가 이번에 분수를 알고 그를 속이지 않는다면, 그는 기필코 너에게 호감을 가질 것이고, 그때 가서 넌 더 많은 것을 건질 수 있을지도 몰라."황미란도 듣자마자 그렇다고 생각했지만, 또 좀 걱정했다."그런데, 만약 그가 깨어나서 인정하지 않으면 어떡하지?""어차피 나는 이미 사진을 찍으라고 했으니까 설령 그가 너에게 마음이 움직이지 않는다 하더라도 이 일을 빌어 스캔들을 퍼뜨리고 너의 인지도를 좀 올려줄 수 있어. 아무리 해도 손해가 아니야."황미란은 이런저런 생각을 하다 더 큰 이익을 얻는 게 좋다고 생각했다. 만약 은수가 그녀를 남다
가뜩이나 잠을 설쳤던 황미란은 이 소리를 듣고 눈을 번쩍 떴다. 그녀는 얼른 일어났지만 또 무슨 말을 해야 할지 몰라 안절부절못했다.은수는 대답을 듣지 못하자 눈살을 찌푸렸다. 그리고 그는 그제야 수현이 이미 떠났다는 것을 떠올렸다. 그럼 이 여자는 누구인가?남자는 눈을 번쩍 뜨고 앞에 있는 황미란을 바라보며 말투는 차갑고 딱딱했다."넌 누구지? 어떻게 여기에 있는 거고? 누가 보낸 거야!"황미란은 그의 세찬 질문과 차가운 눈빛에 하마터면 놀라 울 뻔했다. 그녀는 그제야 전의 은수가 이런 사람을 핍박하는 기세를 거두었다는 것을 깨달았다. 지금 이 순간, 그의 분노에 직면하여 그녀는 거의 말을 하지 못하고 온몸을 떨고 있었다.자신을 진정하도록 강요한 다음, 황미란은 그제야 더듬거리며 입을 열었다."난 단지 대표님이 술에 취해서 이곳으로 데리고 왔을 뿐이에요. 근데 대표님이 나의 손을 잡고 놓지 않을 줄은 몰랐어요. 나도 고의가 아니었고요. 어젯밤 우리는 아무 것도 하지 않았어요."은수는 이 말을 듣고 의심스럽게 앞에 있는 여자를 한 번 보고서야 손을 놓았는데, 그녀의 손목이 자신에 의해 멍이 든 것을 발견했다.은수는 미간을 찌푸렸다. 그는 너무 많이 마신 거 아닌가? 이런 일을 저질렀다니. 전에 술을 마셔도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그들은 다행히 돌이킬 수 없는 일을 하지 않았다.은수는 황미란을 바라보았다."미안. 내가 실수를 한 것 같군."황미란은 그가 자신에게 추궁하지 않는 것을 보고 한숨을 돌렸다. 방금 그녀는 자신의 목숨이 얼마 남지 않았다고 생각했다."괜찮아요, 오해일 뿐인걸요."은수는 황미란의 목소리를 듣고서야 자신이 어젯밤에 왜 이 낯선 여자가 자신에게 접근하도록 허락했는가를 깨달았다.이 여자의 목소리가 수현과 매우 비슷하기 때문이다. 방금 그녀는 말을 더듬어서 그는 미처 발견하지 못했는데, 지금 정상적으로 소통하니 느낄 수 있었다.은수의 마음속에는 말할 수 없는 초조함이 솟아올랐다. 수현은 소탈하게 그를 버리고 떠
두 사람은 한바탕 의논하다가 그냥 함부로 행동하지 말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전에 은수와의 스캔들을 퍼뜨려 인지도를 얻으려던 그 계획은 잠시 보류했다.......은수는 호텔을 나서면서 자신의 온몸에 술기운에, 차도 술집 주차장에 세워져 있어 찾기가 귀찮아 직접 택시를 타고 돌아갔다.차에 앉아 휴대전화를 켜자 어느새 수현의 번호를 보았다.정신을 차렸을 때, 은수는 핸드폰을 닫았다.지금 수현에게 연락하면 단지 그녀를 혐오스럽게 할 뿐이었다. 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떠나는 것도 아마 더 이상 그의 목소리를 듣고 싶지 않아서 그런 것일지도 모른다.남자는 수현과 연락하고 싶은 충동을 억지로 참고 휴대전화를 한 쪽에 놓았는데, 이때 갑자기 전화벨이 급하게 울렸다.방금 자신을 설득했던 은수는 즉시 열어보았는데 다른 사람이 전화한 것을 발견하고 다시 전의 무뚝뚝함으로 회복했다.전화는 외국에서 걸려왔고, 연결되자 윤찬의 허약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 죄송합니다. 이번 임무는 제가 망쳤습니다.”며칠 간의 구급과 치료를 거쳐 윤찬도 마침내 깨어났다. 비록 총알에 가슴을 맞았지만 다행히 내장을 다치지 않았고, 그저 출혈이 너무 심했다. 또한 그의 신체자질은 정상인보다 훨씬 좋았기에 더욱 빨리 깨어난 셈이었다.잠에서 깨자마자 윤찬은 즉시 은수에게 전화를 했다. 이번에 부상을 입은 것과 연설이 도망친 것은 모두 그의 자부심 때문에 초래된 것으로서 그는 할말이 없었다.그는 연설을 설득하는 일이 어렵지 않다고 생각하고 사람을 데리고 가지 않았는데, 뜻밖에도 믿는 도끼에 발등 찍힐 줄은 몰랐다. 연설은 이미 전의 그녀가 아니었고, 그녀의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심지어 오랜 친구에게 총을 쏠 수도 있었다."무슨 소리야, 이 일은 네 잘못이 아니야. 그녀가 너에게 총을 쏠 줄은 아무도 생각하지 못했어."은수는 어쩔 수 없이 말했다. 이 일은 어떡해도 윤찬을 탓할 수 없었다."너는 그곳에서 먼저 잘 휴양해. 이 일들은 우선 생각할 필요가 없고. 다 나으면 다시 얘기하자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