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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083화

수현은 마치 자신의 원수를 보는 것처럼 차가운 눈빛으로 은수를 바라보았다.

그러나 그녀는 곧 은수가 지금 확실히 그녀의 원수라는 것을 깨달았다.

그는 자신의 두 아이를 빼앗았고, 그의 어머니는 자신의 엄마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었으니 그녀는 그에게 더 이상 마음이 약해져서는 안 됐다.

수현의 눈빛은 은수의 마음을 찔렀다. 그녀는 뜻밖에도 이런 표정으로 그를 바라보고 있다니, 조금의 감정도 없을 뿐만 아니라 심지어 죄책감조차 찾을 수 없었다. 오직 원한뿐이었다.

그녀야말로 그들 사이의 감정을 배신한 사람인데, 지금은 또 무슨 자격으로 그를 미워할 수 있겠는가?

은수는 수현의 손목을 힘껏 잡고 그녀를 끌고 밖으로 걸어갔다.

수현은 당연히 원하지 않았지만, 그녀의 힘은 또 어떻게 격노한 짐승 같은 은수와 맞설 수 있겠는가.

찬욱은 이 장면을 보고 줄곧 방관자의 자세를 유지했다. 그는 비록 수현에게 관심이 좀 있었지만 그렇다고 해서 지금 분노한 은수와 날카롭게 맞설 필요도 없었다.

앞으로 그녀를 이용할 수 있는 기회가 또 있었으니까.

그러므로 찬욱은 막기는커녕 오히려 불난 집에 부채질 하는 듯 한 마디 덧붙였다.

"수현 씨, 우리 사이의 약속, 잊지 마요!"

수현은 지금 또 찬욱을 상대할 겨를이 어딨겠는가. 은수는 지금 비록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온몸의 차가운 기운은 그의 기분이 무척 나쁘다는 것을 설명하고 있었다.

만약 정말 그와 떠난다면, 그야말로 호랑이 굴에 들어가는 것과 같았기에 그녀는 심지어 자신이 이 남자에 의해 뜯어 먹혀 뼈도 남기지 않을 것이라는 느낌까지 들었다.

"온은수 씨, 이거 놔요!"

수현은 소리를 지르며 주위를 바라보며 도움을 청하려는 듯 했다.

그러나 찬욱이 방관하기로 한 이상, 다른 사람들은 또 어떻게 은수의 미움을 살 위험을 무릅쓰고 생면부지의 여자를 도와주려 하겠는가? 때문에 그녀는 줄곧 레스토랑 문 앞까지 끌려갔다.

수현은 자신이 이번에 제대로 당할 것이라고 생각했을 때, 갑자기 뒤에서 미자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은수야, 너 지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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