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뜨거운 감자: 그 신인 디자이너 옳지? 이런 일을 하다니, 역시 작품이 좋다고 하여 사람됨됨이도 좋은 건 아니었어. 제기랄 다시는 위너 주얼리 사지 않을래.#네티즌들이 강미현 페이스북을 찾아가 테러 하기 시작했다.#반반에 무 많이: 그만 변명해, 명백한 증거가 나타났어. 페이스북 지워.##오늘도 다섯 끼를: 너 따위가 주얼리 디자이너를 해? 그 작품들 모욕하네.##브이: 웃기지? 고딕 스타일 작품을 디자인한 디자이너가 Dila를 모르다니. 배운지 1달 만에 이토록 완벽한 작품을 디자인했다고 들었어, 어이없는 걸. 그 작품이랑 상관이 없는 것 같아.#......강 씨 저택.강미현은 네티즌들의 테러에 감히 휴대폰을 보지 못했고 멘탈이 나갈 것 같았다.초란은 걱정된 얼굴로 그녀에게 다가왔다. 초란은 그녀의 휴대폰에 달린 악플들을 보더니 우울한 얼굴로 말했다."왜 이렇게 된 거야, 해명했다고 했잖아?""전 정말 윤티파니가 그 일을 모두 저에게 뒤집어 씌우게 만들 능력이 있을 줄은 몰랐어요. 짜증나네요, 모두 강성연 때문이에요. 어젯밤 분명히 강성연의 잘못으로 되어야 하는데!"강미현은 손톱을 부러질 정도로 꽉 깨물고 있었다.윤 씨 가문은 지금 강 씨 가문을 견제하고 있었다. 그녀는 아버지가 뭔가를 의심할까 걱정되어 나가서 해명했었던 것이다. 결과 지금 도리어 윤티파니에게 한 방을 먹은 것이었다!제기랄, 이건 모두 강성연의 탓이야.반지훈이 강성연을 지지해주지 않는다면 윤티파니가 자신을 건드릴 수 있었을까?"그 천 것이 우리 둘을 사지에 모는구나. 보아하니 우리도 움직여야겠어."강미현은 어머니를 바라 보았다. "어떻게 할 건데요?"초란은 의기양양하게 말했다."당연히 이 일을 강성연에게 밀어야 해. 너를 힘들게 만드는데 우리도 가만히 있을 수 없지.""잊지마, 어젯밤 휴게실에 사람이 왜 윤 아가씨로 변했는지를. 꼭 강성연 그 천 것이 계획한 거야. 윤 아가씨도 강성연을 미워할 거야. 이 일을 강성연의 탓으로 돌린다면 강성연도 벗어나지 못
반 씨 어르신은 그들을 바라 보았다"그렇다면 너희 엄마는 왜 아빠를 받아들이지 않는 거야?"세 쌍둥이는 서로 눈빛을 주고받은 후 어르신에게 엄마의 과거를 말해주었다. 어르신은 그들의 말을 듣고 표정이 좀 어두워졌다.그는 강성연의 신분과 배경을 개의치 않아했고 오늘에서야 그녀가 강 씨 가문 큰아가씨라는 걸 알게 되었다. 강 씨 가문은 비록 일반 집안이지만 반 씨 가문은 강성연을 받아들일 수 있었다.하지만 그는 바보 같은 아들이 장님처럼 강 씨 가문 사생아에게 6년 동안 속을 줄은 예상하지 못했다. 그러니 성연이가 아들을 용서하지 않는 것이었다.저 놈도 자업자득이야."할아버지도 엄마랑 아빠가 화해하길 바라시죠?"강시언이 묻자 어르신은 콧방귀를 뀌었다. "당연하지."아들이 어쩌다 마음에 드는 아가씨를 만났는데 그가 어떻게 훼방을 놓을 수 있겠는가? 솔직히 저 아가씨 덕분이 아니라면 아들은 아직까지도 솔로였을 수 있었다!반지훈은 방에 들어와 그녀를 침대에 눕혔다. 부드러운 침대에 누운 강성연은 끄응거리면서 몸을 뒤척이더니 그의 손을 깔았다.반지훈은 부드러운 촉감에 몸이 딱딱하게 굳었고 미간을 찌푸렸다. 그의 눈에서 욕망의 불길이 활활 타오르고 있는 것 같았다.이 여자는 잠도 얌전하게 자지 않네!반지훈이 몸을 숙이면서 키스하려고 할 때 휴대폰이 울렸다.그는 강성연을 흘끔 본 후 휴대폰을 꺼내 수신 버튼을 눌렀다. 휴대폰 너머로 누군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반 대표님, 조사 부탁하신 일에 좀 진전이 있습니다."반지훈은 아직 깨어나지 않은 강성연을 돌아보더니 방을 나섰다.그는 서재에 가서 물었다."어떻게 되었어?""아직 강성연 아가씨와 M국 대도시의 관계는 조사하지 못했습니다. 하지만 강성연 아가씨 어머님의 신분이 평범하지 않다는 걸 조사해냈습니다."반지훈은 책상에 앉은 후 미간을 찌푸렸다."어머님이?""네, 제가 자료를 찾아 대비해 보았는데 강성연 아가씨의 어머님은 아마 연 씨 가문 사람인 것 같습니다."상대는 곧바로 자료를 반지
"꼬르륵~"바로 이때 진지한 분위기에 어울리지 않는 배꼽시계 소리가 정적을 깨뜨렸다.그녀를 깔고 있던 남자는 갑자기 픽 웃었다."배고픈 거야? 당신이 아침까지 잘 줄 알았어."강성연은 시선을 피하면서 중얼거렸다."알면 좀 비켜줄래요?"반지훈은 일어나더니 그녀의 머리를 만지면서 말했다."내가 당신에게 야식을 준비해줄게.""???"강성연은 아래층으로 내려갔다. 그녀도 아침까지 잘 줄 알았는데 깨어나보니 새벽 2시 밖에 되지 않았다.그녀는 오후에 너무 피곤하여 어떻게 돌아왔는지도 몰랐다.반지훈은 주방에서 야식을 준비하고 있었다. 강성연은 조금 멍한 표정으로 주방을 바라 보았다.키가 훤칠한 남자는 루즈핏 잠옷을 입고 있어 평소 정장을 입었을 때도 조금 부드러워 보였다!하지만 반지훈이 잠옷을 입은 채 주방에서 야식을 준비하는 장면은 누가 상상이나 해보았겠는가!그는 끓여놓은 라면 한 그릇을 식탁에 내려 놓았고 따뜻한 우유 한 잔도 주었다.강성연은 식탁에 앉아 그릇에 남긴 라면을 바라 보았다. 처음 라면을 끓이면 보통 걸쭉해지는데 그는 처음이 아닌 게 분명했다.국물은 매우 진했고 토마토와 햄도 잘게 썰어 넣었다. 특별히 계란 두 알을 프라이하여 면을 덮었으며 송송 썬 파도 뿌렸다.외형은 정말 괜찮았다.그녀가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으니 쉽게 끊어지지 않았고 꽤 탄력이 있었다.그녀는 고개를 들고 턱을 괴면서 남자를 바라 보았다."반 대표님, 음식 솜씨가 좋네요."솔직히 말한다면 그녀 스스로도 이렇게 하지 못할 것이다.반지훈은 입 꼬리를 올렸다."당신이 좋아한다니 다행이야."강성연이 한 입 맛보자 그는 눈을 가늘게 떴다."맛은 어때?""네, 맛있네요."그녀는 몇 입 먹은 후 장난스럽게 말했다."전 반 대표님의 손은 사인만 할 줄 알았어요. 보아하니 숨겨둔 게 많네요.""숨겨둔 게 많은 건 당신 아니야?"강성연은 멈칫하더니 반지훈을 바라 보았다."저요?"반지훈은 턱을 괴더니 고개를 끄덕였다.강성연은 고개를 숙이고 면을 먹었
반지훈은 그녀를 무릎에 앉히고 말했다."알려줘."강성연은 그를 뿌리칠 힘이 없었다. 이 나쁜 놈은 수단이 너무 많아 그녀는 도저히 감당할 수가 없었다.글쎄 그녀에게서 답을 듣기 위해 이렇게 유치한 짓까지 서슴지 않다니!그녀는 숨을 헐떡거리면서도 그가 또 간지러움을 태울까 봐 그의 손을 꽉 잡고 있었다."전 예전부터 알고 있었어요. 하지만 전 엄마와 그 사람의 관계는 잘 몰라요."그건 지금의 그녀도 알고 싶었던 일이었다.반지훈은 그녀의 말이 거짓말이 아닌 걸 알아차리고 천천히 입을 열었다."당신도 그 사람의 신분을 몰라?""전 리비어 아저씨의 신분이 뭐든 상관없어요. 어차피 엄마 외에 저에게 가장 잘해주는 가족이에요."비록 그들은 혈연관계가 없지만 강성연은 일찍부터 리비어 아저씨를 가족처럼 생각하고 있었다. 아마 그가 유일하게 엄마의 존재를 기억하고 있는 사람이기 때문에 그럴 것이다.반지훈은 눈을 내리깔았다. 강성연은 대도시의 일을 모르는 것 같았다. 그렇다면 그녀의 어머니가 연 씨 가문 사람이라는 일도 아마 모를 것이다."아는 건 다 말했어요. 계속 면을 먹어도 돼요?"반지훈은 웃으면서 그녀를 놓아주었다.강성연은 반지훈이 놓아준 후 자리에 돌아가 계속 면을 먹었다. 반지훈은 그녀를 바라 보았다."다 먹으면 돌아가서 더 쉬어."그는 위층으로 올라갔다. 강성연은 고개를 돌려 그의 뒷모습을 바라보더니 잠시 사색에 잠겼다.설마 반지훈이 뭘 알아낸 건가?**다음날.회사에 온 강성연은 직원들이 휴대폰을 들고 수군거리는 것을 발견했다. 한 여직원이 그녀를 발견한 후 무의식적으로 휴대폰을 숨겼다."Zora 아가씨......""왜 그래?"그녀가 웃으며 물었다."Zora 아가씨, 페이스북에서 아가씨도 윤 아가씨의 사건과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습니다."여직원이 어색한 표정으로 말했다.강성연은 휴대폰을 꺼내본 뒤에서야 강미현이 화살을 자신에게 돌렸다는 걸 알아차렸다."성연아."반크가 걸어오자 직원들도 각자의 자리로 돌아갔다.그
모든 사람들은 윤티파니가 먼저 잘못을 하여 강성연이 복수를 한 것이라 여겼다.그녀는 입 꼬리를 올리더니 휴대폰을 꺼내 윤 부인에게 전화를 걸었다.10시 좌우, 윤 부인은 윤티파티의 계정으로 동영상 하나를 올렸다.동영상 속에 윤티파니는 상태가 좋지 않았고 눈빛도 암울했다. 그녀는 하룻밤 사이에 수척해진 것 같았으며 평소 페이스북에 올리던 예쁜 사진과 전혀 달라 보였다.그녀는 사건이 발생한 후 처음으로 동영상 속에서 자신의 입장을 표명했다."전 성연 아가씨와 말다툼이 좀 있었지만 절 해친 건 성연 아가씨가 아닙니다. 그날 밤 전 다른 사람에게 이용을 당했습니다. 제가 남의 말을 쉽게 믿은 탓이기도 하죠, 전 더이상 숨기지 않으려고 합니다. 여러분들에게 죄송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습니다."#다시 한 번 팩폭: 당사자가 동영상으로 해명하잖아. 키보드 워리어들 정신 좀 차려. 모모에게 속지 말고.##9년 공부 나무아미타불: 정말 초췌해 보이네. 솔직하게 내 딸이 이렇게 큰 일을 당하고 비웃음까지 당한다면 난 정말 그 사람들을 모두 죽여버릴 거야.##브이: 바보 같은 키보드 워리어들 짝퉁 디자이너를 위해 말하더니, 얼굴이 뜨겁지?#강 씨 저택."퍼억!"강진은 태블릿을 탁자 위에 던지면서 강미현에게 손가락질을 했다."네가 무슨 짓을 했는지 봐봐!"곁에 있던 초란은 깜짝 놀라 남편에게 다가갔다."여보, 화내지 마요......""당신은 좀 가만히 있어!"강진은 그녀의 손을 뿌리쳤다."당신이 딸 교육을 어떻게 했어? 윤 씨 가문...... 윤 씨 가문은 우리가 건드릴 수 있는 집안이야?"강진은 초란에게 고함을 질렀다.초란은 억울하여 입술을 깨물었다. 이 모든 건 다 강성연 그 천 것 때문이 아닌가?강미현은 윤티파니가 강성연의 편에 설 것을 예상하지 못했다. 꼭 강성연 그 천 것의 아이디어일 것이다!"미현과 무슨 상관이 있어요. 미현이가 생각 없이 한 말을 윤티파니가 믿은 거잖아요. 또한 윤티파니는 원래 성연이를 해치려고 했어요. 윤티파니가
강 씨 노부인에게 있어 이익은 항상 일 순위였다. 남자는 강 씨 가문을 이어받아야 하고 여자는 권세가 있는 사람과 결혼하여 강 씨 가문을 도와야 했다.그녀는 강미현이 가치가 있다고 생각하여 지금 돕고 있는 것이었다.강진은 주먹을 꽉 쥐었다."어머니, 성연이는 어머님의 손녀가 아닙니까?""성연이?"노부인은 강진이 그녀를 언급하자 화가 치밀었다."강성연은 공은희와 똑같아. 강 씨 가문의 은혜를 갚을 줄 사람에게 뭘 바라는 거야?""너도 예전에 공은희의 능력을 보고 결혼한 것 아니냐? 공은희의 도움 덕분에 네가 서울시에서 발을 붙였지.""그러나 공은희가 나에게 좋은 얼굴 한 번 보여준 적이 있어? 또한 너와 결혼한 뒤에도 다른 남자를 마음에 품은 천박한 년이 아니더냐? 그런 년에게서 태어난 딸이 얼마나 좋은 사람일까?""그만 해요!"강진의 큰 소리로 외치자 모든 사람들이 멍해졌다. 노부인마저도 의아한 얼굴로 그를 바라 보았다.강진은 한 번도 큰소리로 그녀에게 말해본 적이 없었다."어머니는 공은희 일에 대해 말할 자격이 없어요."강진은 이렇게 말한 후 곧장 위층으로 올라갔다.억울한 표정으로 얼굴을 감싸 쥐고 있던 초란은 순간 낯빛이 변했다. 강진이 글쎄 공은희 때문에 어머니와 화를 내는 것이었다.공은희 그 천 것이 죽은 지 이토록 오랜 세월이 흘렀는데 강진은 그 년을 아직도 기억하고 있었다.그러니 강진이 유언을 고치려고 하는 것이었다. 위너를 강성연에게 돌려주려는 게 분명했다.안돼, 난 절대 그 천 것이 돌아와 미현의 것을 빼앗게 할 수 없어!"어머님에게 드릴 말씀이 있어요......"초란은 노부인과 토론할 수밖에 없었다. 필경 노부인은 위너가 강성연의 손에 넘어가는 걸 원하지 않을 것이다.**윤티파니가 동영상을 올려 해명한 뒤로 과연 많은 네티즌들이 그녀를 동정했다.그날 품행이 단정하지 못한 여자로부터 화를 당한 피해자가 되었다. 당사자 몇 명이 증거까지 올리자 모든 화살이 강미현에게 돌아갔다.서울시의 서울 신문에서도 윤티파
강성연은 이렇게 생각하면서 휴대폰을 책상에 올려놓은 후 스피커폰을 켰다. 그러자 초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성연아, 할머니가 보자고 하신다......"통화가 끝난 후 반크는 조금 걱정되었다."노부인이 보자고 하는 건 무슨 음모가 아닐까? 아니면 내가 같이 가줄게."강성연은 미소를 지었다."괜찮아요, 반크 삼촌. 삼촌은 스튜디오에서 해야 될 일이 많잖아요. 노부인과 초란은 저에게 아무짓도 못해요."강성연은 신라 호텔에 도착했다. 사실 그녀는 노부인과 초란이 왜 강 씨 저택에 그녀를 부르지 않고 레스토랑에 불렀는지 궁금했다. 도대체 왜서일까?그녀가 룸에 들어서자 강 씨 노부인과 초란이 테이블에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할머니, 무슨 일로 절 찾았어요?"강성연이 일말의 존경심도 없이 무덤덤하게 말하자 노부인의 낯빛은 더 어두워졌다."너의 아버지가 위너를 너에게 물려줬다고 들었다."강성연은 멍해졌다가 의아한 얼굴로 말했다."전 왜 아버지가 위너를 저에게 물려준 사실을 모르죠? 또한 지금 위너는 강미현의 것이잖아요."그녀는 이렇게 말하면서 초란을 바라 보았다.초란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심지어 조금 원망이 어린 눈빛으로 그녀를 바라 보는 것이 아니겠는가?노부인은 콧방귀를 뀌더니 이렇게 말했다."위너는 비록 너의 어머니가 창설한 회사지만 지금 강 씨 가문의 명의로 되어있으니 강 씨 가문의 자산이야.""너희 여자들은 결국 모두 시집을 가야 하지. 위너 주얼리는 너희들과 아무런 관련이 없단다. 너의 아버지가 글쎄 위너를 너에게 넘겨주겠다고 유서를 고치더구나, 난 동의하지 않을 거다."노부인의 말에 강성연은 멍해졌다.무슨 뜻이야?아버지가 나에게 위너를 물려주겠다고 유언장을 고쳤다고?이건 또 뭐 하는 짓이지?"강성연, 위너를 포기해."노부인은 그녀에게 위너를 포기하라고 명령하고 있었다.강성연은 어두운 눈빛으로 말했다."할머니가 윗사람이라 해도 위너가 지금 강 씨 가문의 자산인데, 할머니와 무슨 관련이 있죠?"위너는 지금 아버지의
"윗사람이 어떤 태도로 절 대하면, 제가 어떤 태도로 윗사람을 대하지요. 그리고 할머니는 여태껏 절 손녀로 생각하지 않았잖아요. 그런데 할머니는 왜 제가 상냥하게 대하길 바라는 거예요?"노부인은 강성연이 여자로 태어나자 한 번도 안아본 적이 없었고 심지어 한 번도 찾아와 본 적이 없었다.예전 철이 들지 않았을 때, 강성연은 엄마, 아빠와 함께 설을 쇠러 고향으로 돌아갔었다. 하지만 그때 할머니가 어떻게 엄마를 괴롭혔는지 그녀는 아직도 기억이 생생했다.하지만 엄마의 반응은 아주 냉담했고 노부인을 안중에 두지 않았다. 아마 그 일 때문에 노부인은 그녀가 엄마와 같다고 생각할 것이다.당연히 강성연은 아버지와 초란의 더러운 일 때문에 어머니가 강 씨 가문 사람들에게 냉담했다고 여겼다."성연아, 너 어떻게 할머니에게 그렇게 말할 수 있어?"초란은 그래도 노부인에게 잘 보여야 했다. 그녀는 여전히 좋은 며느리의 연기를 하고 있었다."전 그저 솔직하게 말했을 뿐이에요."강성연은 팔짱을 끼면서 무덤덤하게 말했다."전 위너를 포기하지 못해요. 아버지가 위너를 저에게 물려주지 않는다 하여도 전 위너를 빼앗아올 거예요."누구도 막을 수 없었다."네가 감히!"노부인은 이를 부득부득 갈았다."제가 감히 하지 못할 일이 뭐가 있어요."강성연은 냉담하게 이렇게 말한 후 룸에서 나왔다.그녀가 나가기 바쁘게 노부인은 참지 못하고 테이블을 모두 엎어버렸다. 초란은 깜짝 놀랐지만 인내심을 가지고 위로했다."어머님, 화내지 마셔요. 이후 다른 방법으로 성연이를 해결하면 돼요."노부인은 초란의 말을 듣고 진짜 흥분을 가라앉혔다."저 천 것은 확실히 공은희의 딸이구나. 너의 말이 옳아, 다른 방법으로 처리하면 돼."호텔에서 나온 강성연은 주차장에서 갑자기 발걸음을 멈추었다. 그녀는 고개를 돌려 화려한 포르쉐를 바라 보았다.그리더니 다시 차 번호를 확인했다.이건 송아영의 차잖아?송아영은 색상이 환한 차를 좋아하기 때문에 붉은색, 파란색, 자주색 차들만 샀으며
”유이야.”조민과 소찬이 술잔을 들고 다가왔다.“오늘 너무 예쁘다!”강유이가 웃으며 말했다.“고마워요.”조민이 술잔을 들며 말했다.“이건 나와 소찬 씨가 축하의 의미로 권하는 거야. 너와 한태군이 오랫동안 행복하게 잘 살기를 바래.”강유이가 그녀의 잔에 자신의 잔을 부딪혔다.“저도 선배와 소찬 씨의 앞날에 행복할 일만 가득하길 바랄게요.”곧이어 남우와 반재언이 다가왔다. 두 사람의 뒤에는 진예은과 반재신 그리고 강성연과 반지훈까지 있었다.강성연이 유이의 얼굴을 쓰다듬으며 말했다.“오늘 우리 유이 너무 잘했어!”그녀가 미소 지었다.“진짜요?”반지훈이 말했다.“우리 딸 정말 눈이 부시게 아름다웠어. 넌 우리의 자랑이야.”강유이가 한 떨기 꽃처럼 어여쁘게 미소를 지었다.한태군이 그들 쪽으로 다가와 감사 인사를 전했다.“아버님, 어머니, 두 분께서 유이를 제가 주신 것에 감사드리는 마음으로 이 잔 올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었다.“네놈 운 좋은 줄 알아!”그가 술잔을 들고 한태군이 내민 잔에 부딪혔다.“앞으로 내 딸한테 정말 잘해줘야 해.”한태군이 강유이를 바라보았다.“걱정 마세요. 제 생에 여자는 오직 유이 한 사람뿐입니다.”강성연도 미소 지었다.여준우와 진예은의 아버지도 인사를 건네러 다가왔다. 그들과 함께 정연 여왕과 한희운도 다가왔다. 여준우가 말했다.“아직 의식 하나 남았지?”강유이가 의아한 표정으로 물었다.“남은 의식이 또 있어요?”그가 말했다.“베란다에서 하는 세기말 키스가 남았잖니. 너희 아직 그거 못했어.”한희운이 웃으며 말했다.“여준우 경, 어째 가족들보다 경이 더 조급해 하는 것 같습니다.”여준우가 들뜬 표정으로 말했다.“전설 속의 세기말 키스. 우리 모두 한 번도 본 적이 없지 않습니까! 그 장면을 오늘에서야 보게 되었군요.”그의 말에 다른 사람들도 웃음을 터뜨렸다.남우가 의문스러운 듯이 물었다.“세기말 키스가 뭐야?”반재언이 그녀에게 설명해 주었다.“오래전 첫 번째
웨딩카가 지나가야 했기에 궁에서부터 대성당까지 가는 길에 기타 차량은 통행을 금지 시켰다.강유이가 창밖을 바라보았는데 길에는 혼란스러울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몰려있었다. 그들 모두가 이 성대하고 엄청난 장면을 구경하러 몰려든 것이였다.그녀의 곁에 앉아있는 한태군은 네이비 더블 버튼 군복을 입고 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늠름해 보였다. 어깨에는 성 패트릭 훈장과 로열 빅토리아 훈장 등 여러 훈장이 달려있었다.그가 강유이의 손을 잡더니 갑자기 웃음을 터뜨렸다.“손에서 땀이 나는데?”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더니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나 긴장돼.”그가 그녀의 손을 잡아당기더니 손등에 입을 맞추었다.“내가 있잖아. 긴장할 것 없어. 마음을 편하게 가져.”강유이의 시선이 그가 입은 제복으로 향했다.“이 옷 오빠한테 너무 잘 어울린다!”한태군이 가볍게 웃으며 말했다.“내 신부도 오늘 너무 아름다워.”성당에 도착하자 한태군은 강유이와 떨어지게 되었다. 그는 아버지 한희운과 함께 여준우, 진예은의 아버지 등 황실 성원들 그리고 내각 대신들까지 함께 성당 서쪽 문으로 걸어갔다. 문 앞에 있는 광장에는 이미 수천 명의 초대 관객들이 몰려있었는데 그 장면이 너무나도 웅장했다.여준우가 웃으며 말했다.“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보고 있고, 결혼식도 전부 라이브로 방송되겠는데 유이 그 계집애 아마 지금쯤 우리보다 더 긴장하고 있겠죠?”진예은의 아버지가 그를 바라보았다.“하하. 내 눈에는 네가 더 긴장한 것 같은데?”그가 웃으며 말했다.“황실 결혼식은 처음이라서요.”열한 시 반이 되자 정연 여왕이 모습을 드러냈다. 그녀는 신랑 한태군 일행이 도착할 때까지 대표로 성당에서 각 귀빈들과 인사를 나눴다.남우가 반재언 곁으로 다가가 낮은 목소리로 물었다.“저분이 바로 여왕 폐하셔? 엄청 예쁘시다. 나 실제로 처음 봐.”반재언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나도 처음 뵙는 거야.”“뭐?”남우가 깜짝 놀랐다.“그전에 한 번도 만난 적 없어?”“재신이
”참 형수님은?”소찬이 묻자 반재언이 대답했다.“지금 아버님 모시고 돌아다니고 있어. 나도 이제 가야겠네. 두 사람 편히 쉬고 있어요.”반재언이 자리에서 일어나 자리를 떠났다.소찬이 혀를 차며 고개를 저었다.“와이프가 생기더니 변했어!”“하하. 당신은 뭐 재언 씨와 다른 것처럼 말하네요.”조민도 자리에서 일어났다.소찬도 얼른 잔을 놓고 그녀의 뒤를 따랐다.“잠깐만요. 왜 나 버리고 혼자 가요! 같이 가요.”강성연과 지윤이 룸에서 나와 걸어가다 마침 복도에서 반지훈과 희승과 마주쳤다. 희승이 고개를 숙이며 인사했다.“오랜만이에요, 사모님.”강성연이 반지훈 앞에 멈춰 서자 반지훈이 그녀의 손을 잡아끌었다.“오랜만에 만났는데 얘기는 잘 했어?”“그럼요. 근데 당신 오후에 아버님과 여씨 가문에 간다고 하지 않았나요?”반지훈이 미소 지으며 대답했다.“당신 기다리고 있었지. 가서 밥 먹자.”희승이 지윤의 곁에 나란히 서며 그들을 바라보았다.“회장님 사모님, 그럼 저희들은 먼저 아버님한테 가볼게요.”반지훈이 고개를 끄덕였다.그는 강성연의 어깨를 감싸 안으며 그녀와 나란히 복도를 걸어갔다. 포근한 햇살이 통유리로 된 창문으로 들어와 바닥에 그림자를 만들어냈다. 두 사람의 그림자가 한데 꼭 붙어 좀처럼 떨어질 줄 모르며 앞으로 나아가고 있었다.이틀 후, 드디어 모든 사람들이 기대했던 세기말 황실 결혼식 날이 다가왔다. 식은 아홉 시에 시작될 예정이었지만 아침 일곱 시부터 메이크업 아티스트들이 궁에 도착해 있었다. 강유이는 커다란 메이크업 룸을 혼자 썼다. 네다섯 명의 탑 메이크업 아티스트가 그녀를 위해 화장을 해주고 머리를 만져주었다.여덟 시가 되어서야 강유이는 드레스를 입을 수 있었다. 순백의 새하얀 드레스는 과한 보석과 레이스가 아닌 천연 실크 소재로 우아함을 극대화했다. 오프숄더 형 넥 라인으로 간단하지만 파격적인 미를 추가했고 소매는 칠부 정도 되었다.면사포 길이만 16피트 정도 되었는데 변두리가 레이스로 수놓아져 있었다.
그녀는 입을 다물지 못했다.“그럼 나 결혼식 당일에 이 티아라 쓸래. 그러면 엄마의 디자인을 홍보해 줄 수도 있잖아.”한태군이 등 뒤에서 그녀를 껴안았다.“네가 원하는 대로 다 해도 돼.”…반씨 가문 사람들은 결혼식 이틀 전에 영국에 도착했다. 그들은 한태군이 안배한 호텔에 머물게 되었다. 황실에서는 호텔을 통으로 빌려 결혼식 때문에 일부러 해외에서 온 귀빈들을 위한 장소로 마련했다.구씨 집안사람들과 육씨 집안사람들도 왔고, 남강훈도 빠지지 않고 참석했다.연예계에서 강유이와 친분을 유지했던 윤수아, 우영, 주계진, 임석진도 초대되었다. 조민과 소찬은 당연히 초청자 명단에 속해 있었다.강성연이 레스토랑에 들어서자 웨이터가 그녀를 룸으로 안내했다. 룸 안에 앉아있는 남자를 발견한 그녀가 활짝 웃으며 다가갔다.“삼촌.”헨리가 천천히 몸을 돌렸다. 못 본 지 몇 년이나 되었지만 그는 아직도 예전 모습 그대로였다. 다만 예전보다 살이 많이 빠진 것 같았다.강성연이 다가가 그와 포옹했다.“오셨어요.”헨리가 고개를 끄덕이며 그녀의 어깨에 손을 올렸다.“예전에 내가 네 결혼식도 참석 못 하고, 또 네 두 아들의 결혼식도 참석 못 했었잖니. 아쉬웠는데 이번에는 마침 영국에 출장 올 일이 있어서 이렇게 너를 만나러 왔단다.”그녀가 시선을 내려뜨리며 말했다.“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려요. 몸은 좀 어떠세요?”그가 미소 지었다.“많이 괜찮아졌다. 지윤이와 희승이가 돌봐주고 있어서 조금 더 버틸 수 있을 것 같아.”그때 지윤이 문을 열고 룸으로 들어왔다.강성연이 고개를 돌려 지윤을 확인했다. 처음에는 놀라던 그녀가 다음 순간 눈물을 글썽였다.“두 사람도 와줬네요.”지윤이 그녀한테 다가갔다.“유이가 영국에서 결혼식을 올린다는 소식을 듣고 저와 희승 씨도 아버지 따라왔어요. 희승 씨는 지금 반 회장님과 같이 있어요.”헨리가 경호원에게 선물을 갖고 오라고 지시한 후 강성연에게 선물을 건넸다.“리비어가 올 수 없어서 참 안타까워했단다. 이건 걔가 너
한태군의 말에 나머지 사람들도 함께 웃었다.어느덧 밤이 깊어졌다. 온 도시가 화려한 네온사인에 둘러싸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강유이와 한태군은 저녁을 먹은 후 진원으로 돌아갔다.이제 막 샤워를 마친 탓에 강유이의 머리카락은 축축하게 젖어있었다. 그러자 한태군이 그녀의 손에서 타월을 가져가더니 대신 머리를 닦아주었다.그녀는 화장대 거울 앞에 앉아 거울 속 남자를 바라보고 미소를 지었다.“태군 오빠, 나 결혼식이 너무 기대가 돼.”“그래?”한태군이 부드러운 그녀의 머리카락을 가볍게 쓸어내리며 말했다.“나 역시 기대돼!”“내가 가장 사랑하는 사람과 성스러운 결혼식장에 들어서다니! 나는 참 행복한 사람인 것 같아.”그가 소리 내어 웃더니 허리를 숙이며 그녀의 귓가에 속삭였다.“그거 알아? 난 한평생 내가 꿈꿨던 모든 소원들을 이미 다 이뤘어.”강유이가 고개를 돌려 그를 바라보았다.“무슨 소원인데?”한태군이 여전히 그의 귓가에서 낮은 목소리로 대답했다.“너를 아내로 맞이하고, 너와 결혼식장에 들어가고, 우리 두 사람의 아이까지 만나게 된 거.”그녀가 멈칫거렸다. 따듯한 조명 아래 그녀의 볼이 붉게 피어올랐다.“설마 처음부터 다 꿍꿍이가 있었던 거야?”그가 대답했다.“어쩌면 네가 내 눈앞에 나타난 순간부터 난 너를 아내로 맞이할 줄 알았던 것 같아.”강유이가 자리에서 일어나 그를 끌어안았다.“나도 이번 생에는 오빠가 아닌 다른 사람의 아내가 될 거라는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이 없어.”한태군이 천천히 고개를 숙이며 그녀의 이마에 입을 맞추었다. 그의 따듯한 마음이 뼛속까지 전해지는 것만 같았다.“정말 영광이야.”…이틀 후, 한태군과 강유이는 영국으로 돌아갔고, 황실은 결혼식 준비로 한창이었다. 화제의 결혼식이다 보니 모든 언론이 그들을 주목하고 있었다.패션 계와 주얼리 계의 최상급 디자이너가 디자인한 작품들이 줄지어 강유이한테 전해졌다. 명품 맞춤 드레스와 결혼식 때 사용할 각종 보석들이 발 디딜 곳 없게 전시된 채 그녀가 고
그러자 민서율이 고개를 끄덕이며 대답했다.“여행 좀 다녀오니까 마음이 많이 차분해졌어요.”안예지가 그의 어깨를 토닥였다. “네가 원하는 일이 다 잘 되길 바랄게.”그는 그저 미소만 지을 뿐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눈 깜짝할 사이에 월말이 되었다. 강유이 일행들의 여행도 어느새 끝이 나고 서울로 돌아오게 되었다.강성연과 반지훈은 정원 밖에 나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다. 곧이어 도착한 아이들이 차례대로 차에서 내렸다. 강유이가 두 사람을 향해 달려갔다.“아빠, 엄마!”그녀가 두 사람을 동시에 끌어안았다.반지훈이 못 말린다는 듯이 그녀의 머리를 쓰다듬었다.“나이가 몇인데 아직도 이렇게 안겨?”강유이가 눈초리를 휘며 대답했다.“엄마 아빠한테 저는 영원한 어린애죠.”강성연이 미소를 지으며 이쪽으로 다가오는 나머지 아이들을 바라보았다.“재밌게 놀았으면 됐어. 이제 안으로 들어가야지. 오늘 저녁은 다 같이 모여 떠들썩하게 밥을 먹을 수 있겠구나.”진예은과 남우는 집안으로 들어간 후 곧바로 위층으로 올라가 아이들을 살폈다. 희망이는 두 남동생과 함께 있었다. 세 아이는 깊은 잠에 빠져있었는데 그 모습이 너무나도 따뜻하게 느껴졌다.아래층에서는 반재신 반재언 형제가 외출을 하고, 한태군이 거실에서 반지훈가 바둑을 두고 있었다.“아버님 이번 판은 제게 양보해 주십시오!”반지훈이 흰색 바둑알을 들고 판을 들여다보다 결심한 듯이 바둑알을 내려놓았다.“쓸데없는 소리 하지말게.”한태군이 웃으며 말했다.“다음번에는 제가 양보해 드리겠습니다.”반지훈이 콧방귀를 뀌며 말했다.“허튼수작 부리지 말거라. 난 네 양보 따위 필요 없다.”주방에서 과일을 깎고 있던 강성연이 거실에 있는 두 사람을 힐끗 바라본 후 다시 커피를 타고 있는 강유이를 바라보았다.“이제 곧 결혼식을 올리겠구나. 엄마가 너를 위해 서프라이즈 선물을 준비했어.”강유이가 멈칫거리더니 강성연을 돌아보았다.“어떤 서프라이즈 선물이요?”“아직은 안 가르쳐 줄 건데?”강유이가 조금
한태군이 두 사람을 보며 말했다.“두 사람을 여기에서 만날 줄은 몰랐네.”조민이 대답했다.“나랑 소찬 씨는 이곳에 온 지 좀 됐어. 유이가 인스타에 사진을 올려서 알았어. 너희들도 여기 왔다는걸.”강유이가 조민의 팔을 잡아당기며 자리에 앉혔다.“그럼 우리랑 며칠 더 같이 놀아요.”소찬까지 자리에 착석한 후 반재언은 그에게 진예은과 강유이를 소개했다.“여기는 우리 제수씨인 진예은씨고, 이쪽은 내 동생 유이야.”“형 결혼식 때 봤었어.”소찬은 당연히 기억하고 있었다.“형 동생이 내 와이프랑 같은 학교 출신이라면서? 와이프한테서 얘기 들었어.”조민이 그를 보며 말했다.“누구보고 와이프래요? 나중에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장담 못 하거든요?!”그가 미간을 찌푸리며 말했다.“약혼까지 다 했는데 다른 남자한테 시집갈 수 있다고 생각해요?”두 사람의 티격태격한 모습에 다른 사람들이 웃음을 터뜨렸다.유독 강유이만 멍한 표정을 지으며 물었다.“지금 무슨 소리들 하는 거예요! 약혼이라니. 선배 약혼했어요?”조민이 작게 헛기침을 하며 말했다.“응, 너한테 말하는 걸 깜빡했어.”“너무해요. 어떻게 그렇게 중요한 일을 나한테 말하지 않을 수 있어요.”강유이가 입을 삐쭉 내밀었다. 그녀는 조민이 약혼했다는 사실을 전혀 모르고 있었다.조민이 그녀의 손을 감싸며 말했다.“너한테 서프라이즈를 해주려고 그랬지.”그녀가 콧방귀를 뀌며 고개를 돌렸다.“저 이제 선배랑 안 놀거예요.”조민이 울지도 웃지도 못한 채 옆에 앉아있는 한태군을 힐끗 바라보며 말했다.“빨리 네 와이프 좀 달래 봐.”한태군이 어쩔 수 없다는 듯이 미소를 지었다.강유이도 그저 장난으로 그런 말을 했을 뿐이었다. 그녀는 조민의 약혼 소식을 듣고 진심으로 기뻤다.적어도 이제 그녀는 자기만의 행복을 찾았다.…..한편, 서울 병원.민서율은 복도에서 의사와 이야기를 나눈 후 병실 안으로 들어갔다. 침대 머리에 기대앉아있는 어머니는 많이 초췌해진 상태였다.“어머니, 몸은 좀 어떠
투호 판을 벌인 사장이 말했다.“오천 원에 세 번 던질 수 있어요.”“그렇게나 비싸요? 오천 원에 세 번밖에 던지지 못하다니!”진예은은 어쩐지 손해 보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투호 판 사장이 고개를 들고 말했다.“저희가 여기서 제일 쌉니다. 다른 집에서는 만 원에 세 번 던지게 하는걸요.”강유이가 진예은을 잡아끌며 말했다.“오천 원에 하자. 사장님도 장사하는 게 어려우실 거 아니야. 우리 재미로 한 번 해보자.”결국 그녀는 사장에게 만 원을 건넸다.“기회는 총 여섯 번입니다.”사장이 화살 여섯 개를 그녀에게 건넸다. 가지런히 놓인 여러 개의 항아리 옆에는 명중했을 때 가질 수 있는 선물이 놓여있었다. 강유이는 그중 팔찌가 갖고 싶었다. 비록 가짜겠지만 디자인이 예뻤다.그녀가 고심 끝에 화살을 던졌다. 하지만 화살은 항아리를 빗나가고 말았다.그 뒤로 연속 두 번 더 던졌으나 모두 다 실패했다.이제 화살은 세 개 밖에 남지 않았다.강유이의 자신 없는 모습을 본 남우가 그녀의 손에서 화살을 가져가며 말했다.“내가 할게요.”그녀가 팔찌 옆에 놓인 항아리로 화살을 던졌고, 화살은 단번에 항아리 안으로 들어갔다.성공이다!흥분한 강유이가 폴짝폴짝 뛰며 말했다.“새언니 정말 대단해요!”“훗. 이 정도쯤이야.”남우가 눈을 찡긋해 보이며 물었다.“또 어떤 게 갖고 싶어요?”강유이가 진예은에게 물었다.“예은아, 어떤 게 마음에 들어?”진예은이 선물을 살피다가 하나를 가리키며 말했다.“저 머리핀이요. 저게 제일 예쁜 것 같애요.”남우가 다시 머리핀 옆에 있는 항아리를 향해 화살을 던졌다. 그리고 정말로 그 머리핀을 명중했다.강유이가 그녀의 손을 꼭 붙잡고 잔뜩 흥분하며 말했다.“진짜 백발백중이네요. 새언니, 이제는 새언니 마음에 드는 걸로 골라요.”남우가 턱을 쓰담으며 말했다.“그러면 저는…”그녀의 시선에 백옥 청자가 들어왔다.“저걸로 하죠.”그녀가 들고 있던 화살을 슝 던지자 쨍그랑하는 소리와 함께 항아리 안으로 빨려
늦은 밤의 산속은 무척이나 고요했다. 평안한 야영장에는 오직 풀벌레 소리만 잔잔하게 들려왔다.텐트 밖 잔디 위에는 랜트 하나만 덩그러니 놓여 빛을 밝히고 있었다. 평온하고도 아늑한 분위기였다.강유이는 몸을 뒤척거리며 좀처럼 잠을 이루지 못했다. 그때 한태군이 그녀의 허리를 감싸며 품에 안았다.“잠이 안 와?”“응.”그녀가 그의 품에 가만히 기댔다.“태군 오빠, 나 화장실 가고 싶은데 무서워서 못 가겠어.”한태군이 그녀의 이마에 가볍게 입을 맞추었다.“그럼 내가 같이 가줄게.”두 사람이 텐트 밖으로 나왔다. 한태군이 손전등을 들고 그녀와 함께 한참을 걸었다. 두 사람은 우거진 숲 앞에 도착했다. 강유이가 그를 돌아보며 말했다.“여기서 기다리고 있어.”한태군이 고개를 끄덕였다.“무슨 일 있으면 불러.”그녀는 숲 안으로 들어갔지만 무서워서 멀리 가지는 못했다.볼일을 본 후 강유이가 서둘러 달려와 그의 팔짱을 꼈다.“됐어.”한태군이 그녀의 어깨를 감싸 안았다.텐트로 돌아가던 중 그녀가 고개를 들고 밤 하늘을 바라보며 손으로 가리켰다.“저게 북두칠성인가?”한태군도 고개를 들었다.“응, 맞아.”강유이가 배시시 웃었다.“역시 산속이니까 별이 엄청 잘 보이는 것 같아.”“두 사람 밤늦게 자지도 않고 별구경 하는 거예요?”남우가 텐트 안에서 나오며 묻자 강유이가 그녀를 바라보았다.“새언니도 아직 안 잤어요?”“네. 아까 귀신 이야기한 것 때문에 무서워 잠을 못 자겠잖아요…!”남우가 생수 한 병을 따서 마셨다.강유이와 한태군이 서로를 마주 보더니 웃음을 터뜨렸다.“새언니 설마 그런 이야기에 무서워해요?”남우가 주위를 두리번거리며 말했다.“여기는 아무것도 없는 황량한 산골짜기라고요! 보통 때와는 다르잖아요.”강유이가 포도 한 송이를 들며 말했다.“걱정 마요. 우리 큰오빠가 새언니를 지켜줄 거예요.”그녀는 그 말을 끝으로 한태군과 함께 텐트 안으로 들어가 버렸다.고개를 돌린 남우는 그제야 두 사람이 들어가 버린 것을 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