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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62화

저녁까지 기다릴 수 없다는 생각에 원유희가 불편한 몸을 이끌고 아파트를 나섰다.

길가에서 택시를 잡는 그녀의 모습을 차에서 가만히 지켜보던 원수정이 말했다.

“얼른 따라가요.”

‘유희를 설득할 수 없다면 여채아를 떼어놓을 수밖에.”

잠시 후, 여채아 집 앞에서 내린 원유희가 부랴부랴 계단을 올라가 문을 열었다.

마침 방에서 나온 여채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유희야?”

그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쉰 원유희가 현관문을 닫았다.

“엄마, 괜찮아요?”

“괜찮지 그럼. 애들 방금 잠 들었어. 너야말로 왜 연락이 안 돼? 무슨 일 있었던 거니?”

원유희는 대답 대신 종종걸음으로 아이들 방으로 걸음을 옮겼다.

침대에 누워 새근새근 잠 든 아이들의 뺨을 쓰다듬고 익숙한 체취를 맡은 뒤에야 불안하던 마음이 조금 가라앉았다.

살았다는 안도감과 결국 탈출에 실패했다는 절망감이 같이 밀려들며 원유희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김신걸한테 들켰어요.”

“도와주는 사람 있다면서?”

여채아의 눈이 휘둥그레졌다.

“하, 김명화요? 그 자식이…… 날 배신하고 김신걸한테 다 알려줬어요.”

다시 생각해도 치가 떨리는지 원유희의 주먹이 부들부들 떨려왔다.

‘김명화 그 자식만 아니었다면…… 정말 성공했을지도 모르는데…….’

“그럼 이제 어떡하니?”

유담의 통통한 볼에 입을 맞춘 원유희가 말했다.

“모르겠어요. 주민등록증도 여권도 다 다시 빼앗겼어요…….”

답답한 마음에 여채아가 한숨을 푹 내쉬었다.

“제성에 살면서 김신걸에게 아이들 존재를 들키지 않을 방법이 있을까요?”

원유희가 중얼거리듯 물었다.

엄마에게 묻는 건지 그녀 자신에게 묻는 건지 원유희 스스로도 알 수 없었다.

“더 조심해야겠지…….”

잠시 후, 두 사람이 아이들 방에서 나오고 원유희가 물었다.

“어제…… 오래 기다렸어요? 애들 실망 많이 했죠?”

“아니. 실망보다는 걱정이 더 컸지 뭐. 그리고 3시간 안에 네가 안 오면 바로 집으로 돌아가라고 했잖니. 별로 애 안 먹었어.”

“다행이네요. 저 여기 오래 못 있어요. 밤에 다시 올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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