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가 케이트 주얼리 그룹 대문 앞에 서자 반크와 강성연이 함께 차에서 내렸다. 그들은 홀을 향해 걸어갔다.케이트 주얼리는 Z국에서 가장 큰 주얼리 업계로 패션 주얼리 업계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었다. 케이트 주얼리 그룹에 소속된 주얼리 가게는 국내에서 10위를 차지하고 있어 주얼리 탑 위치에 오르려면 꼭 케이트와 합작해야 했다.케이트 주얼리는 많은 원료를 독점하고 있으며 그들이 가지고 있는 보석 원석과 비취 원석은 다른 곳에서 살 수 없었다.또한 케이트의 가장 좋은 원석 공급원은 조건과 가격이 높아 모든 회사들이 감당할 수 있는 게 아니었다.반크는 카운터 직원에게 알렸고, 직원은 예약된 고객의 신분을 확인한 뒤에서야 그들을 귀빈실로 안내했다.귀빈실에는 두 사람이 앉아있었는데 다른 회사 직원인 듯하였다."두 분 이곳에 앉아 잠시 기다려 주십시오."직원이 떠난 후 반크와 강성연은 다른 편 소파에 앉았다.맞은편에 앉은 여자는 거울을 보면서 립스틱을 바르고 있었다. 그녀는 반크와 강성연을 흘깃 본 후 웃으면서 립스틱을 넣었다."당신들도 케이트와 합작하러 온 건가요? 어느 회사에서 왔어요?"그 여자가 묻자 반크는 겸손하게 고개를 끄덕이며 미소를 지었다."저희는 Soul 주얼리 스튜디오 직원입니다.""Soul 주얼리 스튜디오?"여자는 곁에 있던 남자를 흘깃 보더니 경멸 어린 미소를 지었다."무슨 주얼리 스튜디오인가요, 왜 전 들어본 적이 없죠?"탁자에 준비해둔 컵을 들고 물을 마시던 강성연은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여자는 일어서더니 그들에게 걸어왔다."아이고, 케이트는 Z국 주얼리 업계에서 가장 큰 주얼리 회사예요. 이름도 없는 회사가 어떻게 케이트와 합작할 수 있나요?""저희 티몬 그룹은 Soul 주얼리 스튜디오를 들어본 적도 없네요. 설마 거짓말로 들어온 건 아니겠죠?"티몬 주얼리?강성연은 미간을 살짝 찌푸렸다. 티몬 그룹은 티파티 몬드 그룹이라고도 하는데, 티어 주얼리처럼 유명한 주얼리 회사였다.그녀는 티몬 주얼리도 이번
비교해보면 윤진이 그의 딸보다 훨씬 괜찮았다.반크는 무기력하게 웃었다."티몬 그룹에서 윤티파니 아가씨를 보냈으니 그들의 목적도 우리와 같은 것 같아.""보아하니 그들도 케이트의 공급원 루트를 얻으러 온 것이네요."강성연은 눈썹을 치켜 올리며 이렇게 말하자 반크는 조금 걱정되었다."케이트가 어떤 조건을 부를 지 모르겠어. 아마 150억으로도 부족할 것 같아."탄자나이트 공급원 루트를 얻는 것만 하여도 아마 150억이 들 것이다.결국 케이트 주얼리만 유일하게 BM과 시장 합작할 수 있는 자격을 가지고 있었다. 그들은 해외 수입 루트를 독점하는 것에 많은 자금을 들였었다.그들이 거의 한 시간 정도 기다렸을 때에서야 직원이 문 앞에 나타났다."몹시 죄송하지만 저의 대표님께서 말씀하시길 당신들의 스튜디오는 아직 상장하지 않았고, 능력이 어떤지 알 수 없기에 스튜디오 사업이 안정된 후 다시 합작하러 오라고 하셨습니다."반크는 자리에서 일어섰다."남여진 부인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나?"직원은 난처한 얼굴로 말했다."반크 선생님, 저희는 그저 대표님의 뜻을 전달할 뿐입니다."강성연은 담담하게 자리에 앉아있었고 고개도 돌리지 않았다."남여진 부인께서 어떤 조건을 부르셨지요?"직원은 머뭇거리다가 이렇게 말했다."조건 문제가 아니라 당신들의 스튜디오가 아직 불안정하기 때문입니다. 어디까지나 저희 대표님은 후기 합작 능력도 고려하셔야 하거든요."강성연은 눈을 내리깔더니 천천히 직원 쪽으로 걸어갔다."알겠어요. 다음에 왔을 때 남여진 부인께서 약속을 지켜주셨으면 해요. 저희를 이렇게 오랫동안 기다리게 하지도 마시고요."그녀는 빙긋 웃으면서 반크와 함께 귀빈실에서 나왔다.공교롭게도 맞은편에서 윤티파니가 걸어오고 있었다. 윤티파니는 그들의 약속이 거절된 것을 보고 웃음을 터뜨렸다."제가 말했잖아요. 당신들처럼 이름도 없는 작은 회사는 거짓말로 들어온 것이라고. 케이트가 당신들을 접대한 것만으로도 영광으로 생각하세요. 합작하는 건 상상하지도 마요."강
그들은 사단을 일으키지 않았고 아무 짓도 하지 않았으며 그저 상장하지 못한 회사일 뿐이었다. 그들을 쫓아버린다면 그들에게 케이트가 새 회사를 안중에 두지 않는다는 화제를 만들 기회를 주는 게 아니겠는가?"그들이 기다리겠다고 하면 기다리게 내버려둬."한 시간 후 여직원이 다시 보고했지만 남여진 노부인은 여전히 거들떠보지 않았다.오후가 되었을 때 여직원이 다시 보고했다. 그녀도 그들의 의지력에 굴복한 것 같았다."그들은 아직도 떠나지 않았고 배달음식까지 시켰습니다. 아마 저녁까지 있을 것 같습니다."그들은 굳건하게 앉아있었지만 남여진 부인은 안절부절 못했다.그녀는 휠체어를 돌렸다."내가 가봐야겠다."그녀가 새 회사 직원의 의지력을 좀 낮잡아본 것이었다. 아마 그래서인지 남여진은 좀 호기심이 생겼다.그녀는 아직 상장도 하지 않은 새 회사가 어떤 뱃심이 있길래 이렇게 자신만만한지 궁금했다!"저 사람들은 정말 뻔뻔해. 대표님이 만나주지 않으니 이곳에 드러누워있잖아.""만약 나라면 부끄러워서 못 있을 것 같아.""배달음식까지 시켰어. 케이트를 정말 자신의 집이라고 생각하나 봐."직원 몇 명은 귀빈실을 지나가다가 안의 광경을 보고 모두 귓속말을 하면서 웃었다.하지만 강성연은 조금도 개의치 않고 일회용 비닐장갑으로 치킨을 뜯고 있었다. 귀빈실은 향긋한 치킨 냄새로 가득 찼다.그녀는 콜라를 들고 한 모금 마셨다.치킨에 콜라는 정말 천상궁합이야!여직원은 남여진 노부인의 휠체어를 밀면서 귀빈실 쪽으로 왔다. 그녀들이 문 앞에 이르렀을 때부터 치킨 향기가 스며 나왔다.안쪽을 보니 소파에 앉은 젊은 여자가 신나게 치킨을 뜯고 있었다.문 밖을 본 반크는 깜짝 놀랐고 일회용 비닐 장갑을 벗지도 못하고 일어섰다.강성연은 고개를 돌리더니 침착하게 비닐 장갑을 벗었다. 그녀는 자리에서 일어나면서 방긋 웃었다."노부인, 안녕하세요."남여진 노부인은 입을 열었지만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그녀는 반크를 보며 물었다."Soul은 자네의 회사였나?" 반크는
그녀는 말을 마친 후 남여진 노부인 앞에 다가와 쪼그려 앉았다. 그녀는 고개를 들더니 생글생글 웃으며 말했다."노부인 명의의 케이트 그룹은 탄자나이트를 가장 최고로 뽑고 있습니다. 노부인께서도 저처럼 탄자나이트가 발휘할 공간이 있다고 여겨 그러신 것이 아닙니까?""Z국 주얼리 시장에서 탄자나이트로 가공한 주얼리가 너무 적습니다. 아주 많은 젊은이들이 탄자나이트의 매력을 알 기회가 없지요. 만일 탄자나이트가 매장된다면 그의 존재 가치도 의미가 없는 것입니다."남여진은 눈앞에 간곡한 표정을 지은 젊은 아가씨를 바라 보았다. 여태껏 그녀를 찾아와 탄자나이트 합작 루트를 요구한 사람이 없는 건 아니었다. 하지만 그 사람들은 탄자나이트의 매력이 아닌 그 희귀 정도를 중요하게 생각했다.탄자나이트의 채굴은 기한이 있었고 몇 십 년이 지나면 전 세계 어디에서도 탄자나이트를 찾지 못할 것이다. 때가 되면 탄자나이트의 소장 가치는 지금의 사파이어보다 높을 것이다.상품은 흔치 않을수록 비싼 법이었다. 또한 남여진은 귀한 물건을 의미없는 일에 낭비하고 싶지 않기 때문에 다른 사람들이 받아들일 수 없는 조건을 내걸었던 것이다.하지만 이 젊은 아가씨는 탄자나이트에 집착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탄자나이트의 매력도 알고 있었다. 그녀의 말처럼 많은 젊은이들은 탄자나이트의 아름다움을 모르고 있었으며 사파이어와 별다른 차이가 없다고 여기고 있었다. 만일 이런 보석이 매몰된다면 탄자나이트의 존재 가치는 확실히 의미가 없는 것이다.그녀는 깊은 숨을 들이쉰 후 이렇게 말했다."젊은 아가씨가 설득을 잘하는군. 그러나 한 가지는 날 설득하지 못했어.""?"남여진 노부인은 엄숙하게 말했다."내가 너에게 탄자나이트를 준다 하여도 네가 그들이 존재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보여줄 수 있을까?"강성연은 빙긋 웃었다."제가 일년 안에 탄자나이트를 패션 주얼리 업계의 탑 클라스로 만들면 의미가 있는 것이잖아요.""정말 패기가 대단하구나. 나도 감히 그들을 패션 주얼리 업계의 탑 클라스로 만들겠
그 얼굴은 이상할 정도로 준수했다.하지만 이건 꼭 그녀의 착각일 것이지!반지훈은 고개를 들고 그녀를 바라 보았다."돌아왔어?"그녀는 시선을 거둔 후 계약서를 들고 들어갔다."반 대표님은 이렇게 한가한가요?""당신이 케이트 주얼리에서 한참 시간을 들여서야 남여진 노부인을 만났다고?""반 대표님, 설마 저에게 CCTV를 달아둔 게 아닌가요?"강성연은 자신의 옷을 살펴보았다. 그는 꼭 CCTV를 달아두었을 것이야!반지훈은 입술을 꾹 다물더니 천천히 일어서서 그녀에게 걸어갔다."왜 TG 소속 주얼리 회사라고 말하지 않았어?"새 회사가 케이트 주얼리를 찾아가면 불가피하게 면박을 당하게 될 것이다. 왜냐하면 상대방은 그들의 실력을 잘 모르기에 쉽게 응답할 수 없었다.하지만 TG 소속 주얼리 회사라고 한다면 케이트는 한 번 생각해볼 것이다. 왜냐하면 재력이 든든하니 케이트가 내놓은 조건은 다른 회사가 감당하기에는 어려워도 반지훈은 아마 눈도 깜빡 하지 않을 것이다.강성연은 계약서를 탁자 위에 놓은 후 탁자에 조금 기대며 말했다."제가 왜 TG 소속이라고 말해야 하죠?"반지훈은 손으로 탁자를 지탱하면서 그녀를 포위했다."당신은 내가 그렇게 부끄러워?"그가 말하기 부끄러운 사람이 되는 날도 있다니?강성연은 손가락을 들고 그의 어깨를 밀쳤다."부끄러운 게 아니라 너무 남의 눈에 띄어요."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잡았다.강성연은 멈칫했다가 무의식적으로 손을 뿌리치려 했지만 반지훈은 더 꽉 잡았다.반지훈의 시선이 그녀의 입술로 내려가자 강성연은 눈치채고 그가 몸을 숙일 때 손으로 그의 입술을 막았다."이곳은 사무실이에요, 함부로 하면 안돼요!"반지훈은 눈을 가늘게 뜨더니 눈에서 묘한 빛이 스쳐 지나갔다.강성연은 손바닥에서 별안간 느껴지는 따뜻하고 축축한 느낌에 화들짝 놀랐다. 그녀는 재빨리 손을 거두면서 놀란 표정으로 그를 바라 보았다."변태!"이 빌어먹을 놈이!글쎄......"다시 한 번 말해봐."반지훈은 그녀가 놀라움과 부끄러움
강성연은 심플한 옷으로 갈아입었다.흰색의 와이넥 랜턴슬리브 셔츠에 베이지색 하이웨이스트 와이드 팬츠, 허리에 둘러진 리본은 왼쪽켠에 자연스럽게 늘어뜨려져 있어 심플하지만 패셔너블했다.종업원은 그들을 데리고 룸으로 향했고 문밖에는 두 명의 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이 그곳을 지키고 있었다.“반지훈씨.”검은색 양복을 입은 경호원은 반지훈을 향해 고개를 끄덕이더니 문을 열어줬다.아름다운 인테리어와 함께 테이블 앞에 위엄 넘치는 모습으로 앉아있는 50대 남성이 보였다.사람을 압도하는 그의 기세를 보니 역시나 반지훈의 아버지다웠다.하지만 반씨 집안처럼 대단한 집안은 며느리에 대한 요구가 높을지도 몰랐다.적어도 황실의 딸이나 재벌 집 딸 정도는 돼야 허락할 듯했다.반지훈은 강성연의 허리에 손을 두르고 그녀와 함께 그의 앞에 섰다.“아버지, 아버지 며느리 데려왔어요.”“???”반지훈의 아버지가 자신을 바라보자 강성연은 백을 들고 있던 손에 은근히 힘이 들어갔다. 하지만 그녀는 최대한 침착해 보이려 애썼다.“안녕하세요, 아저씨.”반지훈의 아버지가 만족할지 말지는 중요하지 않았다.그녀는 반지훈과 결혼해서 반씨 집안의 며느리가 되려는 생각은 전혀 없었고 오히려 반지훈의 아버지가 그녀를 못마땅하게 여겼으면 했다.만약 그가 몇십억을 주면서 자기 아들을 떠나라고 한다면 아주 흔쾌히 돈을 받고 떠날 것이다.반지훈의 아버지는 손을 내저었다.“앉거라. 그렇게 긴장하지 않아도 된다.”강성연은 자리를 찾아 앉았고 반지훈의 아버지는 그녀를 보며 말했다.“네가 지훈이 아이를 셋이나 낳았다니, 믿기지 않는구나.”강성연은 저도 모르게 미간을 구기며 입술을 꾹 깨물었다.반지훈의 아버지는 아이들을 빼앗아 갈 셈인 걸까? 설마 양육권을 빼앗을 생각인가?“저런 놈의 아이를 낳다니, 내가 참으로 미안하구나. 이 세상에 너처럼 참한 여자애가 내 못난 아들을 마음에 들어 하다니, 내 아들이 참 복이 많은가 보구나.”강성연은 당황한 얼굴로 반지훈의 아버지를 바라보았다.
“아저씨, 선물은 안 주셔도 괜찮아요. 그럴 필요 없으세요.”강성연은 허둥지둥 거절했다. 어른이 주신 선물을 받을 수는 없었다. 그러나 반지훈의 아버지는 이미 선물 상자를 꺼냈고 그것을 열었다.“사이즈가 맞을지 모르겠구나.”그 안에는 엄청난 값어치의 제이드 팔찌가 들어있었다. 강성연은 그것을 잠시 살피다가 당황한 얼굴로 말했다.“이건... 임페리얼 제이드 아니에요?”반지훈의 아버지는 눈빛을 번뜩였다.“응? 제이드 품종도 알아보는 것이냐?”반지훈의 입꼬리가 스르르 올라갔다.“아버지, 성연이는 주얼리 디자이너예요. 보석에 대해서 잘 알죠.”“그렇구나. 어쩐지, 눈썰미가 좋다고 했어. 이 엠페리얼 제이드는 백 년에 한 번 나올까 말까 한 것이야. 우리 집안의 보물이지. 이건 지훈의 어머니가 남긴 혼수품이다. 지훈이가 결혼하게 되면 며느리에게 이 엠페리얼 제이드를 물려주려고 했지.”반지훈 아버지의 말을 듣자 강성연은 더더욱 그것을 받을 수 없었다.“아저씨, 이 엠페리얼 제이드는 너무 과해요. 정말 받을 수 없어요.”“이미 선물로 준 건데 안 받는 법이 어딨어? 내가 대신 보관해줄게.”반지훈이 그녀 대신 팔찌를 받았다.“당신...”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를 흘겨보았다.반지훈 아버지는 두 사람을 번갈아 보더니 너그럽게 웃으며 말했다.“요즘 젊은이들은 다들 서로 맞추면서 살아간다지. 난 내 아들을 잘 알아. 저놈은 아무나 부릴 수 있는 놈이 아니야.”강성연은 답답했다.누가 그를 부리고 싶어 한다는 말인가?전혀 부리고 싶지 않았다.반지훈의 아버지와 식사를 마치고 난 뒤 저택으로 돌아오니 아주 늦은 시각이었다. 김 아저씨는 어르신이 돌아오자 웃으며 그를 맞이했다.“어르신, 오셨어요?”“그래. 우리 손녀 손자들 보러 왔다.”“할아버지!”유이와 시언이 위층에서 내려와 잔뜩 신난 얼굴로 할아버지에게 달려갔다.반지훈의 아버지는 허리를 숙여 아이를 안았다.“어이구, 우리 손녀딸 잘 먹어서 살쪘나 보네.”“저 살 안 쪘어요!”유이가
“그건 맞아. 6년 전 일은 너한테 사고였겠지.”반지훈은 그녀를 바라보며 덤덤한 어조로 말했다.“하지만 나한테는 아니야.”그 일을 사고로 여겼었다면 그는 그녀를 찾지 않았을 것이다.어쩌면 그날 밤 약 때문에 그를 밤새 미치게 만든 여자를 찾고 싶은 걸지도 몰랐다.그녀의 아름다움과 그녀가 준 기쁨이 뼛속 깊이까지 스며들어 도저히 잊히지 않았다.이 업계에서 일하면서 외모가 아름다운 여자는 수도 없이 만났었지만 강성연 만큼 강렬한 느낌을 준 여자는 없었다. 물론 강미현도 그녀에 미치지 못했다.반지훈은 그녀의 턱을 잡더니 손가락으로 그녀의 살짝 벌어진 빨간 입술을 문질렀다.“강미현은 내 옆에 6년 동안 있었지만 난 단 한 번도 강미현에게 손댄 적 없어. 그날 밤 그 여자는 손이 닿는 순간 나 자신을 통제할 수 없었지만 강미현은 아니었어.”강성연은 깜짝 놀랐다.반지훈이 지금 무슨 말을 한 걸까?너무 위험한 남자였다.“반지훈씨, 당신... 읍!”그의 키스는 마치 지금 그의 모습처럼 거칠고 난폭했다. 마치 걷잡을 수 없이 번져가는 불길 같았다.“너도 느꼈잖아?”반지훈은 그녀를 살짝 놓아주면서 중얼거렸다. 뜨거운 숨결이 강성연의 얼굴에 닿았다.“반지훈씨, 이거 먼저 놔요.”강성연은 조급히 그를 밀어내려 했지만 그는 그녀의 위로 몸을 겹치며 가슴팍을 맞닿았다.강성연은 그의 키스에 정신을 차릴 수 없었고 가느다란 두 손은 그의 옷깃을 단단히 쥐고 있었다.그는 온몸이 불덩이처럼 뜨거웠다.마치 통제를 잃은 듯한 그의 모습에 강성연은 무척 당황했다.그녀는 저항하기 시작하면서 불분명한 발음으로 얘기했다.“반지훈씨... 나한테 손 안 댈 거라고 했잖아요!”“움직이지 마!”낮은 그의 목소리는 어딘가 거칠었고 그녀를 바라보는 그의 눈동자는 마치 횃불 같았다.“손 안 댈 거야. 하지만 맛은 좀 봐야지.”말을 마친 뒤 키스가 이어졌다.적막이 들어선 방 안에서 야살스러운 소리가 들려왔다.강성연도 처음에는 반항했지만 서서히 저항을 멈췄다.심지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