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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205화

잠시 기다리다가 은수는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도 틀림없이 지금 수현의 상황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을 것이고, 또 수현의 정서를 위로하러 올 수도 있었다.

가연은 전화를 받고 수현이 깨어났다는 것을 듣고 망설임 없이 곧 갈 것이라고 말했다.

가연은 재빨리 병원에 도착한 후, 은수와 아이들이 밖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

가연은 눈살을 찌푸렸고, 은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

"수현의 정서가 아직 좀 불안정해요. 그녀는 아마 내가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한가연 씨가 대신해서 좀 챙겨줘요. 그녀를 너무 흥분시키게 하지 말고…… 그녀의 몸 안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도 일단 그녀에게 말하지 마요. 그녀는 지금 몸이 허약해서 이 사실을 알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

가연은 원래 은수를 원망하려 했지만 남자가 확실히 수현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개인적인 화풀이를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

은수는 두 녀석을 데리고 먼저 나가서 음식을 좀 먹었다. 수현이 깨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그는 상관없어도 두 아이는 그렇게 오랫동안 버틸 수 없었다.

유담과 유민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고, 은수는 이것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

"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이따 엄마도 너희들 뱃속에서 노랫소리가 울리는 거 들을걸. 그럼 그녀는 틀림없이 애가 탈 거야."

"하긴, 그럼 우리 가자." 유담과 유민은 눈을 마주쳤다. 어차피 가연이 여기에 있으니 그들도 마음이 놓여 먼저 은수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

가연은 그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

수현은 이불에 얼굴을 묻고 복잡한 심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은수인 줄 알고 입을 열었다.

"나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

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미친 듯이 은수에게 따져 물을까 봐 지금 은수의 그 얼굴을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물어봐도 의미가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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