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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40화

계단을 내려오던 원유희는 과일을 든 중년 여성 행인과 스쳐지났다.

별생각 없이 몇 계단 더 내려가던 원유희가 고개를 홱 돌렸다.

여자의 뒷모습을 바라보던 그녀의 눈동자가 급격하게 흔들렸다.

‘저 사람은…… 엄마? 그럴 리가. 엄마는 이미 세상을 떠나셨잖아. 하지만 방금 그 사람은 분명…… 내가 잘못 본 건가?”

여자가 마지막 계단을 오르던 그때, 그제야 정신을 차린 원유희가 부랴부랴 그 뒤를 따랐다.

뭐에 홀리기라도 한 듯 여자의 뒤를 따라가던 원유희는 낯선 아파트 단지에 도착했다.

제대로 된 경비 한 명 없는 아파트를 둘러보던 그때.

문을 열려던 중년 여자가 그제야 이상하다는 생각이 들었는지 고개를 돌렸다.

원유희의 얼굴을 확인한 중년 여자는 급격히 당황하더니 들고 있던 짐을 툭 떨어트렸다.

장바구니에 들었던 과일들이 바닥에 와르르 쏟아졌다.

원유희의 눈동자에 눈물이 차올랐다.

“정말…… 엄마였네요.”

바로 정신을 차린 여채아가 허리를 숙여 과일을 줍더니 단호하게 부정했다.

“사람 잘못 보셨어요!”

“제가 제 엄마도 못 알아볼 것 같아요?”

원유희가 울먹이는 목소리로 물었다.

과일을 주우려던 여채아의 손이 살짝 떨렸다.

“의사들도 아빠도 엄마가 다 죽었다고 했어요. 근데 그게 다 거짓말이었어요?”

원유희는 아주 오래 묻어두었던 추억을 꺼냈다.

초등학교 때, 평소처럼 집에 돌아온 원유희는 엄마가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식을 듣게 되었다.

미친 듯이 병원으로 달려갔지만 의사도, 아빠도 전부 엄마가 죽었다고 말할 뿐, 엄마의 마지막 모습마저 확인하지 못했었다.

시신이라도 확인하겠다며 난리를 피우는 원유희는 결국 아빠의 손에 이끌려 집에 돌아왔고 슬프지만 결국 그 사실을 받아들일 수밖에 없었다.

아무리 부정해도 소용없다는 걸 눈치챈 걸까? 여채아는 용기를 내 딸의 얼굴을 마주했다.

여채아가 눈물을 글썽인 채 떨리는 목소리로 말했다.

“너희 아빠랑…… 난 그때 이미 끝난 사이였어. 그 교통사고 이후로 난 도망치 듯 너희 두 사람을 떠나버렸어. 그 뒤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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