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산부는 다 잘 휴식해야 하는 거 아닌가? 어디 다치기라고 하면 큰일이다.종언은 그 자리에 멈췄다.“축하해.”남우는 방긋 웃었다.“고마워.”“누님!”하준이 두 명의 경호원을 데리고 들어왔다. 두 경호원 손에는 각종 선물들이 한가득 들어 있었는데, 모두 아이 장난감 이였다.건담, 레고 조립, 트랜스포머, 디즈니 장난감 굿즈, 레이싱 모형 등 이였다. “누님, 임신했다는 소식 듣고 모든 대형 백화점 다 돌았어요. 내가 생각할 때 누님은 무조건 아들 낳으실 것 같아서 이것들을 모두 사 왔어요!”남우는 입가가 실룩거리더니 물컵을 내려놓았다.“넌 참 좋은 동생이야.”그는 입을 벌리면서 활짝 웃었다.“당연하죠. 난 우리 아버지한테도 이렇게 안 해봤어요. 하지만 우리 아버지도 이런 것은 쓸데가 없으니깐 모두 누님 거입니다. 나중에 작은 도련님이 태어나면 이 장난감들이 모두 내가 사줬다고 잊지 말고 알려줘야 해요.”남우는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하준은 경호원보고 빨리 장난감을 내려놓으라 했다. 시월을 몸을 숙여 남우 곁에 다가갔다.“아가씨, 이번에 생긴 이 동생은 일을 참 잘하는 것 같네요.”남우는 억지로 웃음을 지어내며 어색하게 작은 소리로 말했다.“다 때려서 이래.”“맞다. 누님, 우리 엄마가 그러는데 임산부는 운동을 많이 하면 안 된대요. 이후로 일 있으면 싸우면 안 돼요.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나 찾아요. 누가 마음에 안 들으면 내가 가르쳐 줄게요.”남우는 헛웃음을 지었다.“당연하지. 하 도련님께서 날 지켜주는데 누가 감히 날 괴롭히겠어, 그렇지?”하준은 고개를 끄덕였다.“당연하죠. 내가 이 거리에서는 명성이 자자해요. 누가 내 누님을 괴롭히면 나한테 불만이 있다는 건데.”말하고는 두 경호원에게 말했다.“너희가 가서 소문을 내. 남우 누님은 내가 지킨다고. 누가 내 체면을 주지 않으면 때려!”남우는 할 말이 없다.그녀는 이마를 짚었다. 원래는 하준이 센 사람인 줄 알았는데 이렇게 웃긴 사람일 줄이야.시월은 진심
그가 소리 없이 웃으며 그녀를 품에 안고 다정하게 말했다. “괜찮아. 어차피 우리 아이들도 이제 여름이면 태어날 테니까.”그러자 강유이가 미소 지으며 커다란 자신의 배를 쓰다듬었다.“여름에 태어날 아이들이라니. 황소자리일까 아니면 쌍둥이자리일까. 너무 궁금해!”그가 그녀의 머리에 입을 맞추었다.“뭐든 좋아.”….그 시각 미나토 구.반재언은 남우의 옛 고향에서 웨딩촬영을 찍기로 결정했다. 그들의 촬영을 맡은 팀은 유명 연예인들의 웨딩촬영을 전문으로 찍는 팀원들이라 프로페셔널했고 가격도 비쌌다.촬영 장소는 몽콕, 국제화 도시, 주룽, 야우마 테이 그리고 코즈웨이 베이였다. 야외 촬영은 바다가 보이는 해변가와 하트 모양 호수, 그리고 주변 작은 섬에서 찍기로 했다.촬영 장소가 바뀜에 따라 새로운 드레스로 갈아입어야 했다. 물론 드레스는 전부 명품 브랜드 특수 제작으로 옷마다 다른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었다.이른 아침부터 오후까지 장소를 옮기며 찍다 보니 어느새 천 장이 넘는 사진을 찍었다.호텔에 돌아온 남우는 기진맥진하여 침대 위에 쓰러져 버렸다.“웨딩 촬영이 이렇게 힘든 일이었다니…”반재언은 커튼을 열며 불만을 토로하고 있는 남우를 돌아보며 피식 웃었다.“고생 많았어, 남우야.”그녀가 자리에 일어나 앉으며 말했다.“사진이 잘 찍혔는지 모르겠네.”그가 침대 옆으로 다가오더니 그녀 앞에 한쪽 무릎을 꿇으며 신발을 벗겨주었다.“걱정 마, 아무렇게나 찍어도 남우는 다 예쁠 테니까.”그러자 남우가 낮은 소리로 툴툴거렸다.“그런 모르지. 어쩌면 네가 나보다 더 잘 나올 수도 있어. 우리 혼인신고할 때 찍은 사진을 생각해 봐. 나 정말 못생기게 찍혔었는데.”반재언이 고개를 들고 그녀를 올려다보았다.“못생기지 않았어.”그가 작은 그녀의 발을 주무르며 물었다.“발 안 아파?”“아프진 않아. 그냥 조금 지쳤을 뿐이야.”그가 소리 내어 웃었다.“싸울 땐 지친다는 말 한 번도 안 하더니.”남우가 몸을 흠칫 떨었다.“그거랑 이건 다
그녀가 예쁘게 받아먹더니 새침하게 말했다.“서비스 좋네.”두 사람은 나란히 길을 걸었다. 그는 그녀에게 밤을 까줬고 그녀는 열심히 받아먹다 가끔은 그의 입에도 넣어주었다.비록 양 꼬치 같은 다른 음식은 맛볼 수 없었지만 그래도 그녀는 이 순간이 너무나도 즐거웠다.“남우 씨?”누군가 자신의 이름을 부르자 그녀가 고개를 돌렸는데, 바로 정민희였다. 방금 식사를 하고 나온 건지 정민희가 음식점 문 앞에서 남우를 바라보고 있었다.남우는 흠칫 놀라 반재언을 힐끗 바라보았다.미나토 구에서 남우와 반재언을 만나게 될 거라고 생각지 못했던 정민희가 그들을 향해 다가왔다.“당신들이 미나토 구에는 어쩐 일이에요?”“아 저희는…”“웨딩 촬영하러 왔습니다.”그때 반재언이 남우의 어깨를 감싸며 대신 대답했다.“저희 다음 달에 결혼식을 올리게 되었습니다. 마침 웨딩 촬영도 해야 해서 미나토 구에 오게 되었어요.”정민희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싱긋 미소 비었다.“그랬군요. 축하드려요.”반재언도 고개를 끄덕였다.“축하해 줘서 고맙습니다. 저와 남우는 정민희 씨가 저희 결혼식에 참석해 주시면 무척 영광으로 생각할 것입니다.”정민희가 막 뭐라고 대답하려던 그때 안경을 쓴 점잖은 남자가 그녀 곁으로 다가왔다.“민희야, 친구?”정민희가 고개를 끄덕였다.남우가 물었다.“이분은…”정민희가 미소 지으며 답했다.“제 약혼자예요. 변호사죠.”남자도 싱긋 웃더니 고개를 끄덕이며 그들에게 인사했다.“안녕하세요.”반재언도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 남우는 살짝 놀란 표정이었다. 정민희한테 약혼자가 생겼다니.“그럼 저희 먼저 가볼게요.”정민희는 짧게 인사하고는 안경 쓴 남자와 함께 떠났다.남우가 두 사람의 뒷모습을 바라보며 말했다.“정민희 씨가 약혼했을 줄은 몰랐네.”반재언도 그녀를 끌어안으며 자리를 옮겼다.“좋은 일이잖아, 안 그래?”남우가 팔짱을 끼며 말했다.“난 민희 씨가 아직도 너를 못 잊고 있는 줄 알았지.”그가 소리 내어 웃음을 터뜨렸다.“
소찬이 미간을 주무르며 말했다.“형 설마 그 웨딩드레스 살려고 그래? 그건 포기하는 게 좋을걸. 헤라 부인은 절대 그거 안 팔아. 예전에 S 국 공주가 결혼할 때 그 웨딩드레스를 입고 싶어 했는데 헤라 부인이 절대 안 팔았잖아. 결국 나중에 60억이나 주고 대여해 입었지. 그것도 딱 하루만.”또한 헤라 부인의 그 드레스는 아무나 빌릴 수 있는 것도 아니었다. 기타 유명 연예인들도 결혼할 때 빌려 입으려 했지만 번번이 거절당하기만 했었다.그러자 반재언이 미소 지었다.“나는 무조건 빌릴 거야. 얼마가 들던 상관없어. 식만 끝나면 바로 돌려 드릴 테니까.”소찬이 한숨을 들이켰다.“형수님한테 그 드레스를 입히려고 아주 거금을 들이는구나.”“다른 나라 공주님도 할 수 있는 걸 왜 내가 내 와이프한테 못해주겠어. 나도 남우한테 가장 좋은 걸로 해줄 거야.”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알겠어. 와이가 있는 남자들은 다들 머리에 하나씩 뭐가 모자라다던데. 그걸 오늘 내 눈으로 직접 목격하게 되었네.“ 그가 휴대폰을 꺼내들었다.“그럼 지금 당장 전화해 볼게. 하지만 부인께서 허락할지 말지는 나도 장담 못 해.”반재언이 실눈을 떴다.“부인께서 거절하면 그건 네 문제지.”소찬이 고개를 번쩍 쳐들었다.“아니, 형 지금 나 협박해?”그가 양손으로 깍지를 끼며 테이블 위에 내려놓았다.“그래도 그분 네 얼굴은 어느 정도 봐 줄 거 아니야.”“그건 내 얼굴이 아니라 우리 외할머니 얼굴을 봐서겠지.”“넌 네 외할머니 손자니까 그 정도는 할 수 있겠지?”소찬은 할 말을 잃었다. 반재언의 태도는 완강했다. 마치 당장 자신의 목에 칼을 들이밀며 어떻게든 빌려오라고 협박하는 것 같았다. 성공하지 못하면 당장이라도 화를 낼 게 분명했다.그가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알았어. 알았다고. 내가 어떻게든 해 볼게. 염치 불고하고 빌어보지 뭐.”문자를 보내자마자 소찬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그가 휴대폰 화면을 반재언 쪽에 내밀며 말했다.“이거 봐, 나 지금 차단당한 거지
소찬이 차창을 내리고 말했다.“걱정 마세요 형수님. 재언 형 며칠만 지나면 돌아올 거예요. 차에 타세요. 제가 모셔다드릴게요.”남우가 차에 올라탄 후 소찬을 바라보았다.“소찬 씨는 재언씨가 뭐 하러 갔는지 알고 있나요?”소찬이 백미러로 그녀를 힐끗 바라보았다. 그의 눈가에 언뜻 교활한 미소가 스쳤다.“어쩔 수 없네요, 솔직히 말씀드릴게요 형수님. 재언 형 웨딩드레스 빌리러 간 거예요.”반재언은 소찬에게 입조심하라고 단단히 일러두었지만, 그 말을 순순히 따를 소찬이 아니었다. 그는 어제 레스토랑에서 자신이 당한 일에 대한 복수를 해야만 했기 때문이다. 그러자 남우가 놀란 듯이 되물었다.“뭘 빌리러 갔다고요?”웨딩드레스는 사전제작을 하거나 사면 될 거 아닌가? 왜 굳이 빌리러 그곳까지 갔지?“형수님 그거 모르시죠. 재언 형이 이미 절판된 빈티지 웨딩드레스를 봐뒀는데, 아직 빌릴 수 있을지 말지도 확실치 않아요. 그 드레스는 억만금을 줘도 사기 어렵거든요. 예전에 S 국 공주가 결혼할 때에는 몇십억을 주고 빌리기까지 했었죠. 그것도 딱 하루.”남우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하루 빌리는데 몇십억이나 된다고요?”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네. 그 드레스는 정기적으로 관리를 해줘야 하거든요. 그거 관리만 하는 데에도 돈 엄청 들걸요. 오죽하면 공주님도 빌려 입을 정도겠어요. 재언 형 진짜 형수님을 위해 뭐든 할 생각인가 봐요.”남우가 흠칫 몸을 굳혔다.‘그래서 아까 반재언이 결혼식에 꼭 필요한 거라고 했었나. 그 드레스를 빌리러 S 국에 간 거였어.’모두 다 그녀를 위해서였다.그녀가 팔짱을 끼며 미간을 찌푸렸다.“반재언 완전 바보 아니야?”소찬이 혀를 차며 말했다.“남자가 가끔은 자기 와이프를 위해 집안을 말아먹기도 하는 거죠. 어차피 재언 형한테 그 정도 돈은 돈도 아닐 텐데요 뭐. 그분 몸값이 몇 조는 될 텐데, 그까짓 돈이 별거겠어요?”하지만 남우는 대답하지 않았다.잠시 후, 그녀는 소찬에게 도장으로 가달라고 부탁했다. 소찬이
문뜩 뭔가를 떠올린 그가 남자를 잡으며 물었다.“그 자식은?”“아직 주차장에서 심문 중이야.”다민은 그들을 남겨둔 후 곧바로 별장 주차장으로 향했다.주차장 안, 한 남자가 의자에 묶여있었고, 그 옆에는 다른 두 남자가 번갈아가며 그를 심문했지만 시종일관 입을 다물고 있었다.다민이 주차장 안으로 들어왔다. 그는 분노를 참지 못하고 남자에게 달려가 주먹을 날렸다. 남자는 의자와 함께 밀쳐져 바닥에 나뒹굴어 버리고 말았다. “다민!”옆에 있던 사람들이 그를 말리기 시작했다.다민은 그들을 뿌리친 후 계속하여 남자에게 발길질했다. 마치 모든 분노를 그에게 쏟아내려는 듯이 가차없었다.무차별적인 폭행에 남자가 신음 소리만 내다 잠시 후 피를 토했다. 남자의 목숨이 위태로울 지경에 이르자 곁에 있던 두 남자가 서둘러 말렸다.“이러다 이놈 죽어.”다민이 그들을 뿌리쳤다. 분노에 눈이 먼 그가 남자를 일으켜 세웠다.“이래도 배후가 누군지 말 안 해?”남자가 콜록거리며 기침을 하더니 고통스러운 듯 표정을 찡그리며 말했다.“할 수 있다면 어디 죽여 봐.”다민이 총을 꺼내더니 남자의 머리에 겨누었다.그러자 옆에 있던 두 남자가 황급히 그를 말렸다.“다민! 정신 좀 차려. 지금 저놈을 죽이면 이제는 진짜 배후를 찾을 수 없게 돼!”다민이 깊은 한숨을 내쉬더니 잠시 후 총을 내려놓았다.“내가 맹세코 네놈을 절대 편하게 죽도록 내버려 두지 않을 거야.”병원에서는 아직도 응급 처치가 한창이었다. 문밖에서 기다리는 사람들의 속도 바질바질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때, 소찬한테서 전화가 걸려왔다.전화의 주인은 잠시 머뭇거리다가 결국 전화를 받았다. 소찬이 화를 내며 물었다.“다민과 재언 형은 대체 왜 내 전화를 안 받는 거야? 두 사람 지금 뭐 하는데?”헤라 부인한테서 전화가 왔었다. 한참을 기다려도 반재언이 나타나지 않았다고. 반재언이 마음대로 약속을 어길 사람이 아니라는 걸 알고 있었던 그녀가 소찬한테까지 연락을 했던 것이다.결국 소찬이 반재언에게
소찬은 큰 자책감을 느끼고 있었다.“제가 형을 말렸어야 했는데….”강성연이 몸을 휘청거리더니 뒤로 한걸음 물러섰다. 반지훈이 얼른 그녀를 부축했다. 그가 소찬을 바라보며 굳은 표정으로 물었다.“지금은 어떤 상황이야?”소찬이 대답했다.“아직 응급 처치 중이랍니다. 그쪽 말로는 상처가 깊어 빨리 수술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합니다.”“형한테 무슨 일 생겼어요?”현관을 들어서던 반재신이 마침 그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다.돌아서서 반재신을 확인한 소찬이 몸을 흠칫 떨었다.‘이 사람이 바로 재언 형의 동생?’두 사람은 닮아도 너무 닮았다.반재신이 다가오며 말했다.“아버지, 제가 S 국으로 갈게요. 형한테 사고가 났다는데 이대로 가만히 있을 수는 없어요.”반지훈이 말했다.“나랑 같이 가. 간 김에 네 형 상태도 살펴봐야겠어. 상황이 어떻든, 병원에 연락해서 무조건 네 형의 목숨을 살려놓으라고 해!“ 반재신이 위층으로 올라가 간단하게 짐을 쌌다. 반지훈이 강성연의 손을 꼭 잡으며 말했다.“성연아, 나 잠깐 갔다 올게.”강성연이 고개를 끄덕였다.“알았어요. 모두들 무사히 돌아와야 해요.”반지훈이 그녀를 꼭 껴안았다. “걱정 마. 우리 아들 데리고 무사히 귀국할 테니까.”반재신이 먼저 아래로 내려가고 그 뒤로 반지훈이 따랐다. 소찬도 막 그들 뒤를 따르려는데 강성연이 그를 불러 세웠다.“그럼, 부탁할게.”도장 안, 남우는 오늘따라 마음이 뒤숭숭했다. 하루 종일 반재언한테서 아무 연락도 오지 않았다.시월은 그녀가 자꾸만 멍하니 앉아있기만 하자 웃으며 다가갔다.“아가씨, 지금 재언 도련님 생각하시는 거예요?”“아니거든.”그녀가 휴대폰을 넣으며 말했다.시월이 그녀의 곁에 앉았다.“아가씨는 현재 도련님 아이까지 품고 계시는데 보고 싶으시면 보고 싶다 말하면 되죠. 뭐 굳이 숨기려 하세요?”남우가 시월을 힐끗 노려보았다.“나 요즘 느낀 건데, 너 도장에 나오기 시작한 후로 말이 많아졌어. 저 자식들과 있으면서 나쁜 것만 배운 거 아니
형의 옷으로 갈아입고 방에서 나오자 소찬이 깜짝 놀라며 반재신을 훑어보았다.“이거 닮아도 너무 닮았는데?”쌍둥이라 원래 닮았는데다가 일부러 분장까지 하니 아예 같은 사람처럼 보였다.반재신이 정장 외투를 툭툭 털어내며 말했다.“이제 병원으로 가자.”소찬이 고개를 끄덕였다.“좋아.”점심이 되고, 반재신은 형인 척 연기하며 퇴원 수속을 마쳤다. 그의 곁에는 다민과 소찬도 함께 있었다. 다민이 그를 대신해 차 문을 열어주었다. 반재신이 차에 오른 후 소찬과 다민도 차에 올랐다.멀지 않은 곳에서 한 남자가 경악스러운 표정으로 멀어지는 차를 바라보며 미간을 찌푸렸다.“이럴 수가! 분명 엄청 크게 다쳤다고 했는데…”문뜩 뭔가를 떠올린 남자가 서둘러 누군가에게 전화를 걸었다.“반재언 방금 퇴원했습니다. 다쳤다던 건 아마 거짓말인 것 같습니다.”한편 호텔 스위트룸.젊은 남자가 전화를 끊은 후 휴대폰을 옆으로 던져버렸다. 그가 싸늘한 눈빛으로 곁에 서 있는 중년 남자를 바라보았다.“반재언이 중상을 입은 게 정말 확실해?”“화… 확실합니다. 차에서 구조되어 나올 때 분명히 온몸이 피로 범벅되어 있었습니다.”중년 남자가 부들부들 떨며 대답했다.남자가 미간을 찌푸렸다.“그 말이 사실이라면 어떻게 반재언이 오늘 퇴원할 수가 있어! 분명 무슨 수작을 부린 거야. 빨리 병원에 가서 확인해 봐.”밖으로 나가려던 남자는 순간 문 앞에 서 있는 올리카를 확인하고는 흠칫거렸다.“올리카 아가씨?”올리카가 남자를 밀치며 안으로 들어갔다. 그리고 믿을 수 없다는 표정으로 남자를 바라보았다.“제임스, 이게 뭐 하는 짓이야! 너 미쳤어?”제임스가 소파로 다가가 앉더니 술잔을 들고 흔들었다.“올리카, 난 너를 위해서 그런 거야. 네가 그놈을 좋아하는데 그놈은 너를 여자로 생각하지도 않잖아. 그놈이 너한테 그런 모욕을 줬는데 당연히 내가 복수해 줘야지.”올리카가 무의식적으로 뒷걸음질 쳤다.“제임스, 그 사람들이 네가 벌인 짓이라는 걸 알게 되면 널 가만둘 것 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