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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55화

“나 못 믿어?”

수화기 저편에서 김명화의 부드러운 목소리가 들려왔다.

‘아니, 그럴 리가…… 명화는 지금까지 날 도와줬잖아…….’

결국 원유희는 김명화의 제안에 응했다.

모든 준비는 김명화가 대신 한다고 했으니 원유희는 바로 엄마에게 자세한 계획을 알렸다.

그리고 행여나 김신걸이 뭔가 이상한 걸 눈치챌까 이틀 내내 아이들을 만나러 가지고 않았다.

김명화가 예약한 항공편은 밤 12시.

최대한 김신걸의 시선을 피하기 위해 밤 시간대로 정한 것이기도 했다.

드디어 디데이.

저녁 10시쯤. 원유희는 최대한 깔끔한 옷으로 갈아입고 핸드백 하나만을 챙겼다.

위치 추적 장치가 들어있는 휴대폰은 집에 남겨둔 채 원유희는 비상 계단으로 아파트 뒷문을 나섰다.

먼저 와서 그녀를 기다리고 있는 김명화를 바라본 순간, 벅차오르는 기분에 원유희의 발걸음도 빨라졌다.

김명화가 조수석 문을 열고 고개를 끄덕인 원유희가 차에 탔다.

두 사람을 태운 포르쉐는 그렇게 공항으로 움직이기 시작했다.

“긴장 풀어.”

김명화의 부드러운 목소리에 원유희는 애써 미소를 지어 보였다.

“사실 전에…… 공항에서 신걸이한테 다시 잡힌 적도 있어서…… 아직은 좀 불안해.”

“오늘은 그럴 일 없을 거야. 형 지금 회사에서 야근 중이라 너한테 관심도 없을 걸?”

김명화의 말에 원유희가 고개를 끄덕였다.

‘이번에는…… 이번에는 제발…….’

차량은 빠르게 달려 한산한 도로로 들어섰다.

어차피 공항은 교외에 위치해 있으니 원유희도 별 이상하다는 생각을 하지 않았다.

“눈 좀 붙일래? 도착하면 깨워줄게.”

“이 상황에서 내가 잠이 올 리가 없잖아?”

고개를 끄덕인 김명화는 다시 운전에 집중하기 시작했다.

차창에 기댄 원유희는 검은 어둠 속에서 멀어지는 나무들을 멍하니 바라보았다.

가는 나뭇가지들이 지금 이 순간은 그녀를 위협하는 악마의 손가락처럼 느껴졌다.

‘왜 분명 떠나는 건데 왜 이렇게 불안한 거지…….’

이유없는 불안감에 원유희의 숨이 점점 가빠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잠시 후, 빠르게 달리던 포르쉐가 천천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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