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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873화

그러자 가늘고 긴 상처 두 개가 드러났고, 김신걸의 검은 눈동자가 약간 흔들리며 실눈을 뜨고 무서운 목소리로 물었다.

“이거 뭐야?”

상처 옆에는 아직도 피가 있었고 빨갛게 부어 있었다. 상처가 난 후 제대로 처리를 하지 않은 게 분명했다.

“그냥 실수로…….”

“또 철사야?!”

원유희는 손을 빼려고 했으나, 김신걸의 얼굴빛은 이미 어두워져 무섭게 차 문의 잠금 버튼을 누르고 앞의 운전기사에게 소리쳤다.

“빨리 병원으로 가!”

운전기사가 급히 시동을 걸고 떠났다.

등을 맞대고 계단을 오르던 세 아이가 겨우 다 올라가 고개를 돌렸을 때, 차가 사라진 것을 발견했다.

“아이들도 놔두고 병원에 갈 수는 없어.”

원유희가 조급해하며 차에서 내리려고 했지만, 계속 빠른 속도로 달리고 있어 내릴 수가 없었다.

“말해, 어떻게 된 거야?”

이 상처가 인위적으로 생긴 거라는 걸 알아본 김신걸은 가능한 냉정함을 유지했다. 원유희는 입술을 오므리고 말없이 차창 밖만 멍하게 바라보았고, 김신걸이 힘껏 그녀의 어깨를 잡고 마주보며 말했다.

“내가 묻잖아, 대답해!”

“그게 그렇게 중요해?”

원유희가 조용히 물었다. 그 눈빛은 김신걸을 가슴이 터질 정도로 답답하게 했다. 그녀의 창백한 얼굴을 만지며 감정을 억누른 목소리가 허스키하게 다시 물었다.

“네가 한 거야?”

하지만 원유희는 계속 말이 없었다. 눈앞의 남자에게 아무것도 말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도대체 뭘 알고 싶어하는 걸까? 이 상처가 그렇게 중요한 걸까?

자신의 몸은 그의 것이니 파손되면 화가 나는 것도 어찌 보면 당연하다. 하지만 그녀는 너무 괴로웠고, 이렇게 해야만 마음이 편했다.

병원에 도착한 원유희를 치료하던 송욱이 말했다.

“상처 모양이 평평해요. 어제 치료했던 거랑 마찬가지로 칼에 베인거죠. 간격은 크지 않네요.”

원유희는 시선을 떨군 채 말을 하지 않았고, 송욱이 소염제를 발라 줄 때도 반응이 없었다. 마치 그 팔이 자신과 관계가 없는 것처럼.

김신걸은 송욱에게 눈짓을 하고는 몸을 돌려 나갔다.

송욱도 김신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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