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현은 깜짝 놀랐고, 정신을 차린 다음 은수를 호되게 노려보았다."빨리 내려줘요!"수현은 분노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막 잠에서 깬 그녀는 졸리고 눈이 거슴츠레하며 또 아직 자고 있는 두 녀석을 깨울까 봐 조심스러웠기에 상상속의 날카로운 모습 대신 오히려 앙증맞았다."쉿-" 은수는 자연히 수현의 걱정을 보아냈기에 손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수현을 더욱 힘껏 안았다.품속의 부드러운 촉감에 은수는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나 고개를 숙여 수현의 화가 나서 붉어진 얼굴을 보니, 은수도 감히 계속 이렇게 그녀를 안지 못하고 그녀를 자신의 작은 침대에 내려놓은 뒤 몸을 돌려 수현에게 물 한 잔을 따랐다.수현은 고개를 돌려 이 나쁜 남자가 받아준 물을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이때 은수가 입을 열었다."물을 마시지 않으면 괴로운 것은 여전히 당신뿐이야. 내가 직접 먹여줘? 안 되는 일은 아니지만."말하면서 은수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수현에게 입을 맞추는 방식으로 물을 먹이려 했다.수현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 남자가 뻔뻔스럽기 시작하면 정말 사람을 어쩔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죽어도 그가 먹인 물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가져와요!" 수현은 화가 나서 말했다.은수는 그제야 물컵을 수현의 손에 넣었고, 수현은 받아 크게 몇 모금 마신 뒤 갈증이 많이 해소된 것을 느꼈다."사레 들리지 않게 천천히 마셔." 은수는 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마시는 것을 보고 얼른 말했다.수현이 물을 다 마신 후, 은수는 또 한 잔 따랐고, 이번에 그녀는 더 이상 급히 마시지 않고 오히려 물컵을 쥐고 생각에 잠긴 듯 했다."왜, 또 뭘 원해? 내가 당신 안고 화장실에 갈까?" 은수는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친절하게 물었다.수현은 숨을 들이쉬었다. 비록 이 남자가 자신을 도와주려고 이렇게 물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만 같았다."아니요."수현은 무뚝뚝하게 대답한 뒤, 오늘 오후 가연
비록 전에 수현은 이미 이 말들을 미리 생각했지만, 말하면서 그녀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죽음이 자신과 이렇게 가깝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없었다. 만약 정말 그렇게 죽었다면, 그녀는 얼마나 아쉬워할 것이고, 그들은 또 얼마나 슬프고 괴로워할 것인가?"내 어머니는...... 최근에 한국을 떠날 거야. 그러니 더 이상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거야."은수는 어렵게 설명했지만, 그 자신조차도 미자에게 내리는 벌이 무척 가볍다고 생각했다.수현은 한 사람을 죽여도 국외로 보내지기만 하면 죄를 없앨 수 있는 이런 수단에 대해 이미 토로할 힘이 없었다.수현도 이것이 바로 온가네의 수단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죽은 사람이 오은택이 아니고, 온가의 혈맥이 아니라면, 아마도 미자는 출국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고, 그녀는 여전히 존귀한 온가네 부인님 행세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수현도 이런 일에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은수가 양심의 가책감을 안고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고 다시는 그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그럼 당신은 평생 그녀가 돌아오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 내가 당신과 연루되어 있는 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이런 두려움을 영원히 피할 수 없잖아요. 나는 단지 우리 가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을 뿐이라고요.그리고, 나는 나의 두 아이도 그런 사람으로 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들은 모두 마음씨가 착한 아이들이니, 나는 나중에 그들이 명문 가족의 그런 교육에 의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격을 잃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냉혈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난 당신에게 부탁한 적이 없지만, 이 일에 있어 내가 이렇게 간절히 부탁할게요. 나도 전의 일을 추궁하지 않을게요. 나는 당신의 어머니가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모르는 척할 수 있고, 당신이 나를 다치게 한 것을 잊을 수도 있어요. 나는 단지 당신이 우리를
은수가 이렇게 흔쾌히 승낙하자 수현은 오히려 좀 놀랐다. 그러나 곧 그녀는 이 놀라움을 감추었다."당신 정말 승낙한 거예요? 거짓말 아니죠?"말하면서 수현은 침대 머리맡에 가서 휴대전화를 가져와 녹음 버튼을 눌러 은수에게 다시 한번 말하라고 했다.그녀는 녹음해서 증거를 저장한 다음 또 가연에게 카피로 보내 나중에 은수가 번복하지 않도록 하려 했다.수현의 행동에 은수는 마음이 씁쓸했다. 그녀에게 있어 그는 약속을 어기는 사람으로 보이는가?그러나 수현이 모처럼 힘이 있고 또 전처럼 그렇게 허약하지 않은 것을 보니 아마도 기분이 좋아진 거 같아 은수는 그녀를 막지 않았다."자, 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봐요.""난 당신이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만 의사가 당신이 퇴원해도 된다고 해야 보내줄 수 있어." 은수는 호흡을 맞춰 다시 한번 말을 반복했다. 수현은 녹음한 뒤 그 짧은 녹음을 보면서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 미소를 보며 은수는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다. 기쁜 이유는 수현이 마침내 자신의 앞에서 웃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고, 슬픈 이유는 그녀가 자신과 멀리 떨어져야 이렇게 기뻐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이것이 수현이 정신을 차리고 병마에 대처할 수 있다면, 은수도 달갑게 받아들일 것이다.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자 수현도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은수는 그녀가 자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일어섰다."자, 당신도 계속 쉬어. 다 나으려면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야 하지."말하면서 그는 수현을 안고 다시 침대에 올려놓았다.마음속의 걱정이 해결했기 때문인지, 수현은 모처럼 은수와 따지지 않았다. 침대에 눕자 두 녀석은 무언가를 느낀 듯 모두 그녀에게 다가가 따뜻함을 취하려 했다.수현은 흐뭇하게 그들을 껴안고 눈을 감았고, 앞으로 다시 처음의 그런 평온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마음도 마침내 오랜만에 평온을 얻었다.은수는 한쪽에 서서 수현의 얼굴에 나타난 행복한 미소를 보고 눈을 살짝 드리우며 그녀의 몸에 있는
"유담아, 유민아, 이건 이모가 직접 만든 거야. 얼른 먹어봐." 가연은 자신이 다른 도움이 되지 않지만 음식을 만들어 모자 세 사람에게 몸보신 할 수 있다고 생각하며 매우 열심히 만들었다.두 녀석은 병원에 있으며 식당에 가서 먹거나 밖에 나가 패스트푸드를 먹곤 했다. 예전에는 좋아했지만 시간이 지나면 식상하기 마련이기에 가연이 가져온 집밥은 푸짐하진 않지만 예전에 외할머니와 함께 했던 나날을 떠올리게 만들었기에 그들은 매우 즐겁게 먹었다."이모의 솜씨는 우리 외할머니와 정말 똑같아요. 엄마, 우리는 언제 외할머니를 만날 수 있을까요?" 유담은 밥을 먹으면서 참지 못하고 물었다.오랫동안 혜정을 만나지 못했기에, 어릴 때부터 외할머니 곁에서 자란 녀석은 그녀가 무척 그리웠다.수현은 멈칫했다. 두 녀석은 지금 혜정이 여전히 외국에서 잘 지내고 있다고 생각할 것이고, 그녀가 지금 병상에 누워 아직 깨어나지 않았으리라고는 생각지도 못할 것이다.두 아이가 만약 이 소식을 들으면 소화하지 못할 것이고, 수현도 어머니의 일을 생각하니 마음이 괴로워 한동안 대답하지 못했다."좀 지나면 만날 수 있으니까 그동안 너희들도 잘 표현해야 외할머니께 새로운 지식을 배웠다고, 외할머니를 실망시키지 않았다고 말할 수 있지 않겠어?" 분위기가 어색해지자 가연은 서둘러 수습했고, 또. 수현이 불쾌한 기억을 떠올려 오히려 그녀의 몸에 영향을 미칠까 봐 두려웠다."그래요.". 유담과 유민은 고개를 끄덕였다. 외할머니는 평소에 그들에 대한 요구가 무척 엄격했는데, 어른이지만 오냐오냐해주지 않고 또 자주 그들의 성적을 검사했다. 만약 그들이 건들건들하게 굴다 돌아갈 때, 오히려 퇴보하면 아마 혜정에게 호되게 욕을 먹을 것이다."착하다. 어차피 내 요리 솜씨도 너희 외할머니한테서 배웠으니까 너희들 나중에 먹고 싶은 거 있으면 가연 이모한테 말해. 절대 사양하지 마. 알았지?" 가연은 두 아이의 머리를 힘껏 어루만졌다. 다행히 두 녀석들은 계속 캐묻지 않았는데, 그렇지 않았다면
"안심해, 난 내 건강을 가지고 장난치지 않을 거야, 그런데...... 너는 왜 이렇게 긴장하는 거니? 가연아, 너 나한테 뭐 숨기는 거 있어?" 수현은 가연의 눈을 한참 쳐다보았는데, 마치 그녀의 마음을 꿰뚫어보려는 것 같았다."아니, 그냥…… 마침 지금 가장 좋은 의료 조건이 있으니 넌 마음 편하게 치료 받아. 온가네 돈을 실컷 써야지, 예전에 너한테 빚진 위자료 받은 셈으로 말이야." 가연은 수현이 추궁할까 봐 얼른 웃으며 얼버무렸다."그래, 온가네가 돈을 내서 내 병을 치료하는 것은 아주 합리적이지. 그들만 아니었으면 난 입원할 리가 없으니까."수현이 별다른 생각하지 않은 것을 보고 가연은 안도의 한숨을 내쉬고 얼른 화제를 돌려 다른 일을 이야기하기 시작했다.......다른 한편.미자는 정성스러운 치료를 거친 후, 마침내 유유히 깨어났다.눈을 뜨자 그녀는 어르신이 병상 앞을 지키고 있는 것을 보았다. 그녀는 또 그의 뒤를 바라보았는데, 은수가 없는 것을 발견하고 바로 실의에 빠졌다."은수는 왜 안 온 거예요? 설마 정말 엄마인 나와 선을 긋겠다, 이건가요? 내가 죽어도 은수는 상관없는 거 아니에요?"미자는 중얼중얼 말하면서, 어르신이 그녀를 위해 은수에게 아내만 신경 쓰지 말고 자신의 어머니도 관심해야 한다고 훈계하길 기대했다.그러나 뜻밖에도 어르신은 그녀가 상상했던 것처럼 즉시 은수를 불러오지 않고 오히려 애절하게 그녀를 바라보았다.미자는 그제야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다."당신 왜 나를 이렇게 보는 거죠?""미자야, 당신 솔직히 말해봐, 오은택...... 당신이 죽인 거 맞지......"어르신은 이미 사람을 불러 오은택의 시체를 검사하게 했다. 비록 자살이라고 하지만 그의 몸에는 다른 사람과 싸워 발버둥친 멍자국이 발견되었는데 이는 그의 죽음에 또 다른 수상쩍은 점이 있다는 것을 증명하기에 충분했다.그리고 오은택은 미자의 사람에게 끌려갔고, 또 그녀의 사람에 의해 엄밀히 가뒀기 때문에 첫 번째 용의자는 미자가 틀림없었다.
미자가 기절한 후, 어르신은 사람을 불러 그녀를 잘 돌보라고 한 뒤, 즉시 은수에게 연락했다.은수는 혜정을 수현이 있는 병원으로 옮기고 있었는데, 또 두 녀석에게 그들의 외할머니가 지금 이런 상황임을 알리고 싶지 않아 모든 것이 비밀리에 진행되고 있었다.한 편으로는 그들이 받아들일 수 없을까 봐 걱정됐고, 다른 한편으로는 그들이 깊이 파고들까 봐 두려웠다. 만약 진상을 알게 된다면, 그들은 온가에 대해 강한 원한을 품게 될 것이다.수현은 이 일을 알게 된 후, 별로 추궁도 하지 않았다. 비록 그녀는 이미 온가를 극도로 증오했지만, 두 녀석은 아무런 죄도 없는 아이였다. 그녀는 어머니로서 이렇게 어린 아이들이 어릴 때부터 원한에 눈이 멀게 하고 싶지 않았다.어른들 사이의 복잡한 일들은 어른들이 스스로 처리하면 되지만, 아이들은 여전히 아무런 근심 걱정이 없는 어린 시절을 보내야 했다.수현은 혜정도 자신의 결정을 찬성할 것이라고 믿었다.은수는 사람을 불러 혜정을 병원 최상층의 특수 병실로 보냈고, 심복 두 명만 보내 이곳을 지키라고 했으며 출입하는 사람을 엄격히 통제해 그 어떤 의외도 일어나지 않도록 했다.이 모든 것을 안배한 다음 은수의 전화가 울렸다. 어르신이었다.남자는 동작이 굳어졌다. 요 며칠, 그는 미자의 상황에 전혀 관심이 없는 건 아니지만 직접 물어본 적이 없었다. 그저 집사를 통해 상황을 물어본 다음 미자의 몸에 큰 문제가 없다는 것을 알고 그는 그나마 마음이 놓였다.그래서 전화를 받았을 때, 남자는 망설이다가 그제야 받았다.그는 이미 마음을 먹었기에 어르신이 어떻게 말하든 미자를 떠나게 하려는 생각을 변하지 않을 것이다. 이렇게 하는 것은 수현의 안전을 보장하기 위해서일 뿐만 아니라 앞으로 더는 지나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이다."네, 아버지." 은수는 전화를 받고 차분한 말투로 말했다."음, 요즘 병원에 있으면서 일은 어떻게 됐어? 차수현은 이미 깨어났나?"어르신은 모든 것이 오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된 후,
전화를 끊은 뒤, 은수도 감개무량했다.어머니의 일이 이렇게 순조롭게 해결되다니, 이는 정말 그의 예상을 벗어났다. 은수는 원래 어머니와 맞설 준비가 되어 있었다.그러나 서로 맞지 않는 두 사람을 갈라지게 할 수 있다면, 이 또한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은수는 전화를 끊고 병실로 돌아갔고, 수현은 두 녀석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고 있었다.전에 매일 잠자리에 들기 전에 수현은 그들에게 이야기를 들려주며 두 녀석을 재웠는데, 헤어진 이후, 많은 것을 놓쳤기에 지금 그들은 이미 자신이 재울 필요가 없더라도 수현은 기꺼이 이런 방법을 통해 그동안의 시간을 메우려 했다.은수는 이 단란한 화면을 보고 저도 모르게 눈살을 찌푸렸다.수현은 비록 요 며칠 약을 먹고 주사를 맞으면서 몸이 많이 좋아졌지만, 목은 여전히 약간 허스키해서 말을 이렇게 많이 하니 목소리가 많이 쉬었다.아마 두 녀석이 이렇게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고 자신의 몸은 아직 휴양해야 한다는 것을 잊어버린 것 같다."자, 이야기는 이제 그만. 엄마는 목이 안 좋아서 말을 많이 할 수 없어. 그러다 목이 쉬면 어쩌려고?" 은수는 다가가서 수현이 들고 있는 이야기책을 가져왔다.두 녀석은 원래 불만스럽게 은수를 보면서 그더러 저리 가라고 말하려 했지만 이 말을 듣고서야 수현이 아직 환자라는 것을 깨닫고 갑자기 또 걱정하기 시작했다."엄마, 목은 괜찮아요?"수현은 고개를 저었다."엄마는 그렇게 약한 사람이 아니야.""당신은 환자야, 항상 자신의 몸에 주의를 돌려야 하지. 자, 만약 너희들 계속 이야기를 듣고 싶다면, 내가 엄마 대신 이야기해줄게."두 녀석은 서로를 한 번 쳐다보았다."됐어요."말을 마치고 그들은 은수에게서 이야기 책을 가져와 올 때 메던 책가방에 넣었다.두 녀석이 멀리 가는 것을 보고 은수는 그제야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당신 어머니 이미 여기로 모셨는데, 한 번 보러 갈래?"수현은 눈을 크게 뜨고 힘껏 고개를 끄덕였다."유담아, 유민아, 내가 너희 엄마를
수현은 엘리베이터를 타고 꼭대기층에 도착했고 곧 혜정이 있는 병실에 도착했다.은수가 오는 것을 보고 경호원들은 길을 양보했다. 수현은 들어가자마자 어머니가 병상에 누워 있는 것을 보고 코끝이 찡해지더니 재빨리 달려갔다.은수는 따라가지 않고 밖에서 기다렸다. 이런 모녀가 다시 만나는 상황에 수현도 방해받고 싶지 않을 것이다.게다가...... 만약 그가 있다면 수현은 아마 불쾌한 기억을 떠올릴지도 모른다.수현은 어머니를 보자 더는 은수를 신경 쓸 마음이 없었고, 서둘러 가서 혜정의 안색을 살펴보았는데, 모든 것이 정상이고, 그녀가 아무런 고생도 하지 않은 것을 보고서야 비로소 마음이 놓였다.수현은 앉아서 예전처럼 혜정에게 손가락과 다른 부위를 마사지해 준 뒤 최근에 발생한 일을 이야기했다. 마치 전에 엄마가 건강하게 자신의 곁에 있을 때처럼.혜정은 아무런 반응도 없었지만 수현은 여전히 그녀에게 많은 말을 했다. 전에 수현은 바로 두 녀석이 자신을 부르는 소리를 들었기에 갑자기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 그래서 수현은 어머니에게 계속 말을 걸면 언젠가는 기적이 나타날 것이라 믿었다.그렇게 얼마나 지났는지, 은수는 수현이 방에서 무슨 일 생길까 봐 얼른 문을 두드렸고, 수현은 그제야 정신을 차렸다. 시간도 늦은 것 같아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섰다."엄마, 내일 다시 보러 올게요."수현은 진지하게 작별 인사를 한 후에야 병실을 떠났다.밖으로 나간 수현은 은수가 자신을 기다리고 있는 것을 보고 남자를 힐끗 쳐다본 다음 바로 시선을 돌렸다.지금은 모든 것이 원래대로 돌아갔지만, 전에 은수가 엄마로 자신을 협박했던 일을 생각하면 그녀는 여전히...... 없던 일로 간주할 수가 없었다.다만 아직은 그의 도움이 필요하기 때문에 당분간 그들은 그저 이런 담담한 관계를 유지할 수밖에 없었다.두 사람이 엘리베이터에 오르자, 은수는 수현이 일부러 자신과 좀 더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을 느꼈다. 마치 두 사람 사이의 거리를 벌리려는 것처럼. 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주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