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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98화

김아린은 영안실 입구를 물끄러미 바라보았다. 머리 속이 텅 빈 것 같았다. 한참 후, 그녀는 천천히 입을 움직였다. “그럴 리가…말도 안 돼.”

 수연이 죽었다고?

 그녀는 믿을 수 없었다.

 수연처럼 교활하고 약삭빠른 여자가 어떻게 죽을 수 있지?

 조 팀장은 김아린을 바라보았다. “아린 씨, 확인하러 가시겠습니까?”

 김아린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그녀는 조 팀장을 따라 시신이 안치된 냉동고 앞으로 걸어갔다. 조 팀장은 16호 냉동고를 열었고, 안에 누워 있는 여자는 분명 수연이었다.

 김아린의 눈빛은 경악에서 점차 암담함으로 바뀌었고,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금 그녀가 느끼는 감정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다.

 한참 뒤 어렵게 입을 열었다. “부친에게 알릴게요.”

 ......

 수연이 사고로 죽었다는 소식을 강성연은 이틀 후에야 알았다. 심지어 반지훈이 알려주었다.

 “이렇게 갑자기요?” 강성연 역시 놀랐다. 그녀도 수연을 알긴 했지만, 잘 아는 사람은 아니었다.

 반지훈은 잡지를 뒤지며 커피를 마셨다. “인생은 뜻밖의 일의 연속이니, 내일 무슨 일이 일어날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지.”

 강성연은 고개를 숙였다. 이 소식을 들으니, 그녀의 마음도 몹시 괴로웠다. 살아있던 사람이 한순간에 차가운 시체로 변했다.

 강성연은 자신도 모르게 자신의 아버지와 희영을 떠올렸다.

 그녀는 수저를 내려놓았다. “여보, 시간 있으면 우리 아버지와 희영 씨 묘에 데려가 줘요.”

 반지훈은 페이지를 넘기다가 고개를 들어 그녀를 바라보았다.

 클라우드 아파트.

 초인종이 몇 번 울리자, 김아린은 술잔을 내려놓고 비틀거리며 일어나 문을 열었다.

 문이 열렸고, 구천광은 그녀의 몸에서, 그리고 방안에서 풍기는 짙은 술냄새를 맡았다.

 김아린은 그를 뚫어지게 쳐다보았다. “당신이에요?”

 그녀는 다시 돌아서서 집안으로 들어가 소파 밑에 자리를 잡고 앉았다. 테이블 위에는 곧 바닥 날 것 같은 와인 한 병이 놓여 있었고, 커튼은 걷지 않아 방안은 여전히 어두웠다.

 구천광은 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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