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드폰에서는 우안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아빠, 엄마가 말 안 했어?”“뭐?”우안은 냉담하게 웃었다.“그들이 언니한테 돈 달라고 해서 나 영화학원에 보냈어. 공교롭게도 붙었어.”우영은 갑자기 일어섰다.“뭐라고? 그들이 너를 영화학원에 보냈다고? 그럼, 너는 왜 나한테 말 안 했어?”“알려주면 그게 또 무슨 소용인데! 어차피 아빠, 엄마가 뭐라해도 다 들어줄 거잖아? 돈 내라면 바로 돈 주고, 언니 돈은 뭐 바람에 불어온 거야? 언니 때문에 동생은 졸업해서 집에서 누워서 언니가 돈 갖다주기면 기다리고 있어. 언니는 언니 돈으로 그를 아들처럼 한평생 살려 먹여. 나중에 그가 언니 노후까지 책임지기를 바라야지 뭐.”“안아...”우안은 그녀가 대꾸하기도 전에 전화를 바로 끊었다.이튿날, 우안은 위 씨 여동생 역할을 따냈다고 연락을 받았고, 이 감독은 그녀한테 돌아가서 대본을 봐서 두 달 안으로 이 역할은 익숙 시켜서 역할 속으로 빠져야 한다고 요구했다.우안은 자기가 선택받은 것에 대해 놀랐다. 그녀는 오디션에 합격할 거라는 생각은 꿈도 못 했기 때문이다. 갑자기 오디션 통과했다는 소식은 그녀를 반응하지 못하게 했다.이 감독은 그녀에게 물었다.“다른 문제 있어요?”우안이 정신을 차리고 머리를 흔들고는 일어나서 자리를 떴다.임석진의 보조는 웃으면서 말했다.“이 여자애 뭔가 좀 괴팍한 것 같아요.”이 감독은 당황하지 않고 천천히 말했다.“내가 찾고 싶은 역할이 바로 이런 사람입니다. 아무런 연기 경험이 없는 신인이 더 자기 본색 그대로 잘 연기 할 수 있어요.”말이 끝나자, 그는 진예은을 봤다.“남은 위 씨의 역할은 예은 씨가 생각할 때 맞는 사람이 있어요?”진예은은 한참 동안 침묵하다가 PAD를 이 감독 앞에 놔두었다.“이 사람들 어때요?”5명 30세 이하의 남자배우 사진이다. 그중 4명은 영화배우이고 주계진만 유일한 드라마 쪽 배우다.강유이가 그녀한테 ‘안개’를 참고로 하라고 했고, 그녀는 어제저녁에 밤새워 ‘안개’를 다 봤다
임석진은 말하고 바로 핸드폰을 들었다. 주계진이 일어섰다.“알았어. 그럼 한 번 해볼게. 아니면 다른 사람이 우리 TY엔터에 사람이 없다고 하면 어떡해?”임석진은 주게진을 데리고 이 감독과 레스토랑에서 만났다. 만나는 날에 주계진은 임석진의 요구대로 안경을 썼다.이 감독이 마음에 든 것이 바로 주계진의 이미지였다. 점잖은 ‘위 씨’와 많이 부합된다.“주계진 씨 혹시 악역 해봤어요?”주계진은 성실하게 대답했다.“악역은 안 해봤어요.”이 감독은 손깍지를 하고 책상 위에 놓고는 의미심장하게 말했다.“안 해봤어도 좋아요. 당신이 출연한 ‘안개’를 봤거든요. 임 매니저님도 저한테 당신의 연기가 그저 일반이라고 말했어요. 하지만 나의 영화에서는 당신이 누구로 연기하는 것이 아니라 본색 연기했으면 합니다.”주계진은 몇 초 동안 멍해졌다.“하지만 이 역할은 나랑 하나도 안 같아요. 이 감독님께서 허위적인 남자로 연기하라는데, 저는 아마...”“그건 간단해요. 당신이 거짓말을 할 줄 아니 캐릭터만 잘 잡으면 돼요. 모든 사람이 허위적인 면이 있죠. 마치 당신이 팬들 앞에서는 본인이 아닌 만들어진 캐릭터인 것처럼 당신은 그 만들어진 모습만 잘 연기해 주시면 돼요.”주계진은 아무 말 하지 않았다.밥을 먹고 나서 주계진과 임석진은 레스토랑을 떠났다. 임석진은 건물 밖에서 담배 한 대를 피웠다.“주계진, 이번 기회 완전히 소중해. 잘 잡아.”그는 쯧쯧거리며 답했다. “알았어.”…도장.남우는 요즘에 계속 잠이 모자란다고 생각하고 정신도 없다. 시월은 그녀의 안색이 별로 좋지 않아서 물었다.”“아가씨, 어디 아파요?”그녀는 책상 위에 엎드렸다.“나도 몰라, 그냥 매일 잠자고 싶고 계속 피곤해져.”“남우 누나, 시월 누나. 족발 드실래요? 옆에 새 가게 차렸는데 정말 맛있어 보여요.”한 제자가 방금 포장해 온 족발을 카운터로 들고 왔다. 시월은 냄새를 한번 맡았다.“향 좋다.”“당연하죠. 그 집에서 특제로 만들어진 족발이라서 엄청나게 길게 줄
그러자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너무 좋아요. 빨리 회장님에게 알려줘야겠어요.”시월은 핸드포으로 남강훈에게 전화했다.남강훈은 자기 딸이 임신한 것을 듣고 놀던 마작도 그만뒀다. 서진이 머리를 들고 그를 쳐다보며 물었다. “남우 임신했다고요? 진짜예요?”남강훈은 좋아서 입도 안 다물어진다. 돈을 졌어도 기분이 좋다.“당연히 진짜죠. 병원에 가서 검사했대요. 나도 드디어 외할아버지가 되는군요!”다른 두 마작하는 사람도 축하해줬다.“와. 남 회장님, 이건 정말 좋은 일이네요. 나중에 만월 파티할 때 꼭 불러줘요.”남강훈은 손을 저었다.“하하. 당연하죠. 그건 걱정하지 마세요.”남우가 진경 저택에 돌아와서 바로 반재언 서재로 향했다. 반재언은 머리 숙여 책을 보고 있었는데 남우가 책상 위에 종이 한 장을 던진 것을 봤다.“이것 봐!”그는 멈칫하더니 임신진단서라는 글을 보고 갑자기 머리를 들었다.남우가 말했다.“나 임신했어.”반재언은 책을 놓고 일어나 남우 앞으로 걸어가서 갑자기 그녀를 안고 책상 위에 앉히면서 웃었다.“겹경사가 났네. 참 좋네, 좋아!”남우는 그를 바라 보았다.“겹경사라고?”반재언은 그녀의 이마에 뽀뽀했다.“우리 결혼식, 다음 달에 하기로 했거든. 남우 그거 알아? 내가 이 날을 얼마나 오래 기다려 왔는지! 나 지금 기분이 너무 좋아. 네가 나에게 우리만의 새 가정을 주는 것을 허락해 줘서 고마워.”반 씨 가문, 반재언은 서재에서 부모와 다음 달 결혼식에 관해 상의하고 있다.강성연은 남우가 임신한 것을 알고 그에게 당부했다.“남우가 임신했으니, 네가 잘 보살펴 줘. 임신 초기에 좀 많이 불편할 거야. 입맛도 없고 음식 방면도 네가 많이 주의해야 해. 앞에 석달은 특히 조심하고 알았지?”반재언은 웃었다.“알았어요. 제가 잘 보살필게요.”강성연은 또 뭔가 생각나서 말했다.“내가 아줌마 몇이 보낼게, 이러면 더 편리해. 뭐 모르는 것 있으면 그때 가서 또 나한테 묻고.”반재언은 고개를 끄덕였다.“네.”
임산부는 다 잘 휴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디 다치기라고 하면 큰일이다.종언은 그 자리에 멈췄다.“축하해.”남우는 방긋 웃었다.“고마워.”“누님!”하준이 두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왔다. 두 경호원 손에는 각종 선물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는데, 모두 아이 장난감 이였다.건담, 레고 조립, 트랜스포머, 디즈니 장난감 굿즈, 레이싱 모형 등 이였다. “누님, 임신했다는 소식 듣고 모든 대형 백화점 다 돌았어요. 내가 생각할 때 누님은 무조건 아들 낳으실 것 같아서 이것들을 모두 사 왔어요!”남우는 입가가 실룩거리더니 물컵을 내려놓았다.“넌 참 좋은 동생이야.”그는 입을 벌리면서 활짝 웃었다.“당연하죠. 난 우리 아버지한테도 이렇게 안 해봤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도 이런 것은 쓸데가 없으니깐 모두 누님 거입니다. 나중에 작은 도련님이 태어나면 이 장난감들이 모두 내가 사줬다고 잊지 말고 알려줘야 해요.”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하준은 경호원보고 빨리 장난감을 내려놓으라 했다. 시월을 몸을 숙여 남우 곁에 다가갔다.“아가씨, 이번에 생긴 이 동생은 일을 참 잘하는 것 같네요.”남우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내며 어색하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다 때려서 이래.”“맞다. 누님,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임산부는 운동을 많이 하면 안 된대요. 이후로 일 있으면 싸우면 안 돼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나 찾아요. 누가 마음에 안 들으면 내가 가르쳐 줄게요.”남우는 헛웃음을 지었다.“당연하지. 하 도련님께서 날 지켜주는데 누가 감히 날 괴롭히겠어, 그렇지?”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내가 이 거리에서는 명성이 자자해요. 누가 내 누님을 괴롭히면 나한테 불만이 있다는 건데.”말하고는 두 경호원에게 말했다.“너희가 가서 소문을 내. 남우 누님은 내가 지킨다고. 누가 내 체면을 주지 않으면 때려!”남우는 할 말이 없다.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원래는 하준이 센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웃긴 사람일 줄이야.시월은 진심
그가 소리 없이 웃으며 그녀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우리 아이들도 이제 여름이면 태어날 테니까.”그러자 강유이가 미소 지으며 커다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여름에 태어날 아이들이라니. 황소자리일까 아니면 쌍둥이자리일까. 너무 궁금해!”그가 그녀의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뭐든 좋아.”….그 시각 미나토 구.반재언은 남우의 옛 고향에서 웨딩촬영을 찍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촬영을 맡은 팀은 유명 연예인들의 웨딩촬영을 전문으로 찍는 팀원들이라 프로페셔널했고 가격도 비쌌다.촬영 장소는 몽콕, 국제화 도시, 주룽, 야우마 테이 그리고 코즈웨이 베이였다. 야외 촬영은 바다가 보이는 해변가와 하트 모양 호수, 그리고 주변 작은 섬에서 찍기로 했다.촬영 장소가 바뀜에 따라 새로운 드레스로 갈아입어야 했다. 물론 드레스는 전부 명품 브랜드 특수 제작으로 옷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장소를 옮기며 찍다 보니 어느새 천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호텔에 돌아온 남우는 기진맥진하여 침대 위에 쓰러져 버렸다.“웨딩 촬영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니…”반재언은 커튼을 열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남우를 돌아보며 피식 웃었다.“고생 많았어, 남우야.”그녀가 자리에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사진이 잘 찍혔는지 모르겠네.”그가 침대 옆으로 다가오더니 그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신발을 벗겨주었다.“걱정 마, 아무렇게나 찍어도 남우는 다 예쁠 테니까.”그러자 남우가 낮은 소리로 툴툴거렸다.“그런 모르지.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잘 나올 수도 있어. 우리 혼인신고할 때 찍은 사진을 생각해 봐. 나 정말 못생기게 찍혔었는데.”반재언이 고개를 들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못생기지 않았어.”그가 작은 그녀의 발을 주무르며 물었다.“발 안 아파?”“아프진 않아. 그냥 조금 지쳤을 뿐이야.”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싸울 땐 지친다는 말 한 번도 안 하더니.”남우가 몸을 흠칫 떨었다.“그거랑 이건 다
그녀가 예쁘게 받아먹더니 새침하게 말했다.“서비스 좋네.”두 사람은 나란히 길을 걸었다. 그는 그녀에게 밤을 까줬고 그녀는 열심히 받아먹다 가끔은 그의 입에도 넣어주었다.비록 양 꼬치 같은 다른 음식은 맛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즐거웠다.“남우 씨?”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고개를 돌렸는데, 바로 정민희였다. 방금 식사를 하고 나온 건지 정민희가 음식점 문 앞에서 남우를 바라보고 있었다.남우는 흠칫 놀라 반재언을 힐끗 바라보았다.미나토 구에서 남우와 반재언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정민희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당신들이 미나토 구에는 어쩐 일이에요?”“아 저희는…”“웨딩 촬영하러 왔습니다.”그때 반재언이 남우의 어깨를 감싸며 대신 대답했다.“저희 다음 달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웨딩 촬영도 해야 해서 미나토 구에 오게 되었어요.”정민희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싱긋 미소 비었다.“그랬군요. 축하드려요.”반재언도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 줘서 고맙습니다. 저와 남우는 정민희 씨가 저희 결혼식에 참석해 주시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할 것입니다.”정민희가 막 뭐라고 대답하려던 그때 안경을 쓴 점잖은 남자가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민희야, 친구?”정민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남우가 물었다.“이분은…”정민희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제 약혼자예요. 변호사죠.”남자도 싱긋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반재언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남우는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 정민희한테 약혼자가 생겼다니.“그럼 저희 먼저 가볼게요.”정민희는 짧게 인사하고는 안경 쓴 남자와 함께 떠났다.남우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민희 씨가 약혼했을 줄은 몰랐네.”반재언도 그녀를 끌어안으며 자리를 옮겼다.“좋은 일이잖아, 안 그래?”남우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난 민희 씨가 아직도 너를 못 잊고 있는 줄 알았지.”그가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소찬이 미간을 주무르며 말했다.“형 설마 그 웨딩드레스 살려고 그래? 그건 포기하는 게 좋을걸. 헤라 부인은 절대 그거 안 팔아. 예전에 S 국 공주가 결혼할 때 그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 했는데 헤라 부인이 절대 안 팔았잖아. 결국 나중에 60억이나 주고 대여해 입었지. 그것도 딱 하루만.”또한 헤라 부인의 그 드레스는 아무나 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타 유명 연예인들도 결혼할 때 빌려 입으려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기만 했었다.그러자 반재언이 미소 지었다.“나는 무조건 빌릴 거야. 얼마가 들던 상관없어. 식만 끝나면 바로 돌려 드릴 테니까.”소찬이 한숨을 들이켰다.“형수님한테 그 드레스를 입히려고 아주 거금을 들이는구나.”“다른 나라 공주님도 할 수 있는 걸 왜 내가 내 와이프한테 못해주겠어. 나도 남우한테 가장 좋은 걸로 해줄 거야.”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와이가 있는 남자들은 다들 머리에 하나씩 뭐가 모자라다던데. 그걸 오늘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되었네.“ 그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그럼 지금 당장 전화해 볼게. 하지만 부인께서 허락할지 말지는 나도 장담 못 해.”반재언이 실눈을 떴다.“부인께서 거절하면 그건 네 문제지.”소찬이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아니, 형 지금 나 협박해?”그가 양손으로 깍지를 끼며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그래도 그분 네 얼굴은 어느 정도 봐 줄 거 아니야.”“그건 내 얼굴이 아니라 우리 외할머니 얼굴을 봐서겠지.”“넌 네 외할머니 손자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소찬은 할 말을 잃었다. 반재언의 태도는 완강했다. 마치 당장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밀며 어떻게든 빌려오라고 협박하는 것 같았다. 성공하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화를 낼 게 분명했다.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 염치 불고하고 빌어보지 뭐.”문자를 보내자마자 소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가 휴대폰 화면을 반재언 쪽에 내밀며 말했다.“이거 봐, 나 지금 차단당한 거지
소찬이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걱정 마세요 형수님. 재언 형 며칠만 지나면 돌아올 거예요. 차에 타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남우가 차에 올라탄 후 소찬을 바라보았다.“소찬 씨는 재언씨가 뭐 하러 갔는지 알고 있나요?”소찬이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에 언뜻 교활한 미소가 스쳤다.“어쩔 수 없네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형수님. 재언 형 웨딩드레스 빌리러 간 거예요.”반재언은 소찬에게 입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지만, 그 말을 순순히 따를 소찬이 아니었다. 그는 어제 레스토랑에서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복수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남우가 놀란 듯이 되물었다.“뭘 빌리러 갔다고요?”웨딩드레스는 사전제작을 하거나 사면 될 거 아닌가? 왜 굳이 빌리러 그곳까지 갔지?“형수님 그거 모르시죠. 재언 형이 이미 절판된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봐뒀는데, 아직 빌릴 수 있을지 말지도 확실치 않아요. 그 드레스는 억만금을 줘도 사기 어렵거든요. 예전에 S 국 공주가 결혼할 때에는 몇십억을 주고 빌리기까지 했었죠. 그것도 딱 하루.”남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루 빌리는데 몇십억이나 된다고요?”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드레스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거든요. 그거 관리만 하는 데에도 돈 엄청 들걸요. 오죽하면 공주님도 빌려 입을 정도겠어요. 재언 형 진짜 형수님을 위해 뭐든 할 생각인가 봐요.”남우가 흠칫 몸을 굳혔다.‘그래서 아까 반재언이 결혼식에 꼭 필요한 거라고 했었나. 그 드레스를 빌리러 S 국에 간 거였어.’모두 다 그녀를 위해서였다.그녀가 팔짱을 끼며 미간을 찌푸렸다.“반재언 완전 바보 아니야?”소찬이 혀를 차며 말했다.“남자가 가끔은 자기 와이프를 위해 집안을 말아먹기도 하는 거죠. 어차피 재언 형한테 그 정도 돈은 돈도 아닐 텐데요 뭐. 그분 몸값이 몇 조는 될 텐데, 그까짓 돈이 별거겠어요?”하지만 남우는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녀는 소찬에게 도장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소찬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