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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13화

다만 놀이공원이 거의 완공 단계에 있었기에 난 이 시점에 떠나고 싶지 않았다.

점심 무렵, 내가 업무를 정리하고 있을 때 이소희가 신비스러운 표정으로 다가왔다. “지원 님, 어젯밤에 생리 시작했어요?”

나는 그녀를 한 번 쳐다보았다.

“왜 그렇게 물어요?”

“별거 아니에요.”

이소희가 머리를 흔들며 말했다.

“강 대표님이 오늘 왜 그렇게 기분이 안 좋으신지 알겠어요. 욕구불만이었나 봐요.”

잠시 멍했다가 그녀가 한 말이 무슨 뜻인지 깨달은 나는 펜으로 그녀의 머리를 톡 쳤다.

“근무 시간에 일에 집중해야죠. 쓸데없는 생각하지 마요.”

이소희는 킥킥 웃으며 어제 우리가 함께 본 현장 보고서를 건넸다.

“제가 멋대로 상상한 게 아니에요. 정말로 다들 강 대표님한테 혼나서 무서워하고 있어요. 오늘 대표님 사무실에 들어갔다 나온 사람 중에 웃으면서 나온 사람이 하나도 없어요.”

내 눈앞에 오늘 아침 강유형이 화가 나서 장미꽃을 버리는 장면이 스쳐 지나갔다. 오늘 기분이 안 좋은 이유가 내가 평소처럼 쉽게 달래지지 않아서인지, 아니면 내가 헤어지자고 한 것 때문인지 궁금했다.

“지원 님, 혹시 대표님이랑 싸웠어요?”

이소희가 호기심 어린 눈으로 물었다.

나는 정신을 차리고 말했다.

“일이나 열심히 해요. 안 그러면 다음에 울 사람은 소희 씨일 지도 몰라요.”

이소희를 보내고 나서 잠시 멍하니 앉아 있다가 내 일을 정리하고 이소희의 보고서를 검토해 수정한 뒤 강유형에게 보냈다.

그는 답장이 없었고 나도 묻지 않았다.

오후 3시, 나는 휴게실에 물을 받으러 갔다가 강유형과 마주쳤다.

이소희의 말대로 그의 얼굴은 먹구름이 잔뜩 낀 것 같았고 나를 보자 표정이 더 어두워졌다.

그래도 나는 인사를 건넸다.

“대표님, 제가 보낸 보고서 확인해 주세요. 문제없으시면 협력 업체에 답변을 드려야 해서요.”

하지만 그는 나를 무시한 채 그냥 지나쳐 갔다.

나도 특별히 신경 쓰지 않았다.

사무실로 돌아오자마자 휴대폰이 울렸는데 낯선 번호였다.

“여보세요?”

“지원 씨, 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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