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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045 화

작가: 민설
“네가 뭘 알아? 이번 PX그룹의 대회 출품작이 서지은이 만든 거였다고!”

민호는 고함을 치며 말을 이어갔다.

“서지은이 감히 나를 감쪽같이 숨기고, 뒤에서 딴짓하고 있었다고! 심지어 어떤 늙은 여자랑 짜고 나를 속였어!”

그는 작품을 판매했던 임수진에 대해 떠올렸다.

임수진은 당시 작품을 소개하며 그것이 지은의 작품이라는 사실을 전혀 밝히지 않았다.

‘어떻게 이런 일이 있을 수 있지? 이건 분명 서지은이 나를 함정에 빠뜨리려는 수작일 거야!’

민호는 스스로 이렇게 믿으며 자신의 분노를 정당화했다.

그는 자신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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