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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76화

원유희는 마음이 우울했다. 이건 단순한 사고가 아닌 고의적으로 계획된 것이다.

자신은 모질게 표원식과의 관계를 끊어야만 했다.

그 누구에게도 최근에 일어난 일을 언급하지 않는 것은 엄두가 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에게 알린다고 뭐가 달라질까?’

‘김신걸과 맞설 수 있는 상대가 있긴 하는 걸까?’

그러다 결국 자신만 다칠 뿐이다.

“아빠, 표원식과의 일은 제가 알아서 해결할 게요.”

“이렇게 좋은 짝을 정말 포기할 거야? 너도 좋아하고 있는 거 아니었어?"

윤정은 계속 그녀를 설득하려고 했다.

김신걸에게 찍히다니…… 차라리 결혼하는 게 낫다.

원유희는 시선을 아래로 떨구었다.

“사람은 누구나 속수무책일 때가 있잖아요.”

윤정도 그런 적이 있었다. 그 시기에 그는 원수정을 떠났고 그리고 딸도 버렸다.

그렇게 두 모녀의 파란만장은 인생이 시작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는 원유희가 김씨 집안에서 김신걸에게 괴롭힘을 당하고 있다는 얘기를 원수정에게 전해 들은 후로 종종 잠을 설쳤다.

윤설이 김신걸한테 죽기 살기로 메달리는 게 아니었다면 그는 정말 이런 인간을 자신의 사위로 삼지 않았을 것이다.

‘혹시 김신걸에게 원유희가 자신의 딸이라는 걸 일찍 알려 줬더라면 좀 자제하지 않았을까?’

이 모든 것은, 전부 그로 인한 것이다.

늦은 시간이 되어서 윤정은 아파트 단지에서 나왔다.

마음이 몹시 무거웠다.

차를 차고에 주차해두고 그는 휴대전화에서 원수정이 보낸 문자메시지와 그녀와의 통화기록을 모두 지웠다.

위층 창문에서 윤정의 차가 들어오는 것을 본 장미선은 남편이 차고에서 나오지 않자 의아했다.

‘도대체 뭐 하고 있는 거야?’

‘설마 어떤 여자랑 속닥거리는 거 아냐? 아님 불륜 증거를 없애고 있는 건가?’

요즘 들어 장미선은 윤정이 좀 수상하다고 느꼈다.

‘정말 원유희의 실종 때문일까’

‘원유희가 실종된 걸 원수정도 알았을 텐데…… 그녀가 윤정과 연락하지 않았을까?’

그녀는 윤정의 최근 행적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고 생각했다.

집에서 하룻밤을 푹 자고 일어난 원유희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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