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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95화

뒤에 침대 시트가 함몰되는 걸 느낀 강성연은 부엉이처럼 눈을 크게 뜨면서 돌아보았다.

그러나 등뒤에 남자는 누운 후 아무런 동정도 없었다. 잠시 후 그녀는 몰래 머리를 돌렸다.

남자는 그녀를 등진 채 자고 있었다.

더블 침대 중간에는 한 사람이 더 누울 수 있는 공간이 있었다.

하지만 강성연은 조금 안도했을 뿐 완전히 마음을 놓지 못했다. 얼마나 굳은 채로 있었을까, 새벽쯤 그녀는 너무 피곤해 깜빡 잠들어버렸다.

누군가의 터치에 잠에서 깬 반지훈은 미간을 찌푸리고 몸을 돌렸다. 여자는 대(大)로 쿨쿨 자고 있었으며 옆에 이불까지 걷어찼다.

그는 이마를 주물렀다.

참 잠버릇이 와일드 한 여자였다.

반지훈은 그녀의 손을 치울 때 별안간 무슨 생각이 났는지 은은한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보았다......

날이 밝자 타임 설정된 커튼이 자동으로 열렸으며 방은 순식간에 매우 환해졌다.

눈을 꾹 감고 있던 강성연의 속눈썹이 파르르 떨렸다. 그녀는 느긋하게 손을 뻗어 옆에 있던 이불을 안았고 머리로 비비기까지 했다.

촉감이 좀 이상한걸?

강성연은 눈을 번쩍 떴다. 곁에 누운 남자를 확인한 순간 그녀는 몸이 뻣뻣하게 굳기 시작했다.

반지훈은 평온하게 누워 깍지 낀 두 손을 배 위에 올려놓고 있었다.

정직하게 자고 있는 그와 달리 그녀는 문어처럼 그에게 붙어있었다.

강성연은 깊게 숨을 들이쉰 후 조심조심 그에게서 떨어졌다.

그리고는 신속하게 이불을 치우고 도망쳤다.

반지훈은 천천히 눈을 뜨더니 밖으로 나가는 여자를 보며 입가에 옅은 미소를 지었다

**

강성연과 반크가 엘리베이터에서 나오자 반지훈이 보였다. 그 순간 강성연은 황급히 시선을 피했다.

하지만 그가 아침에 일을 모를 것이라 생각한 강성연은 조금 안도했다.

"나가려는 건가?"

반지훈은 그녀를 보면서 살짝 눈썹을 치켜 올렸다.

강성연은 웃었다.

"네, 케이트 주얼리에 가려고요. 반 대표님이 헛돈을 들이게 할 수 없잖아요."

강성연이 반지훈 곁을 지나칠 때 남자는 입 꼬리를 올리며 낮게 말했다.

"공짜로 해주는 거 아니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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