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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화

원유희가 세수를 하는 동안 세 아이는 익숙하다는 듯 알아서 수건으로 얼굴을 벅벅 닦았다.

“깨끗하게 닦았어?”

“네!”

엄마의 질문에 세 아이가 이구동성으로 대답했다.

이때 욕실로 다가온 여채아가 세 아이를 불렀다.

“자, 우리 강아지들도 이유식 먹자.”

“네, 할미!”

아직 말이 서툴러 할머니를 할미라고 부르는 아이들의 모습에 원유희는 웃음을 터트렸다.

잠시 후, 짧은 아침 식사시간을 가진 원유희는 출근을 위해 부랴부랴 집을 나섰다.

물론 이틀 뒤에 다시 만나러 오겠다고 아이들과 약속 도장까지 찍고 말이다.

커다란 눈망울을 반짝이는 세 아이를 두고 가려니 발걸음이 떨어지지 않았지만 이럴수록 마음 독하게 먹어야 한다며 마음을 다잡았다.

원유희가 아파트 단지를 나서려던 그때, 여채아가 그녀를 불러 세웠다.

“우리집 열쇠야. 앞으로는 문 두드리지 말고 그냥 들어와.”

“네.”

아파트 단지 구석에서 모든 걸 지켜보던 파파라치는 바로 이 모습을 사진으로 찍어 손예인에게 전송했다.

사진을 확인한 손예인이 미간을 찌푸리더니 전화를 걸었다.

“이 사진은 뭐야?”

“어제 하루종일 미행했는데 출퇴근 시간을 제외하고 만난 사람은 저 여자뿐이었습니다.”

“저 여자는 누군데?”

“글쎄요. 이웃들한테 물었는데 혼자 사는 과부라고 합니다. 아마 먼 친척쯤 되겠죠.”

“내가 이딴 거나 찍으라도 돈 주는 줄 알아? 남자랑 단둘이 있는 사진, 그런 걸 찍어오라고!”

한바탕 소리를 지른 손예인이 거칠게 휴대폰을 내팽개쳤다.

하지만 곧 기막힌 아이디어가 그녀의 머리를 스쳤다.

‘다른 남자가 없으면 만들어내면 되는 거잖아? 사진이라도 찍어서 오빠한테 보여주면 원유희는 바로 버림받을 거야. 아니지. 오빠 성격에 어쩌면 죽여버릴지도 몰라.’

……

그날 밤, 퇴근 후 성형외과를 나선 원유희는 본능적으로 뭔가 이상함을 느꼈다.

하지만 그녀가 고개를 돌려 무슨 상황인지 확인하기도 전에 다가온 남자가 손수건으로 원유희의 입을 틀어막았다.

“윽!”

자극적인 냄새가 숨결과 함께 느껴지고 원유희는 그대로 정신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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