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수는 모처럼 다소 긴장했지만 결국 수현이 말한대로 멀리 서서 더 이상 접근하지 않았다."무엇을 묻고 싶은데? 내가 아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다 말할게.""나는 단지 우리 엄마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알고 싶을 뿐이에요. 지금 잘 지내고 있는 건가요?" 수현은 은수가 무슨 말을 했는지 전혀 개의치 않았고, 지금은 오직 자신의 어머니가 무사한지 알고 싶을 뿐이었다.전에 미자는 엄마를 함께 공항으로 보내겠다고 약속했는데, 수현은 이것 또한 자신을 속이는 거짓말인지 잘 몰랐지만, 만약 엄마가 남의 손에 떨어진다면 그 상황은 너무나도 위험했다."아주머님은 아직 병원에 계셔. 당신이 만약 너무 걱정하면 난 아주머님을 이 병원으로 옮길 수 있어."앞서 수현을 찾은 뒤 은수는 또 사람을 찾아 혜정의 위치를 확인했다. 그녀는 확실히 미자의 사람에게 끌려갔지만 다행히 아무런 상처도 입지 않았다.이것은 또한 은수의 마음을 놓이게 했다. 만약 혜정에게 무슨 사고가 생긴다면 그는 수현이 자신을 얼마나 미워할 지 상상할 수 없었다.수현은 심지어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이 남자가 뜻밖에도 이렇게 양심이 있다니, 주동적으로 자신의 어머니를 만나게 해준다고?말하자면, 이번에 이 남자는 그녀가 도망간 일로 화를 내지 않았고 오히려 매우 인내심 있어 보였다…….수현은 눈을 가늘게 떴다."당신 왜 갑자기 이렇게 친절한 거죠? 설마 내가 당신의 요구를 들어줘야만 우리 엄마를 만나게 해줄 건가요?"은수는 수현의 질문에 말문이 막혀 갑자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수현의 마음속에서 그는 도대체 얼마나 비열하고 파렴치한 사람일까?그러나 전에 자신이 혜정을 “인질”로 삼아 한 그 나쁜 일들을 생각하면 그는 확실히 변명할 여지가 없는 것 같았다."그...... 그전의 일은 내가 잘못했어. 나도 이제 당신을 오해했다는 것을 이미 깨달았고. 미안해...... 수현아......."늦은 사과가 아무런 소용이 없다는 것을 알지만 은수는 여전히 고개를 숙이고 잘못을 인정했다.그러나 사
전에 그녀는 자신의 결백을 증명하려고 얼마나 큰 대가를 치렀는데, 이제 와서 이 남자는 아주 간단하게 그녀에게 잘못했다고, 그동안 자신이 오해했다고 말하고 있었다.수현이 가장 먼저 느낀 것은 기쁨이 아니라 말할 수 없는 억울함이었다. 그동안 비할 데 없이 고통스러웠던 날들 때문에 억울했고, 또 자신의 어머니와 두 아이들 때문에 억울했다.감정이 격해지더니 수현은 숨이 막혀 가슴을 잡고 끊임없이 기침을 했다. 그녀는 얼굴이 빨개질 정도로 세게 기침을 했다.은수는 그녀가 이렇게 기침하는 것을 보고 방금 수현이 그녀에게서 멀어지라고 요구한 것을 무시하고 얼른 가서 수현의 등을 두드리며 그녀의 호흡이 진정되도록 도왔다.수현은 은수를 밀어내려고 했지만 온몸에 힘이 없었고, 또 기침이 멈추지 않았기에 얼굴은 눈물투성이었으며 밀어낼 힘도 없었다.은수는 허둥지둥 수현의 등을 두드렸는데, 한참이 지나서야 수현은 기침이 멎기 시작했고, 은수는 또 재빨리 한쪽으로 가서 따뜻한 물 한 잔 따라줬다.물이 차갑지도 뜨겁지도 않은 것을 시험해본 다음 은수는 황급히 물을 수현의 입가에 댔다."수현아, 물 좀 마셔. 기침 너무 심하게 하면 목이 상하니까."수현은 가까스로 온몸에 힘을 주어 컵을 들고 직접 남자의 몸에 던졌다."당신이 상관할 필요 없으니까 당장 나가요, 꺼지라고요!"물은 은수의 온몸에 뿌려져 그의 비싼 옷을 흠뻑 적셨고, 뚝뚝 떨어지는 물방울에 그는 유난히 낭패해 보였다.은수는 이것을 신경 쓸 겨를이 없었고, 다만 걱정스럽게 숨을 참느라 빨갛게 달아오른 수현의 안색을 바라보았다. 그녀의 눈가는 심지어 아주 빨갰는데, 방금 기침을 너무 심하게 했기 때문인지, 아니면 너무 흥분했기 때문인지 모른다.그러나 수현의 몸 상태를 생각하자 은수는 더 이상 그녀를 건드리지 않았다."수현아, 흥분하지 마.......""콜록...... 나가요, 나는 당신을 보고 싶지 않아요...... 콜록......."수현은 여전히 듣지 않고 문을 가리키며 은수더러 자신의 시선에서 사
잠시 기다리다가 은수는 가연에게 전화를 걸었다. 그녀도 틀림없이 지금 수현의 상황에 깊은 관심을 돌리고 있을 것이고, 또 수현의 정서를 위로하러 올 수도 있었다.가연은 전화를 받고 수현이 깨어났다는 것을 듣고 망설임 없이 곧 갈 것이라고 말했다.가연은 재빨리 병원에 도착한 후, 은수와 아이들이 밖에 앉아 멍을 때리고 있는 것을 보았다.가연은 눈살을 찌푸렸고, 은수는 그녀에게 다가갔다."수현의 정서가 아직 좀 불안정해요. 그녀는 아마 내가 별로 보고 싶지 않을 거예요. 그러니 한가연 씨가 대신해서 좀 챙겨줘요. 그녀를 너무 흥분시키게 하지 말고…… 그녀의 몸 안에 바이러스가 있다는 것도 일단 그녀에게 말하지 마요. 그녀는 지금 몸이 허약해서 이 사실을 알면 감당하지 못할 수도 있으니까."가연은 원래 은수를 원망하려 했지만 남자가 확실히 수현을 위해 고려하고 있는 것을 보고 더 이상 개인적인 화풀이를 하지 않고 고개를 끄덕였다.은수는 두 녀석을 데리고 먼저 나가서 음식을 좀 먹었다. 수현이 깨어나서부터 지금까지 그들은 아무것도 먹지 않았는데, 그는 상관없어도 두 아이는 그렇게 오랫동안 버틸 수 없었다.유담과 유민은 가고 싶지 않았지만 배에서 꼬르륵 소리가 났고, 은수는 이것을 듣고 웃음을 참지 못했다."더 이상 음식을 먹지 않으면 이따 엄마도 너희들 뱃속에서 노랫소리가 울리는 거 들을걸. 그럼 그녀는 틀림없이 애가 탈 거야.""하긴, 그럼 우리 가자." 유담과 유민은 눈을 마주쳤다. 어차피 가연이 여기에 있으니 그들도 마음이 놓여 먼저 은수를 따라 자리를 떠났다.가연은 그들이 떠나는 것을 지켜본 후에야 가볍게 문을 두드렸다.수현은 이불에 얼굴을 묻고 복잡한 심정을 소화하고 있었는데, 문을 두드리는 소리를 듣고 은수인 줄 알고 입을 열었다."나 귀찮게 하지 말라고 했잖아요."그녀는 자신의 감정을 억누르지 못하고 미친 듯이 은수에게 따져 물을까 봐 지금 은수의 그 얼굴을 전혀 보고 싶지 않았다. 그러나 생각해 보니, 물어봐도 의미가 없었다.
이것이 바로 온가네의 수단이었다. 자신이 살아남을 수 있었던 것은 단지 행운에 지나지 않았고, 만약 당시 산에서 떨어졌을 때 그 나뭇가지가 그녀를 막지 않았다면, 아마 그녀도 지금 이미 시체로 되었을 것이다.심지어 그녀의 가족을 제외한 그 아무도 그녀의 죽음을 애도하지 않을 것이다.이런 생각에 수현은 저도 모르게 몸을 떨었다. 비록 그녀는 오은택의 처지에 대해 정말 동정할 마음이 없었지만 그래도 그의 불행에 대한 두려움을 피할 수 없었다."가연아, 나 이곳을 떠나고 싶어. 더 이상 온씨 가문과 그 어떤 연관도 맺고 싶지 않다고. 계속 여기에 있으면, 난 내가 어떻게 죽었는지조차 알 수 없을 거야."가연은 수현의 이런 공포에 질린 모습을 거의 본 적이 없었지만, 온가는 확실히 사람들에게 이런 강대한 압박감을 주고 있었다.가연도 수현이 이런 처지에서 벗어나 스스로 조용하게 지내길 바랐지만 수현의 몸에는 아직 바이러스가 남아 있었기에, 만약 지금 떠난다면, 온가의 강대한 배경 없이 수현은 얼마나 더 살수 있을지조차 문제였다.수현은 가연의 표정이 굳어진 것을 보고 수상함을 느꼈다."가연아, 너 혹시 나한테 뭐 숨기고 있니?"가연은 즉시 정신을 차리더니 방금 은수가 당부한 말을 떠올렸다."아니, 그냥 네가 어디로 가야 좋을지 생각하고 있었어. 전의 나라로 돌아갈 거야, 아니면 새로운 나라로 갈 거야? 어머님 데리고 가려면 반드시 잘 생각해봐야지.""하긴, 먼저 잘 생각해볼게. 그리고 유담이랑 유민이도 데리고 가야지. 아무튼 나는 반드시 그들을 데리고 갈 거야."수현은 말을 마치자 자신의 생각이 너무 단순하다고 느꼈다. 엄마를 데리고 떠나려면 은수가 손을 떼게 하면 될지도 모르지만, 두 아이는 지금 온가에서 차세대 후계자로 양성되고 있었으니 그녀는 그들을 모두 데려갈 자신이 없었다.이리저리 생각해 보면, 지금 유일하게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아마 그녀에 대한 은수의 죄책감이었다.수현은 눈을 드리우며 마음속으로 대체적인 계획이 생겼다.가연이 그녀와
은수는 무척 만족스러웠지만 수현은 그의 시선에 온몸이 불편했다. 이 남자가 있으면 그녀는 저도 모르게 긴장하기 시작했다."에헴, 당신은 회사 쪽에 처리해야 할 일이 많지 않은 가요? 그러니 여기서 시간을 낭비하지 말고 얼른 돌아가요." 수현은 생각하다 아주 그럴듯한 핑계를 대고 사람을 내쫓으려 했다."괜찮아, 중요한 서류를 이쪽으로 보내라고 했으니 일을 그르치지 않을 거야."은수는 뻔뻔스럽게 떠나려 하지 않았다.수현은 이 남자의 뻔뻔한 모습을 보고 입술을 꽉 깨물었다."그럼 당신은 얼른 가서 진정으로 관심해야 할 사람을 보러 가요, 그 아가씨가 괜히 기분 나빠서 또 나를 귀찮게 하지 않도록."수현은 이 말을 꺼내자 또 약간 마음이 답답했다. 연설을 언급하면 자신이 그녀의 존재를 매우 의식하는 것처럼 보이지 않는가?은수도 이를 의식했기 때문에 별다른 표정이 없던 얼굴에 웃음기가 더해졌다."내가 진정으로 관심하는 사람은 바로 여기에 있는데, 나보고 또 어디로 가라는 거야?”비록 수현에게 자신은 연설에 대해 종래로 이상한 감정이 존재하지 않았다고 해석하고 싶었지만, 지금 두 사람의 관계는 무척 싸늘했으니 만약 지금 그녀를 언급한다면, 그들은 또 한바탕 말다툼을 할 것이다. 그러므로 은수는 화제를 돌리기로 했다.아무튼 그는 이미 연설을 멀리 안배하여 그녀가 더 이상 수현의 생활을 방해하지 못하도록 마음 먹었고, 시간이 지나면 수현도 이것은 단지 오해일 뿐이라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수현은 자신이 말을 잘못했다는 것을 깨닫고 더욱 짜증이 났고 아예 더 이상 은수를 보지 않고 직접 그라는 사람이 존재하지 않는 것처럼 무시했다.......시간은 어느덧 저녁이 됐고, 가연은 원래 이곳에 남아 수현과 함께 하려고 했지만 은수는 다른 사람이 이곳에 남아 자신과 수현의 시간을 방해하는 것을 원하지 않았기에 직접 무진에게 전화를 걸어 가연을 데리고 가라고 했다.수현도 졸리기 시작했는데, 비록 혼수상태에서 깨어났지만 몸은 여전히 비교적 허약했기에 저녁을 좀
수현은 깜짝 놀랐고, 정신을 차린 다음 은수를 호되게 노려보았다."빨리 내려줘요!"수현은 분노한 표정을 지으려고 노력했지만, 이제 막 잠에서 깬 그녀는 졸리고 눈이 거슴츠레하며 또 아직 자고 있는 두 녀석을 깨울까 봐 조심스러웠기에 상상속의 날카로운 모습 대신 오히려 앙증맞았다."쉿-" 은수는 자연히 수현의 걱정을 보아냈기에 손을 놓기는커녕 오히려 수현을 더욱 힘껏 안았다.품속의 부드러운 촉감에 은수는 말할 수 없는 그리움을 느꼈다. 그러나 고개를 숙여 수현의 화가 나서 붉어진 얼굴을 보니, 은수도 감히 계속 이렇게 그녀를 안지 못하고 그녀를 자신의 작은 침대에 내려놓은 뒤 몸을 돌려 수현에게 물 한 잔을 따랐다.수현은 고개를 돌려 이 나쁜 남자가 받아준 물을 마시고 싶지 않았지만 이때 은수가 입을 열었다."물을 마시지 않으면 괴로운 것은 여전히 당신뿐이야. 내가 직접 먹여줘? 안 되는 일은 아니지만."말하면서 은수는 물 한 모금을 마시고 수현에게 입을 맞추는 방식으로 물을 먹이려 했다.수현은 깜짝 놀랐다. 그녀는 이 남자가 뻔뻔스럽기 시작하면 정말 사람을 어쩔 수 없게 만든다는 것을 발견했다. 그녀는 죽어도 그가 먹인 물을 마시지 않을 것이다."가져와요!" 수현은 화가 나서 말했다.은수는 그제야 물컵을 수현의 손에 넣었고, 수현은 받아 크게 몇 모금 마신 뒤 갈증이 많이 해소된 것을 느꼈다."사레 들리지 않게 천천히 마셔." 은수는 그녀가 이렇게 급하게 마시는 것을 보고 얼른 말했다.수현이 물을 다 마신 후, 은수는 또 한 잔 따랐고, 이번에 그녀는 더 이상 급히 마시지 않고 오히려 물컵을 쥐고 생각에 잠긴 듯 했다."왜, 또 뭘 원해? 내가 당신 안고 화장실에 갈까?" 은수는 수현의 이런 모습을 보고 친절하게 물었다.수현은 숨을 들이쉬었다. 비록 이 남자가 자신을 도와주려고 이렇게 물었지만 어떻게 된 일인지 그녀는 들으면 들을수록 그가 다른 속셈이 있는 것만 같았다."아니요."수현은 무뚝뚝하게 대답한 뒤, 오늘 오후 가연
비록 전에 수현은 이미 이 말들을 미리 생각했지만, 말하면서 그녀도 두려워하기 시작했다.그녀는 죽음이 자신과 이렇게 가깝다고 느낀 적이 없었다. 그녀는 하마터면 자신이 가장 사랑하는 가족들을 다시 볼 수 없었다. 만약 정말 그렇게 죽었다면, 그녀는 얼마나 아쉬워할 것이고, 그들은 또 얼마나 슬프고 괴로워할 것인가?"내 어머니는...... 최근에 한국을 떠날 거야. 그러니 더 이상 당신을 방해하지 않을 거야."은수는 어렵게 설명했지만, 그 자신조차도 미자에게 내리는 벌이 무척 가볍다고 생각했다.수현은 한 사람을 죽여도 국외로 보내지기만 하면 죄를 없앨 수 있는 이런 수단에 대해 이미 토로할 힘이 없었다.수현도 이것이 바로 온가네의 수단이란 것을 잘 알고 있었다. 만약 죽은 사람이 오은택이 아니고, 온가의 혈맥이 아니라면, 아마도 미자는 출국할 필요조차 없을 것이고, 그녀는 여전히 존귀한 온가네 부인님 행세하며 지낼 수 있을 것이다.그래서 수현도 이런 일에 더 많은 말을 하고 싶지 않았다. 그녀가 원하는 것은 은수가 양심의 가책감을 안고 그녀의 요구를 들어주고 다시는 그들의 생활을 방해하지 않는 것이다."그럼 당신은 평생 그녀가 돌아오지 못하게 할 수 있나요? 내가 당신과 연루되어 있는 한, 목숨을 잃을 수도 있는 이런 두려움을 영원히 피할 수 없잖아요. 나는 단지 우리 가족들이 편안하게 살 수 있도록 하고 싶을 뿐이라고요.그리고, 나는 나의 두 아이도 그런 사람으로 되게 하고 싶지 않아요. 그들은 모두 마음씨가 착한 아이들이니, 나는 나중에 그들이 명문 가족의 그런 교육에 의해 순수하고 아름다운 성격을 잃고, 생명을 존중하지 않고, 냉혈하고 이기적인 사람으로 변하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아요.""난 당신에게 부탁한 적이 없지만, 이 일에 있어 내가 이렇게 간절히 부탁할게요. 나도 전의 일을 추궁하지 않을게요. 나는 당신의 어머니가 나를 죽이려 했다는 것을 모르는 척할 수 있고, 당신이 나를 다치게 한 것을 잊을 수도 있어요. 나는 단지 당신이 우리를
은수가 이렇게 흔쾌히 승낙하자 수현은 오히려 좀 놀랐다. 그러나 곧 그녀는 이 놀라움을 감추었다."당신 정말 승낙한 거예요? 거짓말 아니죠?"말하면서 수현은 침대 머리맡에 가서 휴대전화를 가져와 녹음 버튼을 눌러 은수에게 다시 한번 말하라고 했다.그녀는 녹음해서 증거를 저장한 다음 또 가연에게 카피로 보내 나중에 은수가 번복하지 않도록 하려 했다.수현의 행동에 은수는 마음이 씁쓸했다. 그녀에게 있어 그는 약속을 어기는 사람으로 보이는가?그러나 수현이 모처럼 힘이 있고 또 전처럼 그렇게 허약하지 않은 것을 보니 아마도 기분이 좋아진 거 같아 은수는 그녀를 막지 않았다."자, 방금 한 말 다시 한번 말해봐요.""난 당신이 아이들을 데리고 떠나는 것을 허락하지만 의사가 당신이 퇴원해도 된다고 해야 보내줄 수 있어." 은수는 호흡을 맞춰 다시 한번 말을 반복했다. 수현은 녹음한 뒤 그 짧은 녹음을 보면서 모처럼 환한 미소를 지었다.이 미소를 보며 은수는 기쁘기도 슬프기도 했다. 기쁜 이유는 수현이 마침내 자신의 앞에서 웃는 것을 보았기 때문이고, 슬픈 이유는 그녀가 자신과 멀리 떨어져야 이렇게 기뻐한다는 것이었다.그러나 이것이 수현이 정신을 차리고 병마에 대처할 수 있다면, 은수도 달갑게 받아들일 것이다.만족스러운 대답을 얻자 수현도 더 이상 하고 싶은 말이 없었다. 은수는 그녀가 자려 한다는 것을 알고 일어섰다."자, 당신도 계속 쉬어. 다 나으려면 밥을 잘 먹고 잠을 잘 자야 하지."말하면서 그는 수현을 안고 다시 침대에 올려놓았다.마음속의 걱정이 해결했기 때문인지, 수현은 모처럼 은수와 따지지 않았다. 침대에 눕자 두 녀석은 무언가를 느낀 듯 모두 그녀에게 다가가 따뜻함을 취하려 했다.수현은 흐뭇하게 그들을 껴안고 눈을 감았고, 앞으로 다시 처음의 그런 평온한 생활로 돌아갈 수 있다는 생각에 그녀의 마음도 마침내 오랜만에 평온을 얻었다.은수는 한쪽에 서서 수현의 얼굴에 나타난 행복한 미소를 보고 눈을 살짝 드리우며 그녀의 몸에 있는
차수현은 반박하지 않고 계속 고개를 숙이고 온은수를 바라보았다.그리고 어르신은 떠났다.잠시 후 온혜정과 유민도 왔는데, 그들은 무사히 돌아와 약간의 찰과상만 입은 유담을 자세히 살펴보다가 또 그를 품에 안고 한참을 울었다.그리고 나서야 그곳에서 구체적으로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알게 되었고, 온혜정은 들은 다음 마음이 복잡해졌다.그녀는 임미자가 이렇게까지 할 줄은 몰랐다. 이렇게 되면 그녀도 더 이상 임미자를 미워할 수가 없었다.병실에 들어서자, 온혜정은 차수현이 눈도 깜빡이지 않고 온은수를 바라보고 있는 것을 발견했다.“수현아.” 온혜정은 작은 소리로 입을 열었다.차수현은 고개를 돌렸다.“엄마, 그는 괜찮아요.”“괜찮으면 됐어.”온혜정은 고개를 끄덕이며 차수현 옆에 앉아 그녀의 손등을 두드렸다.“피곤하면 돌아가서 쉬어. 여긴 우리가 있잖아.”차수현은 뒤를 돌아보니 온은서도 온 것을 발견했다.비록 전에 온은수와 불쾌한 일이 많았지만, 이럴 때 그는 오히려 온은수가 죽는 것을 보고 싶지 않았다.“나도 알아요…….”차수현은 대답했다. 그녀는 이럴 때 곁에 수많은 사람들이 자신을 지탱하며 그녀가 쓰러지지 않도록 도와주고 있는 것을 다행이라고 여겼다.……또 일주일이 지났고, 온은수는 마침내 혼수상태에서 깨어났다.요 며칠, 차수현은 다른 사람들과 번갈아 그를 돌보았는데, 차수현이 머문 시간이 가장 많았다. 매일 이 남자를 돌보는 것 외에 그녀는 또 그의 손을 잡고 그와 이야기를 나누면서 그의 생존 의식을 불태워야 했다.온은수가 깨어났을 때, 그는 차수현이 자신의 침대에 엎드려 잠든 것을 보았고 남자는 손을 내밀어 어렵게 그녀의 머리를 만졌다. 차수현은 순식간에 깨어났다.온은수가 깨어난 것을 보고 그녀는 기쁨에 겨워 눈물을 흘리며 남자를 안고 이리저리 둘러보며 그가 정말 괜찮다는 것을 확인하고 나서야 서둘러 의사를 불러 온은수에게 검사를 진행했다.검사 결과, 모든 것이 정상이었고, 온은수는 한동안 휴양하면 퇴원할 수 있었다.한 무리
십여 분의 노정은 차수현에게 있어 마치 한 세기가 지난 것 같았다.마침내 병원에 도착하자 문앞에는 이미 들것이 기다리고 있었다. 차문이 열리자 온은수는 들것에 실려 직접 수술실로 옮겨져 응급처치를 받았다.차수현도 따라가서 수술실 입구를 지켰다.……수술실 밖, 어르신도 이 소식을 듣고 달려왔다.다만, 온은수의 상황을 물어볼 겨를도 없이 임미자가 죽었다는 말을 듣고, 그는 벼락을 맞은 듯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몰랐다.어르신은 자신의 귀를 믿지 않으려 했지만, 임미자의 시체를 보러 갈 것이냐는 질문을 받았다.어르신은 망연히 따라갔고, 임미자의 산산조각난 시체를 보고 그는 마침내 믿었다. 줄곧 얼굴에 감정을 나타내지 않는 남자가 목놓아 울었고, 원래 반쯤 하얀 머리카락은 순식간에 하얗게 변했다.그는 하루 만에 자신과 삐진 아내가 아무런 생기도 없는 시체가 되어 영원히 자신에게서 떠날 줄은 도무지 생각하지 못했다.“사모님은 유담 도련님을 구하시기 위해…….”어떤 사람이 사건의 경위를 어르신에게 말했고, 모든 것을 알게 된 그는 고개를 끄덕였다.가슴은 아파서 숨을 쉴 수 없었지만, 그는 생명의 마지막 순간, 임미자는 틀림없이 만족했을 것이라는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러면 충분했다.“미자야, 안심해라. 은수의 아이는 반드시 건강하고 평안하게 자랄 거야. 당신이 한 모든 것은, 그들이 줄곧 기억할 거야…….”……수술실 밖에서 차수현은 오랫동안 기다렸고, 그녀가 자신의 몸이 무감각해졌다고 느꼈을 때, 그 수술 중이란 등불은 마침내 꺼졌다.온은수는 의사에게 밀려나왔고, 차수현은 즉시 앞으로 다가가서 상황을 물었다.“의사 선생님, 그 이는 어떻게 됐나요!”“생명의 위험은 없지만…….”“뭔데요?”“도련님의 다리는 총상을 입은데다 또 심각한 골절을 입어, 회복하더라도 전처럼 돌아갈 수 없을 거예요.”“…….”차수현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메마른 목소리로 입을 열었다.“알았어요.”그녀는 이런 상황을 받아들이고 싶지 않았지만, 또 어쩔 수 없이
한 무리의 사람들은 미처 임미자가 사망했다는 사실에서 벗어나지 못했지만, 또 하나의 흉보를 맞이했다.차수현도 다른 생각을 할 겨를이 없어 그 사람들과 함께 비틀거리며 달려갔다.다행히 온은수가 배치한 사람은 비록 매우 슬프고 이 사실을 믿기 힘들었지만 여전히 자신의 사명을 기억하고 차수현을 부축하며 그녀가 넘어지지 않도록 보호했다.일행이 공장 앞에 도착하자, 활활 타오르는 불길만 보였고, 자욱한 검은 연기는 온 하늘을 칠흑같이 어두컴컴하게 물들였다.차수현은 이 모든 것을 보고 머리가 어지러워졌다. 온은수가 이미 불 속에 타 죽었거나 폭사했을 수도 있다는 생각에 그녀는 어찌할 바를 몰랐다.수백 수천 번이나 이 남자를 미워했지만, 그가 죽을지도 모른다는 것을 알았을 때 머릿속에서 떠오르는 첫 번째 생각은 그가 무사하기를 바라는 것이었다.“온은수, 당신은 죽지 않을 거예요…… 당신은 내 뱃속의 아이가 당신을 아빠라고 부르는 것을 들어야 한다고 했잖아요…….”차수현은 중얼중얼 말하면서 말투에 말할 수 없는 슬픔을 띠었다.그녀는 온은수를 찾으러 들어가려 했지만 사람에게 붙잡혔다.“아갔;, 저희가 도련님을 찾으러 들어갈 거예요. 아가씨는 안의 연기를 들이킬 수 없어요. 아이에게 영향을 줄 거예요.”“나더러 이렇게 지켜보고 있으라고요?” 차수현은 멍하니 말했다. 그녀는 문득 자신이 쓸모가 없다고 느꼈다. 이럴 때 그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고, 그녀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다.“도련님은 아가씨의 뱃속의 아이의 안전을 가장 중시했으니 만약 아가씨에게 무슨 일 생긴다면 저희도 죽음으로 사죄할 거예요.”사람들이 모두 자신을 막자, 차수현은 한쪽에 서서 그들이 들어가서 기적을 찾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다.얼마나 지났는지 갑자기 한 목소리가 들려왔다.“도련님은 여기에 있어!”공장 앞은 잡초로 뒤덮여 사람들의 시야를 가렸기 때문에, 그들은 한참을 찾고서야 그곳에 누워 이미 혼수상태에 빠진 온은수를 발견했다.온은수를 찾은 사람은 그에게 아직 호
그의 수하는 유담을 찾았으니, 그들은 유담을 보호하여 무사하게 돌려보낼 것이다. 이렇게 하면 그가 이곳에 온 가장 큰 목적은 달성됐으니 그도 잠시 안심할 수 있었다.연설도 이 소리를 들었은데, 대충 무슨 일인지 짐작할 수 있었다. 그러나 그들은 유담의 너덜너덜한 옷 밑에 폭탄이 있다는 것을 모를 것이고, 그것을 발견했을 때 또 얼마나 절망적일까?차수현은 자신이 사랑하는 아들이 그녀 앞에서 죽는 것을 지켜볼 뿐만 아니라 아예 그의 피와 살이 터지는 그런 가장 처참한 죽음을 지켜볼 것이다.임신한 그녀는 이런 장면을 보고 그 자리에서 놀라 기절하고 유산하겠지?여기까지 생각하자 연설의 얼굴에는 일그러진 웃음이 떠올랐고, 온은수는 이를 보고 깜짝 놀랐다.그는 뭔가 이상하다는 것을 깨달았지만, 또 실마리를 찾지 못했다.“은수 오빠, 오빠가 생각한 게 맞아요. 그는 당연히 이렇게 쉽게 도망가지 못하겠죠. 그의 몸에는 폭탄이 있으니 나가도 소용없어요.”“너……!”온은수는 갑자기 연설을 죽이고 싶은 마음까지 생겼다. 그는 어떻게 해야만 유담을 무사하게 할 수 있을까?연설은 남자 얼굴의 드러난 절망을 감상하며 그의 얼굴을 살며시 쓰다듬었다.“조금 있으면 폭발하는 소리가 들릴 텐데요…….”이와 동시.유담은 다른 사람에게 안겨 밖으로 달려갔고, 더 빨리 떠나기 위해 그들은 유담의 입에 있는 테이프를 뗄 겨를도 없었다.마침내 차수현 그들이 기다리고 있는 곳에 도착하자, 그들은 유담을 내려놓았고, 그러나 그는 귀신을 본 듯 끊임없이 밖으로 뛰어나갔다.“유담아!” 차수현은 이 상황을 보고 엄청 놀랐다. 유담이는 왜 이러는 것일까?유담은 마침내 자신의 입에 붙은 테이프를 떼어냈다.“엄마, 나한테 시한 폭탄이 있어요. 시간이 얼마 안 남았는데…….”차수현은 눈앞이 캄캄해졌다. 어떻게 이럴 수가?그리고 바로 이때, 몰래 따라온 임미자는 이 말을 듣고 즉시 달려가 유담을 껴안고 그가 입고 있는 너덜너덜한 옷을 찢었고, 그 안에 아직 카운트다운을 하고 있는 폭탄
“올라와요, 그리고 문 앞에 서서 들어오지 말고요, 그렇지 않으면 난 그 녀석을 죽일 거예요.”연설은 갑자기 입을 열더니 더는 총을 쏘지 않았다.온은수는 이렇게 한 걸음 한 걸음 올라갔고, 연설은 옆에 앉아 있는 유담을 바라보았는데, 그를 잡아당긴 후에야 그의 팔에 피가 묻은 것을 발견했다. 아마도 줄곧 밧줄을 갈아서 빠져나가려고 노력했을 것이다.“넌 도망가도 소용없다. 오히려 널 만난 사람은 모두 너 때문에 죽겠지. 만약 차수현이 흥분해서 너를 안고 손을 놓지 않으려 한다면 너희 모자 두 사람은 함께 저승에 가서 다시 가족이 될 수 있어.”연설은 냉담하게 잔인한 말을 하다가 갑자기 칼을 꺼내 유담의 손에 있는 밧줄을 잘랐고, 그 후 발자국 소리가 들려오더니 온은수가 도착했다.연설은 또 총을 들어 온은수의 오른쪽 다리를 향해 총을 쏘았다.온은수는 몸을 비틀거리다 결국 버티지 못하고 한쪽 다리는 무릎을 꿇었다.“이렇게 하면 화가 풀리겠어? 난 지금 아무것도 할 수 없으니 네 마음대로 처리해. 유담이 풀어주기만 하면 돼.”온은수는 유담을 바라보며 계속 물었다.연설은 더 이상 말을 하지 않고 온은수를 들어오게 했다.“들어와요, 그리고 난 그를 내보낼 거예요.”온은수는 다리와 어깨를 다쳤기 때문에 더 이상 도망갈 수 없었다. 자신이 상상했던 차수현을 괴롭혀 죽이는 화면과는 다르지만 온은수가 자신과 함께 죽게 할 수 있다면 그것도 좋았다.게다가 연설은 온은수가 차수현을 대신해 자신을 찾아올 수도 있다는 것을 짐작했기 때문에 두 가지 예상을 했었다.차수현이 왔다면 연설은 가장 잔인한 방법으로 그녀를 괴롭혀 그녀가 온은수 앞에서 죽게 하고, 온은수로 하여금 평생 연설이라는 사람을 잊을 수 없게 하려 했다.만약 온은수가 왔다면, 그녀는 그와 함께 죽을 것이다. 그녀는 자신이 여러 해 동안 사랑해 온 이 남자가 차수현과 남은 인생 행복하게 살게 하고 싶지 않았다. 차라리 그를 자신과 함께 지옥으로 가도록 하는 게 더 나았다.유담은 이 상황을 보고 끊
차수현은 결국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했다. 그녀는 자신이 그들에게 폐를 끼칠 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이렇게 온은수는 몇 명의 유력한 조수들을 배치하여 차수현을 보호하라고 한 다음, 기타 몇 명의 가장 믿을 만한 사람들을 데리고 출발했다.온은수는 단독으로 차를 몰고 갔고, 이 사람들은 일부는 안전한 곳에 남아 유담을 기다렸고 남은 사람은 공장을 뒤지며 유담을 찾았다. 그때 유담을 찾으면 누군가가 신호를 보낼 것이다.일을 안배한 후, 온은수는 옷을 갈아입고 스스로 차를 몰고 먼저 떠났고, 다른 사람들은 뒤에서 그를 따라 가면서 거리를 유지하여 연설에게 발견되지 않도록 했다. 그녀는 마음이 급해져서 유담을 해칠 수도 있었다.온은수는 차를 몰고 연설이 보낸 장소로 갔고, 거리가 가까워지면서 그 허름한 공장도 눈에 들어왔다.온은수는 이곳의 환경을 살펴보았는데, 사방에 인가가 없었고, 도처에 무성한 잡초가 자랐는데, 확실히 나쁜 일을 하기에 아주 적합한 곳이었다.온은수은 차를 한쪽에 세운 후 스스로 차에서 내렸다.연설은 위층에서 자동차 소리를 듣고 멀리서 한 번 바라보았는데, 유담도 와서 보려고 발버둥 쳤지만 꽁꽁 묶여 있어 몇 발자국도 움직일 수 없었다.유담은 마음속으로 차수현이 절대 오지 말기를 바랄 수밖에 없었다. 연설은 정말 미치광이여서 엄마가 나타난 순간 그녀를 죽일 것이다.그리고 유담은 절망적으로 자신의 몸에 있는 폭탄을 바라보았다. 이것은 센서가 달린 폭탄이었는데, 사람에게서 10초 이상 떠나면 바로 폭발할 수 있었다. 그리고 이미 폭발 시간이 설정되어 있었는데, 바로 연설이 그들에게 준 마지막 기한이었다.다시 말하면, 차수현이 와서 유담을 구해도, 그들은 그의 몸에 있는 폭탄을 제거할 수 없었으니 유담은 여전히 죽어야 했다. 그리고 차수현은 헛되이 목숨을 잃을 뿐이었다.연설은 나타난 사람이 온은수인 것을 보고 멍하니 있다가 곧 싸늘하게 웃었다. 온은수는 여전히 그의 애지중지하는 차수현을 위험에 빠뜨리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그는 차라
차수현이 침묵하며 어떻게 대답해야 할지 모를 때, 갑자기 밖에서 날카로운 목소리가 들려왔다.“안 돼, 은수야, 그건 너무 위험해서 안 돼!”온은수는 의아하게 고개를 돌렸고, 그제야 어르신과 임미자가 모두 왔다는 것을 발견하였다.임미자도 방금 온은수의 말을 들었다. 그녀는 자신의 아들이 이미 희생하려는 마음을 먹고 유담을 구하려 한다는 것을 보아냈다.유담은 그녀의 손자였으니 그녀도 그를 매우 걱정했지만, 온은수는 그녀가 힘들게 낳은 아이였다. 비록 두 모자는 일찍이 여러 가지 오해로 오랫동안 헤어졌지만, 그들이 혈육이란 사실은 변함없었다.임미자는 이런 황당한 일이 일어나는 것을 허락하지 않았다.“그래, 은수야, 넌 우리를 생각하지 않는 거야?”어르신은 자신의 잘못이 지금의 상황을 초래하여 유담을 위험에 처하게 했다는 것을 알고, 짧디짧은 몇 시간 사이에 그의 백발은 두배로 늘어났고, 하루아침에 10살은 더 먹은 것 같았다.“하지만 전 남자이니, 제가 저지른 일은 제가 스스로 책임져야 하죠. 아버지, 이것은 어릴 때부터 가르쳐 주신 거 아니었나요?”어르신은 침묵하다가 잠시 후에야 입을 열었다.“만약 연설의 어머니를 보낸다면? 그녀는 아무리 미쳤더라도 자신의 친어머니를 직접 살해할 정도는 아니겠지.”“그녀가 이런 일을 할 수 있는 이상, 분명히 그들조차 신경 쓰지 않는 게 분명해요. 저는 그런 시험을 할 수 없어요. 그리고 송혜미는 이 일을 알게 된 후, 큰 자극을 받았다. 이미 기절했고, 언제 깨어날 수 있을지 아직 모르니까 저는 그녀가 깨어날 때까지 기다릴 시간이 없어요.”유일한 가능성이 모두 없어진 것을 보고, 어르신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다 내 잘못이구나, 모두 내 탓이다. 내가 노망나서 연설을 풀어줬구나. 그렇지 않으면, 그녀더러 나를 죽여 분풀이를 하는 건 어떤가. 어차피 나도 늙었으니 죽을 때가 됐지. 자꾸 젊은 사람이 내 앞에서 죽는 것을 보는 것보다 낫지 않겠는가.”어르신의 말에 온은수도 약간의 슬픔을 느꼈다. 그는 눈을
차수현은 그 장면을 생각하자 가슴이 찢어질 듯 아팠다. 그녀가 유담이 온갖 고통을 받고 죽는 것을 눈 뜨고 지켜보게 하라니, 차라리 그녀가 가서 그를 바꾸는 것이 나았다.어차피 연설의 원한은 모두 자신을 향한 것이었고, 유담은 무고했으니 그녀는 자신의 아이가 어른의 원한에 연루되게 하고 싶지 않았다.더군다나 유담이 그렇게 간단하게 연설에 의해 납치된 것도 다 그녀가 일시적으로 마음이 약해서 그들에게 진실을 말하지 않았기 때문이다.유담은 연설이 그의 마음속의 그 선량하고 정직한 선생님이 아니라 악마라는 것을 전혀 몰랐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차수현은 숨이 막혔지만 눈빛은 점차 담담해졌다.“어쨌든 나는 갈 거예요.”“그럼 당신 뱃속의 아기는? 당신은 그녀를 버릴 거야?” 온은수는 슬픔을 느꼈다. 지금 이 순간, 차수현은 여전히 그를 믿고 싶지 않았다.그러나 그는 심지어 이런 일로 괴로워할 자격도 없었다. 만약 그가 처음부터 깔끔하게 연설을 처리했다면, 또는 사람을 감옥에 보내 그녀를 잘 주시하도록 분부했다면, 이런 일이 나타나지 않았을 것이다. 결국, 그의 잘못이 더욱 컸다!“난…….”차수현은 이미 무엇을 희생하든 유담을 구하러 가려고 했지만, 뱃속의 아기를 언급하자 잠시 망설이다 결국 마음속으로 한숨을 쉬며 아직 아무런 의식도 없는 배아에게 미안하다는 한마디 할 수밖에 없었다.‘미안해. 엄마의 선택은 너무 이기적이었지? 어쩌면 네가 이 아름답지만 잔혹한 세상을 볼 수 없게 할 수도 있어. 하지만 만약 일이 정말 최악의 방향으로 발전한다면, 나도 너와 함께 떠날 거야. 절대로 널 혼자 두지 않을 거라고.’“만약 당신이 가서 유담을 구하더라도, 당신이 죽는다면, 그는 앞으로 어떻게 될 것 같아? 아마 평생 그늘 속에서 살겠지. 더 이상 즐겁게 웃지도 못하고. 당신은 그가 그렇게 되길 원하니?”“그럼 어쩌라고요?! 당신이 말해봐요!” 차수현은 감정을 억제하지 못하고 고함을 질렀다.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 그녀는 어떻게 해야 좋을까?설마 이
차수현의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깜짝 놀랐다. 그는 재빨리 다가가 그녀의 손에서 아직 소리가 나는 휴대전화를 빼앗으려 했지만 차수현은 지푸라기라도 잡은 것처럼 전혀 주려 하지 않았다.“수현아, 진정해!”귀를 찌르는 비명소리에 온은수는 고막이 뚫릴 것 같았지만 몸의 불편함 대신, 오히려 가슴이 무언가에 의해 꽉 쥔 채 곧 깨질 것 같은 아픔을 느꼈다.그는 차수현이 이렇게 통제력을 잃은 모습을 본 적이 없었다. 종래로 없었다. 오은택의 일로 모함을 당했을 때도, 비록 많은 일반인들이 참을 수 없는 일을 당했지만 차수현은 이런 모습을 보인 적이 없었다. 그녀는 이미 그 빌어먹을 동영상에 자극되어 정신이 붕괴된 것 같았다.여기까지 생각하자 온은수는 더욱 걱정했다. 그러나 전에 그는 이미 차수현을 한 번 기절시켰으니 이번에는 차마 그러지 못하고 앉아서 차수현을 안고 가볍게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을 수밖에 없었다.“수현아, 핸드폰 줘, 내가 단서를 찾으러 갈게. 내가 그들의 현재 위치를 찾을 수 있을 거야. 방법이 꼭 있을 거야. 그녀의 가족도 우리 손에 있으니 우리도 속수무책이 아니야. 조급해하지 마…….”온은수 자신도 급해 죽을 지경이었지만 차수현을 진정시키는 것이 우선이었다. 차수현은 그의 말을 듣지 않았지만, 더 이상 비명을 지르지 않고 얼굴을 가리고 통곡했다. 마치 새끼를 잃은 어미 짐승처럼 슬피 울었다.온은수는 손을 내밀어 차수현의 휴대전화를 가져오려 했지만 그녀는 마치 귀신에 홀린 듯, 온은수의 어깨를 호되게 깨물며 자신의 휴대전화를 빼앗아 가지 못하게 했다.온은수는 심한 통증을 느꼈다. 차수현은 지금 이미 이성이 없어서 유난히 세게 그를 깨물었고, 한순간, 그는 살이 찢어져 피까지 흘렸다. 그러나 남자는 미간도 찡그리지 않고 오히려 이런 자세로 차수현을 그의 어깨에 엎드리게 하며 그녀의 손목을 살짝 잡더니 그녀가 손을 놓게 하는 데 성공했다.차수현은 여전히 온은수를 꽉 물고 놓지 않았다. 온은수는 아무일 없는 것처럼 차수현의 휴대폰에 들어온 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